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선 의 끝
Intro/00
W.보통
♪
벌써 두번, 아니 지금까지 세번째다. 어렸을적부터 아빠 회사때문에 전학을 많이 다녔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태어났을때부터 초등학교까지 이사 횟수를 따지면 열손가락으론 부족할 것 같다. 여기서 세번째란 중학생때부터 지금까지의 횟수이다. 유치원에서 초등학생까지는 이사를간다는 것이 오히려 즐거웠다. 성격상 하나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여러곳에 관심을 두고 금새 포기하고 질리는 경향이었었다. 어려서 그런건지 몰라도 주위환경에 대한 질림 또한 빨랐다. 이사를 가는 차안에서는 항상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감이 컸고 한 살, 두 살 먹어가면서 여러가지 감정을 알아감과 동시에 전학, 이사가 두려워졌다. 이사를 자주가는 탓에 집안 물건들은 거의 상자에 담겨져 필요할때 꺼내쓰곤 했다. 이런일에 익숙해질때 쯤 난생 처음으로 울면서 이사를 거부했던 14살, 중1때 일이였다. " 엄마, 안가면 안돼? "" 갑자기 왜? "" 가기싫어 나, 그냥 여기 있고싶어.. 아님 전학안가면 안돼? "" 왜이래 얘가 갑자기 "" 으아앙- 싫어! 나 안갈래! " 가기싫은 이유는 딱 하나였다. 친구들, 기억은 더듬어보면 생각나는건 초등학교때였다. 초등학교시절, 특히 저학년.. 학교에 있는 시간도 적었을뿐더러 딱히 속깊은 친구를 사귈만한 기회, 생각이 없었다. 어려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6학년 친한 아이들은 서로 같은 중학교에 가자며 이야기를 했을땐 난 이사를 갈 준비를 끝낸 상태에서 선뜻 알겠다고 대답하지 못했다. 이사를 가고 처음으로 간 중학교의 분위기는 초등학교때와 달랐다. 다들 머리 조금 컸다고 벌써 무리를 지어 다녔다. 딱히 낯을 가리거나 소심한 성격이 아니라 쉽게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 연락처도 서로 교환하고 학교 끝나고 따로 약속도 잡고, 핸드폰을 붙잡고 주말엔 어디서 놀지 뭐하고 놀지 등.. 우리는 그렇게 우정을 쌓고 있었다. 처음으로 속 깊게 사귄 친구들이라 그런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도 항상 속으론 전학생각을 했다. 친구들과 재밌게 놀고 집에 도착하면 엄마에게 물었던 것 같다.'엄마 우리 이사 언제가? 아직 멀었지? 이번엔 오래 있을거지?' 그럴때마다 잘 모르겠다는 엄마의 말에 속으로 끝임없이 기도했다. 제발 이사가지 않게 해주세요 라고.. 신은 역시 내 편이 아니였다. " 나 전학가 얘들아. "" 헐 김탄소 뭐야 갑자기! "" 진심? 거짓말이지? " 하도 전학을 많이 가는 탓에 '나 전학가.'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어렸을 적 부터, 어느날은 친구들에게 말도 없이 갑자기 전학을 가게 된 경우도 있었다. 딱히 누가 날 찾는다거나 하는 연락은 없었다. 나도 그게 당연한거라고 생각했다. 이번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중2를 앞두고 서로 같은 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입모아 얘기하던때가 엊그제 같은데 나의 갑작스러운 전학통보에 친구들은 날 붙잡고 펑펑울기 시작했다. 나도 헤어짐은 싫었다. 처음느낀 낯선 감정에 울컥했지만, 어렸을적부터 매번 해오던 일이라 쉽게 눈물이 터지지 않았다. 그래도 서로 연락처도 알고 집도 다 아니까 방학때 꼭 놀러오기, 연락은 매일매일 하자며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했다. *** 그러게 펑펑울며 가지말라고, 보고싶을꺼라며 말하던 중1때 친구들은 잊혀진지 오래다. 물론 그 친구들에게 나도 그렇겠지만, 속 깊게 사귀었다는건 나의 짧은 생각이였다. 한달정도 매일이 빠짐없이 연락하다 시간이 말해주듯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다. 나도 금새 새로운 학교에 적응을해서 잘 지내고 있었다. 그때 생각을 했다. 괜한 정을 주고 싶지 않았다. 눈 앞에 보이지 않을 약속 또한 하고 싶지 않았다. 중2부터 고1까지 나름 꽤 긴 시간동안 한 곳에 머물러있었다. 시간이 지나니 눈에는 진실들이 가득 보였다. 여러곳에 이사를 다녔다는 나의 말에 신기함에 다가오는 애들, 이곳 저곳 출장을 자주 다니는 아빠덕에 친구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나의 물건에 대한 부러움을 가진 애들, 그냥 전학왔으니까 친해지고 싶어서 다가오는 애들.. 많은 이사와 전학을 통해 알게된 시선들이였다. 또 적응을 하고 익숙한것에 질려질때쯤 학교를 마치고 돌아 온 집에 엄마는 익숙한 풍경으로 박스에 테이프를 감고 있었다. 또 다시 찾아 온 아무렇지 않은 이삿날이였다. " 탄소야, 옷 갈아 입고 엄마 좀 도와줘. "" 알았어. 이번엔 어디가? "" 서울 "" 서울은 처음이네.. " 그렇게 많은 곳에 이사를 다녔지만, 신기하게도 서울은 처음이였다. 서울에서 그나마 가까운 경기도 외곽쪽에 이사를 간 적은 있었지만 엄청난 도시 서울은 왠지모를 동경과 기대감이 있는 곳이였다. 전학갔을때의 풍경이 눈 앞에 그려졌다. 시골에서 올라 온 나를 보며 아이들은 신기함에 다가 올 것이다. 어느순간부터 드는 생각은 빨리 성인이되서 독립하고 싶다. 여전히 쉽게 질리는 성격을 버릴 순 없었지만 고등학생이되니 성적관리부터 성숙해진 아이들틈에 새롭게 다가가는 일은 아무리 낯가리지 않는 나라고 해도 어려운 일이였다. 벌써부터 두려움이 앞섰다. *** 낯설거라고 생각했던 내 생각과는 다르게 동네분위기는 좋았다. 전에 살던 집보다는 좁은 평수의 집이였지만, 만족했다. 아기자기한 내 방에 짐을 풀며 마음을 잡고 새로운 출발을 결심했다. 벽에 걸린 새로운 학교 교복을 보며 몇십번이고 연습했다. 잘하자! 김탄소! 지금까지 해왔던것처럼 잘 적응하면 돼! 그날따라 잠이 오지 않았다. " 딸한테 미안하네.. 아빠때문에.. "" 아니야, 아빠! "" 이번 학교에선 졸업할때까지 있도록 아빠가 노력할게. "" 내 걱정은 하지마 아빠, 아빠 딸 적응 한 번 끝내주잖아! " 고등학교 2학년, 새로운 학교에 첫 등교 전.. 아빠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행동했지만 아빠의 말이 꼭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을 안고 집을 나섰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학교가 있었다. 서울이라 그런가 아침일찍부터 도로에는 버스와 차가 가득했다. 이른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서류가방을 들고 뛰어다니는 사람 역시, 서울은 역시 내가 기대했던 만큼 멋진 곳이였다. 서울이라 그런가 그동안 다 언덕이 있는 학교에 다녔는데 이번엔 평지에 있는 곳이였다. 괜히 서울, 서울 하며..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며 학교 문턱을 넘었다. 첫 전학날 중학교때까진 엄마와 함께 등교했는데, 전학에 익숙해진 지금은 그럴 필요는 없었다. 처음 와 본 곳이지만 뭔가 익숙한 발걸음을 옮겨 건물에 들어섰다. 교무실을 찾아야 하는데.. 바삐 움직이는 아이들 틈에서 정신이 없었다. 그때 유독 시간이 멈춘 듯 느린 걸음으로 걷고 있는 한 남자 아이가 눈에 띄었다. " 저기.. "" ... "" 교무실 어딨는지 알아? " 나의 부름에 무시한채 느린 걸음으로 등을 보일때 재빠르게 남자아이의 앞에 섰다. 눈은 빠르게 명찰을 스캔했다. 이름은 보지 못했지만 명찰 색깔이 같은 걸 보니 동갑이였다. 순간, 주위에서 많은 시선들이 느껴졌다. 내가 뭐 잘못한건가? 남자아이는 나보다 훨씬 큰 키였다. 내가 잠시 주위의 시선에 어리둥절해있을때 날 슬쩍 쳐다보더니 날 피해 다시 갈 길을 갔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정말 진심 레알 당황했다. 아니, 교무실 알려주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남자아이와 나에게 꽂혀 있던 많은 시선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바쁘게 움직였다. 조금 열이 올라 씩씩 거리며 혼잣말로 조금 크게 말을 내뱉었다. '교무실 어딨어!!!' 그때 앞에 지나가던 여자아이가 화들짝 놀라며 '2층 왼쪽인데..' 라며 대답했다. 민망함에 '고마워' 라는 대답을 남기고 재빠르게 계단을 밟고 올라갔다. 교무실에 도착해 언제 꽁기했냐는 듯 선생님들께 물어 담임선생님을 찾아갔다. *** 담임선생님과 함께 교실을 향하고 있을때 복도에 있던 아이들은 눈치를 보며 하나 둘 몸을 숨겼다. 오랜 전학의 내공이 하나 더 있다면 이거다. 담임쌤 호랑이쌤이구만.. 2학년 3반, 언제까지인지 모르지만 내가 적응할 곳이다. 교실 역시 시끌벅적했다. 문을 열고 들어갔을때 언제그랬냐는 듯 아이들의 목소리가 잠잠해졌다. 자리에 바로 앉으라는 담임의 말에 허겁지겁 자리에 앉는 모습에 살짝 웃음이 날 뻔 했지만 참았다. 천학 첫 날의 첫인상은 중요하다. 최대한 평범하게 행동해야 했다. 담임 옆에 붙어 들어오는 나에게 꽂힌 시선은 당연했다. 하도 많이 느껴 본 시선이라 부담스럽진 않았다. 고개를 들어 반 분위기를 천천히 살폈다. 우연히 시선이 멈춘 곳엔 열려진 큰 창문을 통해 선선한 바람을 맞고 있는 남자아이였다. 아까 마주친 남자아이였다.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풍기는 묘한 분위기에 내 시선은 그 아이에게서 벗어날 줄 몰랐다. " 전학생 왔다. 소개. "" 안녕, 난 김탄소야. 잘 부탁해. "" 그래, 잘 도와주고 잘 지내고!탄소는.. 저 문쪽 빈자리 앉아. "" 네. " 날 위해 빼놓은 자리인 듯 문쪽에 책상과 의자 하나가 있었다. 내 자리로 이동하면서도 힐끔힐끔 그 남자아이에게 시선을 떼기가 어려웠다. 교무실을 물어봤을땐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분위기 탓인가.. 창문을 통해 불어오는 바람에 날리는 머리칼과 전학 온 내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은채 고개를 돌려 눈을 살포시 감고 있던 남자아이의 모습에 사로잡혔다.
벌써 두번, 아니 지금까지 세번째다. 어렸을적부터 아빠 회사때문에 전학을 많이 다녔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태어났을때부터 초등학교까지 이사 횟수를 따지면 열손가락으론 부족할 것 같다. 여기서 세번째란 중학생때부터 지금까지의 횟수이다. 유치원에서 초등학생까지는 이사를간다는 것이 오히려 즐거웠다. 성격상 하나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여러곳에 관심을 두고 금새 포기하고 질리는 경향이었었다. 어려서 그런건지 몰라도 주위환경에 대한 질림 또한 빨랐다. 이사를 가는 차안에서는 항상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감이 컸고 한 살, 두 살 먹어가면서 여러가지 감정을 알아감과 동시에 전학, 이사가 두려워졌다. 이사를 자주가는 탓에 집안 물건들은 거의 상자에 담겨져 필요할때 꺼내쓰곤 했다. 이런일에 익숙해질때 쯤 난생 처음으로 울면서 이사를 거부했던 14살, 중1때 일이였다.
" 엄마, 안가면 안돼? "
" 갑자기 왜? "" 가기싫어 나, 그냥 여기 있고싶어..
아님 전학안가면 안돼? "
" 왜이래 얘가 갑자기 "
" 으아앙- 싫어! 나 안갈래! "
가기싫은 이유는 딱 하나였다. 친구들, 기억은 더듬어보면 생각나는건 초등학교때였다. 초등학교시절, 특히 저학년.. 학교에 있는 시간도 적었을뿐더러 딱히 속깊은 친구를 사귈만한 기회, 생각이 없었다. 어려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6학년 친한 아이들은 서로 같은 중학교에 가자며 이야기를 했을땐 난 이사를 갈 준비를 끝낸 상태에서 선뜻 알겠다고 대답하지 못했다. 이사를 가고 처음으로 간 중학교의 분위기는 초등학교때와 달랐다. 다들 머리 조금 컸다고 벌써 무리를 지어 다녔다. 딱히 낯을 가리거나 소심한 성격이 아니라 쉽게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 연락처도 서로 교환하고 학교 끝나고 따로 약속도 잡고, 핸드폰을 붙잡고 주말엔 어디서 놀지 뭐하고 놀지 등.. 우리는 그렇게 우정을 쌓고 있었다. 처음으로 속 깊게 사귄 친구들이라 그런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도 항상 속으론 전학생각을 했다. 친구들과 재밌게 놀고 집에 도착하면 엄마에게 물었던 것 같다.'엄마 우리 이사 언제가? 아직 멀었지? 이번엔 오래 있을거지?' 그럴때마다 잘 모르겠다는 엄마의 말에 속으로 끝임없이 기도했다. 제발 이사가지 않게 해주세요 라고.. 신은 역시 내 편이 아니였다.
" 나 전학가 얘들아. "
" 헐 김탄소 뭐야 갑자기! "
" 진심? 거짓말이지? "
하도 전학을 많이 가는 탓에 '나 전학가.'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어렸을 적 부터, 어느날은 친구들에게 말도 없이 갑자기 전학을 가게 된 경우도 있었다. 딱히 누가 날 찾는다거나 하는 연락은 없었다. 나도 그게 당연한거라고 생각했다. 이번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중2를 앞두고 서로 같은 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입모아 얘기하던때가 엊그제 같은데 나의 갑작스러운 전학통보에 친구들은 날 붙잡고 펑펑울기 시작했다. 나도 헤어짐은 싫었다. 처음느낀 낯선 감정에 울컥했지만, 어렸을적부터 매번 해오던 일이라 쉽게 눈물이 터지지 않았다. 그래도 서로 연락처도 알고 집도 다 아니까 방학때 꼭 놀러오기, 연락은 매일매일 하자며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했다.
***
그러게 펑펑울며 가지말라고, 보고싶을꺼라며 말하던 중1때 친구들은 잊혀진지 오래다. 물론 그 친구들에게 나도 그렇겠지만, 속 깊게 사귀었다는건 나의 짧은 생각이였다. 한달정도 매일이 빠짐없이 연락하다 시간이 말해주듯 자연스레 연락이 끊겼다. 나도 금새 새로운 학교에 적응을해서 잘 지내고 있었다. 그때 생각을 했다. 괜한 정을 주고 싶지 않았다. 눈 앞에 보이지 않을 약속 또한 하고 싶지 않았다. 중2부터 고1까지 나름 꽤 긴 시간동안 한 곳에 머물러있었다. 시간이 지나니 눈에는 진실들이 가득 보였다. 여러곳에 이사를 다녔다는 나의 말에 신기함에 다가오는 애들, 이곳 저곳 출장을 자주 다니는 아빠덕에 친구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나의 물건에 대한 부러움을 가진 애들, 그냥 전학왔으니까 친해지고 싶어서 다가오는 애들.. 많은 이사와 전학을 통해 알게된 시선들이였다. 또 적응을 하고 익숙한것에 질려질때쯤 학교를 마치고 돌아 온 집에 엄마는 익숙한 풍경으로 박스에 테이프를 감고 있었다. 또 다시 찾아 온 아무렇지 않은 이삿날이였다.
" 탄소야, 옷 갈아 입고 엄마 좀 도와줘. "
" 알았어. 이번엔 어디가? "
" 서울 "
" 서울은 처음이네.. "
그렇게 많은 곳에 이사를 다녔지만, 신기하게도 서울은 처음이였다. 서울에서 그나마 가까운 경기도 외곽쪽에 이사를 간 적은 있었지만 엄청난 도시 서울은 왠지모를 동경과 기대감이 있는 곳이였다. 전학갔을때의 풍경이 눈 앞에 그려졌다. 시골에서 올라 온 나를 보며 아이들은 신기함에 다가 올 것이다. 어느순간부터 드는 생각은 빨리 성인이되서 독립하고 싶다. 여전히 쉽게 질리는 성격을 버릴 순 없었지만 고등학생이되니 성적관리부터 성숙해진 아이들틈에 새롭게 다가가는 일은 아무리 낯가리지 않는 나라고 해도 어려운 일이였다. 벌써부터 두려움이 앞섰다.
낯설거라고 생각했던 내 생각과는 다르게 동네분위기는 좋았다. 전에 살던 집보다는 좁은 평수의 집이였지만, 만족했다. 아기자기한 내 방에 짐을 풀며 마음을 잡고 새로운 출발을 결심했다. 벽에 걸린 새로운 학교 교복을 보며 몇십번이고 연습했다. 잘하자! 김탄소! 지금까지 해왔던것처럼 잘 적응하면 돼! 그날따라 잠이 오지 않았다.
" 딸한테 미안하네.. 아빠때문에.. "
" 아니야, 아빠! "
" 이번 학교에선 졸업할때까지 있도록
아빠가 노력할게. "
" 내 걱정은 하지마 아빠,
아빠 딸 적응 한 번 끝내주잖아! "
고등학교 2학년, 새로운 학교에 첫 등교 전.. 아빠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행동했지만 아빠의 말이 꼭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을 안고 집을 나섰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학교가 있었다. 서울이라 그런가 아침일찍부터 도로에는 버스와 차가 가득했다. 이른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서류가방을 들고 뛰어다니는 사람 역시, 서울은 역시 내가 기대했던 만큼 멋진 곳이였다. 서울이라 그런가 그동안 다 언덕이 있는 학교에 다녔는데 이번엔 평지에 있는 곳이였다. 괜히 서울, 서울 하며..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며 학교 문턱을 넘었다. 첫 전학날 중학교때까진 엄마와 함께 등교했는데, 전학에 익숙해진 지금은 그럴 필요는 없었다. 처음 와 본 곳이지만 뭔가 익숙한 발걸음을 옮겨 건물에 들어섰다. 교무실을 찾아야 하는데.. 바삐 움직이는 아이들 틈에서 정신이 없었다. 그때 유독 시간이 멈춘 듯 느린 걸음으로 걷고 있는 한 남자 아이가 눈에 띄었다.
" 저기.. "
" ... "
" 교무실 어딨는지 알아? "
나의 부름에 무시한채 느린 걸음으로 등을 보일때 재빠르게 남자아이의 앞에 섰다. 눈은 빠르게 명찰을 스캔했다. 이름은 보지 못했지만 명찰 색깔이 같은 걸 보니 동갑이였다. 순간, 주위에서 많은 시선들이 느껴졌다. 내가 뭐 잘못한건가? 남자아이는 나보다 훨씬 큰 키였다. 내가 잠시 주위의 시선에 어리둥절해있을때 날 슬쩍 쳐다보더니 날 피해 다시 갈 길을 갔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정말 진심 레알 당황했다. 아니, 교무실 알려주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남자아이와 나에게 꽂혀 있던 많은 시선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바쁘게 움직였다. 조금 열이 올라 씩씩 거리며 혼잣말로 조금 크게 말을 내뱉었다. '교무실 어딨어!!!' 그때 앞에 지나가던 여자아이가 화들짝 놀라며 '2층 왼쪽인데..' 라며 대답했다. 민망함에 '고마워' 라는 대답을 남기고 재빠르게 계단을 밟고 올라갔다. 교무실에 도착해 언제 꽁기했냐는 듯 선생님들께 물어 담임선생님을 찾아갔다.
담임선생님과 함께 교실을 향하고 있을때 복도에 있던 아이들은 눈치를 보며 하나 둘 몸을 숨겼다. 오랜 전학의 내공이 하나 더 있다면 이거다. 담임쌤 호랑이쌤이구만.. 2학년 3반, 언제까지인지 모르지만 내가 적응할 곳이다. 교실 역시 시끌벅적했다. 문을 열고 들어갔을때 언제그랬냐는 듯 아이들의 목소리가 잠잠해졌다. 자리에 바로 앉으라는 담임의 말에 허겁지겁 자리에 앉는 모습에 살짝 웃음이 날 뻔 했지만 참았다. 천학 첫 날의 첫인상은 중요하다. 최대한 평범하게 행동해야 했다. 담임 옆에 붙어 들어오는 나에게 꽂힌 시선은 당연했다. 하도 많이 느껴 본 시선이라 부담스럽진 않았다. 고개를 들어 반 분위기를 천천히 살폈다. 우연히 시선이 멈춘 곳엔 열려진 큰 창문을 통해 선선한 바람을 맞고 있는 남자아이였다. 아까 마주친 남자아이였다.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풍기는 묘한 분위기에 내 시선은 그 아이에게서 벗어날 줄 몰랐다.
" 전학생 왔다. 소개. "
" 안녕, 난 김탄소야. 잘 부탁해. "
" 그래, 잘 도와주고 잘 지내고!
탄소는.. 저 문쪽 빈자리 앉아. "
" 네. "
날 위해 빼놓은 자리인 듯 문쪽에 책상과 의자 하나가 있었다. 내 자리로 이동하면서도 힐끔힐끔 그 남자아이에게 시선을 떼기가 어려웠다. 교무실을 물어봤을땐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분위기 탓인가.. 창문을 통해 불어오는 바람에 날리는 머리칼과 전학 온 내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은채 고개를 돌려 눈을 살포시 감고 있던 남자아이의 모습에 사로잡혔다.
보통의 말
안녕하세요!!!!!!!
두번째 글이에요..
정국vs윤기
정국이 표가 더 많아서
정국이 글 인트로 들고왔어요
인트로라서 분량이 좀 짜내나는데ㅋㅋㅋ
이건 그냥 글 들어가기 전에 대충 여주의 환경에 대한? 그런 글이니
가볍게 봐주시는 걸로..하핳
제목은 그냥 이대로 가려구요 ㅋㅋㅋㅋ귀챠니즘;
보통의연애에서 이어지지 못한 정국이의 한을 풀어주는 글!!!!!
단.독.남.주
이건 그냥 시간날때 틈틈히 오는 글이에요
보통의 연애 후기랑 번외 쓰려고 계속 생각중인데..
언제가 될지 모르겟어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무책임보스 죗옹합니다ㅠㅠ
늦은?이른? 시간에 글 투척하고 사라져요!!!
댓글은 사랑입니다<3
즐거운 일요일 되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