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은 삼겹살이다~ 성준아, 성아야 형이 간다~!!!" 셀 수 없을 정도의 집들이 따닥따닥 붙어있는 곳을 걸어가는 성규의 뒷모습에는 알 수 없는 무언가의 감정이 가득하다. 달동네 혹은 판자촌_이것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성규가 사는 곳이다. "어? 오늘 아빠 오시는 날이 아니신데..." 집 앞마당에 놓여진 구두 한 켤레에 아버지를 그리며 문을 열었건만 그토록 기다리던 이는 상상속에만 존재했다. "성규 왔냐." "아..빠 없어요..안 왔어요...연락도 안..커헉!!!" "형아!!!!" "오빠아!!!!" 퍼억_ 둔탁한 마찰음 뒤에 들려오는 동생들의 애처로운 비명에 눈물을 머금은체 일어나보지만 이내 또 쓰러지고만다. "성규야..니가 가르쳐준 번호가 느이 아버지 번호가 맞냐?" "으..마..맞아요..항상 아버지가 그 번호로 연락..큭..." "난 니만 믿는다, 성규야. 아참..김성조 아니 니 아버지가 다다음달 언제 오신다고 했지?" "시..십오일요..." "그때 올테니까 니 아버지한테 이자 500 더해서 2500만원 준비하라고 해라이. 알긋나? 만약에 느이 아버지가 2500만원을 다 못 가져오시거나 안 오시믄..니 그 고운 목소리 얄짤없이 들고갈꺼데이. 알았제, 성규야?" "ㄴ..네..네..." "대학간거 축하한데이 성규야." 거칠게 그러나 느릿하게 신발을 신고 자신의 수하들을 거느린체 집을 떠나는 그의 모습은 허둥대며 힘든 뒷모습의 잔상만을 남기고 떠나던 아버지의 모습이 5년동안 변함없이 눈에 아른거린다. "으아아앙!!!" 막내 성아의 눈물에 언제 맞았냐는 듯이 성아에게 달려가 눈물을 닦아주는 성규의 눈에도 성아의 것과 같은 것이 맺히지만 떨어지지 않는다. "성아야 괜찮아, 괜찮아." "형..입에서 피나..." "아.." 손등으로 입가를 훔치자 붉은 피가 묻어나왔고 울먹이는 성아를 달래 단칸방으로 들어간다. "형아 집 더러운데.." "음..그럼 성준이가 성아랑 마당에서 잠시 놀고 있을래? 형이 빨리 청소할께." "응!! 난 성아 오빠니까!!!" "착하다 우리 성준이." "헤헤.." 아버지가 보증을 섬으로 인해 우리집은 빚을 지게 되었고 내가 18살이고 성준이와 성아가 5살일때 우리 가족은 도망치듯 이사를 했고 수많은 이사에 견디다 못한 어머니는 우리를 버리고 떠나버리셨다. 어머니가 떠나시자 아버지역시 어머니의 뒤를 따라 나와 성준, 성아를 떠났지만 완전히 떠난것은 아니셨다고 지금껏 난 믿고있다. 결국 난 소년가장이 되었다. "후우..성준아, 성아야!! 청소 다했어!!!" 그러나 나는 여기서 주저앉을수 없었다. 어머니와 아버지에게서 버림받은 저 해맑은 아이들을 버리기엔 밝은 눈동자속의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의 깊은 슬픔이 나를 너무나도 세게 끌어당기고 있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