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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레이] 사랑은 여행을 타고 (上) | 인스티즈






 

"우리 이제 어디가?"

"음..호텔 근처 공원에서 구경도 하고 좀 쉬다가 저녁먹고..런던아이!"

"와 드디어 타러가네ㅠ"

"내가 진짜..직접 런던아이를 타는 날이 올꺼라곤 생각도 못했다ㅠ"

"나도ㅠㅠㅠ개좋아ㅠㅠ"

 

 

 

친구와 함께 떠나온 한달간의 유럽 여행이 벌써 막바지를 향해 다달아간다.

우리들의 유럽 여행의 최종 목적지인 아일랜드로 향하기 전 영국에서의 마지막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유럽이 워낙 넓고 가봐야 할 곳도 많아서

내가 가고싶었던 나라 세곳, 친구가 가고싶었던 나라 세곳

총 여섯곳으로 코스를 대충 짜놨었다.

 하지만 나와 친구 둘 다 유럽에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많았던 만큼 겹치는 나라도 많았고,

원래 일정에 없던 나라까지 가는 바람에 

3주 정도의 여정을 생각했던 여행이 한달로 기간이 늘어났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항공권을 미리 예약해 놓지 않은게 어찌나 다행이던지.

 

아무튼 더 오래는 유럽에 머물 수 없어 아쉬운 마음을 안은 채 호텔 근처 공원으로 걸음을 옮겼다.

 

 

 

"야 역시 공원도 뭔가 다르다."

"그니까, 그냥 공원인데 뭔가 달라"

"뭐가 다른진 모르겠는데 아무튼 달라"

"맞아, 뭔가 달라"

 

 

 

공원이 다르면 뭐 얼마나 다르겠냐만은 해외라는 이유만으로 뭔가 달라보였다.

솔직히 억지이긴 하지만 뭔가 달랐다. 아무튼. 뭔가 다르긴 달랐다.

뷰라던가..뷰..라던가..

 

 

 

"야, 너 화장실 안가고싶냐?"

"별로, 왜 너 급해?"

"어..여기 화장실 있나?"

"있겠지, 못찾겠으면 호텔가서 싸고와ㅋㅋㅋ"

"ㅋㅋㅋ야 나 갔다올게"

 

 

친구와 공원 벤치에 앉아 계속해서 별 의미없는 수다를 떨어대던 중 친구가 갑자기

볼일이 급하다며 화장실을 찾아 나섰고, 나 혼자 벤치에 남았다.

 

 

 

 

"Hi"

"아..Hi"

 

 

 

친구가 화장실을 찾아 자리를 뜬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외국인인듯 외국인 아닌 외국인이 내 옆에 앉아 말을 걸어왔다.

 

 

 

(''표시= 영어대화)

 

 

 

'어디서 왔어?'

'음..한국'

'오! 거기 어딘지 알아'

'아 정말?'

'응! k-pop!'

 

 

 

새삼 케이팝이 이렇게 대단한건가 느꼈다.

이전엔 한국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는데, 요즘엔 케이팝으로 한국을 아는 외국인이 많은것 같았다.

 

 

 

'이름이 뭐야?'

'ㅇㅇㅇ..ㅎㅎ'

'음..무슨뜻인지 모르겠지만 분명 이쁜 이름일거야 그렇지?'

'아마도..?'

 

 

 

 

내가 영어를 이렇게 잘했나 싶을정도로 대화가 꾀 이어지고 있었다.

이 남자가 알아듣기 쉬운 영어만 쏙쏙골라 사용하는것도 대화가 이어지는 이유중 하나겠지만.

처음보는 낯선 사람과 대화를 하는데도 나도 모르게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묘하게 사람을 웃음짓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남자다.

 

 

 

'한국에는 언제 돌아가?'

'다음주 쯤?'

'계속 여기에 머물거야?'

'아니, 내일 아일랜드로 떠나..

'아..'

 

 

 

내일 다른 곳으로 떠난다는 얘기를 하니 남자의 얼굴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저기..혹시 우리...다시 만날 수 있을까?'

'어?'

'아니, 그게..오늘 저녁이라던가. 내일 떠나기 전에..잠시라도'

'음..'

'안될까..?'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남자의 표정을 보다 나도 모르게 당연히 된다고 말을 할뻔했다.

학교에서 철벽 개쩐다고 소문난 내가 외국에 왔다고 개방적인 신여성으로 단번에 변할리가 없을텐데

이상하게 이 남자는 다시 만나보고싶었다. 뭐, 당연히 안되겠지만..

 

 

 

'미안.'

'아..'

'만약 내가 혼자 여행을 왔다면, 널 만났을거야.'

'그럼, 왜..'

'친구와 함께 왔거든..미안'

'음..미안해 하지 않아도 되.'

 

 

 

혼자왔다면 너를 만났을것이라는 내 말에 남자의 얼굴에서 아쉬움이 조금 가셨다.

반복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꺼내니 미안해 하지 말라며 환하게 웃어보이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그 웃음에 조금 설렜다.

 

 

 

'대신..번호좀 알려줄래?'

'응?'

'너를 좀 더 알아가고 싶은데, 나에게 별 다른 방법이 없네..'

'아..'

'안될까..?'

'아니야, 휴대폰 좀 줘볼래?'

 

 

 

 

 

또 다시 아쉬운 표정을 지으려고 하길래 손을 내밀었다.

내밀어진 내 손을 보고는 아까처럼 환한 웃음을 얼굴에 걸었고,

급하게 자신의 몸을 더듬어 휴대폰을 찾아 내밀어진 내 손 위로 건네줬다.

 

조금 더 알아가고싶다는 남자의 말에 또 한번 설렜고, 나역시

이 남자를 조금 더 알아가보고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 근데 한국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나한테 연락이 오나?

혹시라도 안오면 어떡하지? +82 10 이렇게 적어서 알려줘야하나?

아 뭐 외국에서 번호따인적이 있어야 알지..어떡하지?

에라 모르겠다 그냥 적어야지.

 

 

 

'여기'

'고마워! 연락 할게'

'응'

 

 

 

연락이 오면 좋겠지만, 안오면..혹시라도 번호를 잘못알려준거면..

 

 

 

"야! 나옴"

"똥쌈?"

 

 

 

생각보다 훨씬 늦게온 친구에게 평소처럼 말을 건네다 아차하고 옆에 여전히 앉아있는 남자를 쳐다봤다.

아, 한국말 모르지. 다행이다.

 

 

 

"누구야?"

'친구?'

'응. 친구'

"아, 뭐야. 나 없는 동안 외국인 친구 만들었냐?"

"ㅋㅋㅋㅋ헛소리"

'친구 왔으니까 난 이만 가볼게'

'아, 응! 잘가'

'응,안녕..'

 

 

아쉽지만 친구를 옆에두고 계속해서 대화를 할 수는 없었기에

벤치에서 일어나 친구와 함께 걸었다.

 

 

"밥 뭐먹냐"

"그러게.."

 

 

 

조금 걷다 뒤를 돌아보니 벤치에 그대로 앉아 내가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던 남자가 살짝 웃으며

손으로 전화하듯 제스쳐를 취한 뒤 '연락할게'하고 입모양으로 말했다.

그에 나도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근데 진짜 번호를 잘못 적어서 연락이 안올까 불안하단말이지..

 

 

"화장실 안보여서 호텔갔다왔는데, 오는길에 괜찮은 식당있더라. 거기갈까?"

"..."

"야, 내말 듣고있어?"

"..."

"야아아!!"

 

 

 

아무래도 안되겠다. 가방에서 작은 메모장과 펜을 꺼내들어 여전히 벤치에 앉아있는 남자에게로 다가갔다.

 

남자는 돌아오는 나를보며 눈을 한껏 크게뜨고 놀랐음을 표현했다.

 

 

'왜? 뭐 잊은거라도 있어?'

'어..이거 내 이메일이야.'

"응?'

'혹시 내 번호로 연락이 안되면, 메일 보내줘.'

'아..응!'

 

 

 

내 불안한 마음을 읽었는지 남자가 또 다시 환하게 웃었다.

아무리 봐도 저 웃음은 마성인것같다.

자꾸 보고싶은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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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세상에 레이야...지금 만난 이 남자가 이씽이인거겠죠?ㅠㅠㅠㅠ이씽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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