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같은 사랑사랑사랑
성규×성종
지겨운 사랑 노래를 흥얼거리던 성종은 이 어두운 밤거리가 맘에 들었다. 듬성듬성 놓인 가로등들 아래를 지나가던 성종은 장갑을 낀 주먹을 쥐었다 다시 펴보았다. 다시 나의 시간이 돌아왔다. 괴물 같은 시간에 성종의 발밑에서 움츠린 채 제 목젖을 찔러오는듯한 손수건에 켁켁 거리던 제 눈에는 자그마한 쥐새끼같은 녀석이 제 배를 가르는듯한 날카로운 금속의 느낌에 그대로 비명도 소리도 없이 흰자만 흉측하게 띄우고선 숨을 멈췄다. 그 모습을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발밑에서 지켜보던 성종은 그의 배 안에서 유유자적 칼을 휘젓다 그대로 왔던 길을 향해 돌아서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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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죽인 사람까지 합치면 모두 3명이었다. 아무런 표정도 없이 한쪽 눈을 가리는 검은 머리칼을 쓸어넘긴 성종이 침대 위에 죽은 듯이 누워있었다. 처음으로 죽인 사람은 목을 매단 채 배에 큰 자국을 남긴 채 이 세상의 짧은 인생을 마감했다. 두 번째 사람은 옆구리에 깊숙이 찔린 칼에 캑켁거리며 검붉은 피를 뿜어냈었다. 그리고 오늘 죽인 사람은 처음으로 길거리에서 죽여본 사람이었다. 저릿하게 왼쪽 팔이 떨려오는 기분에 성종은 짤막하게 웃으며 눈을 감고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어제 부른 철 지난 사랑노래와는 다른 교양 넘치는 클래식… 그러다 공중에 손을 뻗어 마치 피아노를 연주하듯이 손을 움직이면 어느새 죽어 있던 모든 감정이 깨어난다. 쿵쾅쿵쾅- 강하게 뛰는 심장에 성종은 좋았던 기분이 다시 축 가라앉는 느낌을 받는다. 공중에 떠있던 손의 연주는 끝이 나버리고 흔한 박수갈채도 없이 성종은 외로이 퇴장한다. 어둠 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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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왠지 아슬아슬한 외줄 타기를 하는 기분이었다. 자꾸 불안한 마음에 성종은 인상을 쓴 채로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중년 남성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거의 다 벗겨진 머리에 볼록하게 나온 배, 뭐가 그리 기분이 좋은 건지 유행가를 큰 소리로 부르는 그를 쳐다보던 성종은 그대로 달려가 입안에 손수건을 꾸역꾸역 밀어 넣고 볼록하게 튀어나온 배부터 배에 비하면 허름한 다리, 손가락 하나하나까지 다 밟던 성종은 그대로 칼을 들어 온 몸에 난도질 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맘에,들지,않았어…머리 한구석에 희미하게 그려지는 그 사람의 모습에 성종은 뿌예지는 두 눈가를 막지도 못한 채 다 숨이 끊긴 중년의 남성을 끝이 없이 계속해서 난도질했다.
"성…종이?"
꿈에서도 듣지 못했던 목소리다. 얼굴이 생각이 나질 않아 가슴을 내려치며 울게 만든 사람, 그에 관련된 거라면 하나도 버리지 못한 채 품고 있는 자신이 미워 온몸을 손톱으로 뜯을 듯이 쥐어짜게 만든 사람,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그와 너무 닮아 거울에 머리를 박아보고, 그가 하던 행동을 그대로 하는 자신이 미워 성종의 손으로 자기 자신의 목을 조르게 만든 사람… 단 한 달간의 만남으로도 성종을 천국에서 지옥으로 끌어내려 버린 사람…덜덜 떨리는 손을 참을 수가 없던 성종은 그대로 손안에 칼을 꾹 쥔 채 달려가기 시작했다.
* * *
그냥, 과 선배정도라고 생각했다. 술에 취해 서로의 몸을 탐할 때도 그저, 스쳐 갈, 짧은 인연이라 생각했다. 그저 짧은 하룻밤이라 생각한 밤이 어느새 길어져 나름 연애 같은걸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안녕이란 짧은 문자와 함께 사라진 그를, 성종은 7개월 동안 단 한 번도 마주칠 수 없었다. 차라리 아예 사라져버리지, 왜, 하필이면 그때 나타난 걸까…커다란 방구석자리에 무릎을 접고선 앉은 성종은 손톱을 깨물기 시작했다.
똑,똑,똑- 일정하게 성종이 손톱을 물어뜯는 소리가 커다란 방을 울린다. 뚝,뚝,뚝- 빗물이 떨어지듯이 성종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김성규,김성규,김…성규,성규형,형… 잊었다고 생각했던 그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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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라는건 안쓰고!! 이런것만 쓰고 있네요...이번글은 그냥 이 노래를 듣는 순각 팍!하고 떠오른 글입니다.
살인자 성종이와 7개월동안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없이 사라져버린 성규..의 럽흐스톨이...는무슨^^
그냥 잔인한 성종이가 보고 싶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