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너를 만난다면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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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같은 날은 좀 같이 있으면 안 돼요?"
잠에서 깨 정국이와 행복한 재회를 한 뒤 아주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난 바로 집으로 향했다.
이런 꼬라지로 더 이상 정국이와 있는 걸 원치 않았고 씻지 않아서 몸도 끈적거리니 꽤나 불쾌했다.
부모님의 걱정 따위. 정국이와 부산 여행에 가서 신나게 놀고 있을 거라 생각하고 계시겠지.
게다가 계모임 가신다고 2박 3일 동안 집을 비우신다 하셔서 지금 가도 집은 텅텅 비어있을 것이다.
날 집에 데려다준다며 따라온 정국이는 오는 내내 옆에서 투덜거렸다.
그렇지. 우리가 이틀간 좀 힘들긴 했지.
아니, 넌 아침에 준비하다가 쓰러졌으니 그 뒤론 아무것도 모르다가 깨어보니 니 앞에 내가 자고 있었을 거고 니가 힘들었을게 뭐 있어! 나만 힘들었지!
"오늘 같은 날이 뭔데?"
"기적 같은 날"
나란히 손을 잡고 걷다가 정국이가 우뚝 멈추었다. 먼저 앞서서 멈춰 나는 정국이를 보기 위해 몸을 돌렸다.
"같이 좀 있어요. 우리 여행도 다 망쳤는데"
그게 누구 때문인데. 내 앞에선 정국이는 아이처럼 투덜거렸다. 그 모습에 웃음이 터졌다. 너는 여전했다. 달라질 건 없었다. 여전히 정국이는 날 기억했고 정국이도 그대로였다.
"그래서 이렇게 같이 있잖아"
씩 웃으며 몸을 돌려 다시 집으로 향하며 정국이를 끌었다. 나는 앞에 너는 뒤에. 이렇게 걷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정국이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내 마음대로 상상할 수 있으니까.
너는 지금쯤 심술이 잔뜩 나있을 거다.
"우린 운명이라고"
또 우뚝. 멈춰버린 정국이 때문에 나까지 가던 길을 멈춰 다시 정국이를 돌아보았다.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내 마음을 왜 그렇게 모를까. 집만 도착하면 다 씻고 옷 갈아입고 놀아 줄 수도 있는데 말이다.
그 말을 해줘야지 안되겠다. 이젠 운명까지 들먹이니.
"내가 집,"
"우린 진짜 운명이야"
내 손을 잡은 정국이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표정도 꽤나 진지하고 뭔가 있구나 싶었다. 내 말까지 끊고 말이야.
"왜?"
"일단 와봐요"
힘을 꽉 주었다가 손을 놓더니 양팔을 벌리는 거다. 안아달라는 거야?
"응?"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무슨 의미냐며 물었다. 갑자기 왜 그러지?
고개만 갸웃거린 채 가만히 있으니까 정국이가 턱턱 걸어와 날 안아버렸다. 여기가 골목이라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지. 사람들 있었으면 뒤에서 수근거린다, 바보야.
"보고 싶었단 말야"
나도.
몸에 힘을 풀고 날 안는 정국이를 나도 꽉 안아주었다. 헤어졌던 것도 아닌데. 잠시 서로의 눈을 못 보고 서로의 이름을 부르지 못 했을 뿐이었는데. 보고 싶었다.
"꿈 속에서 얼마나 헤맸는데"
"그랬어?"
"응. 너처럼 예쁜 꽃들이 엄청 많은 곳이었는데, 가도 가도 끝이 없었어"
"...."
"너 찾으려고 계속 달렸는데, 끝이 없어"
"...."
"이렇게 안고 싶었는데"
"...."
"그러니까 같이 좀 있어요"
더욱 날 안으며 턱 끝과 두 팔로 자기 안에 날 가둬버렸다. 너도 날 찾았구나.
"그래서 우리가 운명이야?"
정국이의 턱 끝이 좌우로 흔들렸다. 아니라고?
"나 생각났어"
"뭐가?"
"니가 그랬잖아. 우리 어디서 본 적 없냐고"
순간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랬었지. 근데 내가 그때 왜 정국이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 내가 정국이를 어디서 봤다고.
카페에서 처음 정국이를 본 날, 난 왜 그렇게 정국이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을까. 머리가 아파 미간이 찌푸려졌다.
하지만 날 품에 안고 있는 정국이가 이런 내가 보일 리 없었다.
"우리가 어디서 봤는지, 기억났어"
정작 내가 기억나지 않았다. 나는 정국이를 어디서 보았을까. 왜 기억나지 않는 걸까. 정국이가 기억을 잃지 않은 대신 내가 잃어버린 걸까.
"우리가 어디서 봤는데...?"
머릿속을 웅웅거리는 정국이의 목소리를 누르고 힘겹게 물었다. 여전히 머리는 지끈거렸다.
"뭐야, 이젠 누나가 기억나지 않는 거예요?"
정국이가 날 품에서 조금 떼며 내 얼굴을 보고 말했다. 잔뜩 일그러진 내 얼굴을 보고 정국이가 얼른 다시 물었다.
"왜 그래? 어디 아파요? 괜찮아?"
"아... 아냐. 잠깐 머리가 아파서"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왜 이러지. 내 손을 떼고 정국이의 손이 내 이마를 감쌌다.
"갑자기 아파?"
아니, 조금 나아지는 것 같기도 하고. 억지로 기억을 끄집어 내려 해서 그랬던 걸까. 그걸 놔버리니 머리가 조금씩 맑아졌다. 좁혀졌던 미간도 펴지고.
"아냐, 이제 괜찮아"
"걱정했잖아"
내 이마의 정국이 손을 내리고 웃으며 말했다. 내 말에 정국이는 휴- 숨을 한번 크게 내쉬었다.
"이게 뭐야. 분위기 다 잡아놨는데"
"미안 미안!"
그러게. 우리 지금 분위기가 꽤나 달콤했는데 말이야.
"어쨌든, 어디까지 말했지? 어... 아, 진짜!"
눈알을 굴리며 무슨 말을 끝으로 대화가 끊겼는지 생각하는 듯 보이다 결국 생각이 안 나는지 흥! 나를 꾸짖었다.
"일단 가요. 누나가 그.렇.게 좋아하는 집에 가야지"
하며 나를 끌었다. 아, 글쎄 꼴 좀 정리하고 다시 보자니까!
깍지를 낀 두 손을 힘차게 흔들며 조용한 거리를 나란히 걸었다. 비록 달큰한 분위기는 깨졌지만 정국이의 기분이 아까보다 좋아진 듯 보였다.
연신 싱글벙글 발걸음마저 힘찼다. 그 모습에 나도 자꾸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러다 무언가 생각났는지 흔들던 손에 힘이 점점 풀려가길래 정국이를 올려다보았다.
"누나"
문득 날 불렀다.
"그럼 이제 나랑 부산 가자고 안 하겠네"
나에게도 부산은 꽤 안 좋은 추억으로 남은 듯싶었다.
하필 그곳으로 가는 날 정국이가 쓰러졌고, 그때만큼 하늘이 무너졌던 적도 없었으니까.
사실 정국이의 말이 맞았다. 굳이 가서 뭐 해. 다른 곳도 많은데, 싶다가도.
"정말 가고 싶어?"
"응"
"...."
"나 때문에 가기 싫어요? 그날 내가... 누나한테 못 가서?"
아주머니께서 해주셨던 말씀 또한 떠올랐다. 알기 전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마냥 들떴었는데.
정국이에게 그리 좋은 곳이 아니었기에 이젠 그럴 수가 없었다.
내게도 정국이에게도 안 좋은 추억만 만들어준 곳인데 굳이 가야 할까.
"꼭 그런 건 아니고..."
"난 가서 꼭 풀어야 할게 있어"
아마 사고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이겨내는 거겠지. 그것도 맞는 말이긴 하다. 언제까지나 피할 수 없는 거니까.
"가서 그날 기억 안 나게 엄청 재밌게 놀다 오면 되지"
"...."
"걱정 마요. 이제 나 안 그래"
"...."
"누나도 봤잖아. 나 이제 누나 안 잊어버릴 거야"
정말 신기한 일이지. 4살부터 17살까지 쭉 그래왔다면서.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날 보고 날 기억하고. 누나라고 불러주는데 너무 기뻐서 하늘을 뚫고 나갈 뻔했다.
그렇게 걱정했는데, 마음 졸였는데.
지금도 실감이 안 나긴 한다. 당장 내일, 내게 누구냐고 물어볼 수도 있는 거니까.
"지금 나 못 믿는 거지?"
마냥 밝지 못한 내 표정을 보고 정국이가 물었다. 널 못 믿는 게 아니야. 그냥 아주 조금 겁이 남아있는 거지.
"절대 안 그래. 나 이제 다 나았어요. 절대 안 잊을게. 나 믿어요"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주며 말했다. 날 보며 환한 미소까지 보여주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는, 정말 맑은, 처음 보는 정국이의 깨끗한 웃음이었다.
믿어도 되겠지. 이번은 믿어도 될 것 같아. 그래도 될 것 같다.
"고마워, 나 잊지 않아줘서"
"내가 더 고마워요. 내 기억 속에 남아줘서"
(심쿵주의)
****
"설마, 계속 그러고 있었어?"
개운하게 씻고 머리를 탈탈 털며 거실로 나가니 씻으러 들어가기 전과 같의 자세의 정국이가 보였다. 허리를 아주 곧게 펴고 두 주먹을 무릎 위에 올리곤 누가 보면 벌받는 줄 알겠다. 그렇게 불편한 자세가 없었다.
아쉽다고 같이 좀 있자고 해대는 통에 집에 가라 하지 못하고 할 수 없이 일단 우리 집에 들였다. 아무도 없고 부모님도 늦게 들어오신다고 하셨으니 뭐, 괜찮겠지.
같이 들어가자니까 저번에 나 혼자 사는 게 아니라고 했을 때 아쉽다고 했던 건 어디 갔는지 토끼눈이 되어서는 발을 떼지 못하는 정국이었다. 큰일 나는 거 아니냐고. 들어가도 되냐고. 밖에서 기다려도 된다고 괜히 그랬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 줄 알고 밖에서 기다리냐며 겨우 안으로 끌었다.
"나, 신경 쓰지 말고, 하던 거 해요"
여전히 시선은 앞에 고정시킨 채 뻣뻣하게 뱉었다. 왜 저래...
흠 어깨를 한번 으쓱이곤 방으로 들어와 머리를 말렸다. 아우 개운해. 어찌나 몸이 끈적거렸는지. 씻고 나니 기분마저 좋아졌다.
머리를 다 털고 정국이를 찾아 거실로 나가보니 아직까지도 그 자세. 무슨 돌인 줄 알았다.
정국이 옆에 가 앉으니 무슨 더러운 게 앉은 거 마냥 몸을 피하며 화들짝 놀라는데 이씨!
"왜 그러는데!"
얘가 왜 이래 진짜!
입술을 물어뜯고 무릎 위에 손만 꼼지락거리는 거다.
"너 설마,"
"...."
"여자 집 처음이야?"
내 물음에 고개를 더 치워버렸다. 맞구나?
"푸..푸하하!!"
"..웃지마요"
마치 소녀 같은 정국이 모습에 웃음이 터졌다. 여전히 내게선 조금 떨어져 앉아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무슨 남자가 이렇게 순수해?
정국이를 더 놀리려 바짝 다가가 앉으니 몸을 아주 소파 끝까지 옮기는 거다. 어쭈?
나도 질세라 더 바짝 붙었다.
"왜... 오지마요!"
내가 잡아먹기라도 하나. 이건 뭐, 여자랑 남자가 바뀐 것 같은 느낌은 나뿐인 건가...
고개를 내밀어 정국이 얼굴을 보려 하자 몸이 돌아갈 기세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진짜 부끄럼 많이 타네.
"좀...좀.. 떨어지면 안 돼요..?"
정국이 때문에 내려가지 않는 입꼬리와 함께 고개를 앞으로 돌리고 몸을 살짝 뗐다. 귀여워 죽겠네, 아주.
"후..."
그제서야 다시 똑바로 앉고 숨을 내쉬는 정국이었다. 집에 두 번 초대했다가는 숨넘어가겠네.
"당연히 처음이지. 내가 또 누구 집에 가봤겠어"
"가영씨 집에 안 가봤어?"
"내가 걔네 집에 왜 가"
아, 그런가? 이제 좀 진정이 되었는지 날 똑바로 보며 말을 이었다.
"뭐, 먹을래?"
"아니"
난 좀 먹어야지.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갔다.
냉장고를 여니 잘 익어 맛있게 생긴 딸기가 보이길래 얼른 꺼내서 쓱쓱 씻어 접시에 담았다.
혹시 몰라 포크는 두 개를 챙겨 딸기가 담긴 접시와 함께 들고 다시 정국이 옆으로 갔다.
내가 부엌에서 움직이는 걸 계속 보고 있었는지 소파로 가는 곳까지 정국이의 시선이 계속 이어졌다. 근데 표정은 또 왜 저러지...
소파에 앉아 씻어 온 딸기를 한입 베어 물었다.
"뭐가 이렇게 아무렇지 않아"
"응?"
"집에 남자들 많이 데려왔어요?"
또 시작이네. 그래서 표정이 그랬구만? 정국이 눈치를 슬쩍 보고 다시 딸기를 오물오물거렸다.
"아니"
"거짓말. 남준이 형은 몇 번이나 왔어요?"
한 다섯 번인가. 과제 때문에 몇 번 왔었다. 우리 엄마도 남준이를 좋아하시고 왜 안 데려오냐고까지 하시니.
근데 이걸 대답을 해 말어.
"하..한번?"
"흥"
내 쪽으로 향해있던 몸을 다시 앞으로 돌렸다. 다섯 번이라고 했으면 큰일날 뻔했네.
눈치를 보며 딸기를 씹었다. 이런. 왜 내가 눈치를 봐야 하냐고...
그러다 다시 날 보더니
"그렇게 맛있어요?"
"너도 먹을래..?"
먹고 있던 딸기를 조심조심 내밀었다.
미운 표정을 지으며 그걸 얌! 한 입에 집어넣는 정국이. 그거 내가 먹던 건데... 새 거 먹지. 비어버린 포크에 다시 딸기를 찍어 정국이에게 내밀었다.
"여기!"
"누난 딸기가 넘어가요?"
그럼 안 넘어가냐. 자기도 받아먹어놓고... 내가 내민 포크를 받아들며 정국이가 말했다.
먹지는 않고 다시 접시 위에 올려놓더니 날 빤히 쳐다보는 거다. 뭐, 뭐.
"지금 우리 둘밖에 없잖아"
좀 이리 와서 말하던가. 멀찍이 떨어져서 말하니 이건 뭐 긴장도 안 되고. 말과는 다른 행동에 피식피식 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저래 놓고 내가 다가가면 또 슬금슬금 피할 거면서.
"대체 왜 웃는 거야!"
또 푸하하 웃음이 터졌다. 저 아이를 어쩌면 좋을까. 보면 볼수록 참 구멍이 많아?
"너는 무드가 없어"
정국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저렇게 순수하고 깨끗한 아이와 함께 있는데 무드가 잡힐 수 있을까.
다시 딸기가 찍혀있는 포크를 들었다.
"그만 먹어! 나는 지금 가슴이 콩닥콩닥하는데, 그게 넘어가?"
들었던 포크를 다시 놓고 쭈글쭈글 몸을 소파에 붙였다. 왜 사람 먹지도 못하게...
"그럼 뭐 해. 뽀뽀라도 할까?"
내 말에 아까보다 더 눈이 커져서는 이젠 입까지 벌리며 나를 쳐다보았다.
"무슨..! 무슨... 와.. 내가 너무 참았지. 내가 너무 겁을 안 줬어"
그러게. 우린 아직 키스도 안 했구나. 스킨십도 저번에 내가 정국이 볼에 했던 뽀뽀가 제일 진한 스킨십이었다. 저번엔 아껴 둔다 하더니, 이젠 참기까지 해?
"그걸 왜 참는대-"
괜히 눈썹을 씰룩거렸다. 말만 저래놓고 또 아무것도 안 할 거면서.
"그럼 안 참을게"
하며 멀리 떨어져 있던 몸을 살짝 들어 내 쪽으로 가까이 와 앉길래 이번엔 내 눈이 번쩍 뜨였다. 예상치 못한 행동에 입만 벙긋 벙긋거렸다.
그런 나를 계속 쳐다보기만 했다. 눈 한번 안 피하고. 긴장이 돼서 침까지 꼴깍 삼켰는데 그 소리가 얼마나 컸는지 정국이가 입꼬리를 올렸다. 아, 창피해...
그러다 쪽- 처음으로 서로의 입술이 맞닿았다.
"이제 긴장 좀 돼요?"
살짝 웃으며 말하는 정국이를 똑바로 보지 못하고 눈을 내리깔았다.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왜 나만 빨개지냐...
"그렇게 긴장 좀 하라고. 사람 참는 성의를 봐서"
정국이가 내 이마에 콩- 살짝 꿀밤을 놓았다. 너무 가까워서 정국이의 숨이 훅훅 내 콧등을 스쳤다.
"아, 이제 나 갈게요"
나도 모르게 숨까지 참고 있었는데 내게 떨어지는 정국이 덕에 후-하고 겨우 내쉬었다.
후하후하 마음 놓고 숨을 쉬었다. 괜히 까불었네.
근데 갈 거야?
"왜?"
"누나 숨 쉬라고"
방금 전까지 자기가 못 쉬어놓고 금세 전세가 역전되었다. 역시, 넌 남자였어.
날 보며 음흉한 표정을 짓더니 정말 가려는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눈만 깜빡거리니
"왜, 부족해?"
하며 내게 다가와 이마에 또 쪽-하며 입을 맞춰주었다. 오늘 진도가 팍팍 나가네. 나름 우리는.
"딸기 마저 먹고 푹 쉬어요. 우리 힘들었잖아"
힘들었지. 고개를 힘차게 흔들었다.
날 보며 눈꼬리를 내리고 웃어주더니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우리 이제 행복하자"
*
*
*
*
"안녕?"
노을 진 하늘은 금방이라도 해가 저물어 버릴 듯 아슬아슬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꽃들은 아름답게 빛을 냈다.
"넌 누구야?"
얼굴을 자세히 보기 위해 눈을 아무리 비벼도 자꾸 흐릿할 뿐이었다. 분명 익숙한 모습이 분명한데 그게 잘 보이지 않았다.
"잠시만 니 꿈에서 살다 살게. 조금만 있다가, 사라질게"
나간 물음과는 전혀 다른 대답을 뱉으며 옆으로 다가와 사뿐히 앉았다.
"안 가도 되는데..."
그냥 보내기 싫었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인데. 붙잡고 싶었고 오랫동안 함께였던 사람처럼 포근하고 따뜻했다.
"고마웠어"
뭐가 고마운지 이유를 몰라서 그 아이를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자면 손을 올려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뭐가?"
올라가는 입꼬리가 보였고 고개를 내리더니 손으로 꽃을 쓸었다.
그러다 빨갛고 예쁘게 활짝 피어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꽃을 꺾더니 귀에 꽂아주었다.
"행복하지?"
내게 물었다.
"응!"
대답을 하고 둘러본 하늘은 언제 벌써 해가 졌는지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해는 벌써 저편으로 숨어 반밖에 보이지 않았다.
가뜩이나 보이지 않는 얼굴은 더욱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럼 됐어. 저 해가 질 때까지, 나 여기서 조금만 있다 갈게. 그래도 되지?"
"응, 그래도 돼! 나도 같이 있는 거야?"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하지만 그 힘찬 고갯짓에도 그 아이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아니. 넌 돌아가야지"
오늘 분량 많죠!? 아닌가...
오랜만에 들고 오는 만큼 많이 가져왔다고 생각하는데...헤헤헤헤
저번에 망한 사극은 잘 보셨는지요!^^ 그냥 가볍게 보시고 넘겨 주시길....
저 정했어요!! 딱 15에 끝내야지~~ 꼭 그때! 끝내겠습니다!! 그러니 이제 두개 남은걸로ㅠㅠㅜㅠㅜㅠㅜ
아이고ㅠㅠㅠ 또 이렇게 하나가 가는구나ㅠㅠㅠㅠㅠ
이제 진짜 빠이빠이구나ㅠㅠㅠ 그 아이완 이제 진짜 빠이빠이ㅠㅠㅠ
여주가 자신 때문에 슬퍼하지 않길 바래서 그런..ㅠㅠㅠㅠㅠㅠㅠ
분명 좋은 기억이 훨씬 많은데 그렇게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요 그렇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요즘 암호닉도 많이 늘고ㅠㅜㅠㅜ 정말 감사합니다ㅠㅜㅠㅜ 많은 분들이 제 글을 봐주시네요ㅠㅜㅠ 과찬도,,,ㅠㅠㅠ 마냥 감사합니다ㅠㅜㅠㅜㅠ
저 우럭우럭ㅠㅠㅠ
오늘!!! 드디어 음원이!!!!! 터지네요!!! 제발 제 시간에 음원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ㅠㅠ 흐어ㅠㅠㅠ 나 왜 바빠?ㅠㅠㅠㅠㅠ
감사합니다!!! 감사해요!!ㅠㅜㅠㅜㅠ 답글도 달아드려야 하는데ㅠㅠㅠ 밀렸어ㅠ 이런ㅠㅠㅠ 죄송합니다ㅠㅠ 얼른 와서!! 독자님들과 소통해야지ㅠㅠ
저 또 물러갈게요~~
암호닉!!!!!! 사랑합니다!!!!
민슈가님, 김남준님, 설날님, 런치란다님, 권지용님, 베베님, 알라님, 수슙님, 다이님, 얌냠님, 부릉부릉님, 꾹이님, 주르르륵님, 단미님, 꽃밭님, 슙디닙, 아카시아님, 초딩입맛님, 후니님♥ 끝까지!! 함께 달려주실거죠! 하하하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