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단편/조각 만화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김남길 강동원 엑소 성찬
아구몽 전체글ll조회 1804l 1

 
 

안녕하세요. 저번에 줄로로 현대판신데렐라 보고싶다면서 썰 올린 정입니다...

조용히 용기를 내어 썰을 풀어 1화를 올려봅니다...

신입정이라 여기저기 막 해메이며 쓰네요....//부끄

 

 

글솜씨가 없어서 잘 쓰지는 못하지만 열심히 써보았으니, 즐겁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ㅎㅎㅎ

 

* 소설의 모티브는 올드한 하이틴무비(신*렐*스*리)에서 나온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 모사이트에서 제가 올렸던 미완성팬픽을 다리 리메이크(리네이밍+a)했음을 알려드립니다/도용안했어요!

 

* 스압주의

* 소설체주의

* 알오주의

* 노잼주의

* 오글주의

* 하이틴주의

* 미국학교생활 모른다주의

 

 

 

--------------------------------------------------------------------------------

 

 

 

1.

 

 

 

 “로빈~! 로빈~~!”

 “네네~ 가요, 몰리.”

 “빨리 내려와, 로빈! 아침부터 굼벵이처럼 굼뜨고 뭐하는 거니, 정말-!!”

 

 로빈이 몰리의 부름에 대충 대답을 하며 세수를 마치고 수건에 얼굴을 닦았다. 오늘도 아침부터 몰리는 별 시덥지 않는 것으로 부르는 것이 분명했다. 냉장고에서 오렌지 주스를 꺼내거나, 우유를 데우거나, 찬장에서 새 시리얼을 꺼내오거나....... 부르기 전에 자기가 하면 10초도 안되어서 끝날 일을 자신은 식탁에 앉아서 로빈이 해주기를 기다리며 닥달했다. 엉덩이에 살이 붙는다고 신경질부리지 말고 일어서서 하면 안찌고 좀 좋아...

 속으로 중얼거리며 로빈은 계단을 내려와 부엌으로 향했다.

 

 “왜요, 몰리.”

 “부르면 재깍재깍 올 것이지 뭐하고 이제 오니. 오렌지 주스 꺼내와. 아침 차리면서 주스를 안내놓고 말이지, 제정신이니, 정말?”

 “저번에 몰리가 주스는 차게 먹는 것이 좋다고 아침 다 먹으면 꺼내놓으라고 그랬-”

 “그만, 그만~! 그놈의 말대꾸!!! 어른이 말하는데 잔말 말고 꺼내놓을 것이지 일일이 말대답하고 말이지, 하여간 버릇없다니까, 정말!!”

 “..............”

 

 저번에 미지근한 주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구박했을 때는 어쩌고.... 이를 악물며 로빈은 말없이 냉장고로 향했다. 컵에 주스를 따르고 있을 때 2층에서 꽥꽥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로빈~ 로빈~!!”

 “로빈, 젠장! 로비인~!!!!”

 “너흰 또 왜...... 제시카, 재스퍼.”

 

 몰리에게 주스를 가져다준 후, 로빈은 자신을 부르는 의붓 남매의 목소리에 반응하며 2층으로 올라갔다. 그들도 분명 몰리처럼 별 시덥지 않은 걸로 부르는 것 일테지. 로빈은 뒷통수를 벅벅 긁으며 제시카의 방으로 먼저 들어갔다.

 

 데이아나가의 아침은 로빈을 집안 곳곳에서 부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로빈 데이아나는 의붓어머니 몰리 데이아나와 그녀가 데리고 온 의붓 남매 제시카, 재스퍼 데이아나와 함께 살고 있다.

 

 로빈의 아버지인 존 데이아나는 존 스미스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유명한 사진작가였다. 독특한 감각과 영감, 촬영기법으로 신인시절부터 미국사진협회로부터 주목받아왔다고 했다. 젊은 작가의 감각은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통했는지 그의 사진집들은 항상 베스트셀러의 영광을 얻기도 했다. 존은 그의 첫 사진전에서 젊은 피아니스트였던 로빈의 생모를 만나 3년의 교제를 끝으로 결혼하여 아들 로빈을 얻었다. 어머니를 닮아 우성오메가인 로빈은 부모에게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왔다. 얼마나 로빈을 사랑했는지 존은 로빈이 태어난 순간부터 약 5년 동안의 사진을 찍어 사진집으로 만들었다.

 

 세 가족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 것 같았으나, 로빈의 3살 생일이 지나고 난 후에 피아노 공연을 마친 로빈의 어머니가 집으로 오는 길에 자동차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존은 큰 상심에 재기불능할 것 같았지만, 어린 로빈에 대한 사랑이 그를 다시 일어서고, 더욱 더 로빈을 애지중지 키워왔다. 엄마가 없어도 아빠의 애정과 관심 등 부족함 없이 자란 로빈이었으나 점점 자라남으로 보이는 엄마의 부재는 존으로 하여금 재혼을 하게끔 만들었다. 존은 중매를 통해 오메가 여자와 재혼을 하게 되었다. 로빈의 새엄마가 된 몰리는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2남매를 데려왔다. 아빠가 바쁜 날은 거의 혼자였던 로빈이 퍽 안타까웠던 존에게 있어 2남매는 로빈을 외롭게 하지 않을 존재라고 여겨져 거리낌 없이 자식으로 받아들였다. 로빈 역시 남매가 생긴 것이 굉장히 좋아했다. 새로 온 세 식구와 데이아나가는 가족이 되었고 썩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행복한 시간은 얼마 가지 않았다. 로빈이 중학생 졸업반이 되던 해에 존 역시 사고로 죽었기 때문이었다. 아빠가 죽고 난 후, 로빈의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장례식을 치르고 난 뒤, 존 데이아나가 작성해놓은 유언장이 보이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유언장이 발견되지 않자, 로빈의 의붓어머니 몰리는 데이아나가의 모든 주권을 잡게 되었는데, 그녀는 바로 로빈을 방에서 쫓아 다락으로 보내버렸다. 또한, 용돈도 끊어버리며 로빈을 집의 하인 마냥 취급하기 시작했다. 의붓 남매 재스퍼와 제시카는 평소에 탐내던 로빈의 소유품을 가져가버리고, 로빈을 구박하기 시작했다. 그들과 로빈은 더 이상 가족이 아니었다.

 

 정신없는 아침 식사 시간, 학교 갈 준비를 마친 제시카와 재스퍼는 학교 수업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거나 어떤 알파가 멋있는지에 대해 열정적으로 토론하며 아침을 먹었다. 로빈은 그런 그들의 아침시중을 들며 점심 도시락을 만들었다. 제시카는 베타, 재스퍼는 열성오메가였다. 그들은 우성오메가인 로빈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마음에 안드는지, 항상 로빈이 학교 갈 준비를 하지 못하게 하려고 좋지 않는 머리를 굴리며 로빈을 정신없게 만드려고 노력하곤 했다(심지어 그들은 어젯밤 로빈이 세탁실에 있는 동안 로빈의 렌즈를 변기통에 빠뜨려버렸다.). 그러는 것도 한두 번이지, 그들의 페이스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로빈은 항상 잠자기 전에 미리 학교 갈 준비를 마치기 때문에 묵묵히 시킨 일을 수행했다. 3인의 도시락을 싸자마자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로빈의 절친한 친구 블레어가 보낸 문자였다. 로빈은 도시락 팩 한 개를 들고 백팩을 메며 부엌을 나섰다.

  

 “저 먼저 나갈게요.”

 “로빈, 어디가?! 내 도시락은?!!”

 “제시카꺼랑 같이 싱크대 옆에 있어.”

 “로빈?! 내가 아세톤 찾아놓으라고 했잖아, 그건 찾아놓고 나가는 거야?!”

 “네 방 책상에 있는 파란색 매니큐어 옆에 놔뒀어.”

 “로빈~! 록시(몰리가 키우는 고양이) 밥은 줬겠지?! 내가 록시의 담요를 빨고 털라고 했지? 고양이털이 날리면 내 건강에...”

 “햇볕에 말려놓고 있어요. 학교 갔다 오고 다시 걷으면 되요. 그럼 갈게요.”

 

 로빈이 재빨리 말을 마치고 현관을 나섰다. 마당을 나오니 파란색 차가 보였다. 로빈은 몰리가 또 말을 걸어 등교를 막기 전에 재빨리 조수석에 올라탔다. 블레어가 안전벨트를 메고 있는 로빈을 바라봤다.

 

 “안녕. 오늘도 피곤해 보이네.”

 “안녕, 이젠 이게 피곤한건지 원래 내 기본 체력상태인지 모르겠어.”

 “스노우화이트가 오늘도 새 엄마와 그 남매들에게 구박받고 있다는 것을 알면 네 알파팬들이 얼마나 안타까워 할까?”

 “뭔 소리야? 이상한 소리 그만하고 운전해.”

 

 로빈이 블레어의 농담에 힘없이 대꾸하며 조수석에 기대자, 블레어가 출발했다. 블레어 윌리암스는 로빈이 중학교 때부터 알게 된 친구로, 제시카와 재스퍼의 훼방에 학교에서 고독해져가는 로빈의 곁에 있어주고 지켜준 고마운 친구였다. 의사집안의 아들로, 용돈이 끊어져 아르바이트를 하며 아둥바둥 살고 있는 로빈에게 좋은 억제제를 공짜로 가져다주기도 했다. 운전 중, 신호 대기로 차를 세운 블레어가 로빈의 얼굴을 바라보며 물었다.

  

 “렌즈는 어쩌고 안경을 쓰고 있냐?”

 “렌즈는 지금쯤이면 하수구 어딘가에서 흐르고 있을껄? 어제 제시카와 재스퍼가 변기통에 빠뜨렸거든.”

 “What the-! 그 똥통들은 정말 뭐하는 짓이냐?!”

 “안경도 같이 안버린게 어디니....”

 

 블레어의 버럭에 로빈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 후로 그들은 별 영양가 없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학교에 등교했다. 로커에서 첫 교시 과목 교과서를 찾고 있던 로빈 옆에 여학생들이 지나가며 떠들고 있었다.

  

 “줄리안~? 줄리안이면, 줄리안 퀸타르트 말이지?”

 “응, 그 줄리안. 어제 서점에서 봤는데~ 사진집 코너에서 사진집을 살펴보는데~ 진짜 그런 모습도 멋있는 거 있지? 말걸까 말까하고 막 고민했다니까?!!”

 “말은 걸어봤어?”

 “아니,,, 찾는 사진집이 없었는지 그냥 가더라고.... 말걸 타이밍은 놓쳤지만, 그래도 줄리안 사진은 건졌다~”

 “헐, 야, 그거 초상권침해 아냐? 뭐라고 하는 거 아냐?”

 “안퍼뜨리고 개인 소장하면 되지~”

 “하긴~ 근데 나도 그 사진 보내주면 안되?”

 “초상권침해라며, 개인 소장할 거야~”

 

 여학생들이 깔깔거리며 지나갔다. 줄리안 퀸타르트. 주니어 때 전학 온, 학교의 유명한 인기남으로 부잣집 도련님에, 우성알파에, 공부도 잘하고, 잘생긴데다가, 성격까지 좋다고 하는, 부족함 없는 완벽한 알파였다. 줄리안은 전학 온 첫날부터 학교의 여학생과 오메가 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물론, 줄리안은 같은 수업을 들은 적이 없었기에, 별다른 접전은 물론, 로빈은 한 번도 줄리안과 말을 걸어본 적도, 제대로 마주친 적도 없었다. 그의 얼굴을 본 것은 예전에 조회시간에 강당으로 올라가 표창장을 받던 줄리안(그래봤자 멀리 있었기 때문에 줄리안 얼굴은 코딱지 만큼밖에 보이지 않았다.)를 유일하게 직접적으로 본 것이 그것이 다여서인지 잘생겼다고 감탄한 적은 있었으나, 다른 아이들처럼 줄리안을 보면 두근두근하다거나 한 적은 없었다. 로빈에게 줄리안 퀸타르트는 굉장히 잘생긴 애, 그것이 다였다.

 

 근데 그 때 줄리안이 왜 표창장을 받았더라....?

 

 

.

.

.

 

 

 “너 어제 서점 갔었냐?”

 “어떻게 알았어?”

 “여자애들이 너 어제 시내에서 돌아다니는 거 봤다고 하더라고.. 서점에서 널 봤다던데-.”

 

 학생회장이자, 절친한 친구인 일리야가 줄리안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줄리안은 읽고 있던 책을 덮으며 한숨을 쉬었다. “완전 사생활침해라니까, 그거.” 줄리안이 불평했다. 자기가 어디서 뭘 하든 지들이 무슨 상관인가... 자기가 모르는 새에 이슈거리가 된 것이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서점에는 왜 갔는데?”

 

 줄리안 옆에서 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던 또 다른 절친, 타쿠야가 물었다.

 

 “사진집 보러... 근데 마음에 드는 것은 없더라고. 새로 나온 사진집도 없고.....”

 “그럼 건진 것 없었겠네? 헛걸음 했겠구만...”

 

 일리야의 말에 줄리안은 입술을 비쭉 빼며 반응했다. 줄리안은 사진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즈음, 부모님을 따라 한 작가의 개인사진전에 간 줄리안은 그곳에서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전율을 느꼈었다. 그 때 부터였던 것 같다. 사진을 좋아했던 것은. 사진을 좋아하게 되어 사진집을 한 권, 두 권 모으던 것이 늘어나자 부모님은 그에게 카메라를 사주셨다. 별다른 취미 없이 공부만 하던 아들에게 좋아하는 것이 생긴 것이 퍽 만족스러우셨던 것 같았다. 그 때부터 줄리안은 시간만 나면 사진을 찍으러 다녔다. 어설펐던 처음과는 달리 스스로 공부하며 실력을 조금씩 쌓으니 이젠 제법 괜찮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다. 저번에는 아마추어 대회에 찍은 사진을 응모하였더니, 특별상을 수여받았다. 덕분에 학교에서도 학교의 이름을 빛냈다며 표창장을 받았다.

  

 줄리안은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가?’ 게임에서 눈을 땐 타쿠야가 물어본다. ‘좀 쉬러. 기다리지 말고 먼저 가.’ 줄리안이 걸어가면서 대충 오른손을 흔들고 교실을 나섰다. 흔들지 않던 왼손에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집이 들려있었다.

 

 

.

.

.

 

 

 방과 후 학교. 수업이 끝난 후,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을 하러하거나 하교 준비를 하고 있었다. 블레어가 도서관에 볼일이 있어서 도서관에 간 동안, 블레어를 기다리던 로빈은 주위를 조용히 살피며 음악실 안으로 조용히 들어갔다. 자신이 피아노 치고 있는 것을 제시카나 재스퍼가 본다면 바로 즉시 집에 있는 몰리에게 이를 것이다. 그럼 그날 저녁 내내 몰리가족에게 듣기 싫은 잔소리를 듣게 되겠지.... 로빈은 상상만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로빈은 피아노를 좋아했다. 너무너무 좋아했다. 언제부터 쳤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아주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쳤었던 걸로 알고 있었다. 돌아가신 아빠가 말하기를, 아빠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엄마의 무릎에 앉아 피아노를 치던(연주가 아니라 말 그대로 쳤을 것이다..) 것을 시작으로 피아노에 관심을 많이 보였다고 했다. 실제로 로빈은 피아노에 재능이 있어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했고, 어린 시절에는 콩쿨에서 꽤 많이 입상했다. 아빠는 로빈이 피아노를 치고 있는 모습을 좋아했고, 아빠의 직업 탓인지 피아노를 치는 로빈의 사진을 가득 찍어놔 따로 앨범에 담아놓기도 했다. 로빈은 엄마처럼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다. 아빠는 로빈의 꿈을 듣고 좋아하시며 로빈이 피아니스트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하지만 아빠가 돌아가신 지금, 새엄마 몰리는 로빈이 피아노 치는 것을 아주 싫어했다. 그녀는 로빈이 피아노를 더 이상 배우지 못하게 했다. 거실에 있는 피아노 근처에 다가가기만 해도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기도 했다. 거실에 있는 엄마의 유품이 된, 로빈의 그랜드피아노는 더 이상 아름다운 소리를 내지 못한 채, 집안의 부의 상징 중 하나로 자리만 잡고 있을 뿐이었다.

 

 로빈은 피아노 뚜껑을 열고 조심히 건반을 눌렀다. 띠링-. 듣기 좋은 소리가 들려온다. 긴장이 확 풀렸다. 로빈은 의자에 자리 잡고 앉았다. 들고 있던 지갑과 백팩을 내려놓고, 열손가락 모두 건반 위에 올려두었다. 연주를 시작했다.

 

 피아노 금지령을 내린 몰리가 간과한 것이 있는데, 바로 로빈의 의지였다. 집에서 피아노를 못치게 한다고 못칠 로빈이 아니었다. 학교에서 음악선생님 도우미를 자청해 피아노 연주를 하기도 했고(하지만 이것은 제시카와 재스퍼의 고자질로 몰리한테 엄청 혼나서 그 후로는 하지 못했다),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카페레스토랑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었다. 로빈이 밖에서 뭘 하든 관심 없어 하는 몰리식구들은 로빈이 그저 식당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는 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어쩌면 로빈이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사고가 나서 크게 다치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로빈은 정신없이 연주하였다. 레스토랑에서는 고객들이 원하는 곡을 연주하기 때문에 자신이 치고 싶은 곡을 연주하는 것은 별로 없었다. 로빈은 어린 시절부터 익숙한 곡을 연주했다. 로빈이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하나였다. 고생하고 있는 공주님이 언젠가 자신을 데리러 올 왕자님을 기다리며 부르던 노래를 재즈풍으로 어레인지한 곡이었다. 어찌나 연주하는데 집중을 했는지 로빈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

.

.

 

 

 줄리안은 음악실의 긴 의자에 누워 잠을 자고 있었다. 책상과 의자 덕에 사람이 누워있어도 잘 안보이는 구조라 줄리안은 가끔씩 음악실에 누워 있곤 했다. 잠을 자기 전까지 그는 사진집을 보고 있었다.

 

 [Blanche Neige(블랑슈네쥬)]. 줄리안이 가장 좋아하는 사진집이었다. 줄리안이 처음으로 갔던 개인 사진전의 주인공이자 가장 존경하는 사진작가 존 스미스의 첫 인물사진집이었다. [Blanche Neige]는 조지의 처음이자 마지막 한 특정인물을 대상으로 만든 사진집이었다.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랑해 마지않던 아내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소중한 자식을 위해 만든 사진집이라고 했다. [Blanche Neige]는 갓난아기의 잠을 자고 있는 사진부터 뒤집기, 기어 다니기, 서기, 걷기, 먹고 있는 것, 울고 있는 것 등 아이의 온갖 모습이 담겨있다. 이 사진집은 아이의 단순한 성장기가 아닌 무언가가 담겨져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아이의 칠흑같이 까만 머리와 눈동자, 그와 대조되는 하얀 피부와 붉은 입술은, 제목 그대로 아이를 블랑슈네쥬(스노우화이트)의 화신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아이의 검은 눈동자는 보는 이로 하여금 빨려 들어가게 하였다. 특히, 아름다운 눈을 가진 아이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작가의 사랑, 아이와 작가간의 유대가 느껴진다고 그 사진집을 본 사람들은 말하기도 하였다. [Blanche Neige]는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은 아이의 자연스러운 모습과 작가 존 스미스의 독특한 사진기법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팔리고 있었다.

 

 줄리안이 중학교를 다닐 즈음에, 존 스미스가 소중한 아들을 위해 만든 두 번째 사진집을 발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줄리안은 흥분하며 얼른 두 번째 사진집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뜻밖에 사고로 죽은 존 스미스로 인해 두 번째 사진집은 영원히 나오지 않게 되었다. 많은 팬들은 존 스미스가 죽고 난후, 혼자 남게 된 아이를 많이 걱정했다. 비록 존 스미스는 죽었으나 그의 사진은 영원히 남아있기에 지금도 그의 개인 사진전은 열리곤 했다. 그 수입으로 아마 혼자 남게 된 아이는 잘 살고 있겠지. 또, 재혼한 부인과 새 가족과 잘 지내고 있겠지. 많은 팬들이 그렇게 알고 있고, 그렇게 되어있길 바라고 있었다.

 

 줄리안은 오늘도 흑요석 같은 눈동자를 가진 신비한 꼬마의 사진을 보고 있었다. 그 아이는 지금 몇 살일까. 나랑 비슷하겠지. 잘 지내고 있을까. 그 아이는 줄리안의 존재를 모르겠지만, 줄리안은 사진을 보며 그 아이의 존재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줄리안은 아이의 근황을 궁금해 하며 잠들었다.

 

 [띠링-.]

 

 줄리안이 눈을 뜬 것은 조용히 울리는 건반 소리 때문이었다. 누가 들어왔나.. 줄리안은 인상을 찌푸리며 부스스 눈을 떴다. 건반을 건드린 사람은 아예 자리를 잡았는지 피아노 의자가 바닥과 마찰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곧, 피아노 소리가 음악실에 퍼졌다. 여러 가지 곡이 메들리마냥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연주하고 있는 사람은 상당한 실력자임이 분명했다. 몇 가지 곡이 빠르게 지나자, 이번에는 누구나 한 번쯤 어린 시절에 보았을 만화영화에서 나왔던 곡의 소리가 들려왔다. 만화와 다르게 재즈 풍으로 울리긴 했지만. 잠에서 막 깨어난 불편함은 선율에 먹힌지 오래였다. 곡은 아름답게 들려왔다. 음악을 잘 모르는 줄리안에게도 그 피아노 소리는 연주자의 기분을 들려주듯 기분 좋은 흥분과 발랄함을 보여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느새 줄리안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을 일으키고 자리에 앉아서 연주소리를 듣고 있었다.

 

 

.

.

.

 

 

 연주를 거의 끝낼 즈음에 로빈의 볼에는 약간의 홍조가 올라와있었다. 기분은 최고였다. 집에서 몰리가 아무리 잔소리해도, 제시카와 재스퍼가 시비를 걸어도 기분 좋게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슬슬 갈까-하고 생각하다가 블레어에게 연락이 아직 오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그럼 아직 좀 더 피아노를 쳐도 될 것이다. 곡을 마치며 로빈이 다음에는 뭘 칠지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우와, 너 되게 잘 친다~”

 “!!!!!!!!!!!!!!!!!!!!!!!!!”

 

 큰 박수소리와 함께 뒤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어왔다. 심장이 철렁거림을 느끼며 로빈은 펄쩍 뛰어올라 뒤를 돌아보았다. 줄리안 퀸타르트가 의자에 앉아 있었다. 어-언제 들어온 거지? 아무도 없었는데?! 당황한 로빈이 어버버 거렸다.

 

 “주, 줄리안 퀸타르트..”

 “어? 나 아는구나~ 우리 학년인가? 같은 수업을 들었던 적은 없던 것 같은데. 내 말이 맞지?”

 

 자리에서 일어난 줄리안이 로빈에게 천천히 다가오며 말했다. 동급생뿐이겠는가? 줄리안 퀸타르트를 모르는 학생은 이 학교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피아노를 치는 것을 들켰다는 것 말고는 사고를 할 수 없었던 로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너 이름이 뭐야?’ 줄리안이 가까이 오며 묻는다. ‘어- 그,그러니까 나-나는-’ 본의 아니게 말더듬이가 되어버린 로빈이 이름을 말하려 할즈음,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다. 발신자는 블레어였다. 로빈은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브,블레어!!!!!!”

 <야, 너 어디야?! 집에 가고 있어?>

 “아니, 아직 학교야. 지-지금 갈게!!!!!”

 

 블레어에게 우렁차게 외친 로빈은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줄리안에게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재빨리 백팩을 메고 교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미안!!!!!!”

 “어? 어, 잠깐!! 야!!!!”

 

 그 아이가 교실 밖으로 뛰쳐나가는 것을 본 줄리안은 입을 쩍 벌린 채 서있었다. 엄청 당황해 하는 것 같았다. 피아노 치는 모습을 보인 것이 지어놓은 죄 들킨 것 마냥 행동하는 것이 퍽 수상했다. 전체적으로 슬림해 보이는 몸을 평범한 스타일의 옷으로 감싼, 이마를 덮은 흑발의 그 아이는 두꺼운 안경 속에서도 칠흑같이 검은 눈동자를 뽐내고 있었다. 줄리안은 도망가듯 뛰쳐나간 그 아이가 앉아있었던 피아노 쪽으로 다가갔다. 의자에는 그 아이의 것이 분명한 지갑이 있었다. 지갑을 열어보니 학생증이 있었다. 로빈 데이아나. 그 아이의 이름인 것 같았다.

 

 

-------------------------------------------------------

  

여담이지만, [Blanche Neige]는 [snow White]의 프랑스식 표현이라네요..ㅎ

로비니가 연주하던 곡은 〈some.day.m.y.prin.ce.wi.ll.co.me>의 재즈풍 피아노연주곡입니다. 너튜브 치면 나오겠죠??<<

 

 

설정 상 로빈이 눈이 나빠서 두꺼운 안경을 낍니다<<미모봉인구(?)


2화는 수정되면 올리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헐완전짱내스탈 ㅠㅠㅠㅠㅠㅠㅠㅠㅠ짱이에오ㅠㅠ
9년 전
독자2
헉 너무 잘 읽었습니다 ㅜㅜㅜㅜ 정말 영화같은 줄리안과 로빈의 첫만남에 저까지 설레네요 ㅜㅜㅜ 다음편 기다리고있을께요 ㅜㅜ 꼭 들고 와주세요!
9년 전
독자3
쓰니야....사랑해 2편 갖고 올거져??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234.165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스ㅡ노우화이트ㅠㅠㅠㅠㅠ꼭 돌아와요
9년 전
독자4
쓰니 사랑해.... 썰도 재밌게 봤었는데 진짜로 압해해주다니ㅠㅠㅠ 흥미롭고 재밌어! 다음 편 기다릴게..♥
9년 전
독자5
와 괜찮은거같다,......빨리와요 쓰니
9년 전
비회원15.87
와...이거 진짜 좋다... 근데 이해 안가는게 있는데 알파는모고 우성오메가 열성오메가는뭐야??? 여기서 로빈은 여자역인건가???? 신*렐라이니깐...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3 1억05.01 21:30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3 1억 05.01 21:30
나…16 1억 05.01 02:08
강동원 보보경심 려 02 1 02.27 01:26
강동원 보보경심 려 01 1 02.24 00:43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634 1억 02.12 03:01
[이진욱] 호랑이 부장남은 나의 타격_0917 1억 02.08 23:19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817 1억 01.28 23:06
[배우/이진욱] 연애 바이블 [02 예고]8 워커홀릭 01.23 23:54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713 1억 01.23 00:43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615 1억 01.20 23:23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513 1억 01.19 23:26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517 1억 01.14 23:37
이재욱 [이재욱] 1년 전 너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_0010 1억 01.14 02:52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415 1억 01.12 02:00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420 1억 01.10 22:24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314 1억 01.07 23:00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218 1억 01.04 01:01
윤도운 [데이식스/윤도운] Happy New Year3 01.01 23:59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120 1억 01.01 22:17
준혁 씨 번외 있자나31 1억 12.31 22:07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나의 타격_0319 1억 12.29 23:13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213 1억 12.27 22:46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118 1억 12.27 00:53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_end22 1억 12.25 01:21
이진욱 마지막 투표쓰11 1억 12.24 23:02
[배우/이진욱] 연애 바이블 [01]11 워커홀릭 12.24 01:07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_1617 1억 12.23 02:39
단편/조각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