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많은 진실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것들은 두 가지로 나뉜다. 알게 되어 내게 득이 되는것과, 내게 해가 되는 것. 그리고, 내가 알려서 좋을 진실과, 알려선 안되는 진실.
나는 내가 알아선 안되는 진실을 알았고, 내가 알려선 안될 진실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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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준회는 누구에게나 친절했다. 처음에는 성숙하고 드세보이는 외모 탓에 어려워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구준회는 그런 사람들에게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 구준회는 평일이면 집 안에 앉아선 글을 썼고, 주말이면 사회 복지기관에 방문해 아낌없는 봉사를 하는 게 일상이었다. 길을 가다가 구석에서 마땅한 자리도 없이 박스를 깔고 흙내음이 풍기는 나물을 팔고 계시는 할머니를 보면 나물을 다 팔아드리기도 했다.
그런 탓에 구준회는 우리 지역의 대표 모범청년 정도로 자리잡고 있었다. 지나가는 어르신들은 구준회를 보면 어깨를 두드리며 항상 수고한다며 응원해주기 일쑤였고 웬만한 젊은 여자들은 '구준회 추종자' 라는 타이들을 목에 걸 정도로 구준회에게 온갖 음료수며, 먹거리를 선물했다. 물론 그때마다 구준회는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이런거 받을수 없다며 거절했지만.
"준회야!"
그리고 나는 그런 구준회의 추종자 중 한 명이었고, 구준회에 대한 남 모를 감정을 키우고 있었다. 나는 구준회를 처음 본 날부터 친해지기 위해 열심히 다가갔고, 구준회도 그런 내 노력을 알았는지, 먼저 말도 걸어주고 장난도 치는 그런 사이가 되었다. 가끔은 서로의 집에 찾아가기도 하는 그런 사이.
"어, 00아. 왔어?"
구준회는 시골에서 부모님이 직접 보내주셨다는 포도즙을 물고 글을 쓰고 있었다. 구준회의 집 안에 들어서자 달달한 포도향이 물씬 풍겼다. 먹을래? 구준회가 포도즙 한 팩을 들이밀었다.
"지금 포도즙이 중요한게 아니야."
짠. 나는 뒤에 숨기고 있던 상자를 내보였다. 상자를 열고 안에 들어있는 쿠키며, 머핀들을 구준회에게 들이밀었다. 내가 직접 만든거야. 고소한 빵 냄새가 방 안의 포도향을 삼켜냈다. 나는 쿠키 하나를 집어 구준회의 입에 가져다댔고, 순간 구준회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왜, 쿠키 싫어해?"
구준회는 지금 속이 좋지 않다며, 뒀다가 꼭 다 먹겠다고, 고맙다며 내게 옅게 웃어보였고 나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아주 잠시 어색한 기류가 우리 둘 사이에 흘렀다.
"뭐 하던 중이었어?"
"알잖아, 글 쓰고 있었어."
구준회는 내게 글 쓰는 것 밖에는 할 일이 없다며, 심심하다며 투덜댔다. 구준회 진짜, 사람 좀 만나고 다니라니까.
"사람들은, 너무 부담스러워."
"딱 니가 좋아."
구준회는 나를 부드럽게 안고 내 목에 얼굴을 묻었다. 구준회의 향이 짙게 풍겨나왔다.
*
구준회에 대한 내 감정은 쉴새없이 자라나 꽃을 피고 열매를 이루었다. 그리고 나는 구준회에게 그 열매를, 내어주었다.
"준회야"
나는 의자 위에 앉아 눈을 감은 준회를 바라봤다. 감긴 눈 아래로 짙은 속눈썹이 허공을 향해 뻗쳐있었다. 검은 속눈썹의 끝이 날카롭게 은빛으로 빛났다. 구준회의 방 안에서는 오늘도 포도향이 풍겼다.
"니가 좋다."
"그것도 많이."
고개를 숙여 작게 숨을 내쉬고는 준회를 바라봤다. 흰 피부와 붉은 입술이 대조되는 모습이 마치 인형같았다.
"네가 생각하는것보다 많이. 니가 좋아."
"네가 뭘 원하든, 다 해줄 수 있을것같아."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고, 구준회가 천천히 눈을 떴다. 구준회의 시선이 날 향했다.
"정말, 뭐든 다 해줄 수 있어?"
날 바라보는 구준회의 눈동자가 깊었고, 욕망에 불타올랐다. 그 눈동자는 매우, 색정적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구준회는 의자에서 일어나 오묘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다가왔다.
"내가 뭘 원할 줄 알고."
내게 다가온 구준회가 흘러나온 내 옆머리를 쓸어넘기며 웃었다. 그 웃음은 평소의 구준회와 달랐다. 차갑게 공기를 갈랐고, 무겁게 내 가슴을 짓눌렀다.
"뭘 원하든."
나는 메마르게 웃으며 대답했다. 진심이었다. 구준회가 뭘 원하든, 나는 어떻게 해서라도 구준회를 만족시키고 싶었고, 구준회를 내 품에 안고싶었다. 내 말에 구준회가 실소를 터뜨렸다. 웃긴 애네. 날 보고 중얼거린 구준회가 낯설었다.
"내가 원하는 건,"
구준회가 몸을 숙여 내게 더 가까이 다가왔다. 어느새 구준회는 내게 밀착해 있었고, 내 손 끝이 파르르 떨리고있었다. 구준회는 나와 눈을 마주치고는 손을 올려 내 뺨을 쓸어내렸다.
"너야. 000."
그리고 내 목에 얼굴을 묻었다. 깊은 통증이 온 몸으로 퍼졌다. 아, 옅은 신음이 방안을 채웠고 구준회는 멈추지 않았다. 정신이 몽롱해졌고, 앞의 사물들이 점점 희미해졌다. 시간이 아주 느리게 흘렀고, 눈이 감겼다.
"그런 말은 함부로 하는게 아냐, 00아."
헤헤 독방에서 어떤 콘이 뱀파이어물 보고싶대서 쪄왔어여 잘했쪄여?
저번화에 암호닉...엉엉 감동이에여;_;
준회 님 구닝 님 뿌요를 개로피자 님 두둠칫 님 팬 님 전부 사랑해여
여러분 저 팬 생겼어여. 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