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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온앤오프 몬스타엑스 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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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clue 







민호는 닫힌 문을 잠깐 바라보다 자리를 떴다. 곧장 두번째, 그리고 세번째 용의자를 만나러 가야했다. 이진기, 이태민. 종현의 죽음을 듣고도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던 이진기와 누군지도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었던 그 동생 이태민. 사실, 민호는 진기를 가장 의심했다. 지나치게 차분하고 이상하게 쎄한 느낌을 들게 하는 사람. 꽤나 예쁜 미소 뒤에 감춰져있을 진실이 민호는 궁금했다. 그리고 대부분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일을 치른다는 것도 알고있었다. 

차에 올라 타 시동을 건다. 엑셀레이터를 밟으며 민호는 생각에 잠겼다. 빗물에 씻겨가버린 현장, 지문 하나라도 남아있었더라면 이렇게 복잡해지진 않았을텐데… 하필 비 오는 날에. 민호는 이 모든게 계획적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부로 현장에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비가 내리는 날에 살인을 했나. 아니, 날씨까지 체크할 정도로 계획적이었다면 그가 다친 몸을 이끌고 경찰서 근처 샛길까지 도달하기 전에 숨통을 끊고 시체를 숨겼을 것이다. 일부로 시체를 그렇게 눈에 띄는 곳에 뒀다고 생각하기엔 어려웠다. 아니면, 혹시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살인이었을까? 일종의 경고? 혹은 훈장? 민호는 꼬인 생각에 고개를 휘휘 저어버리고 운전에 집중했다. 지나치게 생각에 빠지는 것은 운전에 좋은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네비게이션의 알림에 네네, 하고 대답한 민호는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려 한 아파트로 들어갔다. 현관부터 비밀번호를 눌러야만 들어갈 수 있게 되어있어 민호는 미리 핸드폰 메모란에 적어둔 호수를 누르고 호출 번호를 눌렀다. 


[누구세요?]

"최형사입니다."

[아.]


작은 탄성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민호는 천천히 안으로 걸어 들어가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20층 버튼을 꾹 누르고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기를 기다린다. 높은데서도 사네. 고소공포증도 없나. 시시한 생각을 하며 도착한 곳의 초인종을 누른다. 


[잠시만요!]


태민의 목소리인 듯 했다. 목소리가 들리고도 한참이 있다가 문이 열렸다. 안녕하세요, 하고 먼저 인사를 하는 태민에게 마주 인사를 하고 집 안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민호는 문이 열리기까지 한참이 걸린 이유를 알게 되었다. 문이 세개였다. 제가 방금 통과한 현관 문, 그리고 지문 인식을 해야만 열리는 문, 또 안쪽의 유리문까지. 1층에 있는 아파트 현관에도 비밀번호가 있던데. 이런 집에서 살다간 귀찮아서 죽어버릴지도 모르겠다. 민호는 거실로 들어가 마주친 진기와도 눈인사를 했다. 진기는 새하얀 잔에 향이 좋은 차를 따라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확실히, 기범과는 완전히 다른 반응이었다. 


"저, 진기씨부터 말씀 나눠볼 수 있을까요."

"아, 네. 태민아 잠깐."


태민이 진기와 눈을 마주치곤 고개를 끄덕였다. 금방 빈 방으로 모습을 감춘 태민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민호가 입을 열었다.


"피해자 김종현씨와의 관계가 어떻게 되시죠?"


피해자. 진기도 그 말을 중얼거렸다. 


"그는 저한테 가해자였어요."

"아, 신고기록은 봤습니다."


네. 알다시피 저는 그를 신고한 적이 있죠. 그는 제 스토커였어요. 사실, 말하기도 끔찍한 이름이죠. 진기는 길게 한숨을 뱉어냈다. 고등학교때, 체육창고에서 처음 만났어요. 저는 선생님 심부름을 갔었고 걔는 거기서 땡땡이를 치고 있었죠. 눈이 마주쳤는데 그 새끼가, 아, 죄송해요. 걔가 제 머리를 잡았어요. -머리를 잡았다고요? 민호가 되물었다- 네. 속되게 머리끄댕이를 잡아 챘죠. 그리곤 갑자기 번호를 물어봤어요. 하도 어이가 없어서 확실히 기억하죠. 그 상황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저는 번호를 찍어줬고, 그게 그 악몽의 시작이었어요. 걔가 어쩌다 저한테 그렇게 돌아버린건지 저는 모르겠어요. 그 날 이후로 계속 전화가 왔고, 억지로 몇 반인지를 알아내서 제 교실에 찾아왔죠. 처음엔 그래도 참을 만 했어요. 적어도 신체적인 접촉은 안하니까… 진기가 떨리는 손으로 찻잔을 들어 입가에 가져간다. 홀짝, 목을 축인 후 다시 말을 시작한다. 나는, 아직도 내가 왜 그의 눈에 들었는지 이해가 안가요. 


"강제적인 접촉이 있었나요."

"강제적이었죠. 아주."


어느날 갑자기 제 집에 들어왔어요. 경악스러웠죠. 아무것도 알려준 적이 없는데, 비밀번호까지 치고 문으로 당당하게 들어온거에요. 그리고 날 보자마자 껴안았어요. 그리고 하는 말이, 매일 눈앞에서 네 얼굴이 둥둥 떠다녀, 라고. 지금 생각해도 소름끼치네요. 봐요, 나 팔에 소름돋은거. 간신히 떨어뜨리고 경찰을 부르겠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나가더군요. 근데요, 그건 시작에 불과했어요. 그 날 이후 저는 당연히 현관 비밀번호를 바꿨죠. 다시는 못들어오게요. 하지만 그 다음엔 창문으로 들어왔어요. 그땐 저희 집이 2층이었거든요. 그리고 또 접촉을 해왔죠. 그 날엔 정말로 신고했어요.


"네. 다 나와있더라고요. 스토킹, 불법침입, 성추행혐의까지."

"접근금지 처분을 받았죠."

"그 이후로는요?"

"제가 군대를 갔죠."


차라리 거기가 천국이었어요. 제대하고 나니 또 따라붙더라고요. 걔는 또 졸업하자마자 입대를 해서, 입대도 제대도 나랑 비슷하게 했어요. 일부로 맞춘거라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네요. 그리고 계속 매일 밤마다 전화가 왔고, 길거리에서 갑자기 나타나 껴안는 등의 스토킹이 계속됐어요. 그리고 어느 날 전화를 받았죠. 김종현이 죽었다는.


"그럼, 김종현씨에겐 원한이 많았겠군요."

"하지만 죽일 정도는 아니었어요."

"말만 들어보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겠는데요."


의심을 하고 있는 상태라 그런지 민호의 말에 날이 서있었다. 진기는 흐음, 하고 눈썹을 찡그리더니 다시금 차를 들이켰다.


"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 보다 침착한 사람이에요."

"그래보여요."

"내가 이룬 모든것을 잃을만한 행위는 하지 않아요."


묘하게 설득력이 있는 말이었다. 아주 계산적이고 인간적이지 못한 말이었지만, 반박할 수 없었다. 진기는 활짝 웃으며 더 필요하신 정보가 있나요, 하고 물어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취조과정에서 저런 종류의 웃음을 보이지 못한다. 민호는 수첩에적힌 진기의 이름 옆에 작게 별 표시를 했다.


"사건 당일에 어디에 계셨습니까?"

"음… 집에 있었네요."

"혼자요?"

"아뇨, 태민이랑요."


가족은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수 없어요. 감싸기 위해 거짓말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민호가 말하자 진기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럼 태민이도 나도 알리바이가 없는거네요. 말하자 민호가 고개를 끄덕인다. 


"아, 전화통화를 했어요."


한시간 정도, 친구랑 취업 관련해서 얘기를 나눴어요. 그렇게 말하며 진기가 핸드폰을 꺼내 통화기록을 화면에 띄워 민호의 눈 앞에 가져다 두었다. 민호는 시간을 유심히 바라보다 하, 하고 탄성을 질렀다. 오후 6시 23분 부터 7시 11분까지. 종현의 사망추정시간과 거의 일치했다. 하지만 이 기록 하나로 의심을 풀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도 종현의 사인은 과다출혈, 그리고 저체온증. 칼을 맞고 한참 있다가 죽었을 확률이 꽤 되기 때문이었다.


"안타깝지만 피해자를 해치고 나서 통화를 했다고 해도 충분할 시간이네요."

"음. 그거 참 안타깝군요."

"아, 현장에서 피해자의 핸드폰을 발견했어요."


잘 말리고 켜보니 문자도 전화도 전부 당신이랑만 하더군요. 그리고 피해자가 쓰러진 모습에서 유추하건대, 그는 죽기 직전까지 핸드폰을 쥐고 있었어요. 쓰러지는 순간에 놓쳐 폰이 날아간 듯 한 모양새였죠. 말하는 민호의 얼굴을 아주 재미있는 TV 프로그램이라도 보는 표정으로 흥미롭게 쳐다본다. 그는 죽어가는 마지막 순간에 과연 당신의 번호만 등록된 그 핸드폰으로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요?


"형사님은 지금 저를 의심하고 있나봐요."


차분한 목소리가 당황스러웠다. 진기는 여전히 미소를 머금고 들고있던 찻잔을 내려놓았다. 


"대부분 그 상황에서 핸드폰을 쥐고 있었다면, 연락할 곳은 한 군데밖에 떠오르지 않을 것 같은데."


일, 일, 구. 한 음절씩 부드럽게 힘을 주어 말하는 진기에 민호는 뒷통수를 얻어맞은 듯 멍해지고 말았다. 사실, 아주 간단한 사실이었다. 다친 사람이 죽어가며 필사적으로 전화를 걸 곳. 119. 자신의 의심이 당연한 사실조차 간과하고 있었다는 것에 민호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그것을 꼬집어 준 사람이 의심대상 넘버원 이진기인것도 자존심이 상했다.


"의심은 제대로 된 사고를 방해하기도 하죠."


차 한잔 마셔보세요. 마음이 편해질걸요. 웃는 얼굴의 진기가 그렇게 말했다. 민호는 예, 하고 슬쩍 찻잔을 입가에 댔다가 떼버렸다. 내용물을 마시지는 않았다. 이런 상황에 이런 장소에서 남이 주는 것을 먹는것은 그다지 현명한 일이 아니다. 더더욱 눈 앞에 자신이 취조해야 할 용의자가 있을 때에는. 진기는 마치 모든것을 다 아는 양 바람빠지는 웃음 소리를 냈다.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또 물어보실 것 있으신가요?"

"아,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죠. 이태민씨 좀 불러주시겠습니까."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진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태민이 들어갔던 방 문 앞으로 걸어가 똑똑 문을 두드린다. 민호는 그 모든 행위를 면밀히 관찰했다. 태민이 천천히 밖으로 나오고, 진기가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소리없이 입모양으로 무어라고 말하고, 태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태민이 제 앞 자리에 앉아 불안한 표정으로 자신을 응시하고 있다.


"형식적인 절차니까 너무 겁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태민은 어렸다. 민호의 눈으로 볼땐 거의 어린 애 정도였다. 열 아홉살이라고 했나. 수첩을 뒤적이며 태민의 정보를 기록한 페이지를 찾은 민호가 태민의 나이에 동그라미를 쳤다. 미성년자. 법의 보호를 받는 존재. 그리고 불완전한 존재. 민호는 청소년이 연루된 사건을 정말 싫어했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미성년자들은 아무렇지 않게 풀려나 거리를 걸어다닌다.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태민은 민호의 동정심을 자극했다. 왜소한 소년은 정말 벌레 한마리 죽이지 못할 것 같이 여린 눈을 하고있었다.


"피해자 김종현씨와는 어떤 관계에요?"

"…어, 잘 모르겠어요."


이전의 두용의자가 술술 그들의 관계에 대해 털어놓았다면, 태민은 첫 질문부터 시원스런 답을 내놓지 못했다.


"모르겠다는게 어떤 의미죠?"


한참을 입술을 꾹 다물고 불안한듯 손을 꼼지락대던 태민은 긴장을 했는지 심호흡을 하고 입을 열었다. 


"모르는,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아예 모르진 않는데, 그렇다고 잘 아는 사이도 아니고… 그냥, 우리 형을 괴롭히는 나쁜 사람이라고 알고 있어요. 작게 말하며 민호를 쳐다본다. 민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첩에 관계없음, 하고 메모했다.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진 않았다.


"직접적으로 마주친 적은 있어요?"

"아뇨."


태민이 제 머리카락을 베베 꼬기 시작했다. 다리를 가만히 두지 못하고 자꾸만 자세를 바꾼다. 불안하거나 긴장했을때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몸의 반응. 민호는 아무말 없이 태민의 하는 양을 눈에 담았다. 혹은, 거짓말을 할 때의 반응. 민호는 태민의 이름 옆에 찍 선을 긋고 거짓말을 하고있을 확률 유. 하고 적었다. 팔랑, 창문을 통해 들어온 바람이 민호의 수첩을 넘겼다. 태민의 시선이, 제쪽으로 슬쩍 보인 '거짓말'이라는 단어를 향했다. 


"사건 당일에 어디에 있었습니까?"

"…형한테 못 들었나요?"

"말이 다를 수도 있으니."


딱 잘라 말하자 태민이 눈을 동그랗게 뜬다. 


"집에, 있었어요. 중간에 잠깐 나갔다 왔고."

"진기씨는 그런얘기 안하던데."

"형한테 내 알리바이 물어봤어요?"


형 얘기만 물어봤으면 굳이 내 얘기를 자세히 할 이유가 없잖아요. 제 형 얘기가 나오자 반응이 달라진다. 떨지도 않고 머뭇대던 말도 크고 또렷하게 한다. 민호는 그 변화를 캐치하고 또 메모를 했다. 형에 민감함. 


"편의점에 다녀왔어요. 시리얼을 먹으려고 했는데 우유가 없어서."


비가 오길래 우산을 쓰고 나갔는데, 우유를 사고 편의점 밖으로 나오니 우산이 없어져서 비를 맞으면서 돌아왔어요. 그래서 가벼운 감기에 걸렸고, 어제 병원에도 다녀왔죠. 약봉투 저기 있어요. 주방 언저리를 가리키며 말한다. 민호는 보여주세요. 하고 소파 등받이에 몸을 깊게 뉘었다. 피곤했다. 태민이 천천히 제 약봉투를 찾아 들고 돌아오는 모습을 바라보며 민호는 수첩에 공범가능성 유, 하고 휘갈겨 썼다. 

말없이 내민 봉투를 받아 든 민호는 그 날짜와 약 성분 등을 대충 훑었다. 혹시 몰라 핸드폰으로 사진도 한장 박아뒀다. 그 모습을 본 태민이 얼굴을 찌푸린다.


"우산은 어쩌다 잃어버렸어요?"

"원래 물건을 잘 잃어버려요. 그냥 어느순간 보니까 없었어요."


민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을 정리했다. 우산 얘기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현장에서 우산이라도 발견이 된다면 모를까… 우선, 기범은 지나치게 흔들렸고, 진기는 지나치게 침착했다. 태민은 그나마 정상적인 반응이었지만 그래도 이상한 부분에서 긴장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아무래도 서에 가서 동료들과 얘기를 나눠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민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머지는 다음에 해요."

"아, 네."


슬슬 돌아가보려 내려놓았던 가방을 메고 진기를 부르려 입을 떼자 태민이 저기, 하고 말을 건다. 딱히 대답없이 눈동자를 태민의 쪽으로 도로록 굴리자 태민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작게 무어라고 말한다.


"…우리 형이, 범인은 아니겠죠."


떨리는 목소리. 두려움이 서려있다. 민호는 작은 머리통을 슬쩍 쓰다듬으며 그건 너네 형만이 알겠지, 했다.


"저, 이진기씨! 가볼게요!"

"앗, 다 끝났나요?"


급하게 문을 열고 나온 진기가 웃으며 손을 흔든다. 잘 가요. 민호는 고개를 꾸벅 숙이고 발걸음을 옮겼다. 세 개의 문을 지나 엘리베이터에 탔을 때, 민호는 현장에 다시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이상한 점이 많았다. 얘기를 하면 할 수록. 

그는 차에 올라타자마자 사건 현장으로 향했다. 차라리 저 셋 중에 범인이 없고 강도나 뭐, 미친 살인마 정도를 만나 변을 당한것이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시체가 방치되어 있었으며 종현이 지갑도 현금도 멀쩡히 지니고 있었기에 민호는 좌절했다. 항상 이런식이었다. 사건은 마치 민호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절대 바란대로 풀리지 않는다. 그는 핸들을 잡은 손에 조금 더 힘을 주었다. 얼른 진범을 가려내고 억울하게 범인 취급을 당하고 있는 나머지 두 명, 혹은 한 명을 구해주고싶었다. 


"아, 셋이 공범일 수도…"


제가 뱉은 말에 제 머리가 아파왔다. 아닐거야. 그들은 아무런 접점도 없음이 확인 되었으니.

어느새 현장에 도착한 민호는 근처 주차장에 대충 차를 주차하고 뛰어나왔다. 흰 선으로 표시된 피해자가 쓰러져 있던 자리. 그리고 미처 지워지지 않은 핏자국. 민호는 그 날에 보았던 길게 이어진 핏줄기를 떠올리며 천천히 움직였다. 분명 이 쯤 어디엔가… 아, 있다. 빗물이 씻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약간은 남아있는 자국이. 민호는 그 자국을 손으로 훑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 방향 어딘가에, 진짜로 사건이 일어났던 곳이 있겠지. 민호는 마른 입술을 축이며 주변을 둘러본다. 아, 그러고 보니 이 방향으로 쭉 가면 기범과 종현의 집이 있다. 집에서는 아무 일도 없던 것으로 이미 확인되긴 했지만, 민호는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피가 남겨져 있던 방향과 그들의 집 위치를 떠올리며 걸었다. 


"어."


저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 피가, 있었다. 역시나 거의 씻겨져 거기에 피가 있을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더라면 발견하지 못했을 자국이. 민호는 주저앉아 그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꽤나 구석진 곳이라 낮임에도 불구하고 핸드폰 라이트를 켜야만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했다. 그리고, 열심히 주변을 살펴보던 민호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우산…?"


하늘빛을 띄고있는 우산이 덩그러니 쓰러져 있었다. 민호는 우산을 챙겨들고 근처를 살쳤다. 그러다, 벽면에 작은 직사각형 모양으로 위치하고 있는 무언가가 눈에 들어왔다. 창문인가 싶었지만 아니었다. 창문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아래에 있었으며, 애초에 이곳은 창문이 있기엔 바람직한 위치가 아니었다. 빛이 들어오는 곳이 아니니까. 민호는 손에 힘을 주어 그것을 밀었다. 슬쩍, 안으로 밀려들어간 그것의 용도는 문인 듯 했다. 통로라고 하기보단 개구멍이 더 알맞을 것 같은 그 곳을 민호는 힘겹게 통과하여 안으로 들어갔다. 어찌보면 창고나 지하실 정도로 생각할 수 있었겠지만 민호는 그 안을 보자마자 비명을 지를 뻔 했다. 


"완전히 미친놈이었구만."


온 벽면에 도배된 수많은 사진들, 그리고 그 사진 속 인물이 주인일게 분명한 갖가지 소지품들이 늘어서서 잃어버린 주인을 찾고 있었다. 민호는 핸드폰 라이트를 좀 더 밝게 켜고 주변을 비추어봤다. 여기도 진기씨, 저기도 진기씨, 참 자주 뵙네요. 멍청한 생각을 하던 그는 시선에 걸린 붉은 액체에 속이 탁, 풀어지는 듯 했다. 진짜 현장을 발견했다.










* * *
범인은 이 안에 있어! 아무도 나갈 수 없어! 
요거 얼른 완결내구 메두사 쓸게용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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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음....범인이 누구이려나 궁금해요. 어쩌면 제 3자인 민호가 범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혹은 제 형을 괴롭혀서 태민이가 죽였을 수 있겠단 생각도 드네요.담편도 기대할게요!
10년 전
독자2
다음편이 궁금해지네요ㅠㅠ
10년 전
독자3
헐대박ㄷㄷ진짜재밌어요ㅠㅠㅠ
10년 전
독자4
범인은 이 안에 있어!!!!!누구죠!?!?!?궁금해요ㅜㅜ그럼 하편이 끝인가요?다음편 기다립니다
10년 전
독자5
와진짜ㅠㅠㅠ잘못들어가서 하편보고왓는데도 재밋쪙ㅋㅋ
10년 전
독자6
범인은 이 안에 있어!! 으아아 완전 소름 돋았어요ㅠㅠㅠㅠㅠ 상상도 안가요ㅠㅠ 제발 최악만은 아니길 빌고 있어오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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