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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변백현/빙의글] 고치는 여자, 치료하는 남자 | 인스티즈

 



 



 

삐꺽이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R-A를 겨우 제지시켰다. 너 왜 이렇게 속상하게 해, 로봇 주제에. 사람모양을 하고서 얄쌍한 다리로 분주하게 뛰어다니던 꼴을, 지금 생각해보니 우습기 짝이 없었다. 달리기도 못하면서. 한껏 뛰어놀았던 저도 지친듯 칩을 뽑아내자 편안하게 눈을 감고 있는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자꾸 보니까 얘 은근히 사람행세하네. 뽑아둔 칩을 탁상에 올려놓고 연구실을 나왔다.

 

 

“ 그거 돌려 줬어? ”

“ 돌려주긴 뭘 돌려줘, 아직 조금 더 지켜봐야 해. ”

“ 빨리 좀 돌려주면 안돼? 볼때마다 소름 끼친단 말이야. ”

 

 

기껏해야 로봇이야, 로봇. 사람인 척 하고 움직이는 로봇에 뭐가 그렇게 쫄아있는지 불만덩어리인 눈이 나를 향했다. 남자가 그렇게 겁이 많아서야 뭘 하겠어. 입고 있던 하얀 연구복을 벗고 핸드백을 챙겼다. 집에 가려고? 소파위에서 뒹굴거리던 세훈이 가지말라며 앙탈 부렸다. 어따대고 앙탈질이야. 저리 가. 나 오늘 진짜 피곤해. 내 팔을 잡고 늘어지는 세훈을 보며 잡힌 손을 탈탈 털어내자 치ㅡ. 하며 입을 내밀던 세훈이 다시 소파위에 벌러덩 누웠다.

 

 

“ 너 자꾸 그렇게 농땡이 부리다가 걸리면. ”

“ 아, 알았어! 일하러 가면 되잖아, 일. ”

 

 

내 말에 가운을 펄럭이며 벌떡 일어나던 세훈이 여전히 세모꼴인 눈으로 나를 보다 먼저 문을 열었다. 일하러 간다며. 네가 집에 가야 내가 일을 하지. 짝다리를 짚고 서서 툴툴대는 세훈을 보자 집에서 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복덕이가 생각나 웃으며 세훈이 열어주는 문을 통해 건물을 빠져나갔다.

 

 

“ 집에 도착하면 전화해. ”

“ 네가 무슨 내 남자친구냐? 왜 전화하래. ”

“ 하여튼 저건 걱정해줘도 지랄이야. ”

 

 

진심으로 짜증난다며 인상을 찌푸리던 세훈이 네 마음대로 꺼지라며 문을 쾅 닫았다. 역시 놀려먹는 재미는 오세훈이 최고지. 투덜대며 연구실에 올라 가고 있을 오세훈이 눈 앞에 그려졌다. 회사를 한참 올려다보다 잊고 있었던 복덕이가 생각나 발걸음을 빨리 했다.







 

“ 복덕아, 누나 왔어. ”

 

 

구두를 벗고 집안으로 들어서자 헥헥거리며 빨빨 기어나와야할 복덕이가 보이지 않았다. 구석에서 또 자고 있나? 핸드백을 대충 던져 놓고 옷을 갈아입기도 전에 복덕이를 찾으러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복덕아? 아무리 불러도 인기척조차 없는 집안에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딩동ㅡ. 거실 중앙에 못 박힌 듯 서서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는데 들리는 초인종소리에 발걸음을 옮겼다.

 

 

“ …복덕아! ”

“ 역시 이 집 개가 맞나보네. ”

 

 

누구세요? 라며 문을 열자 어떤 남자 품에 포근히 안겨있는 복덕이가 보였다. 남자의 얼굴을 확인할 겨를도 없이 복덕이를 안아들었다. 이노무 개시끼, 어디있었어! 꿍얼대며 복덕이 궁뎅이를 툭툭 쳤지만 내 품에서 낑낑대는 복덕이를 보자마자 바로 풀려버렸다. 그래, 부주의한 내가 잘못이지. 네 누나가 잘못했어, 복덕아. 북실북실한 털을 쓰다듬고 있는데 그제서야 내 앞에 있는 남자가 생각났다.

 

 

“ 아, 저…. ”

“ 사례금. ”

“ 예? ”

“ 개 잃어버리셨던거 아니세요? ”

“ 마, 맞긴 맞는데…. ”

“ 그럼 사례금 주셔야죠. 각별한 사이인거 보니까 한 이백이면 될려나? ”

“ …예? ”

“ 농담. ”

 

 

아니, 무슨 농담을 그렇게 진지하게 해요. 진지하게 당황스러웠잖아요…. 여전히 낑낑대는 복덕이를 내려보다가 거실로 들여보냈다. 왠지 오세훈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것 같은 이 남자는 가만히 서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떻게 찾으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며 집 문을 닫으려고 하자 고개를 갸웃거리던 남자가 집안에 들어올 기세로 한 발 성큼 다가왔다.

 

 

“ 사례금 대신에 밥 좀 줘요. ”

“ …예? ”

“ 미안해요, 배가 고파서. ”

 

 

이건 무슨…. 집주인이 떡하니 문 앞에서 버티고 서있는데도 눈 하나 꿈쩍 안하고 자연스럽게 집안으로 들어가는 남자를 멍하니 쳐다봤다. 와, 어쩜 인간이 저렇게 뻔뻔스럽고 대담할 수 있지? 깊은 빡침을 속으로 삼키고서 문을 닫았다. 수컷이면서 뭐가 그렇게 좋은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어가며 남자에게 애교를 부리고 있는 복덕이를 보자 한숨이 나왔다. 뭐, 찾았으니까 된거지.

 

 

“ 근데 이름이 뭐예요? ”

“ 변백현이요. ”

“ 아, 네. ”

 

 

근데 저 사람이 우리 복덕이를 어떻게 찾았고 우리 집 개라는건 또 어떻게 알았지? 주방으로 들어가면서 이름을 물어보자 대충 대답해주고 복덕이랑 야무지게 놀고 있는 남자가 별안간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왜, 왜요? 나 지금 당황스럽다를 한몸에 표현하고 있는 내 자신이 한심해보였다. 머쓱하게 웃으며 왜 그렇게 보냐고 묻자 쭈그려 앉아있던 자세에서 일어나던 남자가 나를 따라 주방으로 들어왔다.

 

 

“ 왜, 와요. 왜? ”

“ 잠깐만 있어봐요. ”

“ 아니, 뭐하시려…. ”

 

 

점점 다가오는 남자에 뒷걸음질 치자 내 어깨를 떡하니 잡던 남자가 진득한 표정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뭐, 뭐야. 이글이글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던 남자가 부담스러워 시선을 아래로 깔자 뒤에서 탁ㅡ, 하고 무언가를 치는 소리가 들렸다. …응?

 

 

“ 여기 벌레가 있어서요. 근데 눈은 왜 피해요? ”

“ …안, 피했는데요? ”

“ 뻥치시네. ”

 

 

가소롭다는 듯 피식대던 남자가 짓궃게 웃으며 주방을 빠져나갔다. 어휴, 간떨어지는 줄 알았네. 자연스럽게 프라이팬을 찾는 나를 보며 또 한번 떠올렸다. 저 남자는 오늘 처음 본 남자고, 난데없이 집에 들어와서 밥을 달라고 한다. 그리고 나는 지금 프라이팬을 잡고 있다. 나 왜 사니.

 

 

“ 저기요. ”

“ 네? ”

“ 자꾸 전화오는데요? ”

 

 

내 휴대폰을 손에 들고 주방으로 들어오던 남자가 내게 휴대폰을 건넸다. 오순이. 번호와 함께 뜨는 이름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내가 작명센스 하나는 기가 막히다니까. 자주 삐지는 오세훈을 보면 꼭 여자같아 오순이라고 지으니 아주 입에 착착 달라 붙고 좋았다. 휴대폰 패드를 밀어 전화를 받자마자 버럭대는 소리가 들렸다. 야! 내가 집에 도착하면 전화하랬지!

 

 

“ 어휴, 시끄러워. 내가 집에 도착한건 어떻게 알고 전화했대. ”

ㅡ “ 지금이면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이잖아. 하여튼 말은 뒤지게 안들어요, 진짜. ”

“ 남자친구세요? 오남친씨? ”

ㅡ “ 장난아니야, 요즘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데. ”

“ 아이고, 그랬어? 그래서 전화한거야? ”

ㅡ “ 야, 집에 복덕이 잘 있냐? 요즘 강아지 찾아줬다면서 집에 침입하는 신종성범죄 있더라. ”

“ …어? ”

ㅡ “ 뭐, 그게 네 얼굴에 해당 될만한 범죄는 아니다만. 하여튼 복덕이 잘 지켜. 가능하다면 네 몸뚱아리도 지키고. ”

  “ 야, 오세훈! 이새끼 또 이거 일 안하고 놀고 있지! ”

“ 야…, 잠깐만. 야…. ”

ㅡ “ 아, 내가 왜 일을 안해요! 지금 하고 있다니까?! 야, 나 끊어야 되겠다. 아무튼 저녁 챙겨먹고 일찍 자라. 현관문 잠가놓는거 잊지 말고. ”

 

 

야, 잠깐만 세훈아. 아나…. 나 지금 쪼메 무섭거든. 야. 아무리 애타게 외쳐봐도 이미 끊긴 전화는 어느새 복덕이로 가득찬 배경화면으로 바껴있었다. 하필이면 그 타이밍에 그런 말을 해가지고 불안하게. 아씨…, 신고해야하나? 최대한 덤덤한 척 하려 휴대폰을 식탁위에 올려 놓고 앞을 보자 언제부터 나를 보고 있었는지 복덕이를 품에 안아 들고 멍하니 나를 쳐다보는 남자가 보였다. …아.

 

 

“ 누구예요? 남자친구? ”

“ …아, 니요. ”

“ 그렇구나. 밥은 언제 되요? 나 지금 배고픈데. ”

“ 그, 금방 해요. ”

 

 

아, 어쩌지. 볶음밥에 독이라도 탈까? 근데 독이 없잖아. 아니면 수면제라도…. 근데 수면제가 없잖아. 볶음밥을 만들면서 수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살짝 고개를 돌려 거실을 보면 아무렇지않게 복덕이와 장난치며 웃고 있는 남자가 보여 또 나쁜 사람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 오세훈한테 다시 전화할까? 일하고 있어서 안 받을 것 같기도 한데…. 정신 없이 요리를 하고 제대로 정신차려보면 어느새 식탁 의자에 앉아있는 남자가 보였다.

 

 

“ 맛있게 먹을게요. ”

“ …예, 예. ”

“ 안 먹어요? ”

“ 벼, 별로 생각이 없어서요. ”

“ 아까 전화 하고 나서 무슨 일 있었어요? 전화 끊고 나서부터 기분 별로 안 좋아보이는데. ”

“ 아니에요. 식기전에 얼른 드세요, 밥. ”

 

 

숟가락으로 볶음밥을 한숟갈 뜨던 남자가 망설임없이 숟가락을 입안으로 직행시켰다. 오물거리며 맛을 보던 남자가 맛있다며 씩 웃었다. …아니, 진짜 외관상으로 보면 어딜봐도 나쁜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데. 오세훈은 왜 그딴 말을 해가지고 사람 돌아버리게 해. 내적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내 속을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남자 품에서 낑낑대는 복덕이를 품에 안고 거실로 나가려는데 대뜸 내 손목을 잡는 남자의 행동에 당장이라도 야구방망이를 들고 싶어졌다.

 

 

“ 나 혼자 밥 먹는거 싫어하는데. ”

“ …그러세요? ”

“ 앞에 있어줘요. 같이 못 먹겠으면 먹는거 구경이라도 해요. ”

 

 

물을 한모금 마시며 말을 하는 남자를 내려다보다가 알겠다며 남자를 마주보고 앉았다. 그제서야 남자가 편한 자세로 밥을 먹었다. 밥 먹는 사람을 빤히 쳐다보는 것도 실례일 것 같아 괜히 복덕이 털만 만지작대고 있는데 숟가락이 식탁에 놓여지는 소리가 나서 고개를 들었다.

 

 

“ 개 이름이 복덕이에요? ”

“ 네. ”

“ 왜요? ”

“ 복덩이라고 하면 너무 흔할 것 같고, 그냥 복덕이라고 지었어요. ”

“ 되게 사랑 많이 받고 자라는 아인가봐요. ”

“ 네? 예, 뭐. 사랑을 많이 주고 있긴 하죠. ”

“ 근데 아까 쓰다듬으면서 보니까 털이 좀 빠지는 것 같던데. ”

“ 네, 안그래도 요근래 들어서 자꾸 빠지길래 동물병원 데려가려고 했어요. ”

“ 가능하면 빨리 병원가봐요. 애기 피부병 걸린 걸지도 모르니까. ”

 

 

…뭐지? 이 이질적인 느낌은? 대화내용상 드는 느낌은 지금 내가 흡사 동물병원에 온 것 같기도 했다. 전문가처럼 막힘없이 술술 말하는 남자를 보다가 혹시 이 남자가 수의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 나 수의사 같죠? ”

“ 네, 좀. 근데 아니죠? ”

“ 아니요. ”

“ 예? ”

“ 수의사 맞는데요. ”

 

 

어리벙벙한 내 표정을 보고서 여유롭게 한숟갈뜨는 남자를 보니 야구방망이가 절실해졌다. 아, 뭐야. 나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볶음밥이 입에 맞았던 건지 그릇에 밥 한 톨 안 남길만큼 쓱쓱 먹던 남자가 물을 마시고는 의자에 기댔다. 아, 잘먹었다. 배를 통통 두들기며 이리저리 둘러보던 남자가 이제 가야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덩달아 같이 일어서 그릇을 싱크대에 놓고 남자를 따라 거실로 나갔다.

 

 

“ 실례했습니다. 음식 솜씨 괜찮으시네요. ”

“ 아, 뭐…. 볶음밥 가지고, 하하. ”

“ 아무래도 그렇죠? ”

“ 예, 예? ”

“ 겨우 볶음밥 가지고 음식 솜씨 논하기는 애매하니까 자주 먹으러올게요. ”

 

 

아니, 아니 저기요! 뻔뻔스럽게 웃던 남자가 신발을 신고 익숙하게 현관문을 열었다. 그래도 (억지)손님인데 배웅이라도 해줄까 싶어 복덕이를 소파위에 올려 두고 현관문 앞에 서서 조심히 가라고 인사를 하자 대답없이 웃던 남자가 바로 앞집 도어락 비밀번호를 눌렀다. 저기요, 거기 남의 집인데 함부로 그러시면 안돼요. 당황스러워 큰 소리로 얘기하자 주춤거리며 나를 쳐다보던 남자가.

 

 

“ 여기 남의 집 아닌데요? ”

“ 그 쪽 집 아니면 다 남의 집이…. ”

“ 내 집인데. ”

 

 

라던 남자가 띠로링하는 도어락 해제 소리와 함께 약올리는 듯 웃으며 좋은 꿈 꾸세요. 라고는 문을 닫았다.

잠깐만, 나 지금 뭔가 사기 당한 것 같은데…?

 

“ 근데 너네 집 개인건 어떻게 알고 거기 있었대? ”

“ 몰라, 근데 내 앞 집인거 보니까 날 몇 번 본 것 같기는 해. 나는 그 남자를 본 적이 없다는게 흠이지만. ”

“ 수의사면 일찍 나가서 늦게 까지 있을거 아니야, 늦게 나가서 일찍 들어오는 널 볼리가 없을텐데. ”

“ 꼭 평일만 보라는 법 있냐? 주말에라도 봤겠지. ”

“ 네가 언제 주말에 정상적인 모습으로 밖에 나온적이 있냐? ”

 

 

…없네. 커피를 홀짝이며 은근히 날 디스하는 오순이를 보다가 발로 툭 찼다. 아, 왜 차!! 빨리 네 연구실가서 일이나 해. 더 쉬고 싶다며 땡깡 피우는 세훈을 억지로 밀어 밖으로 내보냈다. 들고 있던 텀블러를 책상 위에 올려 두고 연구복을 입었다. 연구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소파에 축 늘어져 마치 사람이 자는 것 처럼 어제 그 자세 그대로 있는 R-A가 먼저 눈에 띄었다. 탁상에 놓은 칩을 R-A에게 꽂았다.

 

 

“ 굿모닝. ”

 

 

팔을 이리저리 휘적이며 스트레칭이라도 하는 것 같은 모션을 취하던 R-A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야, 또 저번처럼 막 뛰어다니고 그러면 안돼. 알겠지? 내 말을 알아먹는지 못 알아먹는지 모를 R-A가 고개를 돌리며 시선을 회피했다. 이럴때보면 진짜 사람같단 말이야.

 

 

〈2063년 8월 4일 토요일.〉

 

 로봇명 ‘ R-A ’ 이상없음.

 

 

기록일지를 작성하고 목을 이리저리 돌리며 자리에 앉았다.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이리저리 들썩이던 어제와는 달리 얌전하게 앉아있는 R-A를 보며 이제 주인에게 돌려줘도 되지 않을까. 라며 생각했다. 물론 어제는 부품하나가 오작동이 난것인지 제어하기가 힘들기는 했지만 몇일간 상태를 지켜본 바로는 딱 어제 빼고는 다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서랍을 열어 빼곡히 메모되어 꽂혀있는 서류들 사이중에 ‘ R-A ’ 파일을 꺼냈다.

 

 

“ 여보세요? 제이스입니다. 신오택씨 맞으세요? ”

ㅡ “ 네. 맡겨뒀던 로봇 어떻게 됐나요? ”

“ 일주일 정도 지켜본 결과 부품 하나가 이상이 생겨 오작동이 일어났지만 수리가 완료되서 정상적으로 작동합니다. ”

ㅡ “ 다행이네요. 그럼 이제 찾을 수 있나요? ”

“ 내일 오전에 회사로 돌려보내드리겠습니다. ”

 

 

전화를 끊고 R-A를 쳐다봤다. 멀뚱히 고개를 움직이며 두리번 거리던 R-A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웃었다. 네가 로봇이 아니고 사람이였으면 누구에게나 사랑받았을텐데. 그새 정이라도 들었는지 괜히 아쉬운 마음에 칩을 빼지도 못하고 멀뚱멀뚱 R-A만 쳐다봤다.

 

 

“ 안녕. 이제는 아프지마. ”

 

 

나를 향해 웃고 있는 R-A의 칩을 뽑았다.

 

“ 얼씨구, 그게 그렇게 슬프냐? 꼭 건들이면 울 것 같네. ”

“ 아, 이 일 너무 힘든 것 같아. ”

“ 그러게, 너 처럼 매번 그렇게 돌려 보낼때 눈물 콧물 질질짜면서 작별인사하면 힘들만도 하네. ”

“ 장난아니거든? ”

“ 나도거든요? 네가 한 두번 이러냐? 보낼때마다 맨날 그 소리 하면서. ”

 

 

슬픈 걸 어떡해. 우울해진 마음에 세훈을 보며 풀려고 했는데 어째 점점 더 쌓여가는 우울지수에 세훈의 옆구리를 툭툭 쳤다. 아파, 임마. 옆구리를 잡고 인상을 쓰는 세훈을 보다가 입술을 삐죽이며 내 방으로 돌아갔다. 내 뒤를 따라 쫄래쫄래 방으로 들어오던 세훈이 익숙하게 소파에 앉았다. 연구복을 옷걸이에 걸어두고 핸드백을 챙기는 내 모습에 세훈이 소파에 누우며 말했다.

 

 

“ 출근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집에 가냐. ”

“ 아, 몰라. 오늘은 너무 우울해서 안되겠어. ”

“ 그러다 짤리겠다. ”

“ 짤리더라도 너보다는 늦게 짤릴걸? 내가 워낙 유능해야지. ”

“ 아, 예. 그러세요? 그럼 유능한 댁은 일찍 집에 기어들어가세요. ”

 

 

비아냥대는 세훈을 밉지않게 흘겨보다 회사를 나왔다. 집에 있을 복덕이를 생각하면 바로 집으로 들어가는게 맞지만 왠지 오늘따라 집에 바로 들어가기가 싫어졌다. 항상 빠르게 걷던 발걸음을 늦춰보니 그간 뭐든지 빠르게 한다고 미처 보지 못 했던 건물들과 거리가 눈에 들어왔다. 이 동네 산지 28년이 다 되가는데 어떻게 한번이라도 이런 건물을 본적이 없을까. 지금이라도 좀 여유롭게 살아야겠다. 오랜만에 여유로운 걸음으로 집까지 가는데 횡단보도 반대편에 보이는 동물병원에 잠시 걸음을 멈췄다. 안에서 하얀가운을 입고 왔다갔다 하는 사람이 어딘가 많이 익숙해보였다. 설마, 저 사람…. 어느새 바뀐 횡단보도를 건너 동물병원 앞까지 다가서자 바쁘게 이리저리 움직이며 동물들을 보살피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우리 집에서 뻔뻔스럽게 밥 먹고 간 남자다. 들어갈까 말까 고민하다 괜히 들어가서 아는 척해봤자 나만 피곤해질 것 같아 발걸음을 돌렸을때였다.

 

 

“ 어, 안녕하세요. ”

“ …안녕하세요. ”

 

 

결국 발목잡혔다. 어쩜 타이밍을 그렇게 기가 막히게 잘 잡는지 딸랑거리는 종소리가 들리며 나에게 먼저 아는 척을 하던 남자가 나를 병원 안으로 들어오게끔 했다. 어색한 표정으로 한쪽에 마련된 의자에 앉자 내게 음료수를 건네는 남자의 모습이 어딘가 달라보였다. 안경을 써서 그런가, 괜히 딴 사람 같네.

 

 

“ 지금 퇴근해요? ”

“ 네. ”

“ 이렇게나 일찍? 이제 3시 정도 되가는데. ”

“ 그냥, 하던 일도 다 끝내고 기분도 꿀꿀해서 집에 가는 길이였어요. ”

“ 하던 일을 다 끝냈는데 왜 기분이 꿀꿀해요? ”

“ 음, 저한테는 그 하던 일을 끝낼때 섭섭하고 아쉽거든요. ”

“ 그래요? 근데 오늘은 빨리 안 걸었네요? 우리 병원 앞까지 온 거 보면. ”

“ 예, 뭐…. 예? ”

“ 몰랐어요? 난 매일 그 쪽 보는데. ”

 

 

날 어떻게 봐요? 출근할때도 보고, 퇴근할때도 봐요. 이 사람 혹시 스토커인가. 반듯한 직업 갖고 있는 사람이 스토커라니 뭔가 좀 안 맞기는 하지만 꼭 나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다는 투로 이야기를 하는 남자를 보니 그런 생각을 배제할 수가 없었다.

 

 

“ 나 스토커 아니에요. ”

“ …저 아무 말 안했는데요? ”

“ 표정이 꼭 말해주고 있는데. ‘ 너 스토커지? ’ ”

“ …티나요? ”

“ 네. 티나요. ”

 

 

괜히 머쓱해 앞에 놓인 음료수를 한 모금 마시자 그런 나를 보던 남자가 웃었다. 아침에 병원문 열고 애기들 보다 밖에 보면 항상 뭔가 쫓기듯 바쁘게 걸어가더라구요. 그리고 주말에는 복덕이랑 같이 공원에 산책 나가는 것도 몇 번 봤어요. …아. 그래서 복덕이 주인이 나라는 걸 알았었구나. 근데 주말이라면 나 진짜 꾀죄죄 했을텐데…. 오세훈도 못 알아볼 정돈데 상당히 눈썰미가 좋으신가보네.

 

 

“ 우리 애기 볼래요? ”

“ 애기요? ”

“ 네. 아, 진짜 베이비는 아니고. ”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던 남자가 투명한 창앞에 앙증맞게 설치되있는 강아지 집에서 작은 강아지를 조심스레 꺼냈다. 아, 진짜 귀엽다. 어떡하지. 하얀 포메라니안을 보자 왜 이 남자가 애기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았다. 건들면 부숴질 것 같은 유리 다루듯이 조심스레 강아지를 쓰다듬던 남자가 내 품에 강아지를 안겨주었다. 원하면 분양해가도 좋아요.

 

 

“ 그러고 싶은데, 우리 복덕이가 한 성격해서요. ”

“ 그래요? 온순해보이던데. 아 참, 복덕이 병원 데리고 와요. 진찰 좀 해보게. ”

“ 그럴게요, 당장 내일 와도 되죠? ”

“ 안되는데. 아마 예약하고 오셔야 할걸? ”

“ …정말요? 그만큼 바빠요? ”

“ 농담. ”

 

 

아나…. 저번부터 느끼는거지만 이 남자 농담 진짜 진지하게 하네. 떨떠름한 표정으로 어색하게 웃는 나를 보던 남자가 해사하게 웃으며 내 품안에 안긴 포메라니안을 쓰다듬었다. 이 아이도 곧 병원에서 나갈거에요. 어떤 여성분이 분양하시기로 했는데 잘 커줬으면 좋겠네요. 애정이 가득한 표정에 나까지 흐뭇해지는 것 같았다. 내 품에서 꾸벅꾸벅 조는 강아지를 집에 내려줬다. 그 작은 몸을 비척대며 집 안으로 들어가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다시 안아들고 싶었다.

 

 

“ 그럼 내일 올거에요? ”

“ 네. 복덕이 데리고 올게요. ”

“ 번호. ”

“ …달라구요? ”

“ 적어가라구요. ”

 

 

또 낚였네. 무안한듯 머리를 긁적이자 소리내어 웃던 남자가 손을 내밀었다. 왜요? 휴대폰 줘 봐요. 핸드백안에 든 휴대폰을 꺼내 남자에게 주자 몇 번 패드를 누르던 남자가 다시 내게 휴대폰을 넘겨줬다.

 

 

“ 올때 전화해요. ”

“ …왜요? ”

“ 손님 안 받게요. ”

 

 

장난치는건지 진심인건지 모를 웃음을 비추던 남자가 살짝 흘러내려간 안경을 올리며 씩 웃었다. 아, 뭐야. 왜 설레는건데. 딸랑 종소리가 나며 손님이 들어오자 듣기 좋은 목소리로 인사를 하던 남자가 왠지 멋있어 보였다. 동물병원을 나오면서 투명한 유리창을 넘어 남자를 보자 손님에게 웃으며 말을 하던 남자가 나를 쳐다봤다. 인사를 하자 ‘ 조심히 가요. ’ 라며 입모양으로 말하던 남자가 다시 손님을 쳐다봤다.

 

 

“ 아, 진짜 이상하네. ”

 

 

자꾸 설레.

₅ 

마지막으로 R-A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보냈다. 아무리 로봇이라도 일주일간 20시간이 넘도록 함께 있다보면 없던 정이라도 생기게 되기 마련이다. 매번 색다른 로봇들이 수리를 요청하며 들어오지만 R-A는 달랐다. 뭔가 모를 친근함이 있었다. 사람들처럼 포근하기도 하고 장난스럽기도 한. 세훈에게 복덕이 일을 말해주고 어제와 같이 일찍 퇴근했다. 집에 갔다가 옷을 갈아입고 복덕이를 품에 안았다.

 

 

“ 이노무시끼야. 아픈티도 안내고. 누나 걱정되게. ”

 

 

품에 조용히 안겨있는 복덕이를 보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털이 빠지면서 간지럽기도 하고 아프기도 할텐데 평소와 똑같았던 복덕이의 모습때문에 몰라봤던게 화근이였다. 조금만 더 신경써줬더라면 그만큼 조금 더 덜 아팠을텐데. 복덕이를 쓰다듬다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그 남자 이름이 변백현이랬나? 연락처에 변백현을 치니 나오지 않는 번호에 당황스러웠다. 뭘로 저장해놨길래 안뜨지? 백현을 쳐봐도 나오지 않는 번호에 아예 검색을 포기하고 연락처에 새로운 번호가 찍힌 걸 봤다. 저장해놓은 이름들 사이에서 유난히 특이한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 곧사남 ’ 워낙 단순한걸 좋아해서 저장할때 이름만 저장해놓는데 이 곧사남은 뭔소린지도 모르겠고 이게 이름인지 의문이 갔다. 일단 전화라도 해보자.

 

 

“ 여보세요? ”

ㅡ “ 네, 변백현입니다. ”

“ …아, 저 앞 집 사람인데요. ”

ㅡ “ 이름으로 저장 안 해놨는데 어떻게 찾으셨네요. ”

“ 지금 가요, 근데 곧사남이 뭐에요? ”

ㅡ “ 지금 빨리 오시면 가르쳐 드릴게요.

 

 

곧사남이 뭐냐는 내 질문에 바람 빠지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밀당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야. 전화를 끊고 멍하니 서있다 품에 안긴 복덕이가 꼼지락대는게 느껴져 횡단보도를 건넜다. 동물병원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바깥보다는 시원한 바람이 느껴졌다. 다른 건물은 추울정도로 빵빵하던데 여기는 동물병원이라서 역시 다르구나. 사람보다 동물이 더 많아서 동물들 온도에 맞춰 춥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덥지도 않게 맞춰 놓은 것 같다.

 

 

“ 왔어요? 복덕이 안녕. ”

“ 안녕하세요. ”

“ 일단 애기 좀 진료실에 데리고 갈게요. ”

 

 

애기라는게 입에 베였는 듯 무의식적으로 애기라고 부르는 남자를 물끄러미 쳐다보다 진료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벌러덩 누운 복덕이의 피부상태를 유심히 보던 남자가 복덕이를 쓰다듬었다. 다행히 피부병은 아닌 것 같은데 스트레스를 받나봐요. 애기 일단 주사 한 방 맞아야 할 것 같아요. 복덕이를 가만히 쓰다듬어주다 주사를 넣는 남자의 모습은 어딘가 익숙하면서도 낯설어보였다.

 

 

“ 아플텐데 잘 참네, 복덕이. ”

“ 그러게요. 우리 복덕이 착하다. ”

 

 

주사를 놓은 곳을 살살 문질러 주던 남자가 복덕이를 안고 진료실에서 나왔다. 스트레스 많이 받다보면 털이 빠져요. 그러면서 피부병도 같이 올 수 있으니까 애기가 스트레스 안 받게끔 해줘야해요. 평일날에도 일찍 오는 날에 복덕이가 뛰어놀 수 있는 곳에 많이 데려가주세요. 역시 남자가 일할때 가장 멋있다더니 그 말이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 조근조근한 말투로 설명해주는 남자를 보자니 금방이라도 반할 것 같았다.

 

 

“ 예방접종도 한달에 한번씩 맞으러 오세요. ”

“ 네. ”

“ 그리고. ”

“ ……. ”

“ 내가 저장해놓은 그 이름이요. ”

“ 네, 그거 무슨 뜻이…. ”

“ 곧 사귀게 될 남자. ”

 

 

…어쩜 이미 반했는지도 모르겠네.





 

 

 

 

[EXO/변백현/빙의글] 고치는 여자, 치료하는 남자 | 인스티즈

 

[EXO/변백현/빙의글] 고치는 여자, 치료하는 남자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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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백현이 너무 설레여 ♥♥♥ 곧사남....♥
10년 전
독자2
와 설렌다ㅠㅠㅠㅠㅠㅠㅠㅠ이거 연재가요ㅠㅠㅠㅠㅠㅠ 수의사 백현이 좋다♥
10년 전
독자3
야밤에 제대로설레네요ㅠㅠㅠㅠㅠㅠ곧사남이라니ㅠㅠㅠㅠ백현이의 훈훈함에 취할거같아요 ㅠㅠ
10년 전
독자4
헐..자까니뮤ㅠㅠㅠㅠㅠㅠㅠ하루에 두글이나 올려주시다니 영광이빈더ㅠㅠㅠ 작가님진심 금손 ㅠㅠㅠㅠ 엉옹 저너무 설레서 잠이 안오겠네여ㅠㅠㅠ 간밤에 잘 보고 잡니닿ㅎ
10년 전
독자5
헐 ㅎㅎ 곧사귀게될남자라니 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6
헐좋아ㅠㅠㅠ
10년 전
독자8
아 진짜 변백현 완전 설레요ㅠㅠㅠ 백현아ㅠㅠ
10년 전
독자9
할 백현아ㅠㅠㅠㅠㅠㅠㅠㅜㅜ
10년 전
독자10
...곧 사귀게 될 남자라뇨....배큥아..♡ 이렇게 설렐수가요 아 진짜 백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설레잖아요 이거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1
와ㅠㅠㅠㅠㅠㅠ백현아ㅠㅠㅠㅠㅠㅠㅠ와ㅜㅠㅠㅠㅠㅠ완전 설레요ㅜㅠㅠㅠ
10년 전
독자12
헐. 백현아. 레알 사랑해........곧사남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설레서 ㄱ심장간지럽네요큐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3
곧사남...하...설레서 미치겠다...
10년 전
독자14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설렌다
10년 전
독자15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ㅛㅠㅠㅠㅠ와수의사ㅠㅛㅠㅠㅠㅠㅠ백현쌤ㅠㅠㅠㅠㅠㅠㅠㅜ우리집애기도 진찰해주세요ㅠㅠㅠㅠㅠㅜ곧사남이래ㅠㅠㅠㅠㅛㅠㅛㅠㅠ쥬긍
10년 전
독자16
헐ㅠㅜ백현아ㅠㅠㅠㅠㅠ수의사ㅠㅠㅠㅠㅠㅠㅜ나랑사귀자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7
우와 진짜 달달하다 ....
10년 전
독자18
헐사랑해요
10년 전
독자19
ㅠㅠㅠㅠㅠㅠ저런수의사있으면없는개라도키워서 데리고강거같아여 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0
ㅠㅠㅠㅠㅠㅠ허류ㅠㅠㅠㅠㅠ대바규ㅠㅠㅠㅠㅠㅠㅠ곧사구ㅏ게될남자라니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1
곧사남..♥백혀니 겁나 설레네요ㅠㅠㅠㅠㅠ왜 우리 앞집엔 할아버지께서 사시는가..
10년 전
독자22
곧사남 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3
으아'!!!!!!!!!심장어택ㅠㅠㅠㅠㅠㅠㅠㅠㅠ좋네여ㅠㅠㅠㅠㅠㅠㅠㅠ어휴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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