싸움에서 졌다. 결국 데뷔는 형들에게로 넘어갔다. 이기적으로 생각하자면 우리가 winner이라는 이름을 달고 데뷔했어야 마땅했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하자면 형들이 데뷔하는게 맞았다. 또 다른 기회가 돌아오겠지. 아직 우리에겐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지원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남아있는 멤버들에겐 그게 아니였나보다.
한빈은 공허함을 느꼈고, 진환은 그런 멤버들 달래주기 바빴고, 윤형은 자기때문이라며 비참해했고, 동혁은 언제 나갈지모른다며 불안해했다. 그리고 지원이 본 준회는 울고있었다.
처음 보는 눈물이었다. 잘 참을줄 알았는데, win방영이 끝나고 첫연습이 끝난 뒤 숙소로 돌아가지 않고 홀로 사라진 준회를 찾아서 지원은 사옥주위를 한참을 돌았다.
깜깜하고 쌀쌀한 곳에서 차가운 나무벤치에 앉아 한강을 바라보며 뜨거운 눈물을 홀로삼키며 입술을 꽉 깨물고 숨을 들썩거리고 있는 준회.
그를 보면서 지원은 심장이 떨어질 것처럼 조여와서 한동안 멈칫거릴 수 밖에 없었다.
"형도 그래?"
"어?"
눈물을 멈춘 준회는 진작에 자신의 옆에선 그림자가 누구의 그림자인지 알아챘다.
왔으면 말이라도 하던가, 부끄럽게.
"형은 안 속상하냐고"
"당연히. 속상하지."
준회의 옆에 앉으며 어색하게 팔을 올렸다 내렸다하던 지원이 준회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 지원의 행동에 굳어버린 준회가 이내 자신의 머리에 올려진 지원의 손을 내리며 말했다.
"애 취급하지마."
"앤데 뭐."
"형이 더 애같거든?"
"지금은 니가 더 애같거든?"
"찌그러진 푸나 어찌하던가."
"푸 건드렸냐?"
"건드렸으면 때리게?"
"가자. 숙소."
한차례 의미없는 대화가 이어지고 좀 더 쌀쌀해지는 바람을 맞으며 일어난 지원이 손을 내밀었다.
"가자니까."
"..."
준회는 말없이 내밀어진 지원의 손을 꼭 잡았다.
애같긴. 작게 속삭이면서 고개를 돌린 준회의 볼이 붉었다. 빠르게 식어서 준회를 확인하는 지원의 눈엔 안들어왔지만 .
"고마워."
멈칫 준회 입에서 들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말에 지원은 새삼 놀랐다. 웃음이 났다.
"우리 좀 더 친해진 것 같네."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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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짧게 올려요.
저도 길었으면 좋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