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변백현] Love,love,love 01 (부제:첫눈에) "변백현 개새끼야. 죽고싶냐?" "여자애가 못하는 말이 없어요." 변백현은 1분단 맨 끝, 창가자리에 앉는다. 나는 4분단 맨 앞, 앞문 앞에 앉는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던데. 아, 멀어질 마음도 없지.참. 내 신세도 딱하다. 나는 저 여자애처럼 변백현이랑 장난을 치는 사이도 아닌데. 부럽다. "누가 너 같은 애랑 사귈 지 궁금하다." "나도 궁금해. 누가 감히 변백현을 채갈지." "으, 제대로 미친놈." 그게 나였으면 좋겠다. 사실, 나는 짝사랑 중이다. . . . . . 새학기가 시작되고 5월달이 됐다. 나는 평소 말이 그리 많지도 적지도 않고, 얼굴도 못생기지도 예쁘지도 않고, 몸매가 좋지도 안좋지도 않았다. 그렇다. 딱 보통. 그래서 그런지 반에서도 존재감이 그리 크지않았다. 고3이 막 됐던 참이라 공부에 방해가 될 까 친구사귀기에는 담을 쌓고있었다. 나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공부에 찌들어 미래만 걱정하는 고3의 정석이었다. 3교시. 체육시간이었다. 이 시간에 공부를 하는 것이 훨씬 이익일 거라고 생각해 스탠드에 앉아서 이어폰을 꼽고 단어들을 외우고 있었다. 솔직히 집중은 안됐지만 고3이니까. 고3이니까를 머리에 되내이며 고개를 두어번 저었다. "아, 집중안돼." 진짜 집중안된다. 짜증나는 마음을 안고 단어책은 그냥 덮어버렸다. 봄이라 그런지 연분홍색 벚꽃잎 몇 개가 하늘거리며 스탠드 위로 떨어졌다. 벚꽃잎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고개를 들어 바람에 흝날리는 벚꽃잎들을 눈에 담았다. 뭐, 잠시 쉬어도 좋은 것 같네. 벚꽃잎들이 하늘하늘 떨어지는 것을 넋놓고 바라봤다.
"어, 머리에."
누군가 내 뒤에서 내 머리를 조심스럽게 털어주었고 인기척을 느끼지 못했던 나는 깜짝 놀라며 뒤를 쳐다봤다. "어, 음, 머리에 이게 떨어져 있길래." "..." "어, 절대 오해하지마! 그냥, 그냥 떨어져있길래." 봄이다. "기분... 나쁘거나 음, 그렇진 않...지?" 응. 이게 무슨 기분일까. 기분이 나쁜 건 아닌 게. 이상해. "야! 변백현! 빨리 오라고! 축구하다 갑자기 나가고 지랄이야!" "어, 나 찾는다." "시발새끼가! 빨리 오라고!" "알았다고!" 그 남자애는 나에게 어색한 미소를 짓더니 곧이어 남자아이의 무리에 들어가 축구를 하는 듯 했다. 내 손 위에서는 변백현이 내 머리 위에서 털어낸 벚꽃잎이 바람을 따라 살랑살랑 움직였다. 손 끝이 간질 거렸다. 이건 벚꽃잎 때문...인가.내 첫사랑. 그리고 짝사랑 변백현.
. . . . . 9월달. 수업이 시작하고 오늘도 난 나와 가장 멀리 떨어진 자리를 힐끔힐끔 훔쳐봤다. 하필 1번을 뽑을게 뭐야. 변백현이랑 가장 먼자리가 바로 내가 앉은 이 자리다. 내 자리가 갑자기 미워져 죄없는 책상을 발로 몇 번 툭툭 건들였다. 오늘도 백현이는 창가자리에 앉아 책상에 얼굴을 묻고 엎드려있었다. 햇빛에 비치는 갈색빛의 머리색깔이 눈에 들어왔다. 살짝 열어둔 창문 때문인지 변백현의 머릿결이 조금 흩날렸다. 뭔가 빠져들 것 같은 느낌에 넋을 놓고 변백현의 갈색빛머리카락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수학 선생님께 들킬 까 두려워 칠판 한 번, 변백현 한 번 보는 중이 었다. 칠판을 슬쩍 봐준 뒤 스트레칭 하는 척을 하며 멀리 떨어진 자리의 변백현을 훔쳐봤다.언제 일어났는 지 모를 변백현과 눈이 마주쳤다.
피할 새도 없이 딱. 나는 병신처럼 정색을 한 뒤 고개를 휙 돌려버렸다. 얼굴에 열이 올라오는 것 같았다. 칠판 만 본 지 10분 쯤 됐을 까 이 시간 쯤이면 변백현이 다시 엎드릴 시간임을 알고 있었던 나였기에 벽걸이 시계를 보는 척하며 변백현을 훔쳐봤다. ...눈이 마주쳤다. 또. 내 두 눈동자는 갈 길을 잃었고 변백현은 그런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러길 3초 쯤 됐나. 사실 내가 느끼기엔 1초가 1시간. 아니 1년 같았다. 변백현은 입모양으로 나에게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무슨 소리인지 보이지 않아 실눈을 뜨고 조그맣게 움직이는 변백현의 입술 만을 쳐다봤다. '칠판. 집중해.' 나는 또 병신처럼 정색을 한 뒤 고개를 휙 돌려 칠판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변백현은 아마 내가 자신을 보는 것이 신경쓰이고 싫었나보다. 문득 서운한 마음이 뭉게뭉게 솟아났다. 이래서 짝사랑이 힘들다. 서로 아무사이도 아닌데 서운한 감정이 생기니까. 변백현은 아무 잘못없다. 부담스럽게 쳐다본 내 잘못이지. "알았지? 그러니까 남녀 2명씩 팀구성해서……." 수업내용은 하나도 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수업을 듣기를 포기하고 책상에 얼굴을 묻고 소리없는 아우성만을 질러댔다. 조금 뒤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쳤고 변백현에게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은 기분에 쪽팔림을 잊어보려 단어책을 꺼내 단어를 외웠고 그러길 몇 분 뒤 다음 교시의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쳤다. 국어선생님께서 들어오시고 반장의 차렷, 경례로 수업이 시작됐다. 국어선생님은 특이하게도 수업을 시작할 때마다 공부의 기본은 교과서라며 우리에게 교과서를 머리 위로 올리라며 교과서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없으면 당연히 없는 사람은 맞는거고. "꺼내봐라~" 국어선생님께 찍히면 졸업 때 까지 간다는 얘기가 있기에 국어책은 항상 꼼꼼히 챙기던 나였다. 하지만 책상속에도, 가방속에도 국어책은 보이지 않았다. 성적도 나름 상위권을 유지하던 나였기에 국어선생님께 찍히면 어쩌나 하는 고민에 머리가 아파왔다. "없는 사람 미리 자수해라~" 일어날 까 말 까 고민 하던 찰나 변백현이 쌤! 백현이 안들고 왔어요! 애교를 부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평소 선생님들에게 싹싹하기도했고 예의도 바르고 붙임성도 좋은 변백현이라 예쁨을 받는 건 당연했다. 변백현의 애교를 보며 국어책이 없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고 아이들의 시선에 묻혀 변백현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이상하게도 변백현은 자리에서 쭉 앞으로 가지않고 게시판이 있는 뒷쪽으로 걸어와 내가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뭐 저리 반대로 걸어오지. 나야 백현이가 지나갈때 잠깐이라도 가까이 있어서 좋지만. 변백현이 3분단과 4분단 사이를 걸어가며 내 앞을 막 지나칠 때였다. 변백현은 내 책상 위로 무언가를 아무렇지 않게 올려둔 뒤 교탁 앞으로 나갔고 얼떨떨한 나는 그 무언가를 확인했다. 국어책이었다. 변백현의 이름 석자가 쓰여져있는 변백현의 국어책. "변백현. 책 한 번 두고 온 적 없던 애가 오늘은 왜 두고 왔어?" "어제 새벽까지 공부하다 책상 위에 두고 왔나봐요. 왜냐면 전 과목 중에 국어가 제일 좋거든요." "하여튼 거짓말은." 선생님은 애교 부리는 변백현을 가뿐히 무시한 뒤 국어가 제일 좋다니까 반성문 5장에서 3장으로 줄여주겠다말했고 변백현은 아, 원래 3장이잖아요 하며 찡찡댔다. 교과서를 안들고 온 건 나인데 변백현이 반성문도 쓰고 선생님께 찍히는 건 더욱 더 안 될 일이었다. 변백현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결심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 때 나와 눈이 마주친 변백현은 살짝 뒤를 돌아 장난스럽게 웃으며 아까와 같이 입모양으로 나에게 말했다.'쉿.'
변백현은 오늘도 몇 번 씩이나 내 가슴을 후려쳤다. 하지만 오늘의 후려침은 기존의 후려침보다 만배는 더 강한 후려침이었다. 변백현과 입모양으로 말도해보고 변백현의 호의까지. 변백현의 교과서를 만질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에 보물 올려 놓듯 조심히 내 책상 한 켠에 바르게 놓고 멍을 때렸다. 솔직히 오늘처럼 변백현과 직접적인 일이 있었던 날이 몇 없기에. 그러길 조금 지났을 까. 아니다. 사실 약 1시간 정도 지났을 것이다. 국어 수업의 끝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변백현에게 국어 교과서를 갖다주려 교과서를 들었을 때 국어 교과서 사이에서 교과서 끄트머리를 자른 것 같은 종이 하나가 떨어져 나왔다. 나는 다리를 조금 굽혀 그 종이를 주워 들었다. 궁금증을 가지고서는 종이에 적인 내용을 확인했다. 이 종이를 앞으로 내 평생의 가보로 삼아야 겠다. [고마우면 나랑 과제 같이 하자] -안녕하세요! 새로운 글을 들고와서 실망하신 건 아니죠ㅠㅠ?!백현이로 글을 써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쓰게 되었네요! 첫사랑과 짝사랑 그리고 학창시절에 대한 달달하고 깨끗한 그런 분위기로 쓰고 싶었어요. 잘 표현이 됐으려나 걱정이..ㅠ.ㅠ 암호닉은 언제나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