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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변백현/김종인/박찬열/조각글] 늑대는 존재한다 | 인스티즈

 

 

 

 

음, 그러니까 그날은 뭔가가 많이 달라보이는 날이였어. 항상 그 자리에만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길고양이도 그 날 따라 자꾸만 울부짖으면서 내 품을 벗어나려고 했지. 엄마를 찾는 걸까 생각이 드는 찰나에 내 핸드백에 넣어뒀던 휴대폰이 툭하고 빠져버린거야. 너는 이게 뭐라고 생각해? 단순한 귀신의 장난? 아니면 내가 몰랐던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핸드백에 걸려있다 빠져버린 휴대폰? 아니야, 이건 모두 늑대의 짓이야. 그래, 이건 모두 그들의 짓이지.



 

 

항상 지나왔던 버스 정류장을 지나가면서도 은연중에 자꾸만 스친듯이 나는 낯선 향때문에 미칠 것 같은거야. 너도 잘 알잖아, 내가 워낙 냄새에 민감한거. 그 향은 이때까지 내가 맡아왔던 냄새와는 확연히 다른 향이였어. 인간이 내는 체취와는 다르고, 동물에게서 나는 냄새라기에는 또 달랐지. 그래서 난 그 자리에 못 박힌듯 가만히 서서 똑같은 버스 3대가 지나갈때까지 멍하니 그 향의 근원을 찾으려고 했어. 그러나 결국 찾지 못 했지. 무거운 발걸음을 억지로 떼며 겨우겨우 정류장을 지나쳤어. 내가 자주 드나들던 빵집을 지나고 항상 똑같은 알바생이 똑같은 자리에서 만화책을 읽고 있는 편의점도 지났지. 그리고 매일 돌던 골목길을 도는 순간, 그 순간이였어. 알쏭달쏭했던 그 향의 주인을 알게되버렸지. 그건 바로 늑대, 늑대였어.



 

 

[EXO/변백현/김종인/박찬열/조각글] 늑대는 존재한다 | 인스티즈

 

 

 

 시선을 틀어 나를 쳐다보다 아래를 내려보는 그 늑대 때문에 내 고개까지 절로 숙여졌지. 그 늑대는 본능을 취하고 있었어. 쉽게 말하면 사냥을 하고 있었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저의 아래에 깔린 여자를 보던 늑대가 그르릉거리는 소리를 내다 입맛을 다시더라고. 저의 밑에서 기절해버린 여자를 두고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그 늑대는 달빛 속으로 사라졌어. 그게 상상만으로만 생각했던 늑대를 실제로 본 나의 첫 경험이였지.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 이였어. 비가 오는 걸 원체 좋아하지 않는터라 이미 짜증은 짜증대로 났고, 거기다가 직장상사한테 제대로 찍힌터라 불만은 튀어나온 입을 뚫고 나올 기세였지. 점심시간이 끝나고 커피 한 잔 마시고 싶다는 친구의 말에 마침 남는 시간에 대출한 도서를 반납하러 가려고 했던 참이였는데 잘됐다며 작은 심부름까지 달고 나왔지. 한 손에는 우산을 쥐고 한 손에는 책과 휴대폰을 든채로 회사를 빠져나왔어. 웅덩이진 곳을 이리저리 피해다녀도 젖어가는 운동화를 보자 괜히 운동화로 갈아신었나 싶어서 발을 내려다보다 다시 길을 걸었어. 근데 고개를 든 순간 내 앞을 가로 막는 뭔가가 서있는거야.




 

[EXO/변백현/김종인/박찬열/조각글] 늑대는 존재한다 | 인스티즈

 

 



본능적으로 내 발걸음은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났고, 내 앞을 가로막은 이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정말 평온하기 그지없더라. “ 안녕. ” 이라고 말이야. 뻔뻔하게 말하면서 웃던 그 것은 옅은 미소를 입가에 띄우며 내가 대답을 해줄때까지 기다렸어. 안녕. ” 억지로 내뱉은 소리 탓에 듣기 싫을 정도였어. 근데도 그것은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웃으며 내 앞에 서있던 걸음을 옮겨 옆으로 비켜나주더라. 참 특이하고도 소름 끼쳤던게 뭔 줄 알아? 앞서 말한대로 그 날은 비가 내렸던 날이야. 내가 그것을 만난 순간조차도 비가 내렸지. 손에 우산 하나 들고 있지 않던 그것은 머리에서 부터 발 끝까지 모조리 어디 하나 젖지 않았어. 분명 손에 우산이 없었는데도 말이야.

 

 

 

[EXO/변백현/김종인/박찬열/조각글] 늑대는 존재한다 | 인스티즈

 

 

 

난 아직도 비가 오는 날이면 가끔 그것이 생각나. 사람을 홀리는 묘한 웃음을 띄웠던 그 얼굴이.

이제야 생각해봤는데, …혹시 그것도 늑대였을까?

 

 

 

 

 

세상은 참 불공평한 것 같아. 나날이 갈수록 스트레스는 쌓여만 가는데 그걸 해소해주는 것은 나타나지 않으니까 말이야. 9시가 땡 치자마자 재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났어. 상사고 뭐고 난 오로지 집에 가야만 하겠다는 집념으로 핸드백 속에 아무거나 막 집어넣었지. 1분 1초의 여유따윈 내게 없었어. 집에 가는 것이 내게는 이 지긋지긋한 일속에서의 해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대충 인사치레를 하고는 마침 내려가는 엘리베이터에 탔어.





 

[EXO/변백현/김종인/박찬열/조각글] 늑대는 존재한다 | 인스티즈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보이는 남자의 모습에 숨을 헉하니 들이마쉴 수 밖에 없었지. 내가 엘리베이터를 탄 시간은 퇴근하고 나서 5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도 나보다 더 빨리 탄 사람이 있다니 놀라웠을뿐이야. 눈이 마주치자마자 그냥 홱하니 돌려버리는 것도 어색해 살짝 눈인사를 하고 엘리베이터 안에 몸을 실었지. 지하 2층을 누르고 내려가는 시간이 왜 이렇게 느린지 모를정도였어. 그 정도로 어색함이 감돌았지. “ 퇴근하시나봐요? ” 그 남자도 이 어색함을 벗어버리고 싶었던건지 내게 물었어. 그리고 난 또 놀랐지. 이번엔 생각과는 다르게 너무 낮은 목소리 때문이였어. “ 아, 네. ”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하자 앞을 쳐다보던 남자가 시선을 틀어 나를 쳐다보는게 느껴졌어.





 

[EXO/변백현/김종인/박찬열/조각글] 늑대는 존재한다 | 인스티즈

 

 

 

“ 그럼 수고하세요. ” 지하 1층에서 내린 남자는 재킷을 여며쥐고 내게 고개를 숙였어. 덩달아 나도 같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혼자 있는 시간이 생기자 그제서야 긴장감이 풀렸어. 저 남자가 뭐라고 한공간에 있었을 뿐 인데도 이렇게 긴장되는걸까. 남자가 내리자마자 이것이 비로소 정상이라는 듯이 시간은 유연하게 흘러갔어. 그리고 난 집에 도착할때까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 했지. 내가 근무하고 있는 층은 13층, 즉, 회사의 제일 꼭대기 층인데 도대체 그 남자는 어디서 엘리베이터를 탄걸까?





 

 

 

그런 일들이 있고 난 후로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어. 난 아직까지 여전히 늑대에 대한 관심을 져버리고 있지 않을 뿐더러 그것들을 감출생각도 없어. 내가 살아있고, 내 두 눈이 멀쩡한 이상 이 세상에는 늑대들이 존재한다고 믿어. 그리고 그 믿음은 언제나 나를 강하고 굳건하게 만들어줬지. 이를테면 내가 위험에 처했을때 언제든지 그들이 달려와서 나를 도와줄 것만 같다는 것? 그렇지 않은 이상 계속 그것들이 내 눈에 띄일리가 없잖아. 뭐, 안일한 생각이다만 설마 나를 잡아 먹진 않겠지. 먹더라도 한 3초 정도는 고민해주지 않을까?

 

 

 

[EXO/변백현/김종인/박찬열/조각글] 늑대는 존재한다 | 인스티즈

[EXO/변백현/김종인/박찬열/조각글] 늑대는 존재한다 | 인스티즈

[EXO/변백현/김종인/박찬열/조각글] 늑대는 존재한다 | 인스티즈

 

 

 

눈을 크게 뜨고 네 주변을 한 번 잘 살펴 봐 봐. 혹시 몰라, 시종일관 네 주변을 배회하고 있던 늑대들이 단숨에 너를 집어 삼켜 버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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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헝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조각이이렇게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2
어너징 봤어ㅠㅠㅠㅠ오늘 never 구독함?에 떠서ㅠㅠㅠ
10년 전
독자3
와 진짜 금손이세요ㅠㅠㅠ어떻게 제취향을 이렇게ㅠㅠㅠㅠ
10년 전
독자4
으허ㅠㅠㅠㅠ좋다ㅠㅠㅠㅠㅠ잘닑고가요
10년 전
독자5
와ㅠㅠㅠㅠㅠ잘읽고가요
10년 전
독자6
ㅠㅠㅠㅠㅠㅠㅠㅠ대박 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7
와진짜 좋아요ㅜㅜㅜㅜㅜ 아진짜 대박이다ㅜㅜㅜ
10년 전
독자8
이게 뭐죠ㅠㅠㅠㅠㅠ조각글이 이렇게 좋은글이여도ㄷ되나요ㅠㅠㅠ금손작가님이 정말 좋읍니다ㅠㅠㅠ정말좋아요ㅠㅠㅠㅠ
10년 전
독자9
와,,,,소름...진짜 대박이에요ㅠㅠㅠㅠ작가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0
흠흑흐그 저런잘생긴 남정네들을 본적이 읎어요...
10년 전
독자11
진짜 움짤이 너무 적절함..........다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난 저렇게 섹시하고 진지하고 남자다운게 좋아 핡 님 금손 짱짱맨♥ 이런글좀 많이써주세요♥
10년 전
독자12
ㅠㅠㅠㅠㅠㅠㅠㅠ아 쓰니 글을 너무 잘써요 ㅠㅠㅠㅠ 금손bbb 쓰니 최고ㅠㅠ
10년 전
독자13
헐진짜작가님워더 완전 금손ㅜㅜㅜㅜㅜㅜㅜㅜ 짱이에요 작가님짱짱
10년 전
독자14
어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잘읽고가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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