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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민] 절교한사이
w.여름감기
 
 
 
 
 
 
 
 

친구랍시고 따라다니기를 6년이다.  자그마치 6년. 짧은시간도 아닌것같은데 그리 긴시간도 아니었던것같다.  아침에 만나서 등교하고 점심을 같이먹고 쉬는시간이면 신난 강아지

마냥 뛰어나가 같이 농구도 하고  저녁엔 교문앞에서 기다리다가 또, 같이 만나서 하교하고.   이상하게도 처음 만났던 중3 이후로 같은 반은 죽어라 되지 않았었기 때문에

수업중에도 자꾸만 그 얼굴 보고싶어져서 기다리는게 나의 일상이 되었고  하교할쯤 되면 그애가 먼저 도착해 기다리게될까  허겁지겁 뛰어나와 먼저 교문앞에 서서 기다리고

 뭐 그러다보니 6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훌쩍 지나가 버린것이다.  

 

 

 

 

 

 

 

중학교 3학년 초 였을까.

창가 구석에 손을 괴고 앉아 뚱한얼굴로 밖을 쳐다보고있었지. 아마?

 

중2 2학기 즈음에 전학을 왔다는 아이는 나로써는 몇개월이나 지난 그때에서야 처음보는 얼굴이였다.  1학년 혹은 2학년 때부터 이미 형성된 그룹때문인지 아이들은 저마다

친한친구들끼리 모여 들뜬얼굴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었다.  친한친구들중 아무도 같은 반이 되지못한 나는 그저 반쯤은 호감으로  반쯤은 시답지않은 호기심으로  나와

같이 그 무리에 끼어들지못하고 동떨어져있던 그 아이에게 인사를 건냈었다.

 

 

 

 

 

 

 

들려온 목소리에 천천히 나를 향해 고개돌린 그 아이, 그러니까 민석은 옅게 홍조를 띈 하얀 얼굴에 큰눈망울,  그리고 꼬집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토실토실한 볼을 가지고있

었다. 지금도 그 젖살이 빠진것 외엔 변함이없지만. 그땐 더더 귀여웠었는데.. 볼살이 다 실종되서 홀쭉해진 얼굴을 볼때마다 종종 그리워했다. 통통한게 꼭 입안에 먹을걸 잔뜩

쥐고있는 햄스터같았었다.

 

 

 

 

 

 

 

 

 

뚱했던 얼굴은 어디로갔는지 나에게 어색한 입꼬리를 올려 안녕. 하고 답을 하고는 습관인지 이마를 긁적이던 모습이 떠오른다.

으레 친한친구들이 그렇듯 어떻게 친해졌는지 까마득히 기억은 안나지만 그후로 우리는 가장 친한친구라고 말할수있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그리고 정신이 들어보니 나는 이미 민석에게 홀딱 빠져있었다. 라는 진부하지만 진부하지않은 전개

그후로 두근두근 심장을 가지고서 오늘은 꼭! 이라며 다집해왔던것은 나를 친한친구라 생각하며 지어주는게 분명한 그 녀석의 웃음이 사라지게 되버릴까 두려워

다음에는. 다음에는 하고 미뤄져 바로 지금까지 이어져 온것이다. 지금은..거의 포기상태라고나 할까. 그냥 옆에서 바라보기만 해도 좋다는게 지금 심정이다.

녀석에게 여자친구가 생기고 결혼하는걸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오긴 하지만, 먼 미래와 같이 느껴져서 지금이 영원할것같이 느껴져서 아무래도 좋다.

 

 

 

 

***

 

 

 

 

 

평소대로 약속시간의 15분전에 미리 도착해 천천히 시간을 떼우고 있었다. 지루하지 않느냐고? 좋아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시간이야 말로 설레고 달콤하지않을까 싶다.

 

 

 

 

" 루한아! "

 

 

 

가까이서 들려온 목소리에 벌떡 일어나 시선을 돌려보니 헐레벌떡 뛰어온게 분명한 녀석이 보였다.

보이는 그 모습에 다시 심장이 두근두근 빠르게 뛴다. 오늘도 귓가를 가득 울리는 그 소리를 애써 모른채한다. 쿵쾅쿵쾅 고놈 아직 안죽었네.

 

 

 

 

" 내가 뛰어오지 말랬잖아. 다치면 어떻해 "

 

 

 

 

안 그래도 한번은 넘어진게 분명한 행색이다. 핏물이 보이지는 않지만 다홍색으로 옅게 물든 무릎이며, 운동화 앞코에 살짝 묻은 흙하며. 칠칠맞게정말.

흐트러진 앞머리를 정리해주며 늦어도 꼭 걸어서 천천히 오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내가 몇분 더 기다리는게 너가 다치는것보단 훨씬 낫단말이야. 속상하게시리..

 

 

 

 

 

" 그래도. 너 기다리고 있을 것같아서.. " 

 

 

 

 

걱정어린 눈으로 스윽 훑어 보는 내 표정을 읽었는지  눈을 피하며 멋쩍은 얼굴로 그리 대답한다. 

 

 

아 진짜 귀여워서 못살겠네.

바로 정리해준 머리를 다시 흐트러주고싶다는 못된마음이 들어  손가락이 씰룩씰룩거렸다.

아직도 숨을 가볍게 몰아쉬는 민석이를 벤치에 이끌어 앉혔다. 색색거리던 숨결이 진정이 된듯 고르게 흘러나오는게 느껴졌다. 

이제 좀 괜찮아졌을라나? 고개를 돌리니  왜인지 답지않게 어두운 얼굴을 한 민석이가 눈에 들어왔다.

 

 

 

 

" 무슨일 있어? 얼굴색이 안좋다. "

 

" 어..아니..아무것도 "

 

 

 

 

 

정말 아무것도 없는 사람의 얼굴치고는 낯빛이 좋지않았다. 눈꼬리도 추욱 입꼬리도 추욱 내려가있는게 아무래도 신경쓰였다. 아프기라도 한걸까?

그러고보니 전에 비오던 날, 우산도 없이 잘도 뛰어다니던 녀석이 생각났다. 감기걸린거 아냐? 약이라도 사먹여야겠다.

 

 

 

 

" 아닌것같은데.. 무슨일이야. 걱정되잖아. "

 

" 아무것도 아니라고. 진짜. "

 

 

 

 

그 말을 내뱉으며 나에게서 얼굴을 완전히 돌려버리는 행동에 심장이 덜컥하고 내려앉는다. 내가 뭐라도 잘못했나?

이유없이 조급해진 마음에 민석이의 어깨에 손을 갖다 대자 깜짝 놀란듯 벌떡 일어난다.

 

 

 

" 으아아아악 진짜아...왜그래 김민석 으아아.정신차려라 "

 

 

 

 

내 손이 닿는게 싫을정도로 나한테 화난건가. 머리를 손으로 잔뜩 흐트러뜨리면서 자책하듯이 몸을 비비 꼰다. 그러더니 잔뜩 울상인것 같기도한 미묘한 얼굴로 나를 뒤로한채 발걸음을 떼기 시작하는 녀석. 어어? 오늘따라 정말 왜그러지? 갑작스런 돌발행동에 당황스러워졌다. 이렇게 아무렇게나 행동할 녀석이 아닌걸 잘 알고있어서 더욱 당황이 됬다.

 

 

 

 

"  어...? 어디가! 민석아 김민석! "

 

 

 

 

멍한 얼굴로 모습을 보고있다 정신이 들어 서둘러 뒤쫓았다. 급하게 일어난 덕에 손에 들고있던 핸드폰이 떨어졌다. 턱하고 꽤 큰소리가 났지만 신경이 쓰이진 않았다.

그보다 신경쓰이는 건 저 녀석, 김민석

돌연 빠르게 걷고있던 그 발걸음이 갑자기 멈춰 나를 향해 다시 돌아왔다. 덩달아 멈춰진 내 발걸음

 

 

 

조심스럽게 녀석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  민..석아? "

 

 

 

무언가 결심한듯 단호해진 얼굴로 민석은 입을 열어 운을 뗐다.

 

 

 

" 우리.. "

 

 

" 우리..? "

 

 

 

꼴깍하고 침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일이길래.. 아니 왜 그러는거야. 울고싶어졌다 정말로.

이렇게 당황스럽고 초조한 기분이 드는 건 실로 오랜만이다. 아니..처음인가..? 많은 감정이 저 녀석에 의해 느껴지곤 했다. 그렇지만 이런건, 이런 기분은 사양하고싶은데 말이야.

 

 

 

 

" 절.."

 

" 절..? "

 

 

결연한 눈빛이 나에게 향하였다.

 

 

" 절교하자. "

 

" .... "

 

 

 

응? 뭐라고? 잠깐... 절교가 다른뜻도 있었나?

그러니까 내가 아는 절교는 친구관계를 끊자는 의미밖에 없는데?

내 귀가 먹은걸까. 이해하지 못하는 머리와는 다르게 몸은 이미 그 단어를 이해한듯 눈주위가 뜨거워지고 코가 시큰했다.

머리가 하얗게, 새하얗게 텅-비어져 아무 생각도 할수없었다.

지금에 와서 왜..?

 

 

 

 

" 잠깐. 내가 들은게 아니, 어떻게 그런말을  "

 

" 절교하자고 우리. "

 

 

 

 

부정하고 싶은 마음에 다시한번 물었지만 자신의 말을 이해시켜주려하듯 더욱 확고해진 얼굴로 그리 답한다.

설마. 내 마음 알아차린건가..?

 

 

 

" 대체..왜... "

 

" 내가 너랑 친구 하기 싫어서 그래. 진짜 싫어 친구사이. "

 

" 내가 뭐 잘못했어? 화나게한거라도 있어? 응? "

 

 

 

 

절박하게 이어지는 내 물음에 답답한듯 입술을 꼭 깨무는 민석. 불과 십몇분전에만해도 예상하지 못하던 전개다.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지금? 그럼 빨리 깨어났으면 좋겠는데, 아무리 꿈이라도 이런건 경험하고 싶지않아.

몇초간의 정적이 흐른후 민석은 다시 입을 떼었다.

 

 

 

" 우리 절교하고 " 

 

" ....? "

 

" 다른사이하자고.  다른거 있잖아.."

 

" ..응..?.. "

 

 

 

다른사이? 모르는 사이? 만나지도 말자는 건가 이제? 

 

 

 

" 그러니까. 아 진짜..내 말은! 우리 사귀자고! "

 

 

" 어? 어라 잠시, 잠시만.. "

 

 

1차 멘붕에 이어서 2차 멘붕이 온다. 내가 지금 환청을 듣는걸까

절교하자는 말에 확 돌아버려서 머리속에서 상황을 멋대로 만들어내고있는건가? 내가 드디어 미쳤구나.  근데 왜이리 실감이 나지

그러니까. 사귀자는게 뭐였더라. 사귄다. 사귄다. 사귄다. 어? 사귀자고?

 

 

 

"  사귀자고? 네 말은 연..연인이되자는 그런...? "

 

 

 

귓가가 타오를듯 뜨끈해졌다. 심장은 이 이상 더 빠르게 뛸수는 없다고 생각될만큼

빠르게 쿵쾅쿵쾅. 오늘 롤러코스터를 몇번이나 타는건지.

 

분명히 이어질 거절의 말에 겁이 난듯 꼭 감은 그 두눈이 안쓰럽다.

내가 하고싶은 말은, 대답하게 될 말은, 단 한가지뿐일텐데 말이다.  어쩔수 없는것이다. 부정을 몇번이나 해봤어도 결국은 맞다고 할수밖에 없는 마음이었다.

 

 

"  그러자. 우리 절교한 사이하자. "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6년동안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였다. 절교한 사이가 되자고. 대신 연인사이가 되자고.

근데 그 말을 이 아이가 먼저해주었다. 나 혼자 좋아하다가 끝나버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게 되었다.

 

 

놀란듯 커다래진 그 두 눈을 바라보며 확고히 대답했다.

 

 

 

" 나도, 나도 좋아해 김민석. "

 

 

 

 

좋아해, 진심으로 좋아해왔어.  6년동안 이어진 우리의 친구사이가 그렇게 끝나버렸다.

 .

.

 

다른 이름을 한채 다시 이어지겠지만.

 

 

 

 

 

 

 

 

 

 

 


 

 

 

사족

헐 진짜 망작. 똥작. 오글거려 미치겠어여.

그냥 딱 떠오르길래 즉흥적으로썼는데..

이글 가지고 구독료 받기는 양심에 찔려서 그냥 읽어주십사하고 올려요ㅋㅋ

ㅋㅋㅋㅋ 이런일이 있을수있으려나...있을수없겠죠..?

어쨋든 읽어주신 모든분들 정말 감사드려요~ 사랑합니다!!

 

 

 

+ 새벽에 정신없이 써서그런지 오타가 많네요 ㅠㅠ 오타랑 문장수정 조금했어요!

꽃부분도 뺐어용...

+원하시는 스토리나 주제 있으시면 적어주세요! 그중 뽑아서 써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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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민석이ㅋㅋㅋㅋㅋㅋ조마조마했는데귀여워옄ㅋㅋㅋㅋ 루민행쇼
잘읽고가여~

10년 전
여름감기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루민행쇼..♥
10년 전
독자2
민석잌ㅋㅋㅋㅋㅋㅋㅋ귀엽닼ㅋㅋㅋㅋ
10년 전
여름감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ㅠㅠ 쓰면서 오글거려 죽을뻔했다는....☆★
10년 전
독자3
수줍은 많은 루한민석 같아요ㅋㅋㅋㅋㅋ담편이 있다면 아기자기한 사랑을 할것 같아요ㅋㅋㅋ
10년 전
여름감기
ㅋㅋㅋ헿 ㅋㅋㅋㅋㅋㅋ둘다 쑥스쑥스.. 어색어색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10년 전
독자3
허류ㅠㅠㅠㅠ너무 귀엽당... 작가님 금손이예요완전 달달해요 ㅠㅠ 앞ㅇ로도 계속 연재하시는건가여?"
10년 전
여름감기
텀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연재해볼려구요 ㅠㅠ 달달하다고 하시니 진짜 감사드려요 ㅠㅠ
처음써보는거고 그래서 서툴어요 ㅠㅠ 잘부탁드려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10년 전
독자4
ㅠㅠㅠㅠㅠ귀엽다ㅡㅠㅠㅠ 아니라고진 ㅏ할때 민석이 그날인줄알았어요..ㅋㅋㅋㅋㅋㅋ암튼 진짜 둘이행쇼 ㅠㅠㅠㅠ!
10년 전
여름감기
매직데이 ㅋㅋㅋㅋㅋㅋㅋㅋ 남잔데도요? ㅋㅋㅋㅋㅋㅋ행쇼! 읽어주셔서 감사해용~
10년 전
독자5
밍쏘기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우유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여름감기
울디마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ㅠㅠㅠㅠㅠ엉엉
10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0년 전
여름감기
으아...ㅠㅠ 전써놓고 읽을때마다 오글... 대박이라 말씀해주셔서감사해요(굽신굽신)
10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0년 전
여름감기
감사해요ㅠㅠ 조만간 다른글로 올게요!
10년 전
독자8
작가님 너무 달달해요 ㅠㅠㅠ 완전 금손이세요. 사랑해요!!!! ㅠㅠ
10년 전
여름감기
아ㅠㅠ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ㅠㅠ 금손은 아닌데..ㅠㅠ 저도 사랑해요ㅠ
10년 전
독자9
아 귀여웤ㅋㅋㅋ둘닼ㅋㅋㅋㅋ루민행쇼에용<3
10년 전
여름감기
귀엽게 봐주시다니ㅋ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제 하트 받아주세요
10년 전
독자10
ㅋㅋㅋㅋㅋㅋㅋ행쇼~~잘보고가요
10년 전
여름감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독자님도 행쇼..!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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