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보기 |
" 나 혼자 안 빠져 나갈게. 빠지더라도 꼭 너 데리고 빠질게. " 그걸 어떻게 믿어. 조금은 흔들리긴 해도 아직 너를 못 믿겠어. 나를 그렇게 지독하게 괴롭혀 온 네가 하는 말들을 나는 어떻게 믿을까. 그렇게 말해놓고 나중엔 변해버릴까봐 배신당할까봐 상처받을까봐. " 너 못 믿어. 우리 좀만 더 생각해보자. 너무 서두른다. " 남우현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곤 짧게 웃음을 뱉어냈다. 남우현은 내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고 갈게, 하고 우리집을 나가버렸다. 겨우 몇시간 있었을 뿐인데 남우현이 없는 우리집이 텅 비어보였다. 사람 하나가 있나 없나의 차이가 이렇게 클 줄은 몰랐는데. - 내가 뭔 정신으로 김성규에게 그런 말들을 했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김성규 입장에서는 많이 당황스러웠겠지. 자기를 그렇게 때리고 괴롭히고 욕하던 애가 다짜고짜 좋아한다느니 개소리들을 짓껄이니. 김성규를 괴롭히는 건 정말 싫어서가 아니다. 나에게 화가 난건데 괜히 김성규를 타겟으로 잡은 것이다. 김성규를 처음 본날은 입학식이였다. 남자애 치곤 하얀 피부에 쫙 째진 두눈. 여우같았다. 하얀 북극여우. 같은 반이 되길 바랬지만 다른 반이 되고 말았다. 일 학년은 그냥 그렇게 지냈다. 그 땐 김성규에 대한 내 감정이 확실치 않았으니까. 아닐거라고 믿으며 김성규를 지우려고 했으니까. 그런데, 그게 또 어려워서. 이 학년에 올라와서 내 마음이 맞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김성규를 좋아한다는 걸. 같은 거 달린 사내새끼를 좋아한다는 걸. 내가 정말로 소름끼치게 싫었다. 내 주위엔 충분히 여자들이 많았다. 옆에 끼고 있으면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그런 여자들이 수도 없이 많았는데 왜 하필 남자인 김성규인가. 나는 나에게 너무나도 화가났다. 그걸 내가 좋아하는 김성규에게 쏟아버렸다. 김성규는 이유도 모른 채 왕따를 당하고 나에게 맞고 수치스러운 말들을 들었다. 그동안 김성규가 얼마나 무서웠을까. 김성규를 때리고 난 뒤에는 항상 찝찝했다. 손을 씻고 씻어도 그 찝찝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집에 와서 샤워를 해도 그 찝찝함은 너무나도 무섭게 나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김성규를 보면 정신이 돌아버렸다. 정말 내가 미친 사람 같았다. 정말로 심각하게, 내가 무서웠고 내가 싫었고 화가 났다. 성규에 대한 미안함에 밤새도록 베게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그래도, 김성규에 대한 내 죄책감과 미안함은 털어지지 않았다. 나에게 항상 밤은 김성규를 보고 싶은 시간이었다. |
는 너무 늦은 10편!
죄송해요 이제서야 쓰다니 전 나쁜냔임..^_T
기다려주셔서 감사함당! 글이 항상 떵글이네여..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