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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왔다. 남우현은 아직 학교에 오지 않은 듯 했다. 어떻게 남우현 얼굴을 볼 지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왔다. 서랍에서 교과서를 꺼내어 그 위에 엎드렸다. 차가운 교과서가 내 볼에 달라붙었다. "오, 남우현. 누구냐?" 아, 남우현이 왔나보다. 근데 누구냐라니. 슬쩍 고개를 들어 남우현을 쳐다봤다. 옆엔 귀엽게 생긴 여자아이가 수줍게 남우현의 품안에 들어가 있었다. 아, 역시 장난이였나. 나는 다시 교과서 위로 엎드렸다. 남우현이 웃어대며 이쁘지, 귀엽지, 내 여자친구야 라고 말하는 걸 듣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다행이다, 그래도 어색하진 않아서. 여자친구가 생긴게 차라리 다행일지도 모른다. "오빠! 나 그만 올라갈게. 안녕히계세요!" 그리고 그 여자아이는 남우현의 볼에 수줍게 입을 맞추고 총총 올라갔다. 아이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오, 남우현 능력있다. 남우현은 그런 아이들의 말에 웃어재꼈다. 나 정도는 쟤한테 과분한 거 아니냐? 남우현이 친구들과 시끄럽게 떠들며 교실 밖으로 나갔다. 교실은 조용했다. 이상하게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왜일까 이상하다. 남우현을 거절한 건 난데, 왜 나는 이렇게 슬픈거지. 학교에 있기 싫었다. 온 지 십분도 안됐는데 그냥 가방을 챙겨서 학교를 나와버렸다. 후문쪽으로 가니 남우현과 친구들이 담배를 피고 있었다. 아, 하필. "야 김성규. 어디 가." 담배를 버리고 나에게 다가오는 남우현에 나도 모르게 주춤거리며 뒷걸음질을 쳤다. 남우현이 아, 하더니 나에게 손짓을 했다. "그냥 가라." 차가운 말투가 아니였다. 그냥, 뭔가 허탈 해 보였다. 난 거기서 아무말도 하지 않은 채 학교를 빠져나왔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갑자기, 명수가 보고싶어졌다. |
오늘도 똥글 언제나 똥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