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베일러블 |
어베일러블. w.꽃에
"조금 마셨지...?" 꽤 다정한 목소리의 그.
"어..." 슬픔의 젖은 목소리의 그.
끼익 소리와 쾅 닫히는 문소리. 그것만 들어도 다급해보이는 상황이란걸 알 수 있었다. 클럽같은 분위기가 아닌 다소 차분한 분위기의 술집. 그 안으로 들어가는 명수였다.
술집에 들어간 명수는 누군가를 급히 찾더니 한 남자 옆에 착석했다. "이제 가자. 늦었어." "먼저가. 난 더 마실거야." 그를 보며 걱정하는 명수였다. 하지만 그는 앞에 놓인 술잔을 만지며 가자는 명수를 거절했다. 그만 마셔. 진짜 이러다가 큰일나. 이성열. 계속 옆에서 말리는 명수였다. 어느정도 취기가 돌았는지 성열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내 차 타고가." 그리곤 대리운전을 불러주는 명수였다. 대리운전을 불렀지만 올때까지 둘 사이에는 아무말이 오가지 않았다. 이 상황이익숙해 보이는 둘이었다.
대리운전 기사가 오고 조심히 성열을 태우는 명수였다. "집에 들어 갈 수는 있지? 푹자고... 내일 전화할게. 그때 말하자."
성열은 헤어졌다. 좋아하던 애인과. 명수와 성열의 통화내용은 이게 끝이었다. 헤어졌어. 성열의 한 마디에 아무 말도 없는 명수였다. 많은 생각에 잠겨있는 그에게 성열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성열이 헤어진지 꽤 되었다. 살이 많이 빠진 성열이었고 그가 좋아하던 무한도전을 봐도 웃지 않았다. 어느 한 커플이 알콩달콩 재밌다던 우결도 챙겨보지 않는 그였다. "성열아." 햇빛이 들어오기위해 커튼을 치는 명수가 성열을 불렀다. 대답이 없는 성열이었지만 명수는 말을 이어갔다. "이제 정신차리자." 소파에 멍하니 앉아 있는 성열, 그를 향한 말이었다. 커튼을 연 창으로 어둡던 방안에 빛이 들어왔다. 그 빛을 살짝 등지며 성열을 향해 서서 팔짱을 끼는 명수. "그렇게 중요한 놈 아니었잖아. 너가 이정도로 망가지면서 잡고 싶은 놈 아니잖아." 성열을 그윽히 바라보며 말하는 명수였다. "시간이 지나면... 시간이 지나면... 더 좋은 녀석 나타나겠지." 여전히 아무 표정변화가 없는 성열이었다. 명수는 팔짱을 낀 팔을 슬쩍 풀더니 조심스럽게 말을 내뱉었다. "...그때까지... 언제든지 나 불러도돼." "..." 슬쩍 고개를 돌려 명수를 쳐다보는 성열. 햇살을 등진 명수의 얼굴이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성열은 명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정말로.. 언제든.. 어디서든.. 불러도돼."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가는 명수와 그 말을 다 듣고 있는 성열. "그럼... 나 간다." 다급히 자신의 짐을 챙겨 나가는 명수였다. 뭔가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듯이 움찔거리는 입술이었지만 그는 그 입을 열지 않았다.
'그동안 애인있으면서 못해봤던거 다 해봐 야지. 가고 싶은데 있으면 전화해.' '불편하게 생각하지마.. 난 너 친구잖아.' 성열이에게 보낸 카톡이었지만 옆에 1이란 숫자만 없어질 뿐 아무 답도 없었다.
'...이성열... 너가 아깝고도 아까워. 도대체 왜 그런 자식 때문에 너가 이리 힘들어해야해.' 명수는 너무 안타까웠다 정말 아름다운 성열이가, 자신이 너무 아끼는 성열이가 다른 사람과 헤어지고 망가지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플 뿐이었다. |
버벌진트의 어베일러블이라는 곡으로 써봤구요. 그 주인공은 명수와 성열이로 했습니다. 다음편에는 저번에 쓴 '성우/약'이 나올거구요. 그 다음에는 어베일러블 번외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