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단 백.수.인데요. 'ㅅ'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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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난리가 났다.
어째서 열애설 따위가 스포츠 뉴스에까지 나가는 거죠...? 그것도 사실확인도 안 된 열애설이 말입니다.
아침 뉴스부터 저녁뉴스까지 열애설은 빠짐없이 이슈가 되어 나왔고, 난 열이 받아 방송국에 전화하고 난리였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모르쇠였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연예인들은 기획사가 있어서 알아서 막아주고 하는데, 나는 그런거 없다고 이러기야?!
가뜩이나 피해볼 변백현 생각하면 애간장이 타는데.. 이런 뉴스까지 나가면 더 시달릴거 아니야... ㅠㅠ
아니나 다를까 12시가 되어 들어온 변백현의 얼굴은 무척이나 수척해보였다.
게다가 술에 잔뜩 취해 들어온 변백현은 나를 보더니 다시한번 큰 한숨을 내쉬더니 말없이 제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그 모습에 내가 거실에서 전전긍긍하고 있으니까 티비보고 있던 김종대가 정신 사납다며 투덜거린다.
아오, 저 눈치없는 새끼가..
"야, 너는 친구가 저렇게 들어왔는데 걱정도 안되냐?"
"왜??? 쟤가 술먹고 들어온게 하루이틀인가."
"... 그러니까 내가 너한테 유독 오빠라고 안하는거야."
"아 왜애애애! 왜 또 나한테 그러는건데애?!"
"... 됐어. 티비나 봐."
나는 고개를 끌끌, 혀를 차다가 찡찡거리는 김종대를 버려두고 내 방으로 들어왔다.
그나저나 변백현 얼굴 많이 안좋아보였는데... 나때문에 하루종일 받았을 스트레스를 생각하니까 엄청 미안하다.
어쩌지, 어쩌지. 방 안에서 이래봤자 뭐가 해결되겠어?
나는 방에서 나와 2층으로 올라가 변백현의 방 문 앞에 섰다.
잠시 머뭇거리다가 똑똑, 노크를 했다.
방안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다시한번 똑똑, 노크를 해도 대답이 없어 나는 살짝 문을 열고 방 안을 살폈다.
변백현이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침대에 뻗어 색색거리며 자고있었다.
저도 뻘쭘한지 자꾸 혀로 입술을 축이며 내 눈치를 보는 변백현을 보면서 나는 푸흐,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서 내가 먼저 그에게 인사를 건넨다. 평소처럼 장난을 치면서. 멍멍이, 안녕.
변백현과의 열애설에 대해 딱히 인터뷰나 기자회견을 갖지는 않았다.
그냥 어느 순간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오는 날을 기다리기로 했다.
솔직히 내가 변백현이랑 지낸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우리 사이에서 러브러브?? 그런 기류를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나와보라그래.
그 앞에서 확 변백현 좀 신명나게 까보게 ㅋㅋㅋㅋ
그런데 우리의 바람처럼 나와 변백현의 열애설은 정말 빠른 시일 내로 잠잠해져갔다.
무엇보다 내 팬들이 쉴드를 제대로 쳐준 모양이다.
뭔가 있으니까 반박하지 못하고 조용히 있는거 아니냐는 반응에 반기를 들고 일어선 것이 내 팬들이었다.
내가 사실이었으면 나서서 인정할 사람이고, 헛소문은 시크하게 무시해버릴 사람이라나..??
누가 내 팬들 아니랄까봐 나를 정확하게 알고있다. ㅋㅋㅋ
그런 틈에 열애설을 한방에 가라앉힌 것은 한 기자가 낸 열애설 반박 기사였다.
어찌나 논리정연하게 정리되어 있던지 내가 직접 찾아 읽어봤는데 진짜 나랑 변백현은 절대 사귈수가 없는 사이라고 공감이 갈 정도였다.
그 기사는 어떻게 된건지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었고, 내 열애설은 말끔히 오해를 씻어낼 수 있었다.
기사를 쓴 기자에게 너무 고마워서 밥 한끼 사고자 연락을 취했는데 기자는 자신도 어느 한 제보자의 말을 듣고 쓴 기사라면서 공치사는 그 분께 하시라고 정중하게 거절했다.
근데 그 분에게 연락이 닿아야 말이지.
철저하게 자신을 숨겨오는 제보자 덕에 나는 앉아서 코 푼 격이 되버렸다.
나중에라도 알게되면 꼭 밥 사야지.
그 기사가 더욱 고마웠던 점이 뭐냐면...
변백현 뿐만 아니라 김종대와 박찬열의 존재도 전혀 의심없이 만들어 주었다는 거다.
우리 넷이 같이 산다는 것만 쏙 빼고 우리들의 사이가 거의 가족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알려줬으니,
우리는 더이상 어디를 가더라도 의심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다.
근데 참 신기한게... 우리 사이가 그런 사인지 제보자는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다.
나중에 알게되면 그것도 물어봐야지.
잠깐의 헤프닝은 그렇게 끝이나고 오늘은 모두 바쁘다고 집을 비웠다.
박찬열은 일때문에 바쁘고, 변백현은 학교때문이라는 것은 잘 알겠는데,
김종대는 뭐하려고 나가는거야?????
나가는 김종대한테 대놓고 물어봤다가 나도 사생활이 있다면서 찡찡거리는 탓에 알겠다며 얼른 나가라고 보냈다.
김종대가 나가자마자 집 안이 정적에 휩싸였다.
뭘 하지... 오후 2시 나른함에 휩싸여 밖에 나가기는 그른것 같다.
나는 주방 싱크대 선반을 열어 김종대가 그 안에 차곡차곡 쌓아둔 과자들 몇 개를 주섬주섬 꺼내 소파에 앉았다.
아, 마실 것도 챙겨와야지. 다시 일어나 냉장고에서 포카리스웨트를 꺼내려다가 콜라를 꺼내들었다. 이제 몸 관리 안해도 되니까.
소파에 앉은 나는 거의 눕다시피 앉아서 티비를 켰다.
어제, 아니 오늘 새벽까지 변백현이 보다가 끈 채널은, 씨발. 욕정넘치는 새끼.
혼자 거실에 앉아 야동을 보고있었을 변백현을 떠올리며 우웩, 헛구역질을 했다.
채널 02번에 맞춰놓고 영혼없이 채널을 위로 휙휙 돌리다가, 문득 눈에 익은 얼굴이 지나가기에 다시 몇개 채널수를 내렸다.
어라? 도경수다.
공항에서는 깔끔한 니트차림, 식당에서는 후리한 후드였었는데,
티비 드라마에 나오는 도경수는 멀끔하게 슈트를 차려입은 모습이었다.
채널정보를 확인해보니까 재방송인 것 같은데, 이게 그 유명하던 도경수의 데뷔작인가?
몇분 보다보니까 알게된 건 드라마에서 도경수는 부잣집 아들내미라는거, 그리고 여주인공은 찌들듯이 가난하고 답없는 가족들 때문에 힘들어한다는 것.
매사에 까칠한 도경수가, 유독 여주인공을 신경쓰고 챙겨주는데 여주인공은 그걸 바보같이 모른다.
사실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나로써는 이 스토리가 훌륭한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히 여주인공을 대하는 도경수의 모습은............
끝내줬다. 개발려...
"와, 저여자 눈치 드럽게 없네."
"저거 웃는거 봐라. 불여우가 도경수 꼬시려고 작정했네, 아주."
"뭐야, 저건. 동생 왜저래. 죽여버리고 싶게."
"와... 돈 많다고 자랑하나... 아.. 도경수 좀 오바인데..."
삼둥이가 옆에 있었다면 오히려 걔들이 나보고 좀 조용히 하라고 그랬을 거다.
드라마를 보다가 혼잣말을 하는 거.. 이상한건가...
열 받는 장면이 나올 때는 과자를 아그작아그작 씹어먹고, 콜라를 들이부었다.
정말 답답한 여자주인공을 보면서 나는 몇번이고 참을 인을 새기고 티비를 향해 아오!!! 하고 쿠션도 던졌다.
여자주인공=답답, 바보멍충이 그 자체였다.
그에 비해 도경수는... 저 혼자 다른 세상에서 살아간다.
그야말로 그사세. 외모, 학벌, 스펙, 집안 모두 갖춘 그사세, 엄친아 스타일.
솔직히 현실에 저런 남자가 어딨나 싶으면서도 도경수가 바로 남자주인공의 현실 버전이라고 생각드는건 왜일까.
재방송이라 그런지 1화부터 10화까지 몰아서 해주는 것 같았다.
근데 내가 본 건 5화부터란 말이지.
앞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다시보기로 전회를 결제해버리고 말았다.
내가 드라마에 돈을 쓰게 될 줄이야...
진짜 할일없이 빈둥거리는 백수가 된 것 같은 기분에 웃음이 피식피식 나온다.
도경수의 극 중 인물은 태영이었다. 한태영. 여자주인공은 김도희였나, 김도이였나.
아무튼 처음엔 도경수, 도경수하면서 보다가 10화쯤 되어가니 나는 극 중 이름으로 도경수를 찾고 있었다.
"와, 한태영. 어딨어?! 왜 안와?!?"
"저 여자는 왜 저렇게 멍청해.. 아직도 몰라... 존나 답답하다....."
"가족들... 하... 남주가족이고, 여주가족이고... 진짜 모두 부숴버리겠어!!!!!!!!"
"헐헐, 뽀뽀... 키스.... 야해....."
흥분하다가도 도경수가 여주인공과 키스하는 장면에서는 쿠션에 얼굴을 묻고 어머어머, 하면서 봤다.
드라마일 뿐인데도 존나 진하게 하더라... ;;
와, 저렇게 키스하고 나면 나중에 막 그렇고 그런 감정 들겠다...
드라마가 끝날 때가 다 되어가니까 키스도 엄청 해대는데 진짜 쟤네 사귀는거 아니야? 하고 의심까지 했다.
"헐...??"
미친, 도경수 갑자기 왜 저래.
고작 2화밖에 남지 않았는데 왜 이제서야 죽어가는 것이죠??
티비에 나온 도경수는 금세라도 쓰러질 듯이 창백했다.
설마 여기서 죽겠어? 했지만 도경수를 붙잡고 오열하는 장면에서 이성이 뚝 끊기고 말았다.
헐......... 어느새 내 눈에도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고, 여주인공과 함께 엉엉ㅇ유ㅠㅠㅠㅠㅠㅠㅠ 하면서 오열했다.
근데 마침 밤늦게 일 마치고 귀가하던 박찬열이 그런 나를 보고 깜짝 놀라 달려왔다.
무슨 일이야?! 하고 진지하게 물어오는 박찬열에게 나는 엉ㅇ어엉ㅇ유ㅠㅠㅡ, 한탸영이 죽나바 크흐으으브ㅡ하고 미친듯이 울어제꼈다.
뭐? 누가 죽어?? 한탸영이 누구... 야 하고 나를 다독이던 박찬열은 티비에서 흘러나오는 한태영 이름에 멍하니 나를 내려다본다.
"설마, 너 저거 보고 우는거냐...?"
"흐어어엉ㅇㅇㅇ... 죽으면 안댜으느으으으 ㅠㅠㅠㅠㅠㅠ"
"..."
박찬열이 쥐어준 휴지로 코를 흥, 풀면서 드라마에서 시선을 못떼는 나를 한참동안 내려다보던 그는 어이가 없다면서 제 방으로 들어갔다.
박찬열이 옷을 갈아입고 나올 때까지도 나아지지 않는 도경수의 상태에 나는 훌쩍거리고 있었다.
내 옆에 앉아 가만히 나를 지켜보던 박찬열이 피식, 하고 웃음을 흘리길래 지금 넌 저걸 보고도 웃음이 나오냐며 타박하자 실성한 듯 웃는다.
다행히 도경수는 마지막화에 극적으로 병을 고쳐나갔고, 같이 보고 있던 박찬열이 그걸 보더니 '저게 뭐야, 이거 순 막장이네.' 하고 비평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이미 드라마에 푹 빠진 내게 그 소리가 들려올 리 없다.
도경수가 살 수 있고, 여주인공과 결혼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에 팅팅 부은 눈으로 히죽히죽 웃었다.
그 모습에 박찬열은 다시 입을 다물고 경악하는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박찬열이 어떻게 쳐다보든 나는 주인공 두사람이 결혼을 할 땐 좋다고 박수까지 쳤다.
진짜 미치겠다며, 폰을 들고 사진을 찍어대는 박찬열을 뒤로한 채 경건한 마음으로 그들의 결혼식을 축하해주었다.
솔직히 이건 내가 생각해도 미친 것 같다.
변백현과 김종대는 드라마가 모두 끝나고 나서야 집에 기어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내 눈을 본 아이들이 기겁하며 달려와 왜 울었냐고 난리칠 때마다 옆에 앉아있던 박찬열이 대신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지가 말하면서도 기가 막히다는 표정이다.
그 설명을 들은 변백현과 김종대의 표정은 더욱 가관이었다.
진짜냐고 몇번이나 물었는지 모른다.
박찬열이 찍어둔 사진을 보고나서야 사실이라는 것을 인정한 두사람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변백현은 내 이마에 손을 올려두고 어디 아픈거 아니냐면서 걱정을 해주는데, 김종대는 존나 쳐웃으면서 날 놀리기 바쁘다.
결국 김종대는 그 깝쭉에 내게 한 대 맞았지만, 놀리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그 후로 한 며칠을 놀려댈 걸 생각하면 내가 왜 그랬을까 살짝 후회스럽기도 하다.
근데 난생 처음 본 드라마가 어찌나 강렬한지, 내가 여주인공이 된 꿈까지 꿨다.
이쯤되니 나도 진짜 병인가 싶다.
오죽하면 내가 네이버에 '드라마가 현실처럼 느껴질 때'라거나 '드라마 후유증'이라던가 '드라마 속 남자주인공이 계속 떠올라요...' 라고... 이딴 걸 쳐봤겠어....
어떡하지,
완전히 다른 의미로
나 큰일났다.
나 지금 됴덕된거야?
# 사담 #
헤프닝이라고 했자나요.... 헷
서브남주라고 해서 기대해떠여,,,??
하지만 이 열애설이 나중에 큰 일을 하긴 할거니까 너무 실망하진 말아여~~
진정한 서브남주도 남아있으니까!!!
서브남주는 원래 정해놨었는데
요새 한명 더 추가할까 생각도 해요 ㅋㅋㅋ
요새 글 쓸 시간이 없어서 생각뿐이지만요;;;
쟁여분도 이제 별로 없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글언제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암호닉 |
만두, 여름, 바수니, 알콩, 시동, 게이쳐, 메리, 고구마말랭이, 됴라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