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눈을 떠보니 오빠가 생겼다 06-2
부제 : 아픈건 벼슬이다.
"누나"
카톡에 왜 자꾸 다른 형들을 찾냐고 올라오자마자 정국이는 날 부르며 입술을 앙 다물고 미운 표정을 보였다.
아 심쿵ㅠㅠㅠㅠㅠㅠ 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냐 아냐! 다 필요 없어! 너만 있으면 돼!"
하며 얼른 끌어안고 토닥토닥이니 알겠다며 씨익 웃었다. 심쿵심쿵사.... 좋은 생이었다.. 이렇게 생을 마감하는 건가...
"일러야지~"
다시 살아야지. 지민이 좀 괴롭히다가 죽어야지. 안그럼 원통해서 곱게 눈을 못 감을 듯.
니가 내 앞에 있다는 걸 망각하나 본데. 살살 만지던 머리카락을 한 움큼 쥐어서 위로 쭈욱 당겼다.
"어, 까불지"
"아! 아!! 씨!! 너 오빠한테!"
"오빠 좋아한다"
뒤돌아서 날 보더니 내가 손을 놓으니까 붕 솟은 머리를 문질 문질 거리며 나를 째려봤다. 뭐 뭐! 까불어 까불어!!
"이게!"
"야!"
근데 이놈이 손을 위로 뻗어 내 양볼을 꼬집고 마구 늘어뜨리는 거다. 내가 당할 줄 아냐! 똑같이 양볼을 꼬집어주었다. 근데도 이게 안 놓네!!
볼도 통통한 게!!!! 이런 날은 건들지도 말아야하는데 막 괴롭히네! 내가 어제 이유도 없이 짜증내서 참아준다. 근데 왜 이렇게 세게 꼬집냐고!
"나라"
"이가 언저 나라"
잔뜩 늘어나있는 볼을 가지고 둘이 위아래로 째려보면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누가 먼저 놓녜 씨름을 하고 있으니 옆에 있던 정국이가 한숨을 쉬었다.
"둘 다 애도 아니고... 빨리 놔요"
정국이가 우리 둘의 팔을 잡고 내리길래 씩씩거리며 겨우 놓았다. 아씨 볼아파ㅠㅠㅠㅠ 얼마나 세게 꼬집은 거야!! 저 무지막지한 놈이!!!
둘 다 빨게진 볼을 문질 문질 거렸다. 너 이따 윤기 오빠한테 이를거야!!!
-
"오빠 왔다!"
아까 싸운 건 언제였는지 둘이 나란히 초콜렛을 또 까먹으면서 개콘을 보고 웃기다며 깔깔거리고 있으니 오빠들이 왔는지 현관에서 커다란 호석이 오빠 목소리가 들렸다.
평소라면 팔딱 뛰어올라서 현관으로 달렸겠지만 오늘은 날이 날이니만큼 천천히 나갈 수밖에 없었다. 배는 덜 아프지만 진짜 찝찝해...
"어떻게 다 같이 와?"
"같이 장 보고 왔어"
윤기 오빠가 대답하더니 자기 머리를 탈탈 털며 바로 화장실로 들어갔다. 네네 씻으세요.
"이 홉이 님이 또 선물을 사 왔지!"
"선물?"
"짠"
내 눈앞에 호석이 오빠가 무슨 봉다리를 내밀었다. 뭐지?
눈을 껌뻑 거리며 받아들어 봉지를 활짝 열었다.
"이게 다 뭐야!?"
"누나한테 물어보니까 걍 좋아하는 거 사주라길래. 많이 먹어라! 그리고 단거는 너무 많이 먹지 말래"
"우아!"
"아, 그리고. 바나나! 내가 추천했다"
하며 내 머리를 마구 헝클고 안으로 들어가려다 다시 돌아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엄지를 치켜세우고 다시 화장실로 들어갔다.
어구? 웬일? 지금 호석이 오빠가 나 챙겨준 거? 봉지엔 온갖 과자가 다 들어있었다. 바나나? 뭐야 그건? 생리에 좋은 건가.
맨날 과제하면서 노트북하면서 과자를 손에서 놓지를 못하고 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게 오빠한테 과자였구나... 뭐 틀린 말은 아니지!
봉지를 뒤적뒤적거리니 그 귀하다던 허니과자도 들어있었다. 근데 나 그거 엄청 좋아하는 건 아닌... 아냐!! 그래도 호석이 오빠가! 그 호석이가! 사줬는데!!
완전 고맙게 먹어야지~~ 갑자기 아픈 게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아주 잠깐... 진짜 아주 잠깐.
"지가 다 산 것처럼 말하네. 나도 같이 샀다?"
"오? 오늘 구사즈 왜 그럼?"
"아프대서 봐주는 거. 그리고 이거. 배 따뜻하게 하라더라"
"고마워ㅠㅠㅠㅠ"
남준이 오빠 손엔 오빠 손바닥보다 조금 작은 핫팩이 들려있었다. 고마워ㅠㅠㅠㅠㅠㅠㅠ 진짜 고맙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들 무서울 정도로 다정해졌는데? 아픈 것도 꽤 할만하구만? 그것도 아주 잠깐... 진짜 아주 잠깐 생각했다.
"아미야 괜찮아?"
마지막으로 석진이 오빠! 오빠 또 뭘 그렇게 사들고 오는 거야. 봉지 한가득 뭔가가 들어있었다.
"배고프지? 금방 밥해줄게"
주방으로 졸졸 따라 들어가니 봉지에서 고기 한 덩어리를 쫙! 들어 보였다.
"오늘은 특별히 소고기. 부추도 사 왔고, 호석이가 바나나 꼭 사라고 해서 바나나도 사 왔고, 석류 먹으면 좋대. 그것도 사 왔고. 내일 아침엔 미역국 끓여줄게"
그냥 오라니까 또 고기를 사왔나보다ㅠㅠㅠ 고마워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오늘은 그냥 여기 누으면 되는 것인가ㅠㅠㅠ 이렇게 과분한 챙김 받아도 되는 것인가ㅠㅠㅠㅠㅠ
감동의 눈물이 마구 흐르는 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 이 다정한 남자들아ㅠㅠㅠㅠㅠ 왜 그러는데ㅠㅠㅠㅠ 진짜 좋아서 기절하게 왜 그러는데ㅠㅠㅠㅠㅠㅠ
-
얘는 왜 이렇게 안 와. 대체 뭘 하러 어디까지 나간 건지. 오빠들이 다 들어오고도 태형이는 들어올 줄을 몰랐다. 너 어딨니.
걱정이 되어서 전화를 걸었다.
"야, 너 어디야?"
[집 앞!]
괜히 전화 걸었네. 걸자마자 받길래 어디냐고 물어보니 집 앞이란 답이 오자마자 현관문이 열렸다. 근데, 쟤 저거 품에 다 뭐야???
"아미야!!"
품에 뭘 가득 안고 내 쪽으로 아장아장 걸어왔다.
"그거 다 뭐야??"
그러더니 내 앞에 와르르 늘어놓고 자기도 앞에 앉았다. 이게 다 뭐람. 핫팩?
"그거 하면 배가 따뜻해야 한댔어. 더워도 참고 이거 다 붙이고 있어. 그리고 이건 진짜 구하기 힘들었다?"
양호실에서만 보았던 엄청나게 큰 물찜질하는 출렁출렁 커다란 찜질팩을 들고 자랑을 했다. 이거 사려고 돌아다닌 거야? 나 줄라고?
"내가 뜨거운 물 넣어가지고 올게!"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마엔 땀이 송글송글 맺혀서는ㅠㅠㅠ 막 뛰어다녔겠지?ㅠㅠ 양보실에서 말고는 정말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건데 구하기 힘들었다는 게 엄살은 아닐 거다.
아까 남준이 오빠가 준 것과 같은 핫팩들도 한 열 개는 되어 보였다. 왜 그랬어ㅠㅠ 안 챙겨줘도 되는데ㅠㅠ 아까부터 뭐 해주냐고 미간 찌푸릴 때부터 알아봤어야했어ㅠㅠ 나 줄라고 이곳 저곳 뛰어다닌 애한테 그렇게 차갑게 말했으니ㅠㅠㅠㅠ 내가 죽일 년이여ㅠㅠㅠ 날 매우 쳐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 진짜 다들 왜 그러냐ㅠㅠㅠㅠ
"우아, 이게 다 뭐냐?"
"늦었네. 내가 먼저 사다 줬다"
머리를 찰찰 거리던 호석이 오빠가 핫팩을 보며 입을 벌렸고 아까 자기가 준게 먼저였다는 뜻인지 남준이 오빠 또한 옆에서 입을 열었다.
석진이 오빠가 부엌에서 바쁘게 움직이는데 어떻게 비집고 들어갔는지 빨리도 태형이가 돌아왔다. 뜨거운 물이 잔뜩 든 찜질팩을 들고서.
그리곤 내 앞에 앉아서 날 안듯 허리에 찜질팩을 채워주었다.
"됐다. 나 잘했지?"
하며 입이 쫙 찢어지게 환하게 웃어 보였다. 잘했어ㅠㅠ 이뻐이뻐ㅠㅠㅠㅠㅠ 기특한 것ㅠㅠㅠㅠ 정국이랑 지민이처럼 태형이 역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 더워"
그제야 덥다며 이마에 맺혀있는 땀을 닦더니 씻으려 화장실로 들어갔다. 미안하고 고맙고ㅠㅠㅠ 내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챙겨주나 싶고ㅠㅠㅠ 이쁨받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도 좋고ㅠㅠ
자꾸 우럭우럭 거리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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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오늘은 간만에 고기 파티를 열었다! 소고기 소고기!!! 아까 지민이도 정국이도 고기 먹고 싶다고 했는데 냠냠 맛있게 흡입했다.
와중에 석진이 오빤 나 많이 먹으라고 접시에 왕창 담아주고ㅠㅠ 박지민은 안 익었다고 내꺼 또 뺏어 먹고^^
그래서 밥 먹는 중에 내가 윤기 오빠에게 오늘 박지민의 만행에 대해 낱낱이 일러주니까 윤기 오빠에게 쓴소리를 몇 번 들은 박지민은 고개를 숙였다지. 하지만 것도 잠깐. 다시 고기를 쩝쩝거렸다.
기분도 좋고 주위에서 다들 신경 써주고 챙겨주고 하니까 배도 안 아픈 것 같고.
밥을 다 먹고 후식으로 호석이 오빠와 남준이 오빠가 사준 과자를 집어먹었다. 옆에 바나나랑 석류도 놔두고. 아니 살만 디룩디룩 찌는 거 아닌가 몰라.
아이스크림도 먹고 싶었지만 차가운 거 먹으면 안 된다고 윤기 오빠가 또 아랫입술을 물길래 알았다고 아쉬운 눈빛을 보내고만 있었다.
그러고 방에서 또 편하게 티비를 보고 있는데 윤기 오빠가 팔을 걷어붙이고 큰 대야를 들고 들어왔다. 안에 물이 가득 차 있었고 꽤 무거운지 오빤 끙차끙차 거렸다.
방에 있던 멤버들이 다들 눈을 깜빡거리며 윤기 오빠를 보니까.
"정국아 비켜봐"
한마디 했다. 영문도 모르고 아까 지민이와 바꿔 내 앞에서 머리 쓰다듬을 받고 있던 정국이가 몸을 일으켜 올라와 내 옆에 앉았다.
정국이가 자리를 피하고 오빤 대야를 내 밑에 딱 놓았다. 이거 뭐지??
"발"
발? 발??? 발 담그라고? 여전히 마구 동공지진 중인 눈을 깜빡거리며 오빨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닦아줘야 하는데, 큼. 그건 못해주겠고. 족욕이나 하라고. 해라"
쑥스러운지 윤기 오빠는 손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뒤통수를 긁적거렸다가 머릴 헝클였다가 양손을 잡았다가 바지에 문질렀다가. 귀여운 오빠야ㅠㅠㅠㅠㅠㅠ
이게 오늘 마지막 폭탄이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대박 큰 핵폭탄ㅠㅠㅠㅠ
하라며 마지막 말을 하고 머리를 계속 긁적거리며 오빠는 문을 닫고 나갔다.
그런 오빠의 행동에 다들 입이 벌어져선 몇 분간 문을 보고 있었다.
이런 감동 오빠ㅠㅠㅠㅠㅠㅠㅠ 오빠가 받아온 물에 조심조심 발을 담갔다ㅠㅠ 많이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고. 온도 맞춘다고 손 넣어가면서 찬물 뜨거운 물 번갈아 넣었을 거 생각하니까ㅠㅠㅠㅠ
"와, 저거 윤기 형 맞냐?"
"형 진짜 대박이다..."
"저 진짜 깜짝 놀랐어요"
"그래도 내가 짱임!"
자기 전에 편하게 족욕을 하면서 오늘 하루를 생각하니, 진짜 좋았다.
다들 지기 싫어서 대결이라도 하는 것처럼 누구 하나 빼놓지 않고 챙겨주는데 진짜 내가 사랑받고 사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난 진짜 행복한 여자여!!!!! 누가 나보다 더 복받으면서 살까ㅠㅠㅠㅠㅠㅠ
진짜 좋아ㅠㅠㅠㅠㅠㅠ
어떻게 멤버별로 다 넣어보려고 하니까 내용이 이것저것 너무 많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
꾸깃꾸깃 어떻게든 넣어보려고 해서 이건 뭐.... 정신이 없으실 것 같아요ㅠㅠㅠㅠㅠ 하하하....ㅠㅠㅠ
그리고 짱짱맨뿡뿡ㅋㅋㅋㅋㅋ 저게 아니쥬 전인데 어떻게 그말이 나오냐고 물어보시면 저는 할말이 없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멍청한 저를 탓하세요...흑흑ㅠㅠㅠㅠ
그럼 저는 이만!! 항상 감사합니다ㅠㅠㅠ 사랑해요!><
★암호닉★ 감사합니다~~~
민슈가님, 런치란다님, 온도니님, 망고님, 요플레요님, 권지용님, 태형액희님, 얌냠님, 여정님, 탄수니님, 디즈니님, 아카시아님, 꾹이님, 기화님, 낑투더깡님, 은하수님, 초딩입맛님, 짱구님, 윤아얌님, 볼그레님, 음향님, 민빠답없님, 됴종이님, 요덮아놀쟈님, 스젤졸님, 전정국오빠님, 팩실님, 반월님, 꽃밭님, 카누님, 호빵님, 눅눅님, 태태찡님, 너구리님, 지유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