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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규 전체글ll조회 438l 2

황색의 봉이 여기저기서 빛을 내기 시작했다. 

출렁이는 금빛물결에 무심코 예쁘다고 생각했다가 앓는 소리와 함께 머리를 부여잡아야했다. 이래서 오기 싫었다. 요즘에는 조그만 감정의 동요에도 곧잘 머리가 아파오고는 했으니까. 어디선가 기계음이 들려왔다. 눈앞이 살짝 밝아졌다. 고개를 두어번 흔들고 앞을보자 대형 스크린에서 뮤비같은게 흘러나오고있었다.

"김성규! 장동우! 남우현!...(생략)다내꺼!!!!"

한마음 한뜻으로 무언가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여성들에게선 부두주술신도자에게서나 느껴질법한 일종의 강한 신앙심마저 느껴진다. 워메, 무서워.

일본남팬은 뭐하고있을까싶어서 봤다.

펜스를 부여잡고 가만히 스크린을향해 아무소리없이 향해있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어느샌가 여섯명의 남자가 바닷가에서 뛰노는 장면으로 전환되어있었다. 새까만선글라스가 스크린에서 흘러나오는 바닷빛에 반사되어 푸르게 변했다.

옆에있는 여성분들이 성급하게 킨 야광봉에서 흘러나오는 황금빛이 일본남팬의 하얀얼굴을 물들인다. 곧게 뻗은 콧대도, 어딘가 앙상해보이는 옆얼굴도.

"저기 이름이 뭐야?"

낯선 일본인의 얼굴이 찬찬히 나를향하고, 나는 이유모를 떨림에 침을 삼켰다.

혹시라도 조바심내는걸 들키진않을까 걱정하며. 고작 같은 남자한테 이름하나 묻는것뿐인데. 내가 여기서 이름을 듣는다해도 무엇하나 특별해질게 없는 인연일텐데.

선글라스너머로 나를 향한 일본인의 시선이 느껴졌다. 한국말이라 못알아듣나 싶어서 친절한 내가 한번더 말해주려는데,

"꺅!!!!!!!!!오빠아!!!!!!ㅂ우워!!!!!!!!"

미친. 내장이 으스러지는 고통과 함께 뒤에서 엄청난 압력이 가해졌다. 스크린 너머로 손의 윤곽이 언뜻 비쳤다가 사라졌다. 조신하고 언뜻보면 미인상이던 여성들의 모습들도 사라졌다. 내 내장들도 사라질기세다. SI발, 나 이래뵈도 오늘내일모르는 희귀병 환자인데!!!!!

일본인은 익숙한듯 뒷사람이 아예 없는 옆무대로 빠져서 팔장끼고 나를 쳐다보고있다.

뒤에서 느껴지는 풍만한 남자로서 말하기 민망한 감촉에 기겁했다.

"ㅇ...일본인아 나좀!!"

도와달라는 의미에서 손을 뻗자 고개를 획돌리는데, 영 부자연스러운게 쟤는 연기하면 안되겠다. 한때 배우지망생이었던 나님의 감상평을 뒤로하고. 자세히보니 입술도 좀 튀어나와있다. 뒤에서 점점 밀착되는 기분에 강제 치한범이되는 기분이다. 아니, 난 가마니처럼 가만히있는데 자꾸 뒤에서 미는데!!

"오빠!!!!!!!꺙ㄹㄹ아아아아아아 오빠!!!!!!!!!!!!오빠!!!!!!!!!!!아아아악!!!!!!!!"

오- 치즈백! 뚜둥! 치즈백! 치즈백! 치즈백 오!

굉장히 치즈를 찾는듯한 음향과 함께 압력이 더 거세졌다. 벌써 넘어진사람도 보였다. 이러다가 병때문이아니라 깔려죽겠다. 진심. 엄마는 못걸고 내방 선풍기를 걸고말하는데 죽을거같다. 여름에 선풍기없으면 큰일나는거알지?

"오빠!!!!! 오빠!!!!! 갸꺄꺅ㄱㄱㄱㄱ!!!!!!! 오빠!!!!!!! 꺄ㅑㅑㅑㅑㅑ! 아ㅏㅏ악!!!!!악!!!! 오ㅃㅃㅃㅃ빠!!!!!!!"

마치 이산가족상봉현장에 90년대 시위하는 젊은 청년들의 굳건한 의지. 오빠를 가까운 거리에서 보겠다는 의지같은걸 끼얹나...?

"나에게 맡겨- 니맘에 녹아들게-"

"맡겨!!!!!!!!!!!"

안맡아주면 한대 칠기세인 팬들의 응원소리에 귀가 먹먹하다. 녹아들기는. 이 열기에 내몸이 녹아버릴거같다.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 남팬은 팔장을 풀고 어딘가 멍해보이는 모습으로 무대를 보고있다. 무대가 작아서그런지 일본인이 옆으로 빠졌음에도 그곳에서도 잘보이는 모양이었다.

"나에게 맡겨어."

"꺄아아아아아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일본인을보며 역시 경험자는 다르군.하고 감탄하고있을때 노래가 끝났다. 노래가 끝났음에도 팬들은 흥분하길멈추지않았다.

"여러분~"

"네!!!!!!!!!!!!!!!!!!!!ㅂㅂㅂ"

"여기 지금 누가없게요?"

"김성규!!!!!!!!!"

한 용감한 팬의 외침을 시작으로 여기저기서 성규, 성규 하며 웅성거렸다. 무대중일때도 어쩐지 몇몇팬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웅얼거리더니. 그게 '김성규'를 찾는 소리였나보다.

"네! 맞습니다~ 우리 성규형이 없지요. 성규형~ 어딨어?"

"성규형! 성규형!"

"여러분! 모두 성규형을 불러주세요!"

김성규! 김성규! 김성규!

한치의 망설임도없이 구호처럼 외치는 팬들을 곁눈질하며 따라외쳐야하나 눈치보고있을때, 스포트라이트 여러개가 켜졌다. 초록색, 파란색, 빨간색. 하필 내 대각선에 조명이있어서 더 눈부시다. 어지럽고 뒤에서 밀어대는 압력은 더 세진다. 이 모든 상황이 어쩐지 현실성이 없게 느껴진다.

알록달록한 조명에 마술쇼라도 온듯한 기분이 든다.

김성규!

처음으로 외쳤다. 뭐라도 말을 하지않으면 정말 정신놓고 실신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람들의 무게에 짓눌려 사라질까봐 무서웠다.

병을 통지받았을때 제일 먼저 든건 죽음에대한 공포였다.

공포가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뒤에는 나없이도 세상이 잘돌아갈거라는 사실에 화내고 윽박질렀다. 어렸을때부터 약간 삐딱한 성질을 타고났던 나는 세상을 곱게 놔주기싫었다. 내가 죽는 순간부터 아마겟돈이나 왔으면. 다 부숴지고 으깨지고 사라져버렸으면 하고 기도했다. 처음으로 한 기도가 그따위라니 하느님이 화를 내는게 당연했다. 의의없다. 세상은 멀쩡히 돌아가고있고 여기서는 다섯남자를향해 맹렬히 돌진하는 여성들이 한명도아니고, 수천명이 있다. 수천명분의 사랑을 다섯으로 쪼개어 받는다해도 저 남자들은 몇백인분의 사랑을 개개인이 홀로 독차지한다. 불공평해. 어쩐지 울거같았다. 머리가 아프다.

김성규!

다시한번 외쳤다. 머리끝으로부터 시작된 통증이 입안가득을 메우다가 공기중으로 사라졌다.

김성규!

마지막으로 외쳤을때, 요란스럽게 팬들의 머리위를 방황하던 조명이 일제히 한곳을 가르켰다. 김성규가 누구야. 수백명의 사랑을 받는 김성규는 도대체 누군데.

머리를 부여잡고 한점이되어버린 빛의 끝머리를 향해 고개를 돌리자, 너무 놀라서 혀를 깨무는줄알았다.

온몸을 검게 치장하고있던 일본인은 어느새 빛을 받아 새하얗게 변해있었다. 어느새 옷을 갈아입은건지 촘촘한 하얀망사위에 하얀 가디건, 하얀 스키니진. 곱슬거리는 머리. 어울리지않게 까만 선글라스. 완벽한 무대의상을 갖춰입은 그는 누가뭐래도 연예인, 그자체였다. 그제서야 나는 깨달았다. 그래, 저친구는 일본인이 아니라 한국인이었던것이다.

빛을 받는것이아니라 빛을 발하고있는듯 눈이 부시다. 본인도 그런지 몇번 팔을 휘젓더니 민망한듯 가볍게 웃었다. 어느샌가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 남팬이 아닌 남아이돌인 남자가 조금씩 키가커졌다. 아니다, 키가 갑자기 자랄리가없지. 남자의 등에 매달린 투명한 와이어가 반짝인다. 빨갛고, 푸르고, 시퍼런빛이 남자에게 닿으면 하얗게 부셔져내렸다. 하늘에서 꽃잎같은게 우수수 떨어져내렸다. 누군가는 어푸어푸하며 꽃잎테러를 밀어냈고, 누군가는 기념품챙기듯 공중에 흩내리는 꽃잎을 잡아채며 미소지었고. 나는. 나는 넋놓고 꽃잎속에 하얗게 빛나는 남자를 보고있었다.

"나는 김성규야."

완전히 떠오르기전, 그가 허리숙여 속삭였다. 머뭇거리듯 선글라스에 손을 올리더니 가볍게 벗어서 천천히 내 얼굴에 씌었다. 선글라스가 없으니 눈이 부신듯 미간을 찡그린다. 바로앞에 눈살을 잔뜩 찌푸린 남자의 얼굴이 있다. 김성규가 있다. 선글라스를 통해 한차례 가려진 막을 통해서도 김성규는 충분히 빛났다. 사실은 넘칠만큼 빛났다. 부드러운 꽃잎이 이마를 타고 내려와 입술에 걸렸다.

꽃앞이 입술을 간질으는데도 손가락하나 움직일수없었다. 아이라인을 그린 눈이 웃었다. 기다란 손가락이 내 입술을 퉁기듯 치자 꽃잎이 힘없이 떨어진다.

"좋아해줘서 고마워."

마지막말을 끝으로 그는 와이어에 매달려서 무대위로 가버렸다. 머리가 미칠듯이 아픈게 당연한데, 어쩐지 아프지가않은게 이상하다. 정말로 이상하다.

---------------

미아놰퓨ㅠㅠㅠㅠㅠㅠ지금쯤이면 다 까먹고있었을드슈ㅠㅠㅠㅠ 내가 썸콘을 갔다오느라 정신이 없었쪄ㅠㅠㅠㅠㅠㅠㅠ으허

근데 나 위드때 성규랑 우현이랑 아컨했어♡ 이걸지금 몇번째 자랑하는건지모르겠닼ㅋㅋㅋ 암튼 깔러들아 미안해ㅠㅠㅠ너무늦어서ㅠㅠㅠㅠ

그리고 안어울리게 아련한 브금 지송합니다ㅠㅠ근데 제가 저노랠너무 좋아해서 흑흡

그리고 뻘겅 퍼렁 초록이한 빛이 합쳐지면 하얗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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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신알와서 ㅠㅠㅠㅠㅠㅠㅠㅠ바로달려왓습니당 ㅎ.ㅎ!! 좋아해줘서고맙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성열이가 이제 성규좋아하게되는건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ㅇ힣힣 재밋게봣어요!!!!!!@@@@@@@
12년 전
오마이규
재밌게봐줘서 고마워여ㅠㅠㅠㅠ빨리담편써올게옇ㅎㅎ
12년 전
독자2
어머 ㅇㄹ에 업뎃된거보고 글잡에도 뜨겠지 했는데 신알온거보고 왔어요ㅋㅋㅋㅋ 새하얀성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 좋아해줘서 고마워 하는데 왜 내가다설레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열이가 푹빠졌겠어요ㅋㅋㅋㅋㅋㅋ 다음편 기대됨미다 열성현성개짱
12년 전
오마이규
어멐ㅋㅋㅋㅋㅋㄲ이닼ㅋㅋㅋㅋ이런데서만나다닠ㅋㅋㅋ반가워!!!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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