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변백현] Love,love,love 02 (부제:가을이가왔어요) 떨리는 마음을 멈추려 노력했지만 헛수고였다. 그러기엔 백현이의 쪽지가 타격이 너무 컸으니까. 글씨체는 쓴 사람의 성격을 닮는다더니 딱 장난꾸러기 같은 삐뚤빼뚤, 꾹꾹 눌러 쓴 흔적이 역력했다. 이 쪽지를 쓰려고 교과서 끝을 찢고 연필로 꾹꾹 눌러쓰는 백현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진짜로 이게 바로 설렘사라는 건가? 싶었다. 설렘사하기 직전에 백현이의 성스러운 교과서를 전해주고 죽어야겠다 생각했다. 창가에 걸터앉아 친구들에게 둘러쌓여 있는 백현이에게 다가갔다. 살살 불어오는 바람에 흩날리는 백현이의 갈색 머리카락과 햇빛에 비치는 장난꾸러기같은 환한 미소에 눈이 멀 것 같았다. 햇빛이 백현이 빨을 받는건가. "응?" 백현이는 친구들과 얘기하다 말고 가까이 다가온 나를 보고는 응? 하며 축 처진 강아지 같은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 대화의 암묵적 중심이던 변백현이 말을 멈추니 주변에 있는 남자아이들 뿐 만 아니라 백현이와 친구를 가정해 백현이를 좋아하는 여자아이들 또한 나를 바라봤다. 오랜만에 이런 눈길을 받았더니 등에 식은땀이 나는 것 같았다. 부담스러웠다. "이거. 니 책." "아, 응." 나를 향한 부담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아이들의 눈치를 보며 국어책을 백현이에게 두 손으로 건냈다. 국어책을 받아드는 백현이의 손이 내 손 보다 예쁜 것 같아 건내준 후 재빨리 내 손을 등 뒤로 숨겼다. 백현이는 조그맣게 웃으며 대답했고 백현이와의 짧은 대화에 실망하며 뒤를 돌아 자리로 걸어갔다. 사실 지금 엄청 떨린다. 아까 책을 건내줄 때 손 끝이 조금 닿은 것 같았으니까. "엥? 변백 니 책 안 들고 왔다며." "응." "근데 왜 쟤가 니 책을 들고 와?"
"어? 아, 등교하는 길에 주웠대."
아- 하며 동의하는 아이들 사이에 백현이는 환하게 웃으며 그 주위를 환하게 비췄다. 백현이는 알고보니 빛의 초능력이 있거나 하는 건 아닌가 싶었다. 항상 백현이는 빛이났다. 분명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닐거다. . . . . .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으로 인해 야자를 빼고 독서실로 향했다. 물론 교실을 나가며 문을 닫을 때 틈으로 보이는 백현이를 훔쳐보는 건 잊지않고. 이제 정말 가을인 걸 알려주는 듯 한 쌀쌀한 바람에 나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야자를 빠지는 사람은 나 말고 거의 없는 듯했고 골목길에는 그저 빨간색과 남색이 흝뿌려진 밤 하늘이 펼쳐졌다. 나는 그 자리에 멈춰 밤 하늘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감상했다. 어디선가 내 쪽으로 오는 듯한 뜀박질 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란 나는 뒤를 돌아봤다.
"어, 하, 찾,았다. 흐으."
변백현이었다. 쌀쌀한 가을 임에도 불구하고 백현이의 머리카락 끝엔 땀방울이 맺혀있었다. 또한 얼굴에도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었다. 그런 모습에 깜짝 놀란 나는 나도 모르게 백현이에게 다가가 교복 소매로 백현이의 땀을 닦아 주었다. "아! 더러워. 내가 할게." "안 더러운데..." "어?" 백현이는 땀을 닦아주는 내 팔 목을 잡더니 깜짝 놀란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했다. 더럽다며 자신이 직접 닦겠다던 백현이의 말에 나는 당황하며 더럽지 않다 했고 백현이는 내 대답을 듣더니 땀을 닦던 자신의 손을 멈추곤 나를 쳐다봤다. 아, 나 또 친한 척 오바했나봐. "아니야. 미안. 친한 척해서." "김여주. 넌 내가 부담스러워?" 갑자기 백현이의 처진 눈꼬리가 더 처지며 우물쭈물 작은 목소리로 나에게 물었다. 백현아 네가 너무 눈부셔서 부담스러워. 아무 존재감도 없고 내세울 거 하나 없는 나한테 항상 빛나는 넌 너무 과분하거든. "어? 아니야." "아까 안절부절했던 거 알아." "..." "너랑 더 말하고 싶었는데." 백현이는 자신의 눈을 피하는 나와 눈을 맞추려 계속 내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 나와 더 말하고 싶었다는 백현이의 말에 슬쩍 얼굴을 들어 백현이와 눈을 마주쳤다. 오히려 백현이는 빨갛게 된 얼굴로 내 눈을 피했다. 뛰어와서 그런 가.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는 예쁜 손, 목, 얼굴 그리고 귀 까지 빨갰다. 엄청 더운가 보다. 그나저나 아까 교과서를 전해 줄 때 부담스러워했던 나를 배려해 일부러 말을 조금했다는 백현이의 말에 내가 생각했던 백현이는 내 생각 보다 훨씬 더 빛나는 아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러니 주변에 여자들이 끊이질 않지. "어…아…독서실가는 건 가?" "아니! 집." 우물쭈물 내게 묻는 백현이는 심히 귀여웠다. 여기서 설렘사를 해도 이 삶에 미련이 없겠다 생각하며 밝은 목소리로 아니!집 이라며 대답했다. 독서실이라고 하면 백현이랑 빨리 헤어질 것 같아 거짓말을 쳤다. 엄마아빠 죄송해요. "독서실 가는 줄 알았는데. 집 어느 쪽이야?" "어? 나 저-기." "나도 저 쪽 길인데. 같이 가자." 초조하게 내 대답을 기다리던 백현이에게 어? 응. 얼버무리며 대답했다. 곧이어 선선한 가을 바람을 맞으며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는 골목을 지나 예쁜 밤하늘 아래 백현이와 나란히 걸었다. 고장이나 약한 불빛이 들어오는 가로등 아래를 지나며 슬쩍 훔쳐본 백현이의 얼굴은 심각하게 잘생겼다. 감탄을 하고 있을 때 고개를 돌린 백현이와 눈이 마주쳤다. "아! 아,아니, 가로등이 어두워서 가로등 쳐다본 거야."
"응. 나 아무말 안했는데."
백현이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대답했고 훔쳐본 걸 또, 또 들켰다는 생각에 부끄러웠다. 나는 그저 고개를 숙이고 내 발 끝 만을 바라보며 걸었다. 백현이는 옆에서 계속 흥,흠. 하며 웃음을 참는 소리를 연신냈다. 그렇게 몇 분 쯤 지났을 까 오지 않았으면 하는 집 앞에 도착했다. 여기서 이제 백현이와 헤어져야 하는 구나 하는 생각에 시무룩함을 감추고는 말했다. "여기야." "아, 응. 그런데..." "어?" "아까 쪽지... 같은 거 못봤어?" 변백현은 우물쭈물하며 나에게 물었다. "응." "아... 못봤구나." 시무룩한 표정의 백현이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발끝 만을 바라봤다. "아니, 봤다고. 네가 쓴 쪽지." "어... 정말?" "응." "나 글씨 못쓰지?" 웃음을 참으며 응.좀. 하며 대답한 나에게 백현이는 입을 내밀며 나도 알아. 나 글씨 못쓰는 거 하며 투덜댔다. 매일 백현이랑 이렇게 얘기했으면 좋겠다. "과제 같이 할..거야?" 백현이는 내 눈치를 보며 과제를 같이 할거냐며 물었고 그 질문에 신이난 나는 큰 소리로 당연하지! 하며 대답했다. 미친... "다행이다. 그럼 우리 시간 약속하게 번호 교환할래?" "어?어." 백현이는 한껏 밝아진 표정으로 번호를 교환하자며 물어봤고 나는 바보처럼 더듬으며 대답했다. 백현이의 휴대폰을 들고 내 번호를 눌렀고 자신의 핸드폰을 받아든 백현이는 전화 통화 버튼을 눌러 내 휴대폰에 벨소리가 울리는 걸 확인하고는 끊었다. "문자할게." "응. 잘가." 백현이는 대답 대신 손을 흔들었고 멀쩡한 가로등 아래로 보이는 백현이는 선선한 바람 덕분에 땀도 다 말랐지만 아직도 얼굴이 빨갰다. 어디 아픈 건 아닌 지 걱정이 됐다. 손을 흔드는 백현이에게 손을 흔든 뒤 엘레베이터를 타지 않고 비상구로 들어가 계단에서 백현이를 훔쳐봤다. 백현이는 그 자리에 서서 한참동안 발을 동동굴렀다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가 했다. 곧 이어 이상하게도 백현이는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로 되돌아 갔다. 분명 집이 같은 쪽이라고 했었는데. "설마. 나를 데려다 주려고...는 아니겠지." 내 착각이라고 단정지었지만 설레는 마음은 어쩔 수가 없었다. 벌써 깜깜해진 밤하늘에 몇 개 보이지 않는 별들을 보며 나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내가 너에게 반한 5월 처럼 벚꽃잎이 흝날렸다.
. . . . . 집에 도착하고 아직 들어오지 않은 엄마아빠를 확인했다. 안도의 한숨을 내뱉은 후 다시 또 설레기 시작하는 내 마음을 잠재우기 위해 욕실로 들어가 평소 잘 쓰지 않던 아끼는 바디워시를 사용해 목욕을 했다. 평소 목욕을 오래하지 않던 나였지만 오늘은 뭔가 오래해야 할 것 같은 마음에 2시간 씩이나 목욕을 한 후 침대에 걸터 앉아 수건으로 젖은 머리를 꾹꾹 눌렀다. 휴대폰을 집어 이게 바로 백현이의 번호구나 감동하며 [변백현]으로 저장했다. 행여 누가 보면 어떡해. "...?" 휴대폰에서 진동이 한 번 울렸고 메세지창이 떴다. 변백현이다. [잘 들어갔어? 2014-09-27 PM 09:32] - 변백현 [응ㅎㅎ 덕분에. 2014-09-27 PM 09:33] 이상하게도 답장은 고민없이 쭉쭉 써내려졌다. 평소 쓰지않던 ㅎㅎ같은 걸 쓰는 등의 신경은 썼지만. 내 말투가 백현이의 마음에 들지않으면 어쩌지. [나도 집 가는 쪽이 그 쪽이라 같이 간 거 뿐인 데 뭘. 2014-09-27 PM 09:33] - 변백현 역시나. 다 이 짝사랑으로 인한 과대망상이었구나. 괜한 기대를 한 나를 자책하며 아직 덜 마른 머리를 툭툭 건들였다. [아, 난 또. 데려다 주는 줄 알았어ㅋㅋ 그런데 우리 과제 29일 까지던 데 언제 만날래? 2014-09-27 PM 09:34] 백현이와 좀 더 가까워 지고 싶은 마음에 장난을 섞어 문자를 보냈다. 재깍재깍 오던 백현이의 답장에 딜레이가 생겼다. [난 상관 없는데. 내일 만날래? 2014-09-27 PM 09:38] - 변백현 아, 다행이다. 씹히진 않았구나. [그래. 내일 너희 집 쪽이랑 우리 집 쪽 중간에서 만날래? 집이 어디 쪽이야? 2014-09-27 PM 09:39] [내가 너희 집 앞으로 갈게. 시간은 1시 괜찮아? 2014-09-27 PM 09:40] - 변백현 [응. 괜찮아. 주제는 만나서 정하고 과제 할 장소도 일단 만나서 정하자. 2014-09-27 PM 09:41] [좋아. 내일 보자! 2014-09-27 PM 09:41] - 변백현 [응. 내일봐ㅎㅎ 2014-09-27 PM 09:42] 그 뒤로 백현이와의 문자는 끊겼고 나는 이불을 펑펑차며 설레는 마음을 마구 분출해댔다. 동네 사람들. 오늘 저 설렘사하는 날이랍니다. 머리를 다 말린 후 내일 백현이와의 약속에 무슨 옷을 입을 지 심각하게 고민하며 코디를 했놓았고 그 때의 시각은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평소 엄마가 쓰는 팩 하나를 냉장고에서 몰래 꺼내와 얼굴에 붙인 뒤 침대에 누웠고 옆에 둔 휴대폰의 진동이 울렸다.
[나 너 데려다 준 거 맞아. 잘 자. 예쁜 꿈 꿔. 2014-09-27 PM 11:27] - 변백현
그 날 정말로 꿈에 백현이가 나오는 예쁜 꿈을 꿨다. -안녕하세요! 저 오늘 왜이렇게 기분이 좋나요?! 사실 댓글 볼 때 마다 독방에서 추천을 해주셔서 봤는데 재밌다는 댓글이있어서그런가?! 부족한 글이지만 독방에서까지 추천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실 조금전에 독방에 서치하고 왔어요..헤헤 다봤지롱! (암호닉) [부릉부릉][에그조][큥아리][김종카이][뚱이][현이][삽질][봄이다][포스틱][슈슈][제티][캔디][공삼이육][됴롱][큥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