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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현실적인 이야기를 싫어하시는 분은 보지 않으시기를 권장합니다.




Medusa















쿵. 동아리 선배들과 한잔 걸치고 돌아오던 길, 종현은 제 앞에 뚝 떨어진 검은 형체에 기겁을 하고 뒤로 물러섰다. 꿈틀대며 비척비척 일어난 그 형체는 놀랍게도 사람의 모습을 하고있어 종현은 그가 떨어진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까만 하늘에는 별조차 보이지 않는다. 


"바, 방금 하늘에서 떨어진거에요?"


멍청한 물음에 종현이 저 자신을 탓하며 마른 입술을 축였다. 


"누구에요? 사, 사람이에요?"

"…네. 사람이에요."


천천히 대답하는 남자는 어둠속에 있어도 유하게 생긴 얼굴이었다.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가 안쓰러워 종현은 남자에게 조금 더 다가가 말을 걸었다. 어디서 나타난거에요? 이번엔 남자가 대답하지 않는다. 뒷 머리를 긁적이며 종현은 남자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남자가 떨고있음이 여실히 느껴져 조금 당황스러웠다.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


좀 더 자세히 보려 제 얼굴을 남자에게 가까이 댄 종현이 축축한 느낌에 놀라 얼른 그 눈물을 닦아 주었다. 왜 울어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우는 남자에게 종현은 제 가방을 뒤져 티슈를 건넸다. 그것을 받아 든 남자는 종현의 의도와는 달리 계속 솟아나는 눈물을 그대로 둔 채 그저 손이 새하얗게 질릴 정도로 그것을 세게 쥘 뿐이었다. 종현은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 자리를 떠날 수가 없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그를 그 자리에 묶어두었다. 아직, 술이 덜깼나.


"어디서 왔어요?"

"저 멀리에서 왔어요."


아, 드디어 대답을 했다. 종현은 묘하게 기쁜 마음에 미소를 지었다. 


"왜 우는거에요?"

"…그냥, 인연이라는게 참 신기한 거구나 싶어서요."

"네?"

"만 리 밖에서 널 만나러 왔어, 종현아."


남자의 말에 종현은 눈을 깜빡이며 멍청히 생각에 잠겼다. 내가 이름을 알려줬었나? 아니, 만 리 밖이라는 건 또 무슨 소리지? 이해할 수 없는 말에 당황하면서도 그는 마치 홀린 듯 남자를 마주보고 가만히 서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를 두고 떠날 수가 없었다.


"만 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종현은 어느새 제 뺨을 적시는 눈물을 닦아내며 남자의 얼굴을 응시했다. 아아, 네가 나를 보며 웃는다. 눈물 범벅이 된 눈으로 힘겹게 웃어보인다. 종현은 꿈속에서 보았던 남자의 얼굴을 기억했다. 당신의 이름이 뭐더라.


"우리, 다시 만난 거 맞지?"


내민 손을 맞잡는다. 한번도 따스하지 못했던 그의 손이, 더할나위 없이 따스해 종현은 계속 눈물을 흘렸다. 그렇다고 대답을 해야 하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눈 앞의 남자가 점점 흐려진다. 안돼, 아직 할 말이 많이 남았는데… 종현은 맞잡은 손을 더욱 세게 쥐며 나머지 한 손을 뻗었다. 그의 가슴을 관통한 손이 허공만을 으스러뜨린다. 안돼, 아직 들을 말이 많이 남았는데… 그의 눈물이 방울방울 허공에 흩어진다. 꽉 잡은 손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며 종현은 이를 악물었다. 안돼, 아직 우린 서로에게 해줄 말이 너무 많이 남았잖아…


종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땀 범벅이 된 얼굴을 소매로 대충 닦아내었다. 또다. 또 꿈에서 그를 보았다. 언제나 꿈에 나타난 그는 애타는 목소리로 너를 만나러 왔다며 결국 아지랑이가 되어 사라진다. 종현은 매일같이 반복되는 꿈에 이제 지쳐가고 있었다. 종현은 대충 제 구겨진 옷을 추스리며 거실로 나왔다. 이제는 가족과 함께인게 익숙해져 거실에 어머니가 있어도 놀라지 않았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잘 잤냐고 묻는 그녀에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종현은 정수기에서 차가운 물을 받아 입에 머금었다. 이제 좀 잠이 깨는 듯 하다.

매일같이 꾸는 꿈에서 자신은 그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는 그런 자신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저가 그의 이름을 기억하려 하면 그가 사라져버리고, 꿈에서 깨어난다. 꿈에서조차 나는 그에게 사랑한다 말하지 못한다. 이게 결국 저가 지어야 할 십자가라면 그냥 그렇게 살겠노라고, 종현은 생각했다. 민호와 기범이 런던에서 새로 시작했다는건 이미 들어 알고있다. 그래도 이 지긋지긋한 매듭에서 둘이라도 풀린 건 꽤나 축복할 만한 것이 아닌가. 종현은 욕실로 들어가 찬물로 세수를 했다. 머리가 아파온다. 

제대로 풀지도 못한 수능덕에 종현은 지방 전문대에 입학했다. 지금은 방학 기간이라 잠시 집에 올라와 있지만, 다시 학기가 시작되면 자취하고있는 집으로 내려가야 할 것이다. 종현은 한숨을 쉬며 젖은 얼굴을 수건으로 닦아내었다. 그래도 집에 있을때는 덜한데, 어째 자취하며 혼자 잠을 정할때는 계속해서 꿈에 그가 나와 저를 뒤흔드는 것이다. 마치 일부로 그러는 듯. 


"종현아, 전화 온 것 같은데?"

"아아, 네. 받을거에요."


욕실에서 나온 종현에게 그의 어머니가 말한다. 종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고 제 핸드폰을 찾아 들었다. 이태민, 액정위에 떠오르는 세 글자에 종현은 잠깐 머뭇거리다 곧 화면을 터치하고 귓가에 가져다 댔다.


-형을 봤어.


앞뒤 다 짤라먹고 던진 말에 종현이 인상을 찌푸렸다. 뭔소리야. 짜증스레 대꾸하자 태민이 뜸을 들이더니 곧 다시 입을 열었다.


-이진기를 봤다고.

"개소리 하지마."


종현은 태민의 말에 진심으로 불쾌해졌다. 안그래도 꿈 때문에 계속 기분이 좋지 않은데 태민의 말도안되는 헛소리에 장단을 맞춰주긴 정말 힘들었다. 태민은 종현의 반응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그래, 하고 대답한 뒤 다시 꿀먹은 벙어리마냥 조용히 숨만 쉬고 있다.


"나 놀리려고 전화했냐?"

-아니, 아니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 잠깐 시간 돼?

"…지금?"


응. 우리집으로 올 수 있어? 태민의 말에 종현은 제 손이 떨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시발, 나더러 거길 가라고? 날카로운 말에 태민이 응 하고 딱 잘라 대답한다. 


-우리집으로 와. 여기가 아니면 안돼.


종현은 통화종료 버튼을 누르며 마른세수를 했다. 절대 근처에도 가고싶지 않던 그 집에 제 스스로 발을 들여놓게 하는 태민의 의중을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진기와 관련된 일이라면 분명 그 곳에 다시 갈 것임을 알았다. 종현은 제 방에 들어가 적당히 옷을 골라 입고 집을 나섰다. 어딜 가냐는 어머니의 물음에 그저 요 앞이요, 하고 대답했지만 종현은 무의식중에 오랜 시간을 거기서 보내야 할 것임을 알았다. 

태민의 집, 아니 진기의 집에 도착한 종현은 초인종을 누르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진심으로 뛰쳐 나가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금방 문이 열렸고, 태민의 얼굴을 보며 대충 눈인사를 하고 그는 안으로 들어갔다.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내부에 속이 울렁거렸다.


"아무데나 앉아."

"어."


거실 소파에 걸터앉은 종현에게 태민이 오렌지 주스를 건넸다. 이런 것 밖에 없으니까 그냥 받아. 태민의 말에 잠자코 컵을 받아든다. 


"일단, 내가 하는 말에 토 달지 않기, 그거 하나만 약속해."

"뭐?"

"얘기가 길어질거야. 하나하나 태클걸면 끝이 없을거고." 


태민의 말에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종현은 눈을 감아버렸다. 얘기, 들어나보지 뭐. 태민은 주스가 담긴 컵을 쥔 손에 더욱 힘을 주고 애써 입을 열었다.


"평행세계라는게 있어."


종현은 그 말에 감았던 눈을 뜨고 기가 찬 웃음소리를 냈다. 그러나 마주친 태민의 표정이 너무 진지해서 무어라고 쏘아붙이려던 말을 도로 삼켰다. 어떻게 보면, 태민은 울음을 참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이 세상이랑 똑같은 세상이 하나 더 있는거야. 그곳엔 또 다른 우리가 존재하고."


그리고 여기서 쫓겨난 사람은 그 세상에 뚝 떨어진대. 이쪽 세상에서 인연이 있던 사람의 앞에, 예고도 없이. -종현은 이 대목에서 제 꿈을 떠올리며 꿀꺽, 마른 침을 삼켰다.- 그런데 그쪽 세상의 인연은 당연하게도 그를 못알아봐. 같은 존재지만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이거든. 하지만 감정의 동화라는게 있대. 예를 들면, 저쪽 세상의 형이 진기형을 못 알아 본다고 해도, 결국엔 이쪽의 형과 감정이 동화되어 진기 형을 보면 이상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는 거야.


"…근데, 형. 방금 내가 든 예, 예가 아니지…?"


그쪽 세상의 우리는 꿈 속에서 이쪽의 우리를 보고, 이쪽의 우리는 또 꿈 속에서 저쪽의 우리를 본다고 했어. 다만 그것이 깨어남과 동시에 기억에서 지워질 뿐이라고. 하지만 너무 강렬하게 남은 기억은, 지워지지 않고 계속 남아있는 거라고.


"나는 이 모든 얘기를 내 형한테서 직접 들었어."

"뭐?"


태민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엉엉 울며 말하는 태민의 목소리는 우스꽝스럽게 튀었지만 종현은 그 내용을 들으며 웃을 수 없었다. 그 세상이랑 이 세상은 연결이 되어있어. 모든게 다 똑같이 복사된 세상이라, 그쪽 세상의 형이 이 집에 들어오면 이쪽 세상의 내 눈에 온전하지 않은 형이 보여… 종현은 천천히 걸음을 옮겨 진기의 방 문고리를 잡았다. 딸깍, 열린 문의 안 쪽 침대에 누군가가 앉아있다. 종현은 터져나오려는 울음을 막으려 손으로 입을 가리고 그를 쳐다보았다.


"형이… 왜 여기있어."


종현은 손을 뻗어 진기의 어꺠를 잡았다. 잡으려 했다. 그러나 놓쳐버렸다. 이게 뭐야. 종현은 눈물을 흘리며 진기의 형상을 계속 쫓았다. 가만히 앉아 허공을 응시하고 있는 진기의 얼굴을 종현은 눈에 담았다.


"꿈이 아니면 형을 만날 수 없어."


그냥 저렇게 불완전한 모습으로 보이기만 해. 태민의 울음섞인 말에 종현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나는 매일을 저렇게 떠돌아다니는 형을 보고 있었어. 나는 내가 미친 줄 알았어. 환상을 보는 줄 알았다고. 형이 내 꿈에서 형을 알아보지 못하는 날 붙잡고 모든 걸 쏟아내는데, 나는 울고있는 형을 미친 사람을 보듯하고 지나쳐 버렸어…


"그리고 계속 형은 저 상태야."

"혹시 형은, 자신이…"

"죽은 걸 아냐고?"


종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태민은 눈물을 참느라 한껏 찡그린 표정을 하며 아니, 하고 대답했다. 


"몰라?"

"몰라. 그냥 어떤 계기로 넘어갔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그, 평행세계? 그런 건 어떻게 안거래?"


그쪽 세상에 떨어지면서 모든 걸 알게 되었대. 이유는 자신도 모른다고 그랬어. 태민의 말에 종현은 고개를 떨구었다. 침대에 앉아있는 진기는 그런 종현이 있는 방향을 쳐다보면서도 아무런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형, 거기까진 만 리가 넘나?"


종현이 말하자, 진기가 꼭 종현의 말을 들은 양 종현이 있는 쪽을 다시 쳐다보았다. 동그랗게 뜨여진 눈에 종현이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형, 내가 보여? 내 말이 들려? 애타게 진기에게 묻는다. 진기는 마치 종현이 그랬던 것 처럼 손으로 제 입을 막고 덜덜 떨기 시작했다. 종현이 손을 뻗어 진기의 팔을 잡았지만 또 금새 허공에 바스라진다. 미친, 형! 내 말 들리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 종현을 태민이 붙잡아 가라앉힌다. 


"안들려, 안들린다고…"


내가 여태까지 얼마나 미친듯이 그를 불렀는데… 태민의 절망적인 목소리에 종현은 이를 악물었다. 차라리 그냥 사라져버리지 왜 그 흔적을 자꾸만 남겨서 우리를 괴롭혀, 형, 이제 우릴 좀 놓아주면 안돼? 종현이 그렇게 말하자 진기가 고개를 돌려 울고있는 종현을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쳤다. 진기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종현은 그 모습에 손을 뻗었지만 태민에게 제지당해 그저 그 방 밖으로 딸려나갔다. 태민아, 형이 나를 봤어… 나를 보고 눈물을 흘렸어… 억지로 태민을 떨쳐내고 다시 연 문 안에, 진기는 없었다.



초죽음이 되어 다시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종현은 고장난 듯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침대에 쳐박고 눈을 감았다. 오늘도 꿈에 당신이 나올까? 제발 꿈 속의 자신이 진기를 기억하고 안아 줄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그는 온 몸에 힘을 풀었다. 곧, 까마득한 어둠이 종현을 덮쳐온다.

종현은 제 앞에 갑작스레 나타난 검은 형체에 기겁을 하고 뒤로 물러섰다. 당황한 종현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그 형체를 눈에 담았다. 종현의 앞에 선 남자는, 어둠속에서도 유한 얼굴을 하고 있어 금방 경계심이 풀렸다. 


"누…구세요?"


종현의 물음에 남자가 처연히 웃는다. 우는 얼굴인지, 웃는 얼굴인지 잘 구분이 되지 않았지만 남자가 놀랍도록 그리운 얼굴을 하고 있어 종현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남자는 천천히 종현에게 다가가 종현의 떨리는 손을 꼭 잡았다. 처음보는 사람이 제 손을 잡았음에도 종현은 이상하게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누구…"

"종현아."


갑작스레 이름을 부른다. 종현은 남자가 가르쳐준 적 없는 제 이름을 불러 당황스러웠다. 아는 사람인가? 뭐 동창이라도 되나? 그렇게 생각하며 남자의 얼굴을 자세히 뜯어보던 종현은 문득 목이 메어왔다.


"한 가지만 물어봐도 돼?"

"예?"

"나… 죽은거니?"


세찬 바람이 불어온다. 마구잡이로 휘날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남자가, 아니 진기가 울고 있는 게 보였다. 종현은 왈칵 눈물을 터뜨리고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니, 형이 죽긴 왜 죽어. 지금 내 앞에 있잖아. 종현의 말에 진기가 천천히 고개를 젓는다. 미친듯이 부는 바람 안에서 그는 홀로 너무나도 평온했다. 


"아아, 기억났다."


나, 자살했지. 진기가 고개를 떨군다. 온통 까만 세상에, 너와 나 둘만이 남았다.



종현은 부스스한 머리를 정리하며 거울을 바라봤다. 일주일을 혼수상태에 있었다며 병원 침대에서 깨어난 제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께 괜찮다고 몇번을 말했는지 모르겠다. 정말 계속 잠들어 있던 건 맞는지, 너무 멀쩡한 자신이 이상해 괜히 이리저리 주물러보지만 별 다를 이상은 없었다. 


"퇴원수속 밟았다. 가자."

"네."


어머니의 뒤를 따라가며 종현은 머리를 긁적였다. 뭔가, 정말 중요한 걸 잊어버린 것 같은데 생각이 나질 않았다. 계속 잠들어있던 후유증인가. 그냥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차에 몸을 실었다. 뭐, 중요한거라면 언젠간 기억이 나겠지. 그는 핸드폰을 꺼내 그동안 온 연락이 없나 쭉 훑어보다가, 별 의미없이 누른 전화번호부의 어느 이름에 문득 생각에 잠겼다.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인데. 누구지?


"엄마, 이진기라는 사람 알아요?"

"아니. 그게 누구니?"

"아니에요, 그냥."


종현은 전화도 문자도 한적이 없는 듯 아무 기록 없이 이진기, 세글자만 적혀진 전화번호를 삭제하고 핸드폰 액정을 꺼 주머니에 넣었다. 











종현아. 이 세상의 네가 나를 알아버리면, 저 세상의 네가 날 잊어버려. 나는 저 세상에 이미 죽은 사람이니까, 어쩌면 나는 이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네가 허락한다면 나는 그렇게 하고 싶어…

그럼, 나는 여기서 영원히 형과 함께 할 수 있어?

그냥 평범하게 사는거야. 우리가 아무 일도 없던 것 처럼. 행복할 수 있어.

그럼 나, 그렇게 할래. 내가 잃어버린 기억의 파편을 전부 맞춰 줘.


진기는 종현의 옆에 앉아 조근조근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리는 이렇게 만나 이렇게 사랑하고, 이렇게 아프다가 결국 다시 만났노라고. 종현은 진기의 이야기가 끝나자 진기의 손을 꼭 잡았다. 정말 힘들었구나, 우리. 종현이 말하는 우리가 진기 자신을 포함하고 있어 그는 행복했다. 곧 둘의 입술이 마주 닿고, 종현은 가슴 한 쪽을 떼어낸 채 병원 침대에서 눈을 떴다.



만 리 밖에서 온 그대, 우리는 비로소 흐르는 물이 되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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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허류ㅠㅠㅠㅠㅠㅠㅠ결국둘도ㅠㅠㅠㅠㅠㅠㅠㅠㅠ혀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종현아 온유야 행쇼해ㅠㅠㅠ
10년 전
독자2
레몬이에요. 진기가 다시 돌아온건가요...? 둘은 꿈속에서만 만날 수 있다고 해도 어쩌면 최선의 길이 아닐까 싶네요. 진기도 종현이도 잃어버린 걸 되찾아서 행복하겠죠. 근데 그게 살아서였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지워지지 않네요. 그치만 결국엔 둘이 행복해져서 다행이에요. 혀뉴 행쇼!
10년 전
독자3
시간이안나서 다밀려서오늘 다읽었어요ㅠㅠㅠ벌써 외전까지 나왔다니 작가님 짱입니다 샤이니 인 호그와트도 얼른 읽어야할꺼같네요! ㅠㅠㅠ 진기가 불쌍합니다
10년 전
독자4
누나.. 스핀오프를 응원하길 잘 했어요. 비록 저 종현이는 진기를 잊었지만, 비로소 만난 현유가 너무 애잔하고 으앙...
10년 전
독자5
한쪽 세계의 종현이와 진기라도 행복해져서 다행이네요ㅜㅜ앞으로 계속 행복하길ㅜㅜ
10년 전
독자6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현유 이렇게 아련해도 될런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해피앤딩이라서 좋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대로 현유가 끝나는줄 알고 너무 슬펐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말 외전을 써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7
리이이메엠브러얼ㅠㅠ
저는 평행우주 좋아해요 이렇게 말하면 이상하게 들릴수도 있겠지만 영국드라마? 닥터후라고 아세요? 제가 맨 처음 평행세계에 대해 듣게된 프로그램이었어요 그 이후로 여러번 더 듣게되면서 거의 믿는수준까지?ㅋㅋ 왔지요 넓고넓은 우주, 그 속에서 시간은 여기있는 인간이 주관적으로 계산한거잖아요~? 시간은 분명 더 있어ㅠㅠㅠ 그러니까 너무 힘들고 지쳤던 종현이의 몸이 진기를 잊어버리려 한게 아니고 저쪽의 진기를 만나러 간거야ㅠㅠㅠㅠㅠ 이쪽에서 더이상 사랑하고 사랑받던 진기랑 종현이는 없지만 저쪽에선 이쁘게 사랑하고있으니 기뻐요ㅠㅠㅠㅠ 그래도 다섯명 모두 다음 생에는 같은 지구아래서 사랑할수있기를!ㅠㅠ

10년 전
독자8
처음에는 이해가안돼서 다시 또읽었더니 그제야 이해가되네요 참 묘한 엔딩이라고생각해요 작가님의 의도가무엇인지는모르겠지만 참...말로표현할수없는느낌이다가오네요 한쪽종현이가진기를잊는대신 또다른쪽종현이와이어진다는게 참 아이러니하기도하도그러네요 그래도 현유도 다른세상에서나마 해피엔딩이라는게얼마나기쁜지모르겠어요...이때까지정말잘읽었습니다! 태민이도이제행복해졌으면좋겠네요!!! 너무너무수고하셨어요!호그와트도 잘볼께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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