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지 않아요, 동우씨?"
꼭 잡고 있던 두 손에 조금씩 땀이 차오르는 걸 느낀 성종이가 동우를 쳐다보며 말을 걸자 동우가 배시시 웃으면서 고개를 그저 두어 번 젓고선 맞잡은 두 손을 더 꽉! 잡는다.
사람이 잘 찾지 않는 바닷가의 모래를 밟으며 강하게 내리 쬐는 태양 볕에도 뭐가 그리 좋은지 둘 다 입가에 주렁주렁 미소를 한아름 씩 담고선 양 볼을 붉게 물들이고선 걸어갔다.
동우 성종
한 여름 날
성종은 갑자기 예고도 없이 쏟아지는 소나기에 가방에서 뒹굴던 노란 우산을 꺼내 들었다. 한겨울이라서 그런지 매섭게 몰아치는 바람에 이리저리 비가 방향을 바꿔버려선 신발 앞 코가 젖어버렸다. 컨버스를 신고 나온 바람에 더 축축 처지는 발걸음에 인상을 쓴 성종이 버스 정류장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2013' 자신이 타야 할 버스가 조금은 늦게 도착하자 성종은 속으로만 툴툴거린채 버스에 올라탔다. 누나가 고등학교 졸업기념이라며 사준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조금은 칙칙한 색상의 지갑을 꺼내 들고 띡- 하고선 단말기에 지갑을 가져다 놨다. 그리고 청아하게 울리는 여성의 목소리
[잔액이 부족합니다.]
원래 큰 눈을 더 크게 뜬 성종이 당황해서 우왕좌왕하며 지갑을 뒤적거리자 오만 원짜리 지폐 한 장만이 성종을 반긴다. 다시 내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 성종의 뒤에 서 있던 조금은 날카로운 인상을 받은 남자가 다가와선 2천 원을 그대로 요금통에 넣고선 씩-웃었다.
"아저씨, 이거 이 예쁜 친구, 요금이에요"
잔돈을 받아들고선 아직도 당황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한 채 멍한 성종을 끌어다 맨 뒷좌석에 앉히고서는 그 뒷좌석에 자기도 앉는다.
"감…사합니다."
성종의 인사에 손사래를 치던 남자가 눈까지 없애가며 사르르 웃는다.
"괜찮아요, 저 사실 아까 처음 봤을 때부터 아주 예뻐서 작업 걸려고 한 거였어요."
아무런 악의도 없이 싱글벙글 웃고 있는 남자를 보며 헛웃음을 짓던 성종이 자신의 앞에서 웃고 있는 남자를 보며 똑 부러지게 한마디 했다.
"저에게 도움을 주신 건 고마운데, 저 남잔데요?"
평소에도 이렇게 오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여자로 오해해서 번호를 얻어간 20대 남정네도 있고 자신이 열심히 공들여 놓은 여자는 성종의 단물만 쏙 빼먹고선 '넌 나보다 예뻐서 싫어.'하고선 떠났었다. 이번에도 그런 것이라 생각한 성종이 당황하는 남자의 목소리를 예상하며 뒤에 할 대답을 생각하고 있었다.
"알아요. 남자인거."
'네↗에?'당황스러운 마음에 음 이탈이 일어난 자신의 목소리에 큼- 헛기침을 한 성종이 아직도 웃고 있는 남자를 보며 두 눈을 깜빡였다.
"남자인데, 남자인 거 아는데, 그래도, 예쁜걸 어떡해요."
톡톡- 빗방울이 점차 옅어지고 버스 안에 사람이 점점 늘어나도 그 둘은 서로 쳐다보며 멍하니 있었다.
"저, 다음에 내리는데 핸드폰 번호, 안 주실래요?"
정중한 남자의 목소리에 성종은 자신도 모르게 핸드폰를 쓱 내밀었다.
"제 이름은 장동우에요. 다음에 또 만나요."
손을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난 동우가 다시 한번 환하게 웃었다. 그런 동우가 내리자마자 성종은 잠깐이라도 동우의 손길이 닿았던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푹-하고 웃어버렸다. 이상하게 자꾸 가슴 한쪽이 간질간질하는 기분이 드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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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풋풋하고 달달한 동쫑이 쓰고 싶어서 이 새벽에 잠도 안자고 쓰긴 했지만...역시...fail....
브금이 원래 에픽하이의 우산인데...파일을 아까 분명 다운받았는데..없어서....★
성종총수 조각글에 답글 달아드려야하는데...너무..졸려요....하....일어나면 달아드릴거에여!!!헿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