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선택! iKON! 오늘의 선택남은 B.I(김한빈)입니다.
몰래 클럽에 간 여친, 과연 김한빈의 반응은?
BGM :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With 조현아 Of 어반자카파) (박경 Solo)-블락비(Block B)
가사가 있는 곡입니다, 들으셔도 좋고 안 들으셔도 좋아요! 저는 들으면서 느끼는 분위기로 썼어요!
① “뭘 봐. 눈 돌려, 다 꺼져.”
“야.”
평소였으면 어깨에 팔을 걸든, 손을 잡든 갖은 방법으로 내게 딱 붙어 날 괴롭혔을 김한빈은 지금 한 걸음 정도 뒤에서 내 걸음에 맞춰 걷고 있다. 옆에 와서 걸으랬더니 뭐가 그렇게 불만인 건지 특유의 무표정한 (누가 봤으면 화가 났을 거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표정으로 날 바라보며 심드렁한 목소리를 낸다.
“왜 자꾸 불러.”
“너 자꾸 그래라?”
“내가 뭘?”
“참 나.”
기가 차다는 듯 소리를 뱉은 김한빈이 중얼거렸다. 뻔뻔하다, 너. 언제 이렇게 뻔뻔해졌냐. 김한빈의 말에도 모르는 척 손에 든 아이스티를 쭉 빨며 걸음을 옮겼다. 뒤에 눈이 달리진 않았지만 뒤에서 계속 느껴지는 김한빈의 시선에 내 뒷통수가 따가운 느낌이 들었다. 힐끔, 고개만 돌려 김한빈을 바라보고 말했다.
“그만 좀 봐.”
“내가 내 꺼 보겠다는데, 왜.”
“얼굴을 보는 것도 아니고 뒤에서 뒷통수만 빤히 볼 건 또 뭐야?”
“내 마음이야.”
“네 눈빛이 하도 강렬해서 뒷통수가 따끔따끔 하다니까.”
김한빈을 보며 투덜대듯 말을 하는데, 주머니에 양손을 찔러넣고 걸어오던 김한빈이 갑작스레 제 오른손을 내게로 뻗었다. 순식간에 김한빈의 손이 내 팔을 잡아당기고, 나는 균형이 무너지며 김한빈의 품 안으로 폭 안기게 되었다. 어, 하고 놀란 내가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도 못 하고 김한빈을 올려다보자 김한빈이 인상을 쓰곤 날 내려다보았다. 이건 조금 전 무표정과는 사뭇 다른 표정이었다. 한빈이의 화난 표정을 고르라면 지금의 표정이 딱 들어맞았다.
“야! 잘 보고 다니라니까!”
“어, 어?”
“사람 지나가잖아. 또 부딪혀서 다치면 어쩌려고.”
“아, 으응….”
“말 좀 들어라.”
불만이 가득한 표정의 김한빈은 툭툭 던지는 말투와 표정과는 다르게 꽤나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내 팔을 잡고 있던 팔을 놓아 내 어깨로 제 팔을 걸었다.
“하여튼 이러고 안 다니면 움직일 때마다 사고지?”
“무슨 말을 그렇게 섭섭하게 해. 움직일 때마다 사고는 아니거든?”
“퍽이나.”
“오늘 대체 왜 이렇게 종일 투덜대? 나한테 뭐 불만 있어?”
“불만?”
“그래. 불만.”
내 말에 김한빈이 기가 찬다는 듯 날 내려다보며 물었다.
“몰라서 물어?”
몰라서 물을 리가. 아무래도 김한빈은 얼마 전 내가 몰래 클럽에 간 것 때문에 종일 퉁한 듯 했다. 그래도 그 날은 오늘에 비하면 양반이었다. 고등학교 동창들이 동창회랍시고 떼거지로 몰려서 간 것이었으니까. 외간 남자는 따지고보면 없는 것과 같았다. 그래서 김한빈도 불만은 있지만 덜 화내는 걸지도. 하지만 오늘은 동창회가 아니었다. 그렇다고해서 남자를 꼬시는 것이 목적이라던가, 그런 것도 아니었다. 목적은 단순히 춤이었다. 필요한 건, 큰 비트와, 알코올 정도?
김한빈이 봤다면 노발대발할 것이 분명한 파인 티셔츠와 달라붙는 치마를 입은 채로 한참을 음악에 맞춰 춤을 췄다. 간간이 조금 전 한빈이에게 보냈던 나 친구 집이야, 일찍 잘게, 와 같은 거짓말이 한가득 담긴 문자들이 떠올랐지만 그런 것들은 금방 잊혀졌다. 약간 올라오는 알코올에 맞춰 한참 뛰고 몸을 흔들던 그 때, 고개를 돌리던 내 시선에 누군가가 딱 걸렸다.
검은 라이더 자켓, 움직이지도 않은 채로 한 쪽에 기대서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 남자는 김한빈이었다.
아무런 표정도 없이 꽤나 먼 곳에서 나만 빤히 바라보는 한빈이의 눈빛에 놀라서 흔들던 몸을 멈췄다. 내 시선이 닿자 한빈이는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어 입모양으로 내게 말했다. '이리 와.'
다시금 한빈이에게 보냈던 문자의 내용이 머리를 스쳤다. 친구 집이야, 일찍 잘 거야…. 한 글자 한 글자를 곱씹으며 나는 짧게 한숨을 쉬었다. 나는 왜 이렇게 한치 앞을 못 볼까. 그런 거짓말은 뭐 하러 해선. 지은 죄가 커서, 그리고 한빈이의 표정이 너무나 무서워서 입을 꾹 다물곤 무서워서 못 가겠다는 의미로 고개를 살짝 젓자 한빈이가 기가 찬다는 듯 탄식을 뱉었다.
고개를 한 쪽으로 까딱인 한빈이가 다시 한 번 입모양으로 말했다.
그럼 내가 가?
그런 한빈이의 물음에 뭐라고 대답을 해야하나 망설이던 참에, 내 대답을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 한빈이는 그대로 나를 향해 걸어왔다. 내 앞에 멈춰선 한빈이를 올려다보며 나는 우물쭈물 입을 열었다.
“어, 빈아, 그….”
내 웅얼거리는 소리를 신경도 쓰지 않은 채로 나를 아래위로 쭉 훑어보던 한빈이가 인상을 팍 썼다. 그리곤 작게 욕을 읊조렸다. 씨-이발. 꼴이 이게 뭐야, 지금. 내게 한 말인지, 아니면 딱히 대상을 두고 하진 않은 말인지 내 옷을 못마땅한 얼굴로 바라보던 한빈이가 그 자리에서 제가 입고 있던 검은 라이더 자켓을 벗었다. 그리곤 내 어깨 위로 라이더 자켓을 덮었다. 자켓이 길지 않아서 치마가 가려지지 않자 그것 마저 불만이라는 듯 한빈이가 나를 날카로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야.”
“어, 어?”
“가.”
“어딜?”
“뭘 어디야. 나가자고.”
한빈이의 목소리가 너무나도 무서워서 고개를 끄덕였다. 내 대답을 확인한 한빈이는 내 팔을 잡고 나가려다 말고, 주위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을 느낀 건지 걸음을 멈췄다. 다들 몸을 흔들고 움직이는 스테이지 안에서 우리만 멈춰 있어서 그런지 꽤나 많은 시선이 우리를 힐끔거리며 재미있는 일이라는 듯 구경하고 있었다. 남들이 보기엔 재미있긴 하죠, 몰래 클럽 온 여친과 그런 여친 잡으러 온 남친의 모습은 정말…. 다만 나는 정말 재미가 없다는 게 함정일 뿐.
주위의 시선에 조금 더 인상을 쓴 한빈이는 특유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뭘 봐. 눈 돌려, 다 꺼져.”
② “이런 옷은 좀 자극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왜 그렇게 봐?”
내 물음에 맞은 편에 앉아 쿠션을 품에 안은 한빈이가 불만 찬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지금의 한빈이 표정을 말하자면 화가 났다기 보다는, 뚱한 표정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내 물음에 한빈이가 샐쭉한 눈으로 날 보며 입을 열었다.
“누나, 저한테 할 말 없어요?”
“없는데.”
“진짜?”
“응. 뭐, 듣고 싶은 말이라도 있어?”
“늘 듣고 싶은 말이야 있긴 한데, 오늘은 그거랑은 좀 다른 건데.”
한빈이의 답에도 모르는 척 어깨를 으쓱하자 한빈이가 심통이 난 표정으로 허, 하는 소리를 뱉었다. 그런 한빈이를 못본 척 고개를 돌리는데, 어디로 고개를 돌려도 한빈이의 시선이 자꾸만 느껴졌다. 결국 내가 한빈이를 향해 “그만 좀 봐.” 하며 칭얼대는 소리를 뱉자, 한빈이는 여전히 심통난 표정으로 볼에 바람만 넣었다 뺐다 반복할 뿐이다.
“그렇게 봐도 할 말 없어.”
능청스러운 말과 함께 한빈이의 시선을 피하며 앞에 놓인 작은 숟가락을 들었다. 앞에 놓인 조각 케이크를 한 숟가락 떠서 입 안으로 넣는데, 케이크 위로 올려져 있던 새하얀 생크림이 내 입가에 묻었다. 찝집한 기분에 손으로 생크림을 닦아내려던 찰나, 한빈이가 손을 뻗어 내 입가에 묻은 생크림을 먼저 손으로 슥 닦아주었다. 그리곤 제 손에 묻게된 크림을 자연스레 제 입으로 가져가 낼름 핥아먹으며 말했다.
“있을 텐데.”
“정말 없다니까.”
“그래요?”
“응.”
“그래요, 뭐, 누나가 없다고 하면 그런 거죠.”
포기한 듯,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여전히 웃음 대신 퉁하게 날 바라보는 한빈이다. 그런 한빈이의 표정과 마주하고 있다가 괜히 한빈이의 시선을 피해 눈을 돌렸다. 숨기는 게 있어서 그런지 한빈이와 눈을 맞추는 게 어렵기만 했다. 역시 사람은 죄를 짓고는 못 사나봐….
미안, 미안 한빈아. 오늘 하루만 더 죄 짓고 살게. 한빈이에게는 오늘 늦게까지 과제해야 해, 먼저 자, 라는 시덥잖은 내용의 문자를 남기고 어둡고 시끄러운 공간 안으로 들어왔다. 가장 큰 스테이지를 향해 걸어가며 간간히 유리에 비치는 내 모습에 자연스레 한빈이 생각이 먼저 났다. 지금 입고 있는 이런 딱 붙는 원피스를 입은 모습을 본다면, 착한 내 남자친구의 반응이 어떨지는 감히 상상이 되지 않았다.
음악소리가 가장 크게 울려오는 곳에 도착하고부터는 그대로 음악에 몸을 맡겨 몸을 흔들었다. 친구들은 저마다 짝을 찾아 함께 춤을 추고 있었다. 애초에 짝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바뀌는 음악에 리듬을 타며 몸을 흔드는데, 내 짐작이 맞다면, 지금 내게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춤을 추고 있는 저 남자는 분명 아까 전까지는 아주 먼 곳에 있던 남자였다. 이쪽으로 오는 것 같은 건 기분 탓인가. 그렇게 생각하며 한참을 즐기던 중, 내 짐작이 맞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남자는 어느샌가 내 옆으로 훌쩍 다가와있었다.
그런 남자를 못 본 척 은근히 그 자리를 벗어나려는데, 남자의 손이 내 어깨를 잡았다. 아무런 말도 없이 남자를 바라보자 남자가 날 바라보고 씩 웃어왔다. 못생긴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우리 한빈이보다 잘생기지도 않았는데…. 내 어깨에 올려진 남자의 손을 밀어내려는 그 때, 내 손보다 먼저 온 다른 손 하나가 남자의 손을 빠르게 밀어냈다. 그리고 남자의 손이 사라진 내 어깨 위로 자켓 하나가 둘러졌다.
씩 웃는 얼굴로 날 바라보던 한빈이는 어깨에 두른 자켓이 밧줄처럼 내 몸을 조이도록 양쪽 끝을 꽉 잡아왔다. 그리곤 내 어깨에 손을 올렸던 남자를 향해 말했다.
“이쪽은 임자가 있어서 이만.”
한빈이의 말에 순순히 남자가 물러나는 것을 바라보다가 한빈이를 향해 고개를 돌리자, 한빈이가 나를 바라보고 웃으며 말했다. 아니, 웃고 있긴 했지만, 이건 웃는 게 아니었다. 한빈이가 이를 꽉 깨물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래도 할 말이 없어요?”
“어떻게 알았어?”
“누나 일인데 제가 모르는 게 어디 있어요.”
가요, 하고 말하는 한빈이의 말에 이 옷은 좀 놓고 가면 안 될까? 하고 물으며 몸을 비틀었다. 그러자 한빈이는 양손으로 옷을 더 꽉 조여온다. 여전히 웃고있긴 한데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누르며 말하는 걸 보니 꽤나 화가 난 것 같았다.
“누나.”
“어?”
“이런 옷은 좀 자극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런가…. 그렇게 심하진 않은 거 같은데.”
내 태도에 한빈이가 하, 하고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와요. 나가서 얘기해요.”
“왜에, 좀만 더 있다가 가면 안 돼?”
싫다는 의미로 답하자 한빈이가 허, 하고 기가 찬다는 웃음을 지었다.
“나오는 게 좋을 텐데.”
“어째서?”
“안 나오면 누나 후회할 텐데.”
“그러니까, 왜?”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한빈이가 내게로 몸을 숙여왔다. 그리곤 내 턱을 아프지 않게 잡아 내 입술 위로 제 입술을 겹쳤다. 자연스레 한빈이의 숨이 내게 훅 들어오고, 한빈이의 움직임에 순식간에 리드당해 정신을 차리지 못할 때 즈음, 한빈이가 내게서 떨어졌다. 주위 사람들은 큰 스테이지 위로 보이는 우리의 애정행각에 춤추는 것도 멈추고 다들 구경 중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 애정행각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살짝 인상을 썼다. 놀람 반, 두근거림 반, 불편함 반으로 인상 쓴 얼굴을 하곤 한빈이를 올려다보자 내가 이런 걸 싫어하는 것을 아는 한빈이가 씩 웃으며 내게 말해왔다.
“벌이야.”
① “뭘 봐. 눈 돌려, 다 꺼져.”
② “이런 옷은 좀 자극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선택, 김한빈!
당신의 선택은?
둘 중 한 명만 선택할 수 있다면, 누가 더 좋으세요? XD
오랜만에 선택 iKON! 짧은 글로 선물처럼 왔다 갑니다! 괜찮다면 시리즈로 낼까 싶기도 한 글이에요 헤헤 좋은 밤! 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