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선 의 끝, C
: careful
1. 조심하는, 주의 깊은 2. 세심한
세번째 이야기
W.보통
♪
자주듣는 노래에 이런 가사가 있더랬지.. 내가 왜 그랬는지 자다 이불킥 날리겠어~ 왜 그랬을까 머리는 빙빙, 죄 없는 이불만 차 킥킥! 듣지도 못하는 전정국에게 필터링걸치지 않은 돌직구를 날린 후 내 심정을 꼭 닮은 가사처럼 늦은 시간까지 이불킥만 날리고 있다. 아니지, 하필 내일도 학교를 가는 날이라 마주칠 전정국에게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이런저런 생각, 아니지. 전정국이 못들었을 수도 있잖아. 라는 생각에 생각에 꼬리를 물다 언제 잠들었는지 눈을뜨니 밝은 아침이였다.
매번 다를 것 없이 도착한 교실엔 여전히 비어있는 전정국의 자리와 날 반겨주는 수정이가 있었다. 전정국에 대한 생각에 근심걱정 가득한 내 얼굴을 빠르게 눈치챈 수정이가 무슨일이 있냐며 캐묻기 시작했다. 종치는 시간에 다다르자 반넘게 교실이 아이들로 채워져 나중에 이야기 해주겠다며 얼버무렸다.
" 너 전정국이랑 무슨 일 있었지? "
" 엥.. 갑자기 무슨 소리야 "
" 나도 학교오다가 들은건데,
너가 막 집가는데 전정국 쫓아갔다고.. "
" 야! 그거, 쫓아간거 아니야!
가다보니 길이 같은거지.. "
" 그치? 저번부터 전정국 신경쓰는거 같길래 얘기해주는건데,
가까이 지내지마 "
" 왜? "
" 소문 얘기해줬잖아~
괜히 엮여서 너까지 안 좋은 소문 돌지도 몰라. "
" 말 그대로 소문이잖아,
엮이면 어때. 소문인데 "
걱정스러운 수정이의 말에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진짜 말그대로 소문이였다. 그것도 뜬 소문, 신경쓰고 싶지도 않고 신경 쓸 필요도 없다. 소문이라는 것은.. 누가 본건지 모르겠지만 수정이의 말에 잠깐 흠칫했다. 절대 전정국과 엮여서 흠칫한게 아니라 남들 눈에 따라가는 것 처럼 보인다는 소문을 전정국이 들었을때의 나에대한 오해때문이였다. 마음속으로는 전정국을 따라간건 사실이지만, 우리집 방향과 전정국이 향하는 방향이 같은것 또한 사실이였다. 수정이와 수다를 떠는 도중에 등 뒤쪽으로 익숙한 향기가 느껴져 뒤돌아보니 역시나 전정국이였다. 귀에는 이어폰을 꼽고 특유의 느릿한 걸음으로 자리를 찾아갔다. 향수를 쓰는건가.. 들리지도 않는 이어폰은 왜 끼고 있는건데.. 어제는 왜 그냥 사라진 건지.. 할 말은 많은데, 뱉지 못한 채 속으로 씹어 삼켰다.
/
다행히 오늘은 상담이 없어 일찍 집에 갈 수 있었다. 오늘 하루종일 전정국과 접촉할 틈이 없었다. 수업시간 제외, 쉬는 시간 전정국은 책상에 엎드려 있었고 점심시간 밥을 먹고 돌아왔을땐 전정국은 어디간지 없어졌고 애들이있는 앞에서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 말을 걸 타이밍을 찾기가 힘들었다. 하교시간 전정국이 어느때와 다름없이 나와 같은 방향으로 간다면 좋겠지만, 하교준비를하는 아이들 틈에 전정국은 여전히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내가 항상 시선을 쫓아 바라 본 전정국의 하나하나 모든게 궁금증, 호기심 투성이다.
" 탄소야, 안 가? "
" 아.. 먼저 가! 할 일 있어서.. "
" 할 일? 기다려 줘? "
" 아니아니, 내일 봐~ "
날 챙겨주는 수정이의 배려를 미룬채 가방을 느릿느릿, 정리할 것도 없는데 괜히 뒤적뒤적, 아이들이 다 빠지고 난 후 교실에 흐른 정적이 전정국을 일으켰다. 귀신같이 알고 일어나네, 신기하게.. 몸을 천천히 일으켜 주위를 한 번 살펴본 전정국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날 없는 사람 취급하며 가방과 함께 자리에 일어나 느릿한 걸음으로 교실을 빠져나갔다. 전정국과 나 사이에 나름 몇가지 일들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물론 나 혼자. 전정국은 그 일에 대한 언급이 하나도 없다. 조금 삐뚤어지게 생각해서 내가 본 전정국에 대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일들을 학교에 소문내면 어쩌려고 저렇게 나를 무시하는지.. 소문 낼 생각조차도 없지만 말이다. 전정국이 지나치고 주변에 남은 은은한 향기에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기를 오늘은 꼭 기필코 쌍방향 접촉을 하고자 빠른걸음으로 전정국 뒤를 쫓아갔다. 내가 전정국을 쫓아다닌다는 뜬 소문들이 진짜가되는 순간이였다.
" 야! 전정국! "
학교를 벗어나 횡단보도에서 전정국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전정국은 신호등을 다 건넌 상태였고 초록불은 깜빡깜빡 내가 있는 곳에서 빠르게 달리면 건널 수 있을 것 같은 어디서 온지 모르는 자신감으로 전정국을 외치며 달렸다. 워낙 느릿한 걸음의 전정국이라 쉽게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다. 횡단보도를 거의 다 건너갈때쯤 갑자기 바뀐 빨간불에 잠시 당황을 한채 달릴때 순간 일어난 사고에 놀라 그대로 멈춰버렸다.
" 악!!!!!!!!!! "
" 야! "
순식간이였다. 빨간불을 확인하며 고개를 살짝 돌렸을때 날 못본건지 우회전하는 차가 나에게 빠른속도로 다가오고 있었다. 갑자기 뛰다가 멈춘탓에 중심을 잃고 엎어져 소리만 꽥- 질렀다. 분명 가까운 거리에 있던 차가 날 박을거라 생각했는데 내 옆에 있는건 세워진 차였고, 난 너무나 멀쩡했다. 다행히 하교시간이 조금 지나 주위에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지 목청껏 소리지른게 급 창피해져 괜찮냐며 뛰어나온 차주인에게 '괜찮아요'x100 을 반복하며 인도에 들어섰다.
갑자기 뛰다 멈춰서 나 혼자 엎어져 다친 무릎이 시큰했다. 따끔거리는 무릎을 보며 툴툴거리며 시선을 정면으로 보았을때 날 쳐다보고 있던 전정국과 마주쳤다. 아! 창피해. 다 봤을라나? 다 봤겠지? 앞으로가지도 뒤돌지도 못한채 가만히 서 있는데, 전정국의 시선이 점점 아래로 향했다. 그러더니 이내 시선을 바로 잡고 작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다시 제 갈길을 갔다. 방금 내 무릎본거 맞지? 아니, 고개를 왜 절레절레 흔들지? 다시 한 번 투덜투덜거리며 전정국을 뒤쫓았다. 자꾸만 시큰거리는 무릎을 질질 끌고 가는데 나도모르게 다리 한쪽을 절뚝거리며 걷는 모습이 제법 웃겼다. 그런 와중에도 전정국에 대한 호기심이 자꾸만 들어 걸음을 빨리해 전정국 바로 뒤까지 따라 잡았다.
" 아.. 진짜 아프다. "
" ... "
" 나 엎어진거 봤어? "
" ... "
" 아깐 정신없어서 별로 안아팠는데,
지금 완~전 아퍼. "
" ... "
" 쳐다보지도 않냐,
같은 반 친구가 다쳤는데.. "
그렇게 넘치던 호기심이지만 선뜻 어깨를 잡아 전정국와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엎어져서 좀 추하기도 했고, 창피하기도 했다. 전정국이 듣지 못한다는 걸 거의 확신한채 나 혼자 중얼중얼거리며 절뚝이는 발을 이끌고 꽤나 가까운 거리 내 앞에 전정국과 함께 걷고 있었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 어이없는 웃음이 터져 고개를 숙이고 킥킥거렸다. 순간 톡하고 내 정수리에 부딪히는 무언가에 고개를 들었을때 차가운 무표정을하고 손바닥으로 내 머리를 막고 있는 전정국이 서 있었다. 전정국의 시선이 향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전정국의 큰 손바닥위엔 반창고 하나가 놓여 있었다. 무슨 상황인지 전정국을 다시 한 번 올려다보니 그 날, 비가 엄청 많이 오던 날. 그때처럼 전정국은 날 한 번 쳐다보더니 다시 반창고가 올려진 자신의 손바닥으로 시선을 옮겼고, 그렇게 시선으로 답을 알려주었다.
손을 올려 전정국 손바닥에 올려진 반창고를 가져갔다. 전정국 손에서는 그렇게 작아보이던 반창고가 내 손에 들어오니 제법 큰 사이즈였다. 고맙다는 말을 꺼내기전에 전정국은 나보다 앞서 걷기 시작했다. 이거 쌍방접촉맞지? 뭔가 신나는 마음에 시큰거리는 무릎을 신경도 안쓴채 다시 한 번 전정국을 뒤 쫓았다.
" 전~정~국~ "
" ... "
" 고마워, 반창고 "
" ... "
" 근데.. 어디가? "
" ... "
여전히 대답이 없는 너였다. 어차피 대답도 안할거 전정국에 대한 호기심을 풀어보자 싶은 마음으로 혼잣말을 계속 이어갔다. 두 갈래로 나뉘어진 길로 다달았을때까지 전정국은 나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 말을 못하는거야, 아님 안하는거야? "
" ... "
마지막 질문과 동시에 오늘 하루도 이렇게 전정국과 함께 지나갔다.
/
웬일인지 요 몇일 날씨가 우중충하더니 체육시간이 되자마자 언제 흐렸는지 햇빛이 쨍쨍했다.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운동장으로 나오라는 체육선생님의 말씀에 남자아이들은 축구할 생각에 환호성을 지르고 여자아이들은 탄식을 내뱉었다. 어차피 남자애들에게 축구시키고 여자애들에겐 자유시간을 줄거라는 수정이의 말에 체육복을 다 갈아 입지 않은채 윗도리만 대충 걸치고 운동장으로 나왔다. 스탠드에 앉아 남자아이들의 축구하는 모습을 몇분정도 지겹게 쳐다보다 자연스레 시선을 쫓아 간 곳은 멀리 혼자 동떨어져 앉아 귀에 이어폰을 꽂은채 앉아있는 전정국이였다. 축구를 할거라곤 생각하지도 않았다. 전정국 주위에 사람은 한명도 없었고, 다리를 꼬고 팔짱을 낀채 눈을 감고 강한 햇살 아래 살랑이는 바람에 휘날리며 반짝이는 머리칼, 전정국 진짜 세상 혼자사는 듯.. 그렇게 한참을 내 시선은 전정국에게 멈춰있었다.
" 어이 김탄소! 왜 멍때려! "
" ...어? "
" 어? 바보냐, 설마 또 전정국 보냐? "
" 아..응.. "
전정국을 보고 있다는 내 말에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수정은 이제 포기했다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등을 돌려 앉았다. 그 순간에도 여전히 내 시선은 전정국을 끈질기게 쫓고 있었다. 잠깐의 쉬는 타임, 남자아이들은 얼굴 가득 땀을 흥건히 적신채로 스탠드로 다가왔고 순식간에 더 시끌벅적해졌다. 순간 전정국은 아이들이 다가오는 걸 느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론가 향했다. 전정국에게 자석이 달린 듯 내 몸도 자연스레 전정국을 따라갔다. 벌떡 일어나는 나에게 어디가냐는 수정이의 말에 대답도 하지 못한채 말이다.
쫓아오긴 쫓아왔는데, 왜 몰래 숨어서 보고 있는지 이 상황이 나조차도 이해가 안간다. 전정국을 급하게 따라 찾아 온 곳은 전학오고 나서 처음와 본 곳이였다. 분위기를 봐선 소각장같긴 한데.. 수업시간이라 그런지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즉, 전정국과 숨어있는 나 둘뿐인 것 같다. 전정국은 귀에 꽂혀 있던 이어폰을 빼 주머니에 쑤셔넣고 무언갈 꺼냈다. 내겐 익숙하지 않은 물건이였다. 담배, 나에비해 전정국은 익숙한 듯 담배 한개비를 꺼내 라이터 불을 쉽게 붙이곤 자연스레 담배를 피웠다. 전정국은 나와 같은 미성년자에 여긴 학교다 당연히 잘못된 일인데 선뜻 다가가 말리지 못했다. 꼭 어린아이가 보면 안 될 무언가를 보듯 난 기둥 뒤에 숨어서 숨죽여 지켜봤다. 그렇게 담배가 반정도 타들어 갔을때 뭔가 간질간질 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 으악! "
진짜 거짓말 안치고 주먹만한 벌레가 내 손등위에 올라앉았다. 간질거리는 느낌이 전정국때문인줄 알았는데, 정신팔려 벌레가 붙은지도 몰랐나보다. 잘 숨어있던 내가 전정국과 꽤나 가까운 거리에 마주하게 되었다. 내가 지른 소리를 듣지 못했겠지라는 생각에 급 창피해 붉어진 얼굴을 감추기 바빳다. 그런 와중에도 얼굴을 가리고 있는 손가락 틈새로 전정국을 쳐다보았다. 평소와 같이 피던 담배를 느릿하게 끄고 날 지나쳐갔다. 이렇게 그냥 지나가게 되면 저번부터 자꾸만 오해가 생기는 것 같아 뭐라 해명이라도 해야 겠단 생각에 생긴 용기로 전정국의 교복 옷자락을 잡았다.
" 잠깐만! "
내 말이 들릴리가 없는 전정국은 내가 잡은 자신의 옷깃에 한 번 눈길을 주고 날 쳐다봤다. 이걸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머리를 굴리다 주머니에서 급하게 핸드폰을 꺼내 메모장을 켰다. 말로하면 편한데 전정국은 들을 생각이 없으니 글이라도 전해야 겠다 싶어 짧은 순간 이런저런 말을 적고 지우고를 할때쯤 전정국은 기다리다 지쳤는지 내 팔을 툭하니 쳐 냈다. 시간이 없었다. 이대로라면 전정국은 지난번처럼 그냥 뒤돌아갈게 뻔했다. 그렇게 길고 긴글을 지우고 딱 한 줄 전정국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전했다. 물론, 이게 다가 아니지만..
[ 아무한테도 말 안할게 ]
전정국의 얼굴앞에 내민 핸드폰이 초라해지는 순간이였다. 누가보면 전정국이 나한테 약점잡힌 줄 알겠네~ 차라리 그냥 지나쳐가면 좋았을 전정국은 예상외로 내 핸드폰을 뺏어 무언가 적기 시작했다. 내 손에선 큰 핸드폰이 전정국의 손에 잡히니 다마고치처럼 작게 느껴져 무언의 설렘을 느꼈다. 난 그렇게 핸드폰을 잡고 오랜시간 썻다 지웠다를 반복했는데, 전정국은 단 몇초만에 핸드폰을 다시 나에게 건내 준 후 등을 돌려 제 갈길을 갔다. 전정국에게 돌려 받은 핸드폰엔 내가 쓴 글 밑에 답변이라도 한 듯 짧게 무언가가 써져 있었다.
[ 상관없어 ]
전정국의 약점이라고 하면 할 수 있는 것들은 난 직접 눈으로 보았다. 하지만 난 그걸 전정국의 약점이라 생각하지 않고 전정국과 가까워질 수 있는 무언의 발단이라 생각했다. 전정국과 나의 비밀을 만들어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은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전정국은 단 네글자 '상관없어' 라는 말로 시작하기도 전 우리 사이에 벽을 치고 있었다. 난 무척이나 상관이 있는데 말이다.
/
난 매일 항상 전정국의 뒤를 쫓았다.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였다. 주위에서 친구들은 나의 그런 모습에 혀를 쯧쯧 차며 그만하라고 하기도 했지만 내 고집은 대단했다. 솔직히 따지면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그냥 단순한 전정국에 대한 호기심이 이렇게 까지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의 딱히 수익이라고 할 건 없다. 매번 학교 끝나고 같은 방향인 전정국을 쫓아가다 갈림길에 포기하고 돌아선게 다다. 번화가 쪽으로 한 번 따라가 볼까 싶기도 했지만, 학교에서와는 다른 전정국의 모습을 다시 보기 무섭고 낯설기도 해서 차마 따라가지는 못했다.
오늘은 전정국없이 혼자 하교하는 길, 전정국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종례 마지막 시간부터 보이지 않았다. 반아이들은 그렇다쳐도 담임선생님까지 전정국의 행방에 대해 말씀이 없으셨다. 전정국의 뒤를 쫓아가는거나 혼자가는거나 별반 다를게 없었지만 내 시선이 항상 따라갔던 무언가 없으니 텅비고 허전한 느낌이였다. 전정국의 느린 발걸음을 따라가느라 가깝지만 길게 느껴졌던 학교에서 집까지의 거리가 이렇게 짧았나 싶을 오늘이였다. 전정국과 헤어지는 갈림길에 가까워오니 전정국의 생각이 더 깊이 들었다.
" 니가 날 무시해? "
" ... "
" 사춘기야? 정도껏 해 "
갈림길에 더 가까워졌을때 뭔가 싸한 느낌과 함께 여자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렸다. 오지랖이 넓은편이기도 하고 기억력도 좋은편이라 낯익은 목소리에 갈림길 코너에 서서 상황을 지켜봤다. 바로 튀어나가 그 상황을 말릴 뻔 했다. 앙칼진 목소리의 주인공은 전정국에 대한 소문 90%를 차지하는 눈에 익은 예쁜 언니였고, 그 주위에는 검은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전정국이 담배피는 걸 훔쳐봤을때 처럼 코너에 숨어 눈만 빼꼼히 내밀었을때 예쁜언니와 검은정장 무리 사이에 둘러싸였있던 누군가와 눈이 마주친건 순식간이였다. 전정국이였다.
전정국의 교복은 어느덧 편한 사복으로 바뀌어있었고, 헝클어진 머리와 피부엔 얼룩덜룩 멍과 입주위엔 피가고여 있었다. 상황을 빠르게 판단해보면 검은정장무리들이 전정국을 때린게 확실했다. 나와 시선이 마주친 전정국은 평소보단 훨씬 오래 날 뚫어져라 쳐다봤고 예쁜언니로 인해 시선을 거두었다. 예쁜언니는 길고 긴 마녀같은 빨간매니큐어가 발라진 손으로 우악스럽게 전정국의 턱을 잡았다. 몇번 휘청거리던 전정국은 표정을 바꾸더니 예쁜언니를 노려보듯 쳐다봤다. 예쁜언니는 비웃음치며 턱을 잡고 있지 않은 반대쪽 손으로 전정국의 볼을 기분나쁘게 툭툭치다가 강도를 높혀 세차게 때리기 시작했다. 순간 내 입에서 놀라 큰 소리가 나오려할때 힘을주어 두손으로 내 입을 막았다.
경찰, 경찰을 불러야했다. 나 혼자 감당하기엔 누가봐도 무리였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주머니속 핸드폰을 꺼내려 애 썼다. 빨리 신고를 해야겠다는 마음과는 다르게 떨리는 손때문에 미끄러진 땅으로 곤두박질치는 핸드폰이 야속하기만 했다. 제법 멀리 굴러 떨어진 핸드폰을 보며 머리를 잡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예쁜언니는 전정국에게 비아냥거리며 기분나쁜말들을 내뱉었고 큰일이라도 날 것 같아 진정안되는 마음에 차마 쳐다 볼 수 없었다. 결국 내가 생각한 방법은 될지 안될지 모르는 무식한 방법이였다.
" 경찰이다!!!!!!!! "
초, 중딩한테 먹힐법한 장난을 어른들에게 치는 꼴이 되었다. 갈림길 코너뒤에 숨어 귀를 막고 냅다 소리를 질렀다. 혹시라도 검은정장들이 나에게 다가와 해코치라고 할까 싶어 미칠듯이 뛰는 심장에 눈물까지 고였다. 그렇게 몇번 더 소리지르고 숨을 골랐을까 주위엔 아무 반응이 없었다. 급하게 정신을 차려 코너를 돌아 골목길을 봤을땐, 풀썩 주저 앉아 벽에 고개를 기댄채 눈을 감고 있는 전정국이있었다.
난 다시 한 번 전정국과 나 사이에 쳐진 두꺼운 벽을 허물 각오로 전정국에게 발걸음을 옮겼다. 무언의 발단, 우리 사이의 비밀이 하나 더 생기길 바라는 여전한 내 호기심이 였다.
보통의 말
(빵빠레) (폭죽) (짝짝짝)
여러분.. 제가 초록글에 올랏습니다만!!!!!!!!!!!!!!!!!!!
누가보면..금손인줄 알겠네..
초록글 보고 들어오신 독자님들
이런 똥글에 죄송하단 말씀부터 드릴게요..(꾸벅)
보통의 연애부터 달려와주신 분들,
새롭게 시선의끝으로 함께 달려주실 분들
너무너무 고마워요..(핫뚜)
제 제목에는 스포가 있습니다!!!!
그리고.. 안희주 뮤비보고 제가 이 글쓰기로 마음먹었는데요
뒤 늦은 안희주짤 대방출을 보고 계십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꾸벅)
사랑합니다<3
암호닉신청은 최신글에 해주시길바래요!
내 사랑들/암호닉 |
슈탕 민빠답없 호잇 미니언 세빙그레
꿀윤기 씨리얼 꾹무룩 아몬드 다육이
눈부신 단거 뷔타민 맙소사 토마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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