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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몽 전체글ll조회 1181l 8

 

안녕하세요, 아구몽입니다^^

제 노트북이 돌아왔어요!!! 더 이상 동생느님 노트북을 빌리지 않아도 되요!!!!!ㅎㅎㅎㅎㅎㅎ

마음껏 눈치 안보고 컴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ㅠㅠㅠㅠㅠ

 

썰- http://instiz.net/writing/1260578

1편 - http://instiz.net/writing/1261536

2편 - http://instiz.net/writing/1263006

3편 - http://instiz.net/writing/1265377

 

반복해서 읽고 고치고, 읽고 고치지만, 어째서 오타나 맞춤법은 다시 보다보면 나타나는 걸까요?

거기다 아구몽은 문장도 이상하게 쓸 때가 많아서....//흑흑

잡썰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 소설의 모티브는 올드한 하이틴무비(신*렐*스*리)에서 나온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 모사이트에서 제가 올렸던 미완성팬픽을 다시 리메이크(리네이밍+a)했음을 알려드립니다/도용안했어요!

 

* 스압주의

* 오타주의

* 소설체주의

* 억지성주의

* 알오주의

* 노잼주의

* 오글주의

* 하이틴주의

* 미국학교생활 모른다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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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역사 수업이 끝나기 20분 전, 로빈의 휴대폰에 진동이 울리며 메세지가 도착했다. 예전 같았으면 몰리가 보냈을 별 것 없는 -자신이 먹고 싶은 저녁메뉴에 같은 자잘한 심부름 따위의 -메시지일 것이라 여기고 수업 중에는 절대 확인하지 않았겠지만, 요즘은 달랐다.
 로빈은 메시지를 보낸 사람을 어렵지 않게 짐작하며, 역사 교사인 미스터 존슨 몰래 확인해보았다. 메시지를 보낸 주인은 역시 줄리안이었다.

[오늘 방과 후에 음악실로. 보여줄게 있어.]- JQ
[OK. 별거 아니면 가만 안둔다.]- RD

 사실 로빈은 피아노 연주를 들려 주고나면 줄리안과의 인연은 -물론, 그 천하의 줄리안 퀸타르트가 멋쩍어하며 어설프게 노래를 부른 모습은 절대 잊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끝날 것이라 생각했었다.

 

 

* * * *



 그날 밤, 줄리안은 레스토랑이 영업을 종료할 때까지 남아있었다. 그는 로빈을 도우려는지, 직원들과 함께 레스토랑 뒷정리를 도왔다(사장 알베르토는 이 행동을 거두려하지 않고 오히려 대걸레를 넘겨주었다). 로빈이 퇴근하기 위해 레스토랑식구들과 인사를 나눈 후 출구로 나가자, 줄리안도 따라 인사를 하더니 로빈의 뒤를 따라 나왔다.
 줄리안은 자전거의 잠금쇠를 풀고 있는 로빈을 가만히 보았는데, 그는 로빈이 자전거에 탈 때까지 지켜보았다. 왠지 모를 뻘쭘함을 느낀 로빈은 줄리안에게 간단히 인사를 하고,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레스토랑을 떠났다. 슬쩍 뒤돌아보니, 줄리안은 로빈과 인사했던 자리에 그대로 선 채로 로빈을 보고 있었다. 로빈과 눈이 마주친 줄리안은 손을 크게 흔들고, 뒤로 돌아 주차장으로 향했다.
 다음 날, 줄리안은 또다시 음악레스토랑에 왔다. 전 날처럼 수잔-처음 왔을 때도 그가 주문을 받았었다-에게 간단한 요리를 주문하고는, 로빈이 피아노를 치는 모습을 보았다. 그 닥 친한 사이도 아니었던지라 로빈은 줄리안이 온 것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연주만 했다.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아서였다. 줄리안은 그날도 거의 마지막까지 남은 손님이 되어, 영업시간이 거의 끝날 즈음에 조용히 나갔다. 레스토랑을 나간 줄리안을 보며 알베르토가 다가와 물었다.

 

 “로빈의 친구 아니었나요? 왜 아무 말 없이 가죠?”
 “친구 아니에요. 친하지도 않고..... 내버려두세요.”

 

 말없이 레스토랑을 나간 줄리안에게 정말로 신경 쓰지 않았던 로빈은 피아노 의자에 앉은 채 말했다. 그리고 다음 날, 줄리안은 또 방문하여 저녁을 먹고, 음악을 감상하고는 말없이 레스토랑을 나갔다. 그리고 그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일주일 연속으로 줄리안이 방문하자, 더 이상 모른 척 할 수 없었던-레스토랑 식구들이 번갈아가며 물어보니 이제는 신경을 안쓸래야 안쓸 수 없었다.- 로빈은, 직접 메뉴판을 들고 줄리안이 앉아있는 테이블로 다가가, 그에게 메뉴판을 내밀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왜 자꾸 와? 사례는 치렀는데....”
 “밥 먹으러 온 거야. 여기 맛있네. 내 취향이야. 다음에는 우리 부모님이랑도 올까봐.”
 “그럼 밥만 먹고 가지, 영업시간 마감될 때까지는 왜 있는 건데?”
 “음악레스토랑이잖아. 내 귀도 음악을 먹고 있다고 생각하면 안돼? 마지막까지 포식할 수 있게 해줘.”
 “뭐라고?”
 “난 네 피아노 연주가 좋거든. 그런데 학교에서는 안칠 거라며? 부탁해도 안쳐줄 것 같으니 여기서라도 들어야지. 여기 음악신청은 어떻게 해? 웨이터한테 주면 되나?”
 “....................... 음식메뉴나 골라.”
 “음,.... 그럼, 크림파스타하고 버터새우구이.”

 

 줄리안은 메뉴판을 주며 음식을 주문했고, 로빈은 휙 돌아서 주방으로 향했다. 무례하게 구는 것 같아 좀 미안했지만, 이렇게 하면 안오지 않을까? 레스토랑 식구들이 줄리안에 대해 물어보는 것도 신경 쓰였고, 무엇보다 그는 줄리안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
 학교에는 줄리안의 추종자들이 차고 넘쳤다. 그들은 줄리안에게 말을 걸어보고 싶어 안달이었고, 줄리안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항상 궁금해 했다. 예전에도 줄리안이 서점에 있었다느니 하는 이야기도 떠들고 있지 않았던가? 줄리안이 레스토랑에 자주 방문하게 되면, 그의 추종자들은 언젠가 줄리안을 따라 올 수도 있었다. 물론, 매출은 오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또, 동시에 로빈이 이곳에서 피아노 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수도 있었다. 뭐, 대부분의 추종자들은 줄리안을 보느라,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는 로빈에게는 관심 따위 눈곱만큼도 주지 않을 테지만 말이다.
 다만, 문제는 로빈의 의붓 남매인 제시카와 재스퍼도 줄리안에게 꽤 호감을 갖고 있는, 줄리안의 추종자라는 것이었는데, 만약 줄리안을 보러 왔다가 피아노 치는 로빈을 보기라도 한다면....... 몰리와 의붓남매는 평소에도 로빈을 못 잡아먹어 안달이었지만, 만약 로빈이 그들이 느끼기에 거슬리다 생각되는 행동을 하면 상상이상의 난리를 치곤했다. 로빈이 알베르토의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었던 것도, 그가 대충 식당 잡일을 한다고 여겼기 때문에 여태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이었지, 담당업무를 알고 있었다면 못했을 것이었다.
 암울한 생각을하던 로빈은 이내 부정적인 생각을 거두고, 주방장이 담아준 크림파스타와 버터새우구이를 트레이에 담아 줄리안이 있는 테이블로 갔다. 줄리안은 그 사이에 음악 신청법을 알아냈는지 신청곡이 담긴 쪽지를 로빈에게 보여주었다. 로빈은 쪽지를 받고 입을 열었다.

 

 “빨리 먹고 가.”
 “놉. 신청곡은 듣고 가야지~”
 “........ 너 진짜 얄미운 거 아니?”
 “오~ 친구들이랑 형도 가끔 그런 소리 해. 아, 내 신청곡은 마지막 차례로 부탁해.”
 “........ 먹고, 듣고 바로 가는 거야.”
 “에이~ 그건 손님인 내 맘이지, 뭐.”

 

 로빈이 말없이 줄리안을 노려보았지만, 줄리안은 과장된 몸짓으로 크림파스타를 음미할 뿐이었다. 줄리안의 능청스러움에 지친 로빈은 테이블을 떠나 매니저 다니엘-어쩐지 웃고 있는 것 같았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왠지 뒤에서 줄리안이 키득거리며 웃는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로빈은 다니엘에게 가는 길에 신청곡 쪽지를 보았다. [someday my prince will come. 피아노 솔로로 클래식하게.]〈someday 클래식하게.="" 솔로로="" 피아노="" come.="" will="" prince="" my=""> 피식-. 쪽지를 보니 웃음이 나왔다. 클래식하게는 무슨. 내 맘대로 칠거야-. 로빈 신청곡 쪽지를 정리하고 있던 다니엘에게 줄리안의의 신청곡 쪽지를 주고 피아노로 향했다.〈/someday>

 

.
.

 

 결국, 그 날 저녁도 줄리안은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다. 줄리안은 레스토랑에 처음 방문했던 날처럼 뒷정리를 도와주었다. 정리가 거의 마무리가 될 때 즈음, 알베르토는 로빈에게 퇴근을 권했고, 로빈은 줄리안과 함께 퇴근했다. 로빈이 자전거 열쇠를 풀고 있을 때에도, 줄리안은 가만히 로빈을 지켜보았다. 저번처럼 인사하고 가려나 싶어, 로빈은 얼른 잠금쇠를 풀고 일어났는데, 줄리안은 그 때와는 달리 옆에 무언가를 세워두고 로빈을 기다리고 있었다. 자전거였다.

 

 “너 자전거 타고 왔어?”
 “어. 네가 자전거 타고 다니 길래. 같이 가려고.”
 “방향이 반대일 수도 있잖아?”
 “저번에 너 가는 거 보니까 우리 집이랑 방향이 얼추 비슷하던데? 혼자 가기 심심하잖아. 같이 가자.”

 

 줄리안이 먼저 자전거를 끌고 출발했다. 정말로 방향이 비슷했는지, 그는 로빈이 집으로 가는 길 쪽으로 천천히 페달을 밟고 갔다. 로빈은 한숨을 짧게 쉬고 뒤를 따라 갔다.

 줄리안의 말대로 가는 길은 별로 심심하지 않았다. 솔직히, 줄리안은 꽤 괜찮은 대화 상대였는데, 그는 흥미로운 화젯거리로 대화가 끊기지 않게 유도해나갔다. 거기에 어찌나 말주변이 좋은지, 로빈은 정신을 차려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줄리안에게 좋아하는 작곡가와 피아니스트 같은 사적인 이야기까지 하고 있었다. 공평한 건지 어쩐 건지 모르겠지만, 줄리안도 자신의 취미나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다.

 

 “그 사진집이면 스페셜에디션이라 해서 한정판으로 출판된 거 아닌가?”
 “어, 맞아!! 어떻게 알았어? 너도 사진 좋아해?”
 “어- 좋아하기도 하고,,, 또 그냥- 아는 분이 그 쪽 출판업계에서 일하고 계시거든.”

 

 생각보다 흥분한 줄리안과 달리, 로빈이 차분하게 대답했다. 로빈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줄리안은 신나게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자신은 그 때 사정이 생겨서 책을 사지 못했다는 둥, 갖고는 싶은데 아직까지 중고 사이트에 올라오지 않았다는 둥, 하지만 자신은 아직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둥........  
 줄리안은 뭐가 그리 신이 났는지 계속 재잘거렸다.

 

 “아, 진짜. 너 알면 알수록 괜찮다~ 생각보다 완전 잘 통해~”
 “어, 엉? 뭐라고?”
 “일리야나 타쿠야 녀석도 내 이야기에 이렇게까지 반응은 안해주는데... 그 녀석들은 사진에는 영 관심 없어 하거든. 가끔 정도 얘기할 뿐이지. 그런데, 이런 세세한 것 까지 대화가 이어지는 건 로빈, 네가 처음이야. 친해지길 잘한 거 같아.”
 “에?! 친해져?!”

 

 이 녀석이 뭔 개소리야. 우리가 친해지다니. 로빈이 급하게 자전거를 멈추자, 앞서나가고 있던 줄리안이 조금 늦게 반응하며 멈췄다. ‘응? 왜 그래?’ 줄리안이 뒤돌아보며 물었다. ‘우리가 친하다고?’ 로빈이 물었다. 로빈의 물음에, 줄리안은 그를 다소 어이없다는 얼굴로 바라보았다.

 

 “친하잖아?”
 “친하다고? 친구같이?”
 “우리가 친구지, ‘친구같이’가 뭐냐? 아, 맞다. 또 깜빡할 뻔했네. 로빈, 네 휴대폰 번호 좀 알려줘.”
 “...왜?”
 “왜냐니, 친구니까 번호 정도는 알고 있어야 연락을 하지. 가령, 내가 아프거나 일이 생겨서 레스토랑에 못갈 것 같을 때라던가...”
 “아니, 그냥 오지마. 그리고 나 휴대폰 없어.”
 “...... 너 나랑 처음 만났을 때, 블레어인가 클레어인가 하는 애한테 온 휴대폰 연락받고 뛰쳐나갔거든? 이게 누굴 바보로 아나...”
 “............... 꼭 알려줘야 해?”
 “아니, 뭘 그렇게 알려주기 싫어해? 거, 되게 까칠하네. 너 네가 까칠한 거 알고있니? 너 친구 별로 없지?”
 “...............”

 

 정곡을 찌르는 줄리안의 말에 로빈은 시선을 회피했다.
 사실,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만 해도, 로빈은 속은 여리지만, 항상 웃고 다니며, 주변 또래와 잘 어울리는 밝고 친절한 아이였다. 그러나 아빠가 돌아가신 중학교 시니어 때부터, 집-학교-아르바이트로 진행되는 생활패턴, 그 속에서 생겨나는 몰리 가족과의 갈등 때문인지, 로빈은 동급생들과의 관계가 소홀해져서 제대로 어울리지 못했는데, 졸업할 즈음에 로빈은 거의 학교에서 고립되다시피 했었다(이는,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비슷했는데, 블레어와 레스토랑 식구들이 없었다면, 로빈은 분명히 폐인이 되었을 것이다.).
 5년 가까이 몰리가족들에게 시달려 생활하다보니, 본래 굉장히 여리고 밝은 성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짝친구인 블레어 외에는 마음을 제대로 열지 못해 교우관계가 완전히 망가져, 이제는 또래를 어려워하고, 눈에 띄기를 싫어하는 아이가 되어버렸다.

 

 ‘잉? 왜 저러지? 기죽일 생각은 없었는데....’
 
 말없이 땅 아래만 내려다보고 있는 로빈을 보던 줄리안은 어깨를 으쓱하며 입을 열었다.
 
 “정, 네가 싫다면 뭐 어쩔 수 없지. 귀찮아도 너한테 할 말 있으면, 네가 있는 교실로 찾아가면 되니까.”
 “너, 내가 무슨 수업을 들을지 알고?”
 “수업이 다 똑같지, 안그래? 그리고 학교 애들한테 묻다보면 알겠-”
 “번호 알려줄 테니까 절대 그러지마. 절~대 그런 생각 하지마. 그리고 대신 조건이 있어.”
 “조건? 아, 진짜- 넌 뭐 할 때마다 조건이냐?”
 “....... 싫으면 말고.”
 “말해봐.”

 

 로빈이 건넨 조건은 이랬다. 학교에서 아는 척 하지 말 것. 연락은 오직 메시지로만 할 것. 만약 할 말이 있어서 만나야한다면 꼭 방과 후에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할 것 이었다. 로빈의 조건을 들은 줄리안은 어처구니가 없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항의하였다.

 

 “장난해?! 학교에 뭐 잠복근무 나오셨어요? 누가 보면 FBI줄 알겠다?!”
 “아, 싫으면 말던가.”
 “아- 진짜! 블레언가 클레언가 하는 애한테도 이러냐?!”
 “블레어랑 너랑 같니!?”
 “그 블레어랑 내가 뭐가 다른데?!”
 “넌 줄리안 퀸타르트잖아! 그러니까 안돼!”
 “뭐야, 그게........ 진짜 아는 척 하면 안돼?”
 “어, 안돼.”

 

 로빈의 고집은 완고했다. 결국 줄리안은, 로빈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로빈은 번호를 교환한 후부터, 다음 수업교실로 이동하거나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줄리안을 보기도 했는데-왜 그 이전에는 만난 적이 없었는지(두 사람이 얼마나 주변에 관심이 없는지 알 수 있었다) 이해가 안갈 정도로- 눈이 마주치면 로빈과 줄리안은 아주 잠깐의 아이컨택만 하였다. 오히려 옆에 있던 블레어와 일리야, 타쿠야가 어쩌다 눈이 마주쳐 서로 어색한 인사를 하기도 했다.
 또, 예전보다 방문 빈도수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줄리안은 음악레스토랑에 방문해-다양한 장르를 알아왔는지-다양한 곡을 신청하고, 감상했다.

 

 

* * * * * * *


 마지막 수업이 끝나자, 로빈은 블레어와 함께 교실을 나섰다. 음악실로 향하면서 같은 방향에 있던 도서관으로 향하는 블레어와 헤어지고, 조용히 음악실로 갔다.
 두 사람의 방과 후 만남은 생각보다 잦았다. 줄리안이 생각보다 로빈에게 연락을 많이 하였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방과 후에 만남을 수업시간 이후에는 사용하지 않는 교실-거의 음악실-에서 하곤 했다. 줄리안은 생각보다 추종자들을 잘 따돌리는지 줄리안의 추종자들은 한 번도 음악실에 나타나지 않았다.
 줄리안에게 좀 까칠게 대하기는 했지만, 로빈은 사실 자신을 친구라 대해주는 줄리안에게 고마웠다. 블레어 이외에 친구는 없다시피 했던 그였기에, 친구라며 살갑게 행동하는 줄리안을 생각하면 부끄럽기도 하고, 뱃속이 간질거리기도 했다. 이런 경험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줄리안을 더 모질게 대하는 것 같았지만, 좋은 말 하고 싶어도, 좋은 말이 입 밖으로 안나가는 걸 어쩌겠는가..........
 걷다보니 어느덧, 음악실 앞에 도착하였다. 로빈은 두근두근 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심호흡을 하였다.

 음악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줄리안이 피아노 건반을 검지로 두드리고 있었다. 줄리안은 로빈을 보자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다.

 

 “오, 안녕~ 오늘은 좀 늦었네?”

 “어. 수업 종례가 늦었어. 미즈 맘슨(마지막 수업이었던 생물시간의 교사)이 늦게 끝내줬거든.”
 “그 사람은 꼭 그러더라~ 저번에도 뭔 할 말이 그렇게 많은지, 수업 끝 종이 쳤는데도 15분을........ 어휴, 정말 끔직했어.”
 “그건 그렇고. 왜 불렀어?”
 “아, 맞아. 들려주고 싶은 게 있어서.”

 

 줄리안은 피아노 의자에 앉아 로빈을 바라보며, 다가오라고 손짓을 했다. 로빈은 피아노 의자에 자리 잡은 그의 옆에 앉았다. 줄리안이 이어폰 하나를 내밀었다. 귀에 꽂자, 곧, 청아한 건반 소리가 들려왔다. 어? 이건.......

 

 “어? 이건...”
 “맞아. 토마스 노바슈타인 쇼팽 컬렉션. 아버지가 클래식을 좀 좋아하시거든. 서재 좀 살펴보니 있더라고. 그래서 좀 빌려왔지. 어때?”
 “뭐.... 괜찮네......”
 “솔직하지 못하긴~ 컬렉션이라 오래 걸려. 집에 가서도 감상해봐.”
 “빌려가도 괜찮아?!”
 “괜찮아. 잘 듣고 돌려주면 되니까.”

 

 토마스 노바슈타인은 로빈이 좋아하는 피아니스트로, 줄리안과 대화 중 흘러가듯 한 번 얘기가 나온 적이 있었다. 줄리안은 이를 기억을 했는지 컬렉션 앨범을 가져왔다. 이런 기회가 오다니....... 로빈은 자꾸만 올라가는 입 꼬리를 -안면근육을 총동원하여- 내리려고 노력했다. 나도 뭔가로 보답해야하는데-. 줄리안에게 정말 고마웠다.
 줄리안과 로빈은 -이탈리아요리가 먹고 싶다며 휴대폰에 불나듯 전화를 한 몰리의 방해가 있기 전까지-나란히 앉아 노바슈타인의 연주곡을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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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적이 드문 복도에, 세 명의 남성이 마주 보고 이야기 하고 있었다. 스노우 화이트 로빈 데이아나의 단짝 친구이자, 깔끔하고 단정하면서 세련된 스타일과 귀여운 얼굴로 유명한 블레어 윌리엄스, 학년 수석이면서 품행이 단정하고 모범이 되는 현 학생회장 일리야 벨랴코프, 동양인임에도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를 가진 학교의 마당발 테라다 타쿠야였다. 딱히 접전이 없었던 세 명이었으나, 어느 날부터인가  자신들의 단짝(줄리안과 로빈)들로 인해 따로 만나 이야기도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그래서, 줄리안 퀸타르트가 여러 곡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그렇다니까. 옆에서 보는 내가 소름끼쳐. 데이아나는 어때?”
 “뭐... 로빈은 원래 그런 면에서 둔해가지고 말이야. 그런 쪽으로 눈치가 없어서, 알파들이 지한테 관심이 있는 줄 몰라요. 그런데 줄리안, 로빈한테 관심 있는 거 맞아? 단순히 노래 좋아하는 거 아냐?”
 “아니야. 걔 원래 음악에 전혀 관심이 없었어. 로빈이랑 알게 된 후부터, 좋은 노래 추천해보라면서 막 듣더라고. 로빈한테 관심 있는 거 아니냐고 물으면, 본인은 아니라고 하는데,,,,,,, 여태껏 만나온 여자애들이나 오메가랑은 좀 다른 것 같다고 해야 하나........ ”
 “데이아나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평소에 줄리안이 느끼던 잠깐의 호기심이나 관심대상과는 달라.”
 “흐음... 아직 정확히 알 수 없군.”

 

 그들은 친구의 연애사(?)에 대해 이야기하며 자기들 마음대로 추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타쿠야가 문득 생각이 났는지 블레어에게 말을 걸었다.

 

 “아, 맞다. 블레어, 나 그거 묻고 싶었는데-”
 “뭐?”
 “로빈 그 안경 뭐야? 나 완전 다른 사람인줄......”
 “아- 그거. 로빈 시력이 꽤 안좋거든....”
 “아, 눈이 나빴구나....... 근데 렌즈 끼면 안돼? 예전에는 어떻게 다녔대?”
 “본래 렌즈 꼈었는데, 어떤 망할 년, 놈들 때문에 잃어버려서.....”
 “새로 사면되지 않아? 무슨 문제 있어?”
 “지금 걔 지갑사정이 궁해서....... 아마 월급 나오면 살 걸?”
 “난 줄리안이 그 로빈 데이아나를 보고 자꾸 ‘별로다’라고 해서, 뭔 소린가 했는데..... 안경하나로 사람이 완전 바뀔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건 안경이 아니라 가면이야.”
 “나라고 그 꼬락서니가 좋겠니? 사주고 싶어도, 걔가 빚지는 걸 엄청 싫어해가지고......”

 
 블레어가 한 참 타쿠야와 로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을 때, 블레어의 휴대폰이 진동을 울렸다. 블레어의 위치를 묻는 로빈의 메시지였다. 블레어는 재빨리 주차장에서 만나자고 답장을 했다.

 

 “난 이제 가볼게.”
 “어, 그래. 잘 가. 뭐 알아낸 거 있으면 연락주고~”

 

  백팩을 멘 블레어가 타쿠야와 인사를 주고받을 때, 둘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던 일리야가 블레어를 향해 입을 열었다.

 
 “블레어, 혹시 괜찮으면 이번 주말에 시간 되?”
 “어? 뭐라고?”
 “주말에 시간 되냐고.. 시간 괜찮으면 같이 줄리안과 데이아나에 대해 얘기해보면 어떤가 해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 좋잖아..... 안그래?”
 ",,,음,,,, 좋아. 이따 시간이랑 장소 정해서 문자 보내줘."

 

 일리야의 제안에 블레어는 가볍게 승낙하고, 복도를 떠났다. 일리야와 블레어를 보던 타쿠야가 툴툴거렸다.

 

 “너희는 또 뭐냐?? 이거 진짜 애인 없는 놈은 서러워서 살겠나.......”
 “그런 거 아니거든? 난 정말 줄리안을 생각해서-”
 “그럼 나는 왜 안부르는데?”
 “어........ 넌 주말에 바쁠까봐........”
 “됐다. 말을 말자....... 아유~ 외롭다, 외로워.”

 

 ‘그런 거 아니야!’ 구석진 복도 끝에서 일리야의 처절한 외침이 들려왔다. 작게 들려오는 외침에 주차장으로 걸어가던 블레어가 피식 웃었다. 괜히 줄리안과 로빈을 핑계 삼아 조심스레 만남을 요청하는 일리야가 꽤 귀엽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

 

4편이 끝났습니다~~~

 


오늘은 사족이 너무 길어서 요약글에 담습니다.

(썰에 나왔던 토마스 노바슈타인이라는 피아니스트는 아구몽이 지은 가상의 인물입니다.

실제 피아니스트분 성함을 사용할까-하다가, 그냥 제 맘대로 짓기로 했습니다. 이런 분 없어요!!!!)

 

쓸데 없는 정보를 알려드리자면...

블레어, 타쿠야, 일리야의 대화를 보시면

데이아나라고 부르는 것은 일리야

로빈이라고 부르는 것은 타쿠야입니다.

블레어는 짱친이니까 당연히 로빈이라고 부르겠죠??

 

일리야와 블레어도  썸타네요~~~~<<<<<

제 추측으로는 블레어가 오메가가 아닐까합니다<<<

어쩌다보니 솔로가 되어가는 타쿠야에게 애도를...............<<<

우리 탁구에게도 봄은 오겠죠???<<<<<<

 

그리고, 로비니는 줄랸에게 참 까실하네요.......

글을 보셨으면 알겠지만, 로비니의 교우관계가 썩 좋지 않은데,,,,,,, 아빠가 돌아가신 중학교 졸업반 시절부터 교우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어울릴 시간이 없기도했고, 의붓남매들이 지*을 떨다보니 멀어지게 된.. 그런?

(블레어가 곁에 없었으면 정말 힘든 생활을 했을거예요....오오블레어오오)

그리고 사족을 더 붙이자면, 예쁜 외모와 우성오메가라는 특징 때문에 치근대는 알파들이 너무 많아서 시달린 것도 한 몫한 것 같습니다.

로비니는 알파들이 치근댄 것이(남매들이 괴롭히는 거랑 다른 방법으로)단순히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해서, 그들을 무시하거나 예민하게 굴기도 했는데,

이 때문인지 학교에서 로비니는 학교 최고 미인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과 동시에, 도도한 아이, 어울리기 싫어하고 공부만 하는 아이와 같은 썩 좋지 못한 이미지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다보니 본래 착한심성의 아이지만, 다가오는 친구가 없어요ㅜㅜ

사실은 엄청 외로워합니다. 블레어랑 레스토랑 식구들말고는 자기 편이 없으니까요... 특히 집에는.....ㅜㅜㅜ

 

그런데  그런 로비니 앞에 줄랸이 뿅!하고 나타난거죠.....

막막 까칠하게 굴어도 마이페이스인 줄랸에게 휘둘리고 있네요..

그래도 제딴에 열심히 튕기고 있습니다.....<<<츤데레?

 

아, 로비니 안경말인데... 줄거리상 오래 착용할 것 같습니다<<<<<<<<<<<<<<<

줄리안이 로비니 미모보고 언제 뿅!-하고 빠지려나.... 안그러려나.......

 

 

비축해두었던 부분들이 거의 떨어져나가네요....

퀄리티가 점점 똥이 되어감을 느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5편에서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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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일리야와 블레어의 사이에도 드디어 진전이...!
줄랸이 얼른 로빈을 그 거지같은 가족들에게서 구해줬으면좋겠어요! 로빈의 재산도 다돌려받고 줄랸과 행쇼하는그날을기다리며....☆ㅋㅋ 다음화도 기대할게요!

9년 전
독자3
으아아아 오늘 1편부터 봤는데 아아 정말ㅜㅜㅜㅜㅜㅜㅜㅠ 보는 저까지 간질간질한 느낌이에요ㅜㅜㅜㅜㅜ
9년 전
독자4
진짜재밌어요ㅠㅠㅠㅠ제발로빈이 렌즈를빨리샀으면.. . ..
9년 전
독자5
아진짜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 사이드컾 나오나요ㅠㅠㅠㅠㅠㅠ탁구도 곧...장메가씨를 만나게되나요..? ㅎㅎㅎㅎㅎㅎㅎ
9년 전
독자6
근데자까님 일리야탘구-알파
블레어는 머에여..?

9년 전
비회원15.87
와 나는 진짜 너무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으헝ㅇ 드디어 일리야 블레어도 사이가!!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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