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눈을 떠보니 오빠가 생겼다 08
부제 : 오늘은 일년에 한번뿐인 내 생일인데 말입니다
내 생일이다.
오빠들과 같이 살고부터 처음으로 함께 맡는 생일이었다. 나름 기대를 무지하게 했었다.
가끔 멤버들의 생일날 방탄밤에 올라왔던 것처럼 깜짝 생일파티도 해줬고. 말은 그렇게 해도 다들 생일은 꼬박꼬박 잘 챙겨주었다.
그래서! 잔뜩 기대를 하며 일부러 티는 안 내도 원래는 꺼내놓지도 않는 탁자형 달력을 책상에 올려놓고 내 생일날에 커다랗게 동그라미를 그려놓기까지 했다.
이 정도면 알아 들었겠지. 이날이 내 생일이다! 하고.
물론 딱 말해서 이날, 내 생일이니까 다들 준비해놔! 하고 싶었지만 그건 좀 자존심이 상한다.
그리고 이 사람들은 몰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란 말씀. 만약 정말로 몰카를 해준다면 물론 다 티가 나겠지만 날 위한 날인만큼 속아줘야지 하고 있었다.
생일 전날은 친구들이 축하를 해주겠다며 같이 자정까지 놀자고 했는데 오빠들의 축하를 먼저 받기 위해 거절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한 10시쯤 들어왔나? 음악방송 끝나고 콘서트 연습까지 하고 와서 다들 힘이 든다나. 내가 집에 들어와도 다들 본 체 만 체 침대에 누워 쉬기 바빴다.
그래... 힘들잖아... 힘드니까... 아이돌인데 힘들 만도 하지... 애써 수긍하며 넘어갔다. 12시엔 축하해주겠지!!
근데 이 오빠들이 11시 30분이 넘어가도록 아무 소식이 없는 거다.
와... 내가 말 안 했다고 진짜 모르는 건가.. 근데 난 분명 저번, 저번에 넘어가듯이 내 생일은 몇 일이다, 말을 해줬는데.
그래도 기다렸다... 기다렸다...ㅠㅠㅠㅠㅠㅠ
12시 땡.
카톡으로 친구들이 축하 메세지를 보내주고 페북으로도 나를 위한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데. 이분들은 각자 방에 틀어박혀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심지어 같은 방을 쓰고 있는 멤버들도... 고개를 돌려 주위를 보아도 각자 폰을 보고 있을 뿐...
"저기..."
"앙?"
"왜?"
"오늘... 아니야"
그래도 내 부름에 지민이는 쳐다라도 봐줬지. 태형이는 대답만 홀딱하고 심지어 호석이 오빠는 귀구녕에 이어폰을 꼽아 넣어놔서 보지도 않았다.
오늘 내 생일이야!! 하고 소리 지르고 싶었지만 내 입으로 말하기 차마 쪽이 팔려서 꾹꾹 삼켰다.
그래. 아침이나 저녁도 있으니까... 오늘은 다들 피곤하니까 그러는 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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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대로 잠이 들었고. 아침에 일어나니 상황은 더욱 울컥하게 만들었다!!! 미역국도!!! 없어!!!! 그 흔한 미역국도!! 그리고 오늘은 쪽지도 없어!!!!!!
오후 수업이 있었던 나는 오늘 역시 오빠들이 깨우는 걸 포기했는지 다들 출근한 뒤에 눈을 떴고 식탁엔 미역국도 없었다.
그럴 때면 항상 쪽지라도 남기고 가던 사람들이 그것도 남겨놓지 않았다.
서러워... 서럽다....
내가 뭘 바래! 선물을 바랬어 돈을 바랬어!!! 그냥 축하한다고 한마디만, 한마디만 해주지!!!!!
그렇게 믿었던 정국이도 카톡 하나 없고... 석진이 오빠는 미역국도 끓여주지 않았다. 물론 오빠들도 출근하느라 바빠서 밥도 잘 못 챙겨 먹고 할 텐데 미역국을 바라는 건 좀 넘치는 기대일 수도 있다.
그래도... 그래도... 쪽지라도, 아니 카톡이라도 남겨주지....
옘병!! 인생 헛살았어. 아침도 안 먹고 바로 학교로 향했다.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축하를 받고 선물까지 받고 보니 기쁘다기보단 더더 서운해졌다.
아, 물론 고맙고 기쁘긴 했지만. 그래도 자꾸 오빠들이랑 더 비교가 되는 것 같았다.
나쁜 사람들... 아직까지 아무 말 없어.
강의가 모두 끝나고 역시나 하루가 끝날 때까지 술이나 마시자는 친구들에게 어렵게 거절을 하고 일찍 집으로 향했다.
그래, 솔직히 몰카일까 생각도 조금, 아주! 조금은 하고 있었다. 나 깜짝 놀래주려고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 거구나? 하면서. 몰카야! 맞아 이건 몰카일 거야!
혼자 몰카일 거라고 착각을 하면서 오빠들이 오기까지 얌전히 집에서 기다렸다.
그리고 결국 오빠들이 왔지요.
"오빠들! 왔어?"
들뜬 마음에 얼른 현관으로 뛰어갔지만 눈에 보이는 건 잔뜩 피곤에 찌든 방탄 7명.
"뭐야. 너 저녁 먹고 온다며. 왜 벌써 왔어"
"아니.. 피곤해서 먼저 들어왔어..."
제일 먼저 들어온 윤기 오빠가 발에 꽁꽁 묶여있는 컨버스 하이의 끈을 푸르며 내게 물었다.
집에 일찍 들어오면 안 되나... 왜 벌써 왔냐는 말에 괜히 울컥했다. 내가 오빠들 보려고 일찍 들어왔는데. 오자마자 인사는 안 해주고 왜 벌써 왔냐니... 너무해.
거기에 대고 오늘 내 생일인 것도 몰랐냐며 뭐라 하고 싶었지만 오빠들이 너무 힘들어 보여서 그냥 포기했다.
남준이 오빠 역시 몸이 축 처져서는 내 머리에 손을 한번 얹고 꾹 누른 뒤 욕실로 바로 들어갔고, 구오즈는 내게 눈도 안 맞춰주고 바로 지들 방으로 튀어들어갔다. 저것들이... 나랑 싸우자는 건가...
"어, 누나 집에 있었네요?"
아직도 더운지 정국이는 제 턱에 흐르는 땀을 손으로 쓰윽 닦으며 들어왔다.
와... 나 진짜 바보같이 내 생일도 몰라준 정국이가 섹시해 보였어... 제길...ㅜㅜㅜㅜ 눈은 똘망똘망해서.
정신 차리자... 오늘은 좀 미워해야 해... 우리 정국이.
"엥? 야! 너 왜 집에 있어?"
만만한 호석이 오빠에게 결국.
"왜! 내 집에! 내가 있으면 안돼!?"
"앗, 깜짝이야! 왜 소리는 질러, 이 가시나가!"
"씨!"
기분이 확 상한 김에 괜한 호석이 오빠에게 소리를 한번 질러주고 석진이 오빠는 보지 못한 채 방으로 쏙 들어갔다.
물론 박지민과 김태형이 없는 윤기 오빠와 석진이 오빠 방으로.
미워, 미워, 미워, 미워!!!!!!
분명 오빠들이 오기 전까지는 몰카일 거라고 믿고 있었는데 오빠들을 보자마자 싹 사라졌다.
그냥 오빠들은 내 생일을 모르는 거야!!
윤기 오빠 침대에 벌렁 드러누워 쾅쾅 매트를 쳤다가 이 오빠도 축하 안 해줬다고 괘씸해서 얼른 다시 내려왔다.
참도 단순한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슬슬 진정이 되었고. 아까 호석이 오빠한테 괜히 소리친 게 미안해서 닥치고 과제나 하고 있었다.
다들 또 각자 방으로 들어가서 핸드폰을 하던가 뭘 하던가 하고 있었고.
그래... 내 생일이 뭐라고... 바빠서 피곤하고 힘들텐데 내가 너무 큰 기대를 한거다.
애써 잊고 과제를 하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11시였다. 이럴 거면 그냥 나가서 애들이랑 술이나 마실 걸 그랬어. 이 못된 사람들.
훅훅 한숨을 쉬며 샤프만 돌리고 있는데 핸드폰이 번쩍하길래 봤더니.
박지민에게 날라온 게임 초대 카톡.
악악악악악!!!!! 나 못 참아!!!!
"오늘 내 생일이야, 이 방탄 바보들아!!!!!!"
-
옘병. 핸드폰이나 지갑이라도 들고 올걸.. 아님 겉옷이라도...
박지민의 초대 카톡을 보자마자 책상을 쾅 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냅다 소리를 지르고 숙소를 빠져나왔다.
서러운 마음에 집을 나서자마자 눈물이 왈칵 나와서 누가 보든 말든 울어재꼈다. 흐어어엉 이러면서. 진짜 찐따같이도 울었다.
좀 진정이 돼서 근처 벤치에 앉아있는데 바람이 슬슬 차가워서 콧물이 훌쩍 나왔다.
괜히 반팔 입고 다녔지 몸이 덜덜 떨려서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와 어떻게 나 그렇게 나가는데 한 명도 안 따라나오냐. 일부러 천천히 걸었는데. 아무도 붙잡으러 안 나오길래 더 펑펑 울었다.
내가 헛살았지. 이제 오빠들이랑 아는 척도 안 할 거야. 나 공방도 안 뛰고 콘서트도 안 갈 거야!!!! 아, 그건 가야지. 그건 너무 커서 나 안 보일 거 아니야.
바람은 더 세지고 몸은 더 차가워지는데 망할 자존심 때문에 집에도 못 들어가겠다.
슬금슬금 다시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서럽고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억울해서. 것도 생일날에 말이야. 따뜻하고 편안하게 집에서 발 뻗고 있어도 모자랄 판에 이게 무슨 꼴이람.
아까 카톡 날라왔을 때가 11시쯤이었는데 지금은 몇시일라나. 꽤 오래 있었던 것 같은데. 좀 미안하지만 커플이 지나가길래 붙잡아서 시간을 물었다.
"저기, 죄송한데 지금 몇 시에여?"
"네? 아, 11시 39분이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 이제 21분 밖에 안 남았어ㅠㅠㅠㅠㅠㅠㅠㅠ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다시 자리로 돌아가 쭈그리고 앉았다. 와.. 진짜 이게 뭐 하는 짓이람. 제길. 그냥 집에 있을걸. 왜 괜히 소리는 질러가지고. 오늘 집에 못 들어가는 거 아니야?
"여기서 뭐 하냐"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길래 고개를 들어봤더니.
윤기 오빠였다.
"오빠..."
분명 미운 얼굴인데 서럽고 춥고 배고파서 또 꾸물꾸물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왜 이제 왔냐고ㅠㅠㅠㅠㅠㅠㅠㅠ
"춥다. 얼른 가자"
어떻게 알고 두툼한 자기 점퍼를 가져와서 내 어깨에 걸쳐주었다. 미워, 밉다고!! 근데 고마워...ㅠㅠㅠㅠㅠㅠ
오빠도 왔고. 날도 춥고. 더 이상 자존심 따위 내세우며 밖에서 뻐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냉큼 일어났고 오빠와 함께 집으로 향했다.
몰라. 집에 가서 다들 날 미친년처럼 쳐다봐도 그러려니 해야지, 뭐...
"요즘 바빠서. 니 생일도 몰라서 미안하다"
"아니야.. 그럴 수도 있지"
바쁘다는데. 오늘 돌아온 오빠들의 표정을 보면 정말 피곤해 보여서 뭐라 더 할 말이 없었다. 한참 활동 중이라 얼굴 보기도 힘든데. 내가 너무 쓸데없는 기대를 했지.
괜히 아까 쪽팔리게 나왔던 눈물이 창피해졌다. 생일 하나 안 챙겨줬다고 울기나 하고.. 막 소리 지르고... 내가 애도 아니고... 어후.
들어가서 호석이 오빠한테도 사과해야지.
"그렇다고 겁도 없이 막 뛰쳐나가면 어떡해"
"미안..."
"지금 몇 신지는 아냐"
알아.. 아까 11시 39분 이랬으니까 지금 한, 45분쯤 됐을라나. 이제 생일 15분밖에 안 남았구여....ㅠㅠㅠㅠㅠㅠㅠㅠ
실제 상황은요
그렇게 어떻게 할지 결론이 절대 나오지 않는 회의만 하다가 시간은 점점 흘러갔다.
아미가 집을 나가자마자 방탄이들은 각자 방에서 우수수 떨어져 나왔다. 지금이야!
미리 계획했던 대로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석진은 찬장에 구겨 넣은 미역국 냄비를 꺼내 들었고 남준은 치킨집에 전화를 걸었다.
태형과 지민은 사온 케익을 가지러 매니저형을 만나러 나갔고 정국은 넘치는 힘으로 식탁을 옮겼다. 호석은 온갖 알 수 없는 것들이 늘어져있는 거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런 방탄이들을 빤히 쳐다보다 윤기는 제 방으로 들어가 점퍼를 집어 들고 현관으로 향했다.
"어? 형, 어디 가요?"
"걱정돼서. 준비 다 되면 전화해라"
반팔에 반바지. 뭐하나 걸친 것 없이 무작정 밖으로 향한 아미가 걱정이 되었다. 얘는 핸드폰도 안 들고 갔어. 겁도 없이.
꽤 늦은 시간인데 여자 혼자 밖으로 나돌다가 혹시 큰일이라도 생길까 아미를 따라가기로 했다.
-
"근데 쟤 갑자기 왜 저러지?"
"글쎄요"
"저..."
준비가 거의 끝나갈 쯤, 호석이 의문을 제기했고 모두의 이목이 지민에게 쏟아졌다. 범인은 자백을 합니다.
"설마.. 제가 게임 초대 했는데... 그거,"
일제히 지민을 밟는다. 잘했는데. 넌 좀 맞아야 해.
"누나 추울텐데. 이제 불러도 되지 않아요?"
"그러게. 애들 춥겠다. 웬만큼 다 했지? 연락해줘"
"내가 데리러 갔다 올게요!"
"넌 나랑 초에 불이나 붙여"
식탁에 수저를 챙기는 정국이 현관을 바라보며 아미를 걱정했다. 나간지 벌써 30분째인데.
정국의 말에 국을 그릇에 담고 있는 석진이 대답했고 케잌에 초를 꽂던 태형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려 하는 것을 지민이 꽉 잡았다.
지금까지 참았는데. 깜짝파티는 여전해야 한다. 태형이 데리러 나간다면 분명 보자마자 너의 깜짝파티를 준비 중이라고 나불나불거릴 것이 뻔하다.
집에 들어오고 있을지 몰랐던 아미를 보자마자 표정관리를 못하고 바로 방으로 향했던 구오즈였다. 물론 어젯밤도 내일 깜짝파티가 있을 예정이라 표정관리를 못 했던 태형은 아미와 한마디도 못 했다.
대신 남준이 윤기에게 살짝 카톡을 보냈다.
-
"...."
"아미야, 생일 축하해"
"생일 축하한다!"
"놀랐냐! 생일 축하한다, 김아미!!"
"아미야, 생일 축하해~~~"
"당신의 탄생일을 축하합니다!!"
"누나, 생일 축하해요"
이게 뭐야. 윤기 오빠가 열어주는 현관문으로 들어가니 입이 떡하고 벌어져서 아무 말도 안 나왔다. 준비하고 있었는지 여섯 명이 다들 고개를 맞대고 내게 이쁜 케익을 들고 와 한마디씩 축하해주는데.
진짜 깜짝 놀랐다. 뭐냐고 윤기 오빠를 쳐다보니.
"애들이 말하지 말랬어. 생일 축하한다"
설마 내가 나간 사이에 준비를 해줬으리라고 생각 안 했다. 난 그냥 집 가서 석고대죄라도 할려고 했더니만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 사이에 케익은 언제 사왔냐ㅠㅠㅠㅠㅠ
김태형이 불기 전에 얼른 불라고 해서 냉큼 초도 훅 불었다. 와 진짜 고마워
다들 짝짝짝 박수를 쳐주고 안으로 들어오라길래 신발을 벗고 들어갔더니.
식탁에 미역국이랑 치킨이랑 피자랑 과자도 한가득!!! 눈이 번쩍 떠지는 거다. 체감 몇시간이었지만 실제 잠깐 나갔다 왔는데 이건 언제 다 해놨냐고ㅠㅠㅠㅠㅠㅠ
잔뜩 감격한 표정을 지어주고 자리에 앉아 다들 제일 먼저 치킨을 뜯었다. 난 진 오빠의 성화에 미역국 먼저 먹었고. 고마워 고마워ㅠㅠ 맛있어!!
"실운, 우리, 다, 아랐는데,"
"다 먹고 말해라"
닭다리를 잡고 우물거리며 태형이가 뭐라 하는데 하나도 안 들렸다. 제발 좀 다 먹고 말해.
"실은 누나 생일 다 알고 있었어요"
대신 정국이가 말해줬다. 정말? 알고 있었어? 근데 왜!!! 왜 말 안 했어! 내가 얼마나 서운했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맞아! 야 박지민이 깜짝파티만 하자고 안 했어도 이 꼴도 안 났어. 쟤 눈 봐. 쟤 울었다!"
"너 울었어?"
"야! 아미 울었대! 형, 박지민 때려주세요!"
역시 박지민 계획이었구만? 호석이 오빠가 지민이를 손가락으로 콕 가리키며 쯔쯔 혀를 차댔다. 아, 근데... 호발이 오빠 진짜... 그거 조금 울었다고 티가 났나 보다.
근데 아무도 몰랐던 거 같은데. 망할. 왜 그걸 말해!!!
"안 울었어"
"그짓말"
"누나 진짜 울었어요?"
"안 울었어, 정국아..."
"넌 이따 나 좀 보자"
나 울면 윤기 오빠가 때린다고 했는지 이 사건의 주동자인 지민이에게 살짝 주먹을 쥐었다. 지민이가 혼나는 건 좋은데 나 쪽팔리니까 안 운 걸로 해줘...
"아니... 근데! 전 완벽한 계획을 짰습니다? 누이가 예상보다 일찍 들어온 거지..."
"그래. 결국 잘 했으면 됐지, 뭐"
가만히 있을 박지민이던가. 발끈하며 손을 번쩍 들고 자기변호를 했다.
언제나 착한 석진이 오빠는 내 국그릇에 미역국을 한국자 더 떠주며 만족스런 웃음을 지었다. 알았어... 내가 다 먹을게...
"미안..."
지민이가 시무룩해진 표정으로 내게 마지막 남은 닭다리를 건네주었다. 그래. 닭다리를 양보해주었으니 니 죄를 용서해주겠노라.
알겠다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니까 금방 또 입꼬리를 올리더니 씨익 웃었다.
"그래서, 다음 생일은 누구라고?"
암호닉
민슈가님, 런치란다님, 온도니님, 망고님, 요플레요님, 권지용님, 태형액희님, 얌냠님, 여정님, 탄수니님, 디즈니님, 아카시아님, 꾹이님, 기화님, 낑투더깡님, 은하수님, 초딩입맛님, 짱구님, 윤아얌님, 볼그레님, 음향님, 민빠답없님, 됴종이님, 요덮아놀쟈님, 스젤졸님, 전정국오빠님, 팩실님, 반월님, 꽃밭님, 카누님, 호빵님, 눅눅님, 태태찡님, 너구리님, 지유님, 랴뷰님, 민윤기님, 들국화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