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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온앤오프 몬스타엑스 샤이니
5월의 장미 전체글ll조회 1858l 3

 

1.real something

 

성종은 자신에게 하소연을 하는 성열은 안타깝게 쳐다봤다. 이 디지털시대에 소설들과 드라마 그리고 영화들이 이 순수한 청년을 망쳤다. 흔한 로맨스영화에 길들여져서 늘 달달하고 알콩달콩한 연애를 생각하던 성열의 첫사랑은 처참했다. 어떻게 걸려도 딱 그 여자한테 걸린걸까…성열의 반한 그 소녀는 수줍게 웃으며 벚꽃나무 아래서 긴 생머리와 하얀 원피스를 떠올리게 하는 전형적인 여리여리하고 청순한 여자였다. 아, 물론 겉모습만…선수는 선수를 알아본다고 했다. 성열에게 때를 써 겨우 자리를 가진 그 여자는 딱 컬렉션을 좋아하는 여자였다. 혀를 두어번 찬 성종이 성열을 토닥였다.

 

그저 저 여자는 자신의 수많은 컬렉션들 중 성열은 선택했을뿐이다. 그것도 모르고 첫사랑, 첫연애에 씁쓸함에 도취된 성열이 괜히 불쌍해보이는 성종이였다.

 

 

 

 

성종은 게이, 안좋게 말하면 호모, 좋게 말하면 동성애자다. 이쁘장한 외모덕에 늘 많은 여성들의 째림과 들끓는 청춘의 남성들의 무언가 알 수 없는 시선을 받았던 성종은 늘 그걸 즐겼다. 자신을 향한 질투 또는 알 수 없는 감정이란걸 알았던 성종은 더 도도하게 어깨를 피고 당당하게 다녔다. 그러나 그걸 알리가 없는 순수한 성열은 다른 아이들의 시선이 느껴지지도 않던지 혼자 앉아있던 성종을 보고선 불쌍하게 여기고 인사를 건넸다. 성종에겐 전혀 알 수 없는 사람이였다.

 

다른 여자들처럼 견제하는건 아닐터이고 그렇다고 어떻게 해보려는 흑심품은 사내녀석들또한 아니였다. 그저 자신과 친해지고 싶어하던 그 모습에 성종은 부모님에게도 보여준적없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성종은 성열이 참 맘에 들었다. 그 맑은 정신이 제일 처음으로 맘에 들었지만 자신에게 다가오는 여자들을 딱 부러지게 거절하는 모습이 더 맘에 들었다. 그 덕에 성종은 알 수 없는 자신감에 휩싸였다.

 

'너희가 원하는 이성열은 내가 아니면 쳐다도 안봐'라는 승리감에 도취되었던 성종은 졸업식날 자신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며 수줍게 웃는 성열의 모습에 입술을 앙-깨물었다. 자신이 원하던 시나리오하곤 거리가 멀었다. 여태까지 성종이 생각한대로 잘따라오던 성열의 무단이탈에 성종은 축하한다고, 진정한 친구처럼 웃어보이더니 집으로 들어가선 손에 잡히는대로 다 던져버렸다.

 

정말 성열이 말한대로 착하고 순수한 여자라면 자신은 승산이 없었다. 간신히 마음을 진정시키고 호흡을 가다듬은 뒤 평소처럼 성열에게 전화를 걸었다.

 

"너, 여자친구 소개시켜줘라, 너 첫사랑이잖아- 나 너무 궁금해서 그래,성열아"

 

눈으론 조용한게 싫어 켜놓은 TV를 뚫어버릴듯이 쳐다봐놓고선 말투는 꽤나 나긋하다. 성열하고 전화를 끊고선 그 여자를 떼어놓을 생각만 하던 성종이 시끄럽게 울리는 자신의 핸드폰을 쳐다봤다.

 

'나영'

 

예전부터 유일하게 친하진 않지만 남들이 보기엔 꽤나 친구라고 생각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주 보는 여자애였다. 사실 겉으론 남들이 보는대로 친구같아 보이지만 속은 그 이름만 들어도 코웃음이 나오는 년이였다.

 

성종의 예전 남자친구가 그 나영이란 계집애의 남자친구였다. 성종은 그 남자에게서 나영을 띄어놓기위해 자리를 가졌을떄 딱 한 눈에 알아봤다. 이 년은 그냥 독한 년이 아니라 지금 당장 성종의 머리채를 휘어잡고선 그 새빨간 색으로 뒤덮힌 손톱으로 자신의 얼굴에 커다란 상처를 낼 년이란거…그만큼 진심으로 그 남자를 좋아했단거였다.

 

어차피 그 남자와 성종이 헤어진 뒤 몇일안가 헤어졌다고 들었지만…그러나 그후로 이상하게 자꾸 만나는 남자가 겹치기에 성종은 대충 알아차렸다. 저 년은 자신을 라이벌정도로 생각한다…라고 내가 봤을땐 지금 이 순간에 전화가 오는걸로 봐선 성열 또한 그 독하고 망할년에게 걸린듯싶다. 그래, 어쩐지, 잠잠하더라ㅡ 코웃음을 친 성종이 배터리를 빼놓고선 침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 년을 만나려면 우선 이 푸석해진 피부부터 잠재워야겠다, 예전부터 피부하난 작살나던 년이니까

 

 

 

2.엄마야

 

" 야! 이성종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자신을 찾는 목소리에 성종이 자신의 방에서 기어나온다. 그에 성열이 인상을 약간 쓰더니만은 거실 한가운데에 수북히 쌓인 옷가지에서 몇가지 집어서는 성종에게 던진다

 

"아, 왜그래"

 

성종의 기운없는 목소리에도 성열이 옷가지를 던진다. 간신히 기어서 거실까지 나온 성종에게 막대한 임무, 그러니까 옷정리하기를 떠넘기고선 다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아, 짜증나"

 

"어쭈, 짜증나?짜아증나아?"

 

"아니이…"

 

"그럼 빨리 정리해"

 

어찌나 귀가 좋은지, 성종의 지나치듯한 소리에도 성열이 튀어나온다.그에 입이 댓발나와서는 툴툴거리는 성종을 아는지, 성열은 콧노래까지 부르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성종은 뒤에서 별의별 손짓(에를 들어 볼록할 철 이던가, 가운데 손가락 등등)을 하더니 금새 TV를 켜놓은채 무한 재방송을 해준다는 케이블의 모 음악프로를 보던 성종은 엠씨를 보고있던 한 아이돌을 보며 생각한다. 존나 잘생겼다고…그 길로 옷이고 뭐고 아무 상관없다는 듯이 방으로 뛰어들어가서는 같이 엠씨를 보던 여아이돌의 입에서 나온 이름을 되새긴다.

 

"남우현,남우현…"

 

컴퓨터를 켜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여러 자료들이 쭈욱 하니 나온다. 그는 '인피니티' 라는 한 5인조 그룹은 보★컬를 담당하는 멤버였다. 상단에 위치한 블로그들을 들어가니 별의별 사진이 다 나온다. 오예…존나 잘생겼어. 성종은 올라가는 입꼬리를 주채못하고 옷정리도 기억 못한채 남우현에게 빠져있었다.★남우현 남덕 생성 축★ 어느새 방에 나와 그런 성종의 모습에 혀를 차며 보던 성열이 양말한짝을 성종에게 던지는데, 추욱 하니 금새 바닥으로 떨어진다. 아 존나 창피해…아무도 본 사람이 없는데도 자기 혼자 얼굴이 붉어진 성열이 괜히 헛기침을 하고선 성종을 부른다.

 

"야, 이성종"

 

"어…어?"

 

자신의 부름에도 모니터에 빠져있는 성종에 조금씩 짜증이나 성열이 성종에게 성큼성큼 다가가선 컴퓨터 코드를 뽑아버린다. 성종이 신경질내며 뭐라하자, 오히려 당황한 성열이 어버버 거리니, 성종이 이때다-하고선 다다다 쏟아낸다. 무엇을? 침과 그동안의 서러움을

 

"맨날 나만 시키고!!"

 

"ㅁ..뭐!"

 

"맨날 자기만 좋은거하고!!"

 

"…"

 

"그래놓고선 내가 뭐하면 이렇게 !! 이렇게 지라..아니 신경질내고!!"

 

"야…"

 

"뭐?뭐!! 이 나쁜놈아, 넌 할말도 없어"

 

"그건 있잖아…"

 

"뭐!!뭐!!"

 

"니가…"

 

"내가 뭐!!"

 

"아니야"

 

그건 니가, 이성종이 너무 이뻐서 그랬어…. 그래도 너랑 나랑은 형제니까…내가 참는거야,내가 형이니까ㅡ속으로만 생각한 성열이 한숨을 쉰채 성종의 방을 나선다

 

 

 

3.내 사랑

 

 

동글동글 정수리가 귀여웠다. 기억력도 좋지 않은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들중에 몇년이 지나도 선명한 녀석의 첫인상이다. 나보단 작지만 또래보단 큰 키를 가진 녀석이 귀여운 정수리처럼 방긋방긋 웃으며 나에게 인사를 걸었다.

 

"안녕?"

 

그 인사에 답도 못한 채 어버버 거리고 있는 나에게 꽃처럼 아름답게 웃었다. 내 주변에 있던 시끄럽고 어두컴컴한 녀석들이 다 흑백으로 보이고 녀석만 오롯이 색을 내보였다.

 

"난 성종이야."

"…어?어. 안녕"

"잘 부탁해"

 

나에게 손을 내미는 녀석을 바보처럼 바라봤다. 길쭉하니 이쁘게 뻗은 손가락을 멍하니 쳐다보다 자석에 이끌린거 처럼 손을 맞다았다. 따뜻해…손을 위아래로 흔드며 어린아이처럼 방긋방긋 웃는 녀석에 나도 모르게 따라 웃었다.  눈처럼 뽀얀 목도리에 얼굴을 반 쯤 파묻혀서는 눈을 휘어 웃는데, 떨리는 심장이 주체가 안돼서 멍하니 녀석을 바라만 봤다.

 

 

 -

 

 


"아잌! 이성종! 거기선 그렇게 하는게 아니지!!!"

"야! 너는 내가 뭐만 하면 아니라고 해!!!"

"아잌아잌 미치겠네, 너한테만 그러는거 아니거든!!"

"됐어!!! 이 해삼말미잘 같은 녀석아!!!"


이성종은 자기 생긴거처럼 욕도 못한다. 남들이 씨발씨발 거려도 개는 할 줄 아는게 해삼,말미잘. 이 나쁜놈아. 이 세가지 뿐일꺼다. 또 얼마나 자주 삐지는지 내가 이렇게 태글이라도 걸면 금세 '나 삐졌오' 티를 팍팍 내며 볼에 바람을 넣어 손가락만 꼼지락 거린다. 아휴ㅡ 그래도 한 몇분만 말 걸어주면 금새 풀리니까, 못 이기는 척 다가가서 장난을 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어처구니 없이 웃다가 같이 장난을 치고 만다. 아이고 우리 삐돌이, 아니 삐순인가?

 

또 마르기는 우리 학교 여자애들처럼 말라서는 먹는건 우리 학교 돼지보다 더 많이 먹는다. 무슨 쉬는시간마다 매점으로 내려가서는 자신의 팔에 한가득 담아서는 총총- 자신 처럼 귀여운 걸음걸이로 걸어온다.

 

"야, 이성종 내꺼는?"

 

성규의 물음에 그냥 베시시 웃어버리고선 내 앞으로 쪼르르 달려와선 자신이 가장 아끼는 초코빵을 하나 내민다.

 

"에잇! 나쁜 이성열! 이거먹고 살이나 쪄라"

 

와 치사하다. 이성종-  억울한 눈썹을 하고선 툴툴거리는 성규의 목소리가 윙윙 울린다.

 

나는 가끔 이렇게 녀석이 나만 챙겨줄때, 진한 떨림을 느낀다.

 


* * * *


"야! 이성종, 누가 너 찾는다."

 

아까 일로 심통이 나있는 성규의 목소리에 잠들어 있는 성열이를 확인하고선 뒷문으로 고개만 빼곰-하니 내다보니 어떤 여학생이 나를 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나, 찾았어?"

"어?어! 성종아, 이거…너 줄려구"

"어?고마워!"

 

밝게 웃으며 쇼핑백을 받아드니 그 여자애도 환히 웃는다. 잘가라며 손도 흔들어주니 달달한 향기가 올라오는 쇼핑백 안이 궁금해졌다.

 

"에? 이성종! 쇼핑백 안에 뭐들었어? 혹시, 너 연애하냐?"

 

성규의 장난섞인 말에 그냥 웃어버리니 눈을 크게 뜨고선 진짜야?-하고 묻는다. 헤-성규, 눈 커진거 처음봤다. 아니라고 고개를 저으며 자리에 앉으니 잠이 덜깬 눈으로 날 쳐다보며 턱짓으로 쇼핑백을 가르키는 성열의 모습에 그냥 싱긋 웃었다.

 

"어떤 여자애가 주고 갔어"

"뭐?!!!!"

 

마치 스프링처럼 벌떡 일어난 녀석이 쇼핑백 안을 한번 그리고 나를 한번 바라보더니 허탈한듯이 웃었다. 그리고선 다시 팔을 베고선 그 잘생긴 얼굴을 숨켜버렸다.

 

그제서야 나도 쇼핑백 안을 들여다봤다. 달달한 냄새가 쿠키였구나…쿠기 여러개가 이쁘게 포장 되있다. 그리고 그 옆에 아무렇게나 굴러가는 종이를 집으니 꽤나 두깨가 있다.

 

"야이성종! 안에 뭐들었어?"

 

성규를 포함한 모든 아이들이 날 쳐다보고 있었다. "쿠키"간결하게 말하고 웃으니 모두 부럽다는듯이 몇몇은 한숨을 쉬거나 몇몇은 자신에게 쿠키를 달라고 애걸복걸을 하고 있었다.

 

"너희 먹을래?"

 

쿠키 한봉지를 조용히 책상 서랍에 넣으며 물어보니 반 애들이 몇일 굶은 사람들처럼 달려들었다. 짐승같은 것들,

 

"어? 이 분홍분홍한 종이는, 편지?"

 

아…편지를 안뺐구나, 나도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몇몇 아이들이 달라들다가 소리내서 읽기 시작했다.


성종에게


흠,안녕?나는 2반의 윤지혜야, 사실 나는 너가 매점 지나다니가 우리 반 앞을 지나가는 모습 밖엔 보지 못했지만, 그 모습이 너무 아련거려서 며칠을 끙끙 앓았어.겨우 친구들에게 이름을 묻고 반을 물어서 너가 단것을 좋아하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너가 단걸 많이 들고다니는 모습에 용기를 얻어 만든거야. 그 쿠키 맛있게 먹어줬으면 좋겠고 어,이런 말하면 좀 쑥스럽지만 나 너 정말 좋아해.
윤지혜가

 

마지막 문단에 성열이가 약간 움찔한거 같기도 하다. 그리고 난 사실 단걸 안좋아한다. 단건 이성열이 더 좋아하지.우리 반 아이들이 환호성을 터트리며 마치 자신의 일인냥 좋아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의자 끌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성열이 책상을 쿵-하니 치고선 나가버렸다.

 

모든 아이들이 얼음짱마냥 얼어붙어있다. 나는 급하게 성열이 나간 곳을 쫒아가려했지만, 내가 초능력이 있는것도 아니고…아무 생각도 없이 1학년층부터 3학년 층까지 열심히 뛰어다녔다. 그렇게 정처없이 돌아다니다 화단앞에 쭈구려 앉아 있는 마른 등이 눈에 띄었다.

 

"헤, 이성열, 하아, 찾았다"

 

거친 숨을 내쉬며 녀석의 어깨를 잡고 말을 거니 아무렇지 않게 날 바라본다.

 

"왜 왔어"

"글쎄?"

"고백 받아서 좋겠다?"

 

비아냥거리는 녀석에 목소리에 웃음이 난다.

 

"아이구, 우리 성열이"

"아잌!!내가 너 애기냐!!"

"좋아해"

"…뭐?"

"아주 많이, 좋아해"

 

그리곤 웃어버렸다. 이성열은 내가 웃으면 그 어떤 상황이라해도 따라 웃으니까

 

"싫어한다고 말하기 없기!"

 

내가 웃는대도 정색한 그 표정 그대로 보는 성열에 의해 자신감을 잃어버렸다.

 

"야, 진짜 나 싫어?"

"…"

"진짜, 싫어하는거였네, 하…괜히 말했다."

"고마워"

"뭐?"

"먼저 말해줘서, 너무 고마워"

 

그제서야 환히 웃는 녀석에 얼굴로 열이 확 몰려오는 기분에 손부채질을 하며 딴 곳만 바라봤다.

 

"좋아해"

 

 

 

 4.청 춘

 

"형이 밥 사줄까?" 

 

내가 처량해보였는지, 아니면 내가 맘에 들었던건지…반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이성열이 처음 날 보자마자 건넨 말이 아직도 이해가 안된다. 비를 맞으며 걸어가던 나에게 우산을 씌워주며 웃던 이성열을 나는 그저 멍하니 계속 쳐다봤다.

 

"사주세요"

 

그리고 나는 오랜만에 웃어보였다. 그 곳에선 항상 짓던 미소가 왜이리도 어색하게 느껴졌는지, 나는 아직도 모른다. 내가 왜 그 곳에서 뛰쳐나왔는지, 내가 왜 이성열을 너무 쉽게 믿었는지…잔잔히 일렁이던 연못에 누군가 헤집어 놓고 있단 걸 알면서도, 하염없이 깨끗하던 물이 진흙탕으로 변하가는 걸 알면서 나는 왜 …….

 

 

-

 

 

어릴적에 나는 마담에게 병이 있다고 생각했었다. 늘 쾽한 두 눈과 언제나 붉은 입술, 그리고 날 보며 항상 짓는 표정, 어린 나이에 나는 그저 마담이 많이 아픈 사람 같아 보였다. 마음이 아픈건지, 몸이 아픈건지 감도 잡히지 않았지만…독한 담배 냄새를 뿜어내며 나에게 짧은 입맞춤을 하던 마담을, 나는 그저 쳐다만 봤다. 그리고 그런 날 보며 마담은 늘, 나의 젊음을 앗아간다고 나에게 작은 파란 종이를 쥐어줬다. 그러면 나는 금새 엄마에게 쪼르르 달려가 쥐어주곤 방으로 들어갔다. 내가 방에 들어가면 여러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영희누나의 웃음소리도 들리고, 구둣소리도 들리고, 어떤 남자의 낮게 깔리는 목소리도, 은서누나의 높은 목소리도 들린다. 그럼 난 그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을 청하고, 어렴풋이 잠에서 깰적엔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부드러운 손길을 느끼며 다시 잠을 청한다.

 

달마저 고개를 숙이며 모습을 감춘 날, 나는 쉽게 잠들지 못했다. 이상하게 두근거리는 심장을 느끼며 조용히 방문을 열고 나선 그 순간, 난 다닥다닥 붙어있던 방안에서 나온 한 사람을 멍하니 쳐다봤다.

 

"아가야"

 

그리고 그 사람도 날 쭈욱 쳐다봤고, 주머니를 뒤적거리던 그 사람은 나에게 사탕 하날 건내고선 예전에 아빠가 보여준 강아지처럼 웃었다.

 

"감사합니다."

 

내 머리를 쓰다듬은 사람은 그대로 마담과 몇마디를 주고 받더니 어두컴컴하던 검은 세상으로 사라졌다. 나는 그 사탕을 두 손에 꼭 쥔채로 방 문 옆에 쭈구리고 앉았다. 그대로 나는 …….

 

 

 

-

 

 

나쁜 사람은 아니였다. 말 그대로 나에게 밥을 사줬다. 오랜만에 느끼는 온기에 나는 금새 수저를 들어서 좁은 입안으로 꾸역꾸역 밀다가 후식으로 나온 차를 두어모금 마셨다. 그리고선 금새 화장실로 달려갈 수 밖에 없었다.

 

으,웩,어억ㅡ

 

다 뱉어냈다. 변기 속에 둥둥 떠다니는 음식물들을 멍하니 쳐다보다 등을 토닥이는 손에 변기물을 내리고선 입을 행궸다.

 

"미안…"

 

왜 미안해하는건진 몰라도 나는 그저 고개를 두어번 끄덕이고선 거울 속에 비친 그를 힐끔힐끔- 엿봤다. 그런 나를 아는지 눈이 마주치면 미소를 지었다.

 

"이성열"

 

무슨 뜻인지 몰라 눈을 크게 뜬 나를 알아챈건지 '내 이름, 이성열이라고' 다시 한 번 말해주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 이성열과 눈을 마주쳤다.

 

"안녕,성종아"

 

이성열이 내 이름을 알고 있다고 해서 놀란것도 없었다. 난 고개를 두어번 끄덕이고선 화장실 문을 열려고 했었다. 금색을 띄는 손잡이를 잡고 돌리려던 내 손을 꼭 잡은 이성열이 내 어깨에 이마를 기댔다.

 

"성종아"

 

"…"

 

"도망가"

 

그리고 난 뒤돌아 이성열의 얼굴을 붙잡고 진하게 입을 맞췄다. 입천장을 한 번 핥고 튀어나온 송곳니를 핥고, 진득하게 혀를 놀렸다. 아랫입술을 빨고선 올려다본 이성열은 울고 있었다.

 

"도망갈까?"

 

"…"

 

아무말도 없이 고개를 저으며 아이같이 우는 성열을 꼭 껴앉았다. 그리고선 나도 예전의 그처럼 주머니를 뒤적거리다 사탕을 손에 쥐어줬다.

 

"안녕…성열이 형"

 

어린시절처럼 나는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이성열은 그 날처럼 바보같이 울었고, 나는 그런 이성열을 사랑하고, 그런 나를 보며 이성열은 언제나…

 

 

 

 

-

 

 

다시 그 사람를 본 건 딱 한 달뒤었다. 그 동안 먹지도 않은 채 고사리같은 손으로 꼭 쥐고 있던 사탕은 어느새 녹아 제 형태를 잊고 물렁해졌다. 그 만큼 그 사람도 망가져있었다. 그 때처럼 멋드러지게 웃지도 않았고 다시 나에게 사탕을 건내지도 않았다. 그저 우리 가게 뒷 편에서 나와 함께 앉아있었다. 오랜 침묵이 흐르고, 하나,둘,셋‥열까지 별을 세다 고개를 돌려 마주한 그 사람은 바보처럼 울었다.

 

"아가야"

 

나는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자그마한 손으로 그 사람의 어깨를 두들겨주고 그리고 또 나도 바보처럼 왠지모를 기분에 울어버렸다.

 

"살려줘…"

 

잔뜩 일그러진 얼굴은, 전처럼 멋있지는 않았지만 어린 내 마음에 잔잔히 울렸다. 팔랑이는 마음을 참을 수가 없어서 계속 깨물어 붉게 오른 입술에 입을 맞췄다.

 

"울지마요……."

 

나의 말에 이상하게 그 사람은 더 울었다. 더 아파하고, 더 진해진 울음으로 날 쳐다봤다.

 

쿵-

 

심장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다 다시 솟아오르길 반복했다. 그 사람의 입술보다 더 붉게 오른 내 귀를, 이 어둠이 잘 감싸주길 바랄 뿐이다.

 

 

-

 

일정하게 치고 들어오는 이성열덕에 나는 더 세게 어깨를 잡고선 눈을 감았다. 환하게 떠오른 달 덕에 눈을 뜨면 이성열이 더 잘보였다. 괜히 몰려드는 부끄러움에 붉게 타오르는 내 귀를 살살 핥으며 찢어질듯이 달려드는 이성열 때문에 성종은 자꾸 아랫입술을 강하게 깨물며 신음을 참았다. 그래도 슬슬 새어나가는 소리가 자꾸 내 귀를 강하게 때린다. 이성열의 숨소리도, 질척거리는 소리도, 그리고 아까부터 계속 울리던 성열의 휴대전화 벨소리도…….

 

"전,으읏,화아"

 

전화 좀 받으라고 말이라도 걸라치면 눈을 마치 짐승처럼 뜨고선 내 두 눈을 계속 쳐다보며 허리짓을 해오는 덕에 어깨를 잡었던 손으로 등을 감싸안을 수 밖에 없었다. 흔들,흔들, 이성열의 허리쪽에 감싸진 내 두다리가 흔들거리고, 이성열이 흔들거리고, 그에 따라 나도 흔들거리고, 천장도 흔들린다.

 

아…왠지 울컥하는 기분에 내가 참지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눈몰로 인해 일렁이는 내 두 눈 때문에 두다리가 이젠 흐려지고, 천장이 흐려지고, 그리고 이성열이 흐려진다.

 

"울지마."

 

"…흐윽"

 

"울지마,성종아"

 

 

바보야, 너는 왜, 울고 있어…….

 

 

 -

올려놓고 보니까 열쫑 글은 별로 안쓴거같네요..사실 이글을 올린 이유가 1,2,3,4 이 네개의 글 중에 혹여

다음편이 보고싶거나 하신 글이 있으시면 댓글로 써주세요...그 글을 중심으로 연재를 해보려고 생각중입니다.

없으시면 그냥 단편으로 남죠 뭐.......★

그리고 다음 글은 아마  보름 뒤?? 꾸준히 글 써서 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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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내가 글잡에서 열쫑을 보다니;;;;;;;;;;;;;;;;;;;;;;;;;는 제가 열쫑 볼 때마다 하는 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번에 無 쓰셨던 분이시구나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완전 설레 선댓아시죠 ☜'◇^☞ 선댓쓰고 읽을꼬예요
11년 전
독자2
보니까 엘쫑열도 쓰셨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완전 설레 이거 보고 바로 저거 보러 가요 진짜 사랑해요
11년 전
독자3
아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 다 읽었어요 진짜 완전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 다 뒷편 보고 싶은데 다 뒷편 예약 가능합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개인적으로 리얼썸띵 쩌네요.....아 여시같은 이성종을 팬픽에서 볼 때마다 오글터지는 줄 알았는데 이분 왤케 재미지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그리고 갠적으로 3번도 넘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알콩달콩 열쫑 행복 터지는 거 보고 싶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연재 해주시면 제가 덧글창 독식하겠슴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지하게 연재 고려해주세요 제~발~ 마이너 인생에게 양식을......ㅡ.ㅠ 아 근데 진짜 설레네요ㅠㅠㅠ3번 왤케 좋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성종이가 고백하는 장면이 넘 갑작스러워서 좋았네요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심장어택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거 꼭 뒷편 써주셔야 합니다☆ 솔직히 개취인거지 다른 소재들로 연재하셔도 전 머리박고 절하면서 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열쫑러분 사랑해요♥_♥ 제가 열쫑을 좋아해서 다행이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년 전
5월의 장미
좋게 읽어주셔서 금스흡느드...★ 리얼썸띵은 확실히 써야겠네요...블로그에 올렸을때도 반응이 꽤나 괜찮았어서..그러나 정작 작가가 오글터져서 못읽는게 함★정.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ㅠㅠ 빠른 시일내에 뒷편 가지고 오도록 노력하겠슴돠!!! 별 볼 일 없는 글 읽어주셔서 아리가또 ...파워!!!...ㅋㅋㅋㅋㅋㅋ3번 글은 사실 이게 완결이다!!!이럼서 텍파까지 내놓은 글인데...너무 뭔가 허전한 기분이라서 좀 그랬는데...ㅠㅠ확실히 뒷편쓰는게 좋을꺼같아요....ㅎㅎ
11년 전
독자4
작가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옷장이에여ㅠㅠㅠㅠㅠㅠ기다렸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동화에 갇힌 소년일줄알았는데ㅋㅋ...이런 엄청난 분량의 조각들이라니여ㅠㅠㅠㅠㅠㅠ네개다 하나하나 글이 예뻐서 감탄하면서 읽었어요ㅠㅠㅠㅠ 일번은 성열이가 팔푼이같곸ㅋㅋㅋ귀여워욬ㅋㅋㅋㅋ순수청년 성열이라니 동화에 갇힌 소년에선 볼수없었던 새로운 매력의 성열이네여ㅠㅠ넘 좋아옄ㅋㅋㅋㅋㅋ2번ㅠㅠ격하게 아껴여 전 정말 악취미인가봐옄ㅋㅋㅋㅋ쫑이가 팡터져서 다다다 쏘아대니까 어쩔줄모르는 성열잌ㅋㅋㅋㅋㅋㅋ귀여웤ㅋㅋㅋ보는내내 달달한 푸딩에 빠져있는거 같았어요ㅋㅋㅋㅋㅋ3번은 풋풋한 과일같아여ㅋㅋㅋㅋㅋ화단앞에 쪼그린 성열이 상상가네옄ㅋㅋㅋㅋ마지막 4번은 아련아련하네여ㅠㅠ글이 빗방울이되어서 제뺨에 떨어지는거 같았어요ㅠㅠㅠㅠ작가님ㅠㅠㅠ그대ㅠㅠ사랑해여ㅠㅠㅠㅠㅠㅠ 기다릴께여ㅠㅠㅠ작가님ㅠㅠㅠ천천히 이 이야기들 풀어주시길 바래여ㅠㅠ동화에 갇힌 소년도글코 계속 기다릴께여ㅋㅋ작가님이 담글에선 뭘 들고오실지 기대되네여ㅋㅋ담글에서 뵈어요~
11년 전
5월의 장미
옷장님!!!안녕하세요!!!ㅎㅎ동화에 갇힌 소년은 지금 2편까지밖에 안써진 글이라서..더 쓰고 글잡에 올릴 생각이예요!! 근데 하루에 한줄씩 쓰고 있는게 함정...흡...★ 그리고보니까 지금 올린 조각들 다..성열이가 조금은 순수하고 귀엽네요ㅋㅋㅋ 달달한 푸딩같은 글이라니ㅠㅠㅠ좋네요ㅠㅠ 먹을꺼로 비유하니까 감이 더 잘 오는거같은건...그냥....제가 지금 새벽이라 배고파서 그런거겠죠...^^....4번글이 빗방울이 되어 뺨에 떨어지는것같다니 ㅠㅠ 감사드려요ㅠㅠ담글도 빨랑빨랑 들고 올 수 있도록 노력할께요 !!! ㅎㅎ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댓글 달아주셔서 더 ! 금스흡느드..옷장님 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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