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주가 시작되면 천천히 읽어주세요<3
-해가 뜨지 않는 하룻밤만 내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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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참 어렸었다
너도 뭘 몰랐었고
나도 그랬지
가끔씩 너와 길을 걷다보면 네가 나에게 이렇게 묻곤 했다
'정상, 생일 선물은 뭘 받고 싶니?'
'나는 박스바니를 갖고 싶어. 박스를 열면 큰 토끼인형이 튀어나왔으면 좋겠어'
'음, 하지만 그건 너무 비쌀거야'
'걱정하지마 알베, 나중에 네가 어른이 되어서 돈을 많이 벌게 되면, 그때 그걸 사주면 되지'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 돈을 많이 벌게 되면 난 이탈리아로 돌아갈지도 몰라'
'그럼 난 너를 따라 이탈리아로 가면 되지'
그럼 넌 내가 귀엽다는 듯이 웃으며
'그건 말도 안돼 정상. 이탈리아는 너무 먼걸? 그냥 어른이 되지 않는 것이 빠를거야'
'그럼 우리 어른이 되지 말자'
17살의 우린 항상 길을 걸으며 그런 얘기를 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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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고 해서
어른이 되지 않는것은 아니다
시간은 끊임없이 흐르고
우리는 끊임없이 자란다
그날은 내 생일이자 한해의 마지막 날이었다
너와 난 어느 때와 다름 없이
길을 걷고 있었다
넌 갑자기 나를 공원 벤치에 앉히더니 눈을 감기곤,
나에게 무언가를 건넸다
'서프라이즈!'
환하게 웃는 그의 모습이 어딘가 아렸다
'그래서 언제까진데?'
'뭐가?'
'그 날까지 얼마나 남았냐고'
'에이, 정상! 네가 원하던 박스바니잖아.'
'이제 넌 어른이 된거야? 이제 이탈리아로 돌아가야 하는거야?'
너는 아무 말도 하지않고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샐핏 웃기만 했었다
그때, 그 웃음의 의미를 어렴풋이 알것 같기도 했지만.
난 그냥 잊기로 했다
넌 떠나지 않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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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또다시 빠르게 흘러 2월이 되었다
그날은 너와 내가 나의 방에서
영화를 한편 보던 날이었다
갑자기 네가 나의 손을 잡아왔다
그리고 내게 말했다
'해가 뜨지 않는 하룻밤만, 내게 준다면 정말 좋을거야'
'뭐라고?'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안다면. 그렇다면 이탈리아로 떠나지 않을게'
'결국은 이탈리아로 떠나는거야? 여기서 오랫동안 살아왔잖아'
'네가 그 말이 무슨 뜻인지만 알면 돼.'
그날 밤 이후, 나는 그 말을
계속해서 되뇌었다
해가 뜨지 않는 하룻밤이라.
해가 뜨지 않는.
그러다 한 책을 읽게 되었다
친구가 낭만적이라며 건네준 시집이었다
그곳에서 네가 한말을 보았다
그리고 그 밑의 해설에선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 이 말을 해준다면,
당신과 있는 하룻밤이 영원하길 바란다는 의미입니다
당신을 사랑한다는 의미일수도 있겠죠?'
그러했다.
나는 너를 사랑했고
너도 나를 사랑했다
떨리는 손으로 너의 집 문을 두드렸다
'알베르토?'
'무슨 일이야? 이 늦은 밤에?'
'너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서 왔어.'
'무슨 말인데?'
'해가 뜨지 않는 하룻밤을 나에게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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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정들!!!
다시 왔어요오오오
오랜만이죠ㅠㅠㅠㅠ그동안 못와서 미안해요ㅠㅠㅠ어유유ㅠ
날 매우 쳐도 좋아요ㅠㅠ
고마워여ㅠㅠ<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