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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2층빌라 전체글ll조회 605l

 

 

"한 번만 제발 세훈아, 내가 원래 이런 부탁 잘 안 하잖아." 

 

여자친구가 진짜 화났어 헤어질 거 같아서 그래, 그 날만 나가주면 된다니까? 제발 오세훈. 

영화 조감독 일을 하던 친구는 하루만 대신 알바한다 생각하고 나가달라고 내게 부탁을 해왔다. 

 

 

"그래." 

 

"진짜? 야 존나 고맙다. 내가 다음에 밥 한 번 살게 꼭." 

 

 

여자친구랑 안 헤어져도 될 거 같다고 다 네덕이라며 웃는 친구를 바라봤다. 그렇게 좋을까. 

 

 

 

 

 

 

일은 생각하던 것 보다 훨씬 어려웠다. 날이 더운 탓도 있지만 땀이 온 몸을 뒤덮었다. 

 

 

"안녕하세요!" 

 

 

우중충하던 촬영장에 주인공 배우가 당차게 인사하며 들어섰다. 그 덕에 촬영장의 분위기가 조금 밝아졌다. 

 

 

"어, 준면씨 왔어?" 

 

"네! 감독님.어…. 안녕하세요!" 

 

"아, 예…." 

 

 

어정쩡하게 허리를 숙이며 인사를 받았다. 처음 보는 날 보며 살짝 당황한 듯 했으나 곧 다시 환하게 웃으며 내게 인사를 건넸다. 

 

 

"종인이 오늘 못나온다고 대신 나왔어. 준비하고 있어, 바로 들어갈테니까." 

 

"네!" 

 

 

그럼. 준면이 세훈을 향해 웃으며 돌아섰다. 

난 티비를 자주 본다던가 인터넷을 잘 하는 편은 아니었으나 김준면은 알았다. 

20대 배우들 중에서 혼자 존재감을 보이며 최근 데뷔와 함께 급성장하는 배우였다. 

연예계는 2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하는 마스크라며 그를 칭찬했고, 대중은 그를 언제나 주시하고 따라다녔다. 

그러는 것이 피곤하지도 않은지 준면은 언제나 웃는 모습을 잃지 않았고 대중은 그의 외모 뿐만 아니라 내적인 면도 찬양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젊은이들에겐 거의 종교같은 존재였다. 

 

난 오늘 그를 처음 봤다. 근데 그는 내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감탄이 아니고 충격이었다, 내가 감탄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김준면. 그는 매력적이다나 잘생겼다와 같은 인간에게 빗대는 표현으로는 감히 형용할 수도 없었다. 

하얗고 깨끗한 피부는 흠잡을 곳이 없었으며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마치 아름다운 춤을 보는 것과 같았고 목소리 또한 천사의 목소리를 듣는 듯한 착각을 들게했다.  

 

 

"조감독! 뭐해 빨리 준비해 곧 촬영 들어갈 거야." 

 

"네." 

 

 

 

 

 

 

 

"우리 그만 헤어져." 

 

"너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 

 

"끝내. 우리, 진짜 지겹다." 

 

"잠시만, 경아야. 경아야!" 

 

 

준면의 연기, 아니 정확히 말하면 준면 그 자체에 혼이 나갔다. 

별 볼 일 없는 삼류 로맨스 영화 속에서도 그의 표정, 몸짓, 목소리 하나하나 놓칠 수 없었다. 모든 신경을 곤두세워 그를 주시했다. 

 

 

"Ok, 컷!" 

 

"수고하셨습니다!" 

 

 

여기 저기서 서로 수고했다며 인사를 건넸고 나도 그 분위기에 휩쓸려 허리를 숙이고 다녔다. 

 

 

"수고하셨어요." 

 

 

김준면이었다. 

 

 

"아, 예…." 

 

"어, 준면씨 수고했어. 내일도 이대로만 가자고. 어?" 

 

"네, 감독님도 수고하셨어요." 

 

 

인터뷰가 있어 먼저 가보겠다며 촬영장을 나가는 준면을 눈으로 좇았다. 갑자기 준면이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았다. 

눈이 마주친 것 같았다. 아니, 마주쳤다. 꽤 오랜시간 준면의 시선이 내게 머물었다. 

 

 

 

 

 

 

 

 

 

 

 

ㅡ나야 좋긴한데, 갑자기 왜? 

"그냥. 일이 생각보다 재밌는 것 같아서." 

ㅡ어쨌든 고맙다. 

 

종인에게 남은 일주일은 내게 나가도 되냐고 물었다. 종인은 안 될 게 뭐가 있냐며 좋아했고 나의 선택에 의문을 갖는 듯 했다. 

다른 생각은 없었고 단지 김준면에게 조금 다가가고 싶었다. 전화를 끊고 침대에 누웠다. 

오늘 봤던 그가 내 머릿속에서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김준면, 김준면, 김준면. 이름을 되뇌었다. 

사람들이 왜 그를 종교와 같이 떠받들며 찬양하는지 알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성스럽다, 라는 표현이 제게 꼭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울리는 그를 보며 난 흑심을 품었다. 지극히 하얀 대상을 보며 검은 마음을 가졌다. 아이러니였다.  

 

 

 

 

 

 

 

 

 

 

 

 

 

 

 

 

 

 

 

 

4일 동안 지켜보는 준면은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고 그 아름다움에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날 이후 난 준면에게서 눈을 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웃기게도, 준면 또한 나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착각이 아니었다. 선하면서도 오묘하게 인간의 본모습이 보이는 것 같은 눈동자. 그 눈과 마주칠 때 마다 온 몸에서 느껴지는 소름이 나쁘지 않았다. 

촬영장 뒷정리가 끝나고 집으로 가기전 근처에서 담배나 피다 가려는 생각이었다. 담배 한 개비를 꺼내어 입에 물었다. 

 

 

"오세훈씨, 맞죠." 

 

 

날 부를 사람이 없는데. 불을 붙이는 손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김준면이예요." 

 

 

가로등 아래 조명을 받는 그가 아름다웠다. 

 

 

"아…." 

 

"담배 피우시나봐요." 

 

 

담배를 새로 꺼내려는 내 손을 준면이 멈추게했다. 

 

 

"아니요, 전 담배를 안 피워서." 

 

"아, 예.." 

 

"생각해보니까 세훈씨랑 말을 한 적이 없는 것 같아서. 내가 말하면 항상 아, 예. 이것밖에 안 하고, 원래 말이 잘 없어요?" 

 

 

혹시 나 싫어하는 거예요? 섭섭하다는 듯이 말하는 준면을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지금도.. 설마 진짜 저랑 말하는 게 싫으신 거예요?" 

 

"아니요, 아닙니다. 그건 아닌데." 

 

"아, 그럼 정말 다행이고요!" 

 

 

차마 그쪽에 비해 내 자신이 초라해서, 당신은 내게 그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말하지는 못했다.  

 

 

"음.. 앞으로 말 자주해요! 그거 말하고 싶어서. 스케줄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예, 들어가세요." 

 

 

김준면이 간 그 자리를 가로등은 아직도 비추고 있었다. 김준면 그자체가 빛인데. 그는 내게 원초적인 본능을 이끌어냈으며, 과연 탐욕적이었다. 

가질 수 없는 것을 더 갈망하듯, 판도라가 상자를 열어보듯 난 그를 바라보며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신의 영역을 바라보는 느낌을 받았다. 

쳐다도 볼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신 그를, 안고 싶다. 

 

인간의 이기심이 정점을 찍는 순간이었다. 

 

 

 

 

 

 

일을 나오는 마지막 날이었다. 쉬는시간 잠시 사라진 준면이 어디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대기실을 지나가는데 준면의 목소리가 들렸다.  

 

 

"감독님, 저는 진짜…." 

 

"한 번 만나서 술만 마시면 돼. 이 배급사만 잡으면 영화 뜨는 건 시간문제도 아니야. 김배우 내가 이런 부탁하는 건 정말 미안한데." 

 

 

살짝 문을 열어볼까. 손잡이에 손을 가져다 대고 고민을 했다. 

 

 

"감독님, 저 진짜 안 돼요." 

 

"김배우, 작품에 대한 열정이 그것밖에 안 돼? 이게 어디야! 다른 배우들은 작품 살리겠다고 더 한 것도 해!" 

 

 

살짝 열었다. 흥분하여 소리지르는 감독의 뒷모습과 난처해보이는 김준면이 시야에 들어왔다. 

 

 

"감독님, 아 저 진짜 안 돼요." 

 

 

여린 천사같은 그를 구슬리는 악마같았다 감독은.  

 

 

"내가 그 사장 안고 뒹굴라고 했어 뭘 하라했어? 그냥 술만 한 번 마시면 된다고!" 

 

 

술을 마셔서 끝날 일이란 건 감독도 알고 있었다. 언성을 높이던 감독은 결국 준면의 뺨을 때렸고 준면의 고개가 왼쪽으로 꺾였다. 

 

 

"씨발, 이게 나 좋다고 하는 일이야?" 

 

 

솔직히 다 이렇게 데뷔했을 거 아니야, 데뷔하자마자 뜨는 거 보면 모를 것 같아?  

삼류 로맨스나 찍으며 명예에 눈이 먼 젊은 감독은 준면을 내리 친 것으로도 모자른지 폭언을 퍼부었다. 

뺨을 잡고 다시 고개를 돌리지 못하는 준면을 보며 문 손잡이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때 준면과 눈이 마주쳤다. 피해야하는데, 피할 수가 없었다. 좁은 틈 사이로 그와 나의 눈이 오랜시간 마주쳤다. 

 

 

"이젠 내말이 말 같지도 않다 이거야?" 

 

"하겠습니다 감독님, 할게요." 

 

 

내 눈을 맞춰오며 말하는 준면의 의도를 알 수 없었다. 분명 그의 눈동자가 내게 머물렀다. 손잡이를 놓고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세트장을 나와 구석진 곳으로 들어갔다. 천천히 가슴에 손을 갖다대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있었다.  

 

 

 

"오세훈씨." 

 

 

언제 따라 나온 것인지 걸음이 꽤 빠른 편인 날 금세 따라 온 준면을 바라봤다.  

 

 

"예." 

 

 

멍하니 멈춰있던 내게 준면이 한 발 다가왔고 나도 모르게 뒤로 물러났다. 낮게 웃은 준면은 다시 내게 와 가슴에 올려진 손을 잡아 내렸다. 

 

 

"오세훈씨." 

 

"예." 

 

"나랑 얘기하는 게 싫어?" 

 

 

뭔가 묘하게 느낌이 달랐다. 내가 바라보던 준면이 아닌 것 같았다.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고 생각을 할 수록 머리는 더 복잡해져갔다. 

 

 

"왜." 

 

 

준면이 내 뒷목을 잡더니 밑으로 살짝 내렸다. 

 

 

"난 오세훈씨가 좋은데." 

 

 

그의 입술이 움직일 때 마다 내 귓가에 닿았다. 아마 정신을 놓은 것 같았다. 

그의 말이 끝나자 마자 벽으로 몰아세우고 그의 입술을 찾았다. 정신없는 날 보며 준면이 웃었다. 

살짝 벌어진 그의 입술 사이로 혀를 넣었다. 모든 것이 급했다. 준면이 내 목에 팔을 둘렀다. 

그의 손이 내 가슴을 타고 점점 내려오다 날 밀어냈다. 그렇게 내 정신도 돌아온 것 같았다.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던 거지. 

내가, 김준면을, 감히. 빨리 그와 떨어지려는 날 김준면이 끌어당겨 저지했다. 

 

 

"꽤 순진하네, 오세훈씨." 

 

 

신의 연극이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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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작가님..저진짜필력....내내홀려서읽었어요 제목에서 끌려서들어왔더니만 좋은선택이였네요 신알신하겠습니다!최고최고 안읽은사람들 후회할거예요
10년 전
독자2
헐....더써주세여 작가님 이란분위기 조으다
10년 전
독자3
뒤가없나요? 와진짜나도모르게빨려들어서막..와...
10년 전
독자4
헐 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은 불마크 기대하면서 기다릴게여...헐....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5
허류ㅜㅜㅠㅜㅜㅠㅠㅠ
10년 전
독자6
헐....... 준멘 연기였어여...? 헐...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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