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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하임 전체글ll조회 1604l

 

 

 

 

 

w. 녹차하임

 

 

 

 

 


-딩동

 

 

 


"누구세-"

"아아, 내손님이다"

 

 

 

 

한적한 일요일, 예정없이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백현은 현관으로 향했다. 인터폰의 화면을 확인하려던 찰나 그의 형인 백범이 뛰쳐나왔다. 백범에게 밀려 옆으로 넘어질 뻔한 백현은 가까스로 중심을 잡고 백범을 째렸다. 절로 찌푸려진 미간을 더 좁힌 후 욕이라도 내뱉어주려던 백현이었지만 그는 입을 벌린 채 아무런 말을 꺼낼 수 없었다.

 

 

 


"… 하? 뭐야, 그 꼬라지는"

 

 

 

 

백현의 입이 씰룩씰룩거린다. 그의 눈초리에 백범이 자신의 몸을 돌려가며 이리저리 살폈지만 자신은 만족한 듯 다시 해맑은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백현은 어느새 입가에 손을 가져가 큭큭, 새는 소리를 내면서 웃음을 꾹 참았지만 백범의 눈길을 받은 순간 결국 입을 크게 벌리며 박장대소를 하기 시작했다. 일일이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지적하면서 말이다.

 

 

 


"크하하하하하, 머리가 그게 뭐야? 그 티는, 그 바지는 또 뭔데?"

"…"

"크큭, 또 눈도 좋은 사람이 왠 안경?"

"야, 나 이상해?"

"말이라고? 아이고, 나죽네- 푸하하"

 

 

 


이대팔을 넘어선 가르마에 촌스런 빨간 셔츠와 파란 바지의 충격적인 패션에 얼굴의 반 이상을 가려버리는 어리버리한 안경을 낀 백범의 모습에 백현은 아예 바닥에 주저앉아 발까지 동동 굴려가며 웃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백범의 인상은 점차 굳어져갔다. 아니 그것을 넘어서 새하얗게 창백해진 얼굴로 안절부절 못하다가 방으로 다시 돌아가려는 찰나 다시금 초인종이 울렸다. '누구길래 저러는거야?' 어느새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으며 일어난 백현은 백범의 모습에 문 너머에 있는 사람에 대해 떠올렸다. 울상을 지으며 인터폰을 쳐다보기만 하는 백범과 이제는 반복해서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백현은 문을 열기 위해 다가갔고 백범은 '안돼!!!!' 하며 소리치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방으로 후다닥 도망을 갔다.

 

 

 


백범의 황당한 행동에 그의 방문을 넋놓고 쳐다보았지만 손은 지체없이 문을 활짝 열어제꼈다. '엥?' 백현의 입에서는 의문이 흘러나왔다. 문을 열었음에도 문 앞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고개를 휙휙 저으며 초인종을 눌렀을 누군가를 찾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장난질이었냐…' 백현은 김이 샌 듯 한숨을 푹 쉬면서 문을 다시 닫으려했다. 그 순간 갑자기 문이 턱-하고 무언가에 의해 멈췄다. 순간 문에 걸쳐진 큰 손에 오싹해진 백현은 문에서 손을 땐 체 한발자국 물러섰다.

 

 

 


"누- 누구세요?"

"아야야, 문을 그렇게 활짝 열면 어떡합니까?"

 

 

 


우와- 문을 연 주인공은 키 큰 남자였다. 백범의 행동에 그의 여자친구라도 온 줄 예상했지만 허우대 멀쩡한 남자의 등장에 의문을 가졌지만 남자의 모습에 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눈 앞에 남자가 풉, 하고 웃음을 터뜨리는 덕에 정신차린 백현은 자신의 입에서 소리가 흘러나온 것을 알아차리고 허겁지겁 입을 막았지만 서글서글한 인상의 남자는 환한 웃음을 지을 뿐 별 말이 없었다. 환한 웃음에 또다시 넋이 나가버린 백현은 그의 얼굴을 찬찬히 살피기 시작했다.

 

 

 


작은 얼굴에 어찌 다 들어갔을지 생각 들 정도로 부리부리하고 큰 눈에 오똑한 코, 새빨간 입술이 자리하고 있는게 예쁘장하다 생각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풍기는 이미지는 시원시원한게 남자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는 또 어찌나 큰지 얼굴을 보기 위해 치켜올려진 턱은 은근히 백현의 자존심에 스크러치를 냈다. 귓가에 아직 잔잔하게 남아있는 그의 목소리는 백현이 평소 원하고 또 원했던 차분한 중저음이었다. 자신이 원하던 것들을 고스란히 다 가진 그가 못마땅할 법도 했지만 왜일까. 백현은 눈 앞의 남자에게서 눈을 뗄수가 없었다.

 

 

 

 

"크흠,"

 

 

 

 

백현의 눈길이 부담스러웠던건지, 문 앞에 계속 서있기 멋쩍었던건지 남자는 헛기침을 내뱉으며 자신의 존재를 다시 알렸다. '네네, 당신은 존재감이 워낙 커서 안그래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사람이 형이 기다리던 그사람이 맞나?' 아무 거리낌없이 남자를 집안으로 들이려던 백현은 문득 든 생각에 다시 멈춰섰고 그에 따라 남자도 집 안으로 들어서려던 발을 멈췄다. 획하고 몸을 돌려 다시 남자를 바라보니 그는 아까와 변함없이 산뜻한 웃음을 짓고선 백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변백범 찾아오신거 맞아요?"

"아닌데요."

"그렇- … 엥? 뭐라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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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네네네네네네네! 더 보고 싶습니다ㅠ.ㅠ
애간장타요 으아아악 다음편이 시급합니다 엉엉엉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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