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형 딱 오늘만!! 형 오늘만요!! 형!"
"우현아, 좋게 말할 때 컴백홈하는게 어때? 갓고딩새끼가 까져가지고,"
"아 씨, 아니 엄빠가 출장갔는데 집 열쇠 들고 갔다니까? 왜 못 믿어!"
"억울하면 평소에 바른 행실을 하세요, 남우현 어린이."
"야야 평소에 나처럼 올바른 새끼가 어딨어? 내가 또 남바른이지!"
"야? 이 새끼가."
다리에 딱 맞게 줄인 바지통에 조끼는 어디로 갔는지 교복 와이셔츠만 입은 소년은 그야말로 흔한_반도_일진_포스.jpg 를 내뿜으며 아는 형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계속 무언가 외치고 있었다.
그 둘은 한참 실랑이를 벌이더니 결국 남자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년에게 말한다.
"야, 꼭 너 혼자 써야 되? 방?"
"아 형, 여관이나 모텔도 아니고 쩨쩨하게 안 가려. 창년이고 뭐고 다 괜찮으니까. 엉?"
"존나 징한 새끼, 아 알았는데, 나 조 마담한테 얻어터지면 어떡해."
"나 윤수 누나랑 친하니까 어떻게든 해볼게. 형 스릉흔드!"
소년은 싱글벙글한 얼굴로 남자가 가르킨 방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소년의 눈길을 사로 잡은 것은,
"흐으.. 또 해야 되요..? 힘든데.."
"헐 씨발..."
그냥 창년도 아닌 남창이었다.
그것도 존나 야하고 쌔끈하게 생긴.
-
"그, 그럼 넌 그냥 자러 온거지! 나 그거 안해도 되지?"
"아 몇 번을 쳐말해요, 나 게이새끼 아니라고. 근데 왜 반말까고 지랄."
"나 보다 어려보여서. 아닌가? 몇살이에요?"
"17인데."
흐히 동생이다- 난 너보다 한 살 많아! 하고는 실없이 웃는다.
"그럼 너 이름이 뭐야?"
"존나 몸굴리고 다니는 더러운 새끼한테 왜 이름을 까."
"아까 민수 형한테는 살갑던데 나한테는 왜 그래."
"알 빠."
사실 우현은 몸을 파는 더러운 남자라는 인식만 가지고 말도 태도도 존대를 하지 않다가 자신보다 형인 것을 알고 내심 당황했다.
흔히들 말하는 지역구에서 노는 인간, 조폭 관련된 비행청소년 같은 존재긴 했다만 사실 속은 꽤 여렸기 때문에 우현은 이제라도 존댓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슈퍼파워우주일찌니의 체면을 위해! 라면서 속으로 씨부리고 있었다.
그러므로 남우현은 속이 여릴 뿐만 아니라 누구 못지 않은 또라이 병신이다.
"니는 이름 뭔데,"
"너 알려주면 알려줄게!"
"...남우현, 니는."
"나는 성규! 김성규."
"아, 네."
으히히 존댓말 썼다.
또 헤실헤실 웃는다.
보통 이런 데는 돈 벌려고 몸을 파는 사람들 뿐인데, 이 김성규라는 사람은 학생이니까 돈 문제는 아닌 것같고.
웃는 걸 보면 그냥 자기가 홀리는 거 같고. 물론 난 게이가 아니지만.
우현은 성규가 단순히 남자와의 관계를 즐겨서 그런 것이라고 간단하게 단정지었다.
"그렇게.. 그게 좋아?"
"그게 뭔데."
"섹... 아 알잖아."
"아 우현이 변태. 넌 좋아 그게?"
살짝 울상을 짓더니 투덜댄다.
"존나 순진한 척하네."
".. 어..?"
"너 여기서 몸 팔잖아요. 돈 벌려고 하는 게 아니면 존나 즐기는 거지요. 안 그런가?"
"아, 아닌데.. 아니야 우현아.."
"...더러워."
아 이게 아닌데. 또 성규에게 무심코 말을 해버렸다.
우현은 속으로 '아 이 병신새끼.. 좆병신새끼.. 남우현 병신.. 존나 병신새끼..!" 하고 자괴감에 빠져서 욕질을 해대고 있었다.
"흐.. 아닌데.. 아니야.. 흐아으.."
"아.. 아니 그.. 김.. 김성규형.."
뜬금없이 울어버리는 성규의 눈이 약간은 슬픈 듯 해서, 우현이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말은,
"...우, 우리 집 와서 살래..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