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강동원 김남길 온앤오프 성찬 엑소 라이즈
april21 전체글ll조회 699l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네 번째 손가락]


;눈이 비명을 삼키다.



BY 홍조









지난밤의 폭설 때문에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다. 숲 속의 푸름을 위용 떨던 소나무들도 하얀 눈에 모조리 삼켜져 버렸다. 
아마 하늘만 보이지 않았다면 세상에 흰색과 검은색만이 없는 게 아닐까 하고 의심될…. 그럴 풍경의 날이었다.
작은 농촌 마을, 사람 하나 보이지 않은 깊은 산길을 검은 세단 하나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 차 안에는 사람의 이야기 소리도, 라디오 소리도, 잔잔한 음악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오직 자동차의 무게에 짓눌린 눈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만 들렸다.
차가 지나간 길 위에는 누군가가 흔적을 쫓아올세라 눈송이들이 서로 뒤엉켜 그 흔적을 지웠다. 


진하게 선팅 된 차 안, 조수석에는 작은 아이가 한기가 느껴지는 창문에 고개를 가까이 대고 지나가는 풍경들을 바라봤다.
아이는 쌍꺼풀이 없음에도 커다란 눈이 예쁘게 자리 잡은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었다.
볼 위의 솜털과 맑은 눈동자 위 속눈썹이 차 안의 히터 바람 때문에 움직이고 있었다.
아이 옆 운전석에는 한 소년이 운전하고 있었다. 짙은 검은색 선글라스 너머로 소년의 호수 같은 눈동자가 일렁거리고 있었다.
소년이 입은 하얀 스웨터의 허리 부분이 다른 이의 피로 물들어 있었고 소년의 팔에는 피 몇 방울이 말라붙어 검붉게 변해 있었다.
차 뒷좌석에는 피가 흥건한 묻어있는 소년의 검은 색 롱코트와 함께 급하게 싼 옷가지들이 든 검은 짐가방 두 개와 서류가방 하나가 있었다.

그렇게 정적이 얼마큼 흘렀을까 아이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오빠……. 우리 지금 어디 가는 거야…?"




긴 침묵을 깨고 아이가 소년에게 용기를 내 말을 하자 소년이 천천히 입을 땠다.




"집에 가는 길이야."

"응? 하지만 우리 집은 이 길이 아니잖아 우리 집으로 가려면 돌아가야지."




짧은 침묵이 이어진 뒤 소년이 다시 입을 열었다.




"…. 그곳은 이제는 돌아갈 수 없어 이제 우리 둘이 살 수 있는 집으로 갈 거야 "

"그럼 우리 이제 못 돌아가??"

"그래"



소년이 아이 쪽을 쳐다봤다.
아이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자신의 발끝을 바라보고 있었다.



"엄마랑 아빠는......?....경수는..?"

"다들 아주 멀리 여행을 떠나셨어…. 이제 오빠 마저도 볼 수가 없는 곳으로……."



소년의 말을 끝으로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고 핸들을 꽉 쥐어 잡은 소년이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나는 괜찮아, 울지 않아 오빠가 있으니까 "



'오빠가 울지 않으니까'     

뒷말은 삼기고 아이가 스스로가 다짐하듯이 말했다. 소년은 묵묵히 눈길의 끝이 보이지 않은 앞을 향해 운전했다.
아이는 이제 자신의 가족은 백현 그리고 자신 단 둘 뿐이라고 머릿속으로 돼내었다.
아이가 눈을 감고 잘려고 몸을 뒤척이자 소년이 차를 멈추고 조수석을 뒤로 눕혀줬다, 그런 뒤에 뒷좌석의 짐가방에서 자신의 겉옷을 꺼내 이름이에게 덮여줬다.
백현은 이름이 잠든 걸 확인하고 나서야 소리 없는 눈물이라도 흘릴 수 있었다.





----------------------------------------------------------------------------------------------------------------------------






눈 앞으로 천천히 어둠이 사라지고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키고는 주변을 둘러보자 처음 보는 방의 침대 위에 있었다. 
째깍 째짝 시계 소리와 방문 너머로 도마 소리와 물소리가 들려왔다.
이불을 걷고 침대에서 내려와 방문을 열고 조심스럽게 거실로 나오자 부엌에서 열심히 요리를 하는 백현의 뒷모습이 보였다. 
집중하고 있는지 이름이 다가가도 알아채지 못하고 자신이 하는 일에만 집중하고 있던 백현은 
자신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귀로 넘기다 이름이의 인기척을 알아채고 이름을 바라봤다.




" 어, 이름아, 깼어? "




"솔직히 말해도 돼, 입맛에 맞지 않으면 억지로 먹지 마"




백현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아니야 진짜 맛있어 오빠, 정말로 처음 끓인 게 맞아?"

"응 정말 처음이야, 맛있다니 다행이다. 많이 먹어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잖아 많이 배고팠지?"

"응, 잘 먹을게"




백현은 예전에 어머니가 요리할 때 어깨너머로 보던 것을 어렴풋이 기억해 요리를 하였다.
자신이 해준 요리를 맛있게 먹는 이름을 보자 다음에는 밥도 자신이 직접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든 백현이였다. 
성난 김을 달그락거리며 뿜어내는 주전자 소리와 차가운 유리식탁에 부딪혀 나는 수저 소리와 같은 사람 사는 소리가
이름과 백현의 주변 공기를 따뜻하게 데웠다. 베란다 너머로 내리고 있는 눈도 더는 둘 사이의 소리를 삼키지는 못했다.


밥을 먹다 잠시 쓰고 있던 수저를 내려놓고 이름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오빠 그런데 여긴 어디야…?"





이름이 어리긴 해도 세상 물정은 알았다. 
백현이 급하게 이름과 함께 옷가지 몇 개를 챙겨 나왔을 때는 며칠 노숙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던 이름이었다. 
어른스러운 백현 오빠이라 해도 백현은 겨우 몇 달 전에 법적으로 성인이 된 사람이었다. 
오빠가 집을 살 큰돈이 있을 리가 없고 우리 남매가 잠시라도 머물 수 있는 친척 집은 더더욱 있을 리가 없었다.

 백현은 이름과 시선을 마주하지 않은 채 대답했다.



"아버지 회사에서 제공해준 집이야……."






아버지와 어머니는 같은 회사에 다니셨다…. 
아니 표면상 회사를 다니신다고 하신 것이지 사실상 '조직'에 몸을 담고 계신 것이었다.
그 조직은 꽤 큰 규모에, 이름이는 상상하기도 힘든 지하 세계의 일들을 다루고 있었다.
부모님은 한 번도 이름이에게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시지 않았지만 
두 분이 외출하실 때면 입는 숨이 막힐 것 같은 검은 옷차림과 고개 숙여 인사하는 무서운 정장 차림의 아저씨들,
그리고 외출하고 돌아오신 아버지의 양복 깃과 소매에 묻은 핏자국으로 이름이는 부모님이 하시는 일을 짐작했다.

차마 부모님께 물어보지는 못해서 백현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자 백현은 다시는 알려고 하지도 말고 궁금해하지도 말라고 당부했다.
그 후로 우연히 알게 된 사실 하나,
부모님의 회사 측에서 제공하는 아파트가 있는데 회사의 인원이라면 꼭 입주해야 했지만 
자신들의 아이를 위해 억지로 그 산골의 주택에 살고 계셨다는 것 이였다.
그런데 이제 부모님은 이름과 백현 곁에 계시지도 않고 '조직'의 인원도 아니었다. 그런 두 형제가 이 아파트에 입주했다는 건 단 하나의 사실을 알려줬다.





"오빠…. 설마..아니지?? 응?"




백현이 드디어 이름과 눈을 마주쳤다.




"오빠!! 엄마, 아빠가 어떻게 해서 나온 곳인데 오빠가 다시 들어가면 어쩌자는 거야!!"




백현이 탁 소리 나게 수저를 놓고 말했다.




"성이름, 현실을 직시해 아직 우린 돈도 없고 너는 이제 학교도 들어갈 나이야, 
우리를 맡아 줄 친척도 없어,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가 조직을 나오려 하다가 이렇게 우리 둘만 남은 건데 우리 둘이 도망쳐서 뭘 어쩌자는 거야"




이름이는 백현이 쏟아낸 말에 놀랐는지 눈이 커졌다가 결국엔 그 쿤눈에 눈물이 맺혔다.




"네가 지금 이 상황이 혼란스럽고 내가 걱정되는 건 이해해 하지만 이름아…."




백현이 짧은 한숨을 내쉰 뒤 다시 이어 말했다.





"나는 지금 내가 아닌 네가 우선이야 네가 안전하길 바라고 네가 다른 아이들처럼 학교도 다니고 
오빠가 해줄 수 있는 모든 것들 해주고 싶어 너는 죄책감과 책임감도 나에 대해서 어떤 미안한 감정도 느낄 필요가 없어 
이건 내가 선택한 길이고 날 위한 길 아닐까,"


백현에게 주어진 어려운 시험지의 답은 정해져 있었다. 

'성이름을 위해서라면' 

태어난 그 순간부터 잠시라도 눈을 떼어놓지 못하게 만든 자신의 사랑스러운 동생을 위하여
이미 예전부터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줄 준비가 돼 있던 백현이였다.

조직의 움직임을 눈치챈 아버지가 백현의 19살 생일이 지나자마자 여러 가지 준비를 하게 했다.
운전면허증을 따도록 하고 아버지 측근 중 믿을 만 한 사람들을 소개 받기도 했다.
그러나 조직은 너무나도 빨리 그 움직임을 알아챘고 말았다.

개처럼 평생을 일했어도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조직의 보스가 보내온 암살자에 의해 
막내아들을 껴안고 자신의 집 거실에서 싸늘한 주검이 되었다.




그 모습을 숨어서 보고 있던 백현은 서둘러 서재로 달려가 아버지 책상의 서랍에서 리볼버를 꺼내 총알들을 끼워 넣었다.

'하나…. 둘'

떨려서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 같았지만 지켜야 할 존재가 있기 때문에 거실로 갔다.
그리고는 팔을 올려 암살자의 뒤통수에


'탕'





"오빠?"




잠시 멍해져 있던 백현을 이름이 불러 깨웠다.





"오빠…. 제발 지금이라도 도망가자"

"…. 이름아 오빠가 다치면? 다치는 걸로 끝이 아니라면? 그럼 난? 나…. 나는 그러면 오빠이 그렇게 되면…."





이름이의 울음이 그칠 줄을 모르고 더 심해졌다.




"약속할게 절대 다치지 않아, 아버지가 계시던 자리의 발끝만큼도 안 되는 자리야, 
위험한 일 하지 않아도 돼.절대 다치지 않아 널 놔두고 가지도 않을 거야 네 곁에 있을게 약속해"




백현은 이름을 꼭 안아줬다. 이름이의 울음이 그칠 때까지 백현은 약속을 지키겠노라고 몇 번이고 이름이의 귓가에 속삭여줬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05.01 21:30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2 퓨후05.05 00:01
몬스타엑스[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3 세라8:52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3 세라 8:52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02 세라 05.14 17:56
몬스타엑스 [댕햄] 우리의 겨울인지 세라 05.14 14:46
트위터랑 포스타입에서 천사님을 모신다가 많은데 그게 뭐야?1 05.07 16:58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4 콩딱 04.30 18:5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2 꽁딱 03.21 03:16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 콩딱 03.10 05:15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54 콩딱 03.06 03:33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61 꽁딱 03.02 05:08
엑소 꿈의 직장 입사 적응기 1 03.01 16:51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45 콩딱 02.28 04:59
이준혁 [이준혁] 이상형 이준혁과 연애하기 14 찐찐이 02.27 22:0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53 꽁딱 02.26 04:28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7 걍다좋아 02.25 16:44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9 걍다좋아 02.21 16:19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45 꽁딱 02.01 05:26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33 꽁딱 02.01 01:12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0 걍다좋아 01.30 15:24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2 꽁딱 01.30 03:35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1 꽁딱 01.30 03:34
방탄소년단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그루잠 12.26 14:00
방탄소년단 2023년 묵혀둔 그루잠의 진심4 그루잠 12.18 23:35
샤이니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상대?182 이바라기 09.21 22:41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 콩딱 09.19 18:10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26 콩딱 09.16 19:40
지훈 아찌 금방 데리고 올게요5 콩딱 09.12 23:42
방탄소년단 안녕하세요 그루잠입니다9 그루잠 09.07 16:56
전체 인기글 l 안내
5/15 22:28 ~ 5/15 22:30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