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글
그를 처음 본건 꿈을 안고 와이지연습생으로 들어갔을때였다.
인상이 차가웠는지 반겨주는 타 연습생과는 다르게 '괜찮네' 말 한마디만, 눈길 한 번이 고작이였다.
성격 탓에 멤버들과 함께하는 시간보다 개인연습이 많았던 탓이였던 탓도 있지만 김지원과 나 사이는 처음부터 불편한 감정을 안고 있었다.
뭔가 목 끝을 탁 막아서 텁텁하고 찝찝한 풀리지 않는 기분.
정확히 그 기분이 나는 무엇인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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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과 구준회가 서로를 멀리한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보다못한 형들이 아무리 붙여줄려고 애써도 물과 기름처럼 부딪히기를 거부하는 둘이 같은 팀이 되었을 땐 모두다 언젠간 싸움이라도 나지않을까 조심조심하는 분위기였다.
"똑바로 못해? 구준회. 그렇게 할 거면 나가."
결국엔 한빈형의 날카로운 말까지 듣고야 말았다.
500미터 달리기를 단숨에 한 것처럼 숨이 가쁘게 차고 이마엔 땀 범벅이었다.
혼자 연습 다 한 것 같아 얼굴이 화끈거렸다. 팀이 된 후에 거의 단체연습 위주로만 하다보니 고질적인 문제가 들어났다.
진환형이 말하길 혼자만 튀려고한다는 거였다. 동갑인 동혁이가 안무 맞혀보자고 늦게까지 같이 연습을 해주었는데도 정확하게 들어맞지않는 단체군무에 지도를 하는 한빈형보다 나 자신에 대해 더 화가났다.
결국엔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야, 구준회."
"준회 데려와야되는 거 아니야?"
"내가 갈게. 나 때문인 거 같으니까"
구준회가 나간 연습실 입구를 노려보던 지원이 앉아있던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김밥 싸우지말고 데려와."
손을 모은채 이마에 검지와 중지을 댔다가 때는 시늉을 보이며 지원이 알았다는 제스처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담배도 안피는 놈이 어디로 간거야. 층마다 있는 테라스에 나가봐도 없기에 빠르게 1층으로 내려갔다.
터벅터벅 그러나 느리지 않는 모양새로 빠르게 앞만 보고 걸어가고 있는 구준회의 뒷모습이 보였다.
"멈춰."
"..."
들리지 않는 건지 화가 나서 정신이 나간건지 대답도 않은 채 그저 씩씩거리며 준회는 한강쪽으로 길을 걸었다.
답답해진 지원이 뛰어와 준회의 오른쪽 팔목을 잡아 돌려세웠다.
"그렇게 나가면 어쩌자는 거야."
"형이 뭔데!"
"가자. 멤버들 걱정해."
"싫어. 놔."
"나 때문이냐?"
정적이 멤돌았다. 마주치는 시선이 부담스러워서 준회는 고개를 돌렸다.
잘못이 있다면. 그건 다 나겠지. 작게 읖조린 말에 지원이 고개를 숙였다.
줄곧 봐왔던 김지원 답지 않아서 멈칫거렸다.
"뭐가 문제야?"
"나만 없으면 되는거잖아."
"그런 말이 어딨어?"
"팔 놔. 안다고. 알겠으니까 좀만 있다가 들어갈게."
"너 진짜 그렇게 생각해?"
"형."
나 이상해. 뒤에 나올 말을 애써 준회는 목구멍에 꾸역꾸역 삼켰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지원형을 보면 항상 그랬다. 뭔가 뜻대로 되지않는 듯한 걸림 덕분에 의식하고 나면 실수하기 일수였다.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는데 어쩌라고. 풀리지 않는 분을 삼키며 차가운 밤공기를 들이마셨다. 제법 날씨가 쌀쌀해지고 있었다.
"들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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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이후 지원형은 준회에게 줄곧 저 자세를 취했다.
숙소에 들어가 팬들에게 받은 선물을 정리하고 있던 준회가 인기척에 고개를 돌렸다.
"뭐해?"
"오늘 받은거."
툭툭 씻고나와서 수건으로 아래만 가린채로 머리를 탈탈터는 지원 덕에 준회의 몸에 물기가 튀었다.
준회는 슥하고 닦아내며 선물중 하나를 들어올리며 보여주곤 얼른 고개를 돌렸다.
뭔데 뜨거워지는데? 홧홧해지는 것만 같은 공기에 얼른 선물들을 정리한 준회가 2층침대위로 올라갔다.
"안 씻어?"
"이따가."
다급한 듯 보이는 준회의 행동에 고개를 갸웃거린 지원이 덜 마른 머리를 반복해서 털며 거울 속에 비치는 준회를 바라봤다.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고 웅크리고 있는 것에 이상하게 신경이 쓰인다.
요즘들어 자주 그랬다. 진환 형이랑은 서슴없이 행동하면서.
스키쉽이 없는 편인 준회가 진환형이랑 팔짱을 끼고 있을때면 뭔가 불쾌해진다.
나한테는? 데뷔를 하느냐 마느냐 하는 상황에 놓여있는데도 그게 더 마음에 걸렸다.
도대체 이 감정은 뭔지.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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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쓰고 토낍니다.
추후에 진짜 불맠다운 글 써서 돌아올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