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 |
규규 |
[찬백]아기바보 찬열×잔망아기 백현
백현이 사탕하나를 입에 물고서는 뽈뽈대며 걸어갔다. 퇴근 후 지친 몸에 터벅터벅 힘없는 발걸음을 하던 찬열이 백현을 보며 눈을 반짝였다. 꼬마야 여기서 뭐해? 찬열의 물음에 백현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사탕을 문 채 저여? 라며 어눌한 발음으로 물어왔다. 하, 귀엽다. 찬열이 주머니 속에서 사탕을 꺼내며 유혹할까 고민하다 백현의 입에 물려있는 사탕에 고히 그 생각을 접었다. 백현이 오물오물 사탕을 마저 먹더니 이내 다 먹은 듯 방긋 웃으며 찬열에게 말했다.
"마마가 아저씨처럼 어흥! 할 거 같은 사람 따라가지 말랬어!"
어흥 할 거 같은 사람은 또 뭐야.. 찬열이 백현의 눈높이에 맞추어 수구려 앉은 후 어흥. 이라며 장난을 쳤다. 백현이 놀라며 찬열의 뒤에 숨었다. 찬열이 껄껄대며 웃다 이상한 점을 느끼고 제 뒤를 쳐다보았다. 꼬마야? 찬열과 눈이 마주치자 백현이 화들짝 놀라며 찬열의 옆으로 숨었다.
"마마, 살려줘!"
아기라 그런지 지금 자기 스스로 엄청 바보같은 짓을 하는 걸 모르는 듯 보였다. 그런 바보같은 아기에 멍때리며 바라보더니 너무 귀엽다며 찬열이 그대로 백현을 꼭 안았다. 아가! 왜이리 귀여워! 찬열의 말에 저를 칭찬한다는 것을 알아챈 백현이 어린아이 답지 않게 웃으며 찬열의 눈을 보고 또랑또랑 말하였다.
"마마의 사랑을 먹구! 부럽지?"
아 뭔데 존나 귀엽지? 찬열이 백현을 더 꽉 안았다. 숨막혀, 아저씨! 백현이 바둥바둥거렸다. 찬열이 그제서야 백현을 놓아주고는 비장의 무기인 사탕을 꺼내들었다. 백현이 찬열을 노려보다 사탕을 보자마자 눈이 동그래지며 강아지같은 표정을 지었다. 흡사 장화신은 고양이같은 모습에 찬열이 백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사탕을 까 먹여주었다. 옳지, 착하다. 백현이 사탕을 입에 넣고 만족스레 웃었다.
"아저씨, 내 파파할래?"
"어?"
"배켠이 파파는 사탕 아야한다면서 안 줘, 배켠이는 아저씨가 파파보다 더 좋아"
사탕 하나에 이리 천사같이 오물조물 말해오는 백현의 모습에 찬열이 눈물을 흘릴 뻔했다. 존나 귀여워, 존나!
"근데 아저씨!"
"왜, 아가"
"우리 마마는 왜 안 올까"
백현이 다리아프다며 주저앉았다. 마마가 분명히 조금 있다가 사탕 자안뜩 사들구 온댔거든? 근데 아직두 안 와.. 찬열이 설마하는 표정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에이, 이렇게 예쁜 아가를 버릴리가. 하면서도 찬열이 주변을 두리번두리번거리다 주변 벤치에 백현을 앉혔다.
"곧 올거야, 아가."
"그건 배켠이두 알아!"
"우쭈쭈 똑똑하네."
백현이 자랑스러운 듯 거만한 표정을 하며 사탕을 오물오물 거렸다. 이 늦은 밤 아가 혼자 있는 것도 아무래도 불안해 찬열이 백현의 옆에 앉아 사탕을 몇개 쥐어주었다. 마마 오실 때까지 같이 있자, 알겠지? 찬열이 백현의 머리를 쓸어넘기며 묻자 백현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몇 분 지나자 멀리서 젊은부부가 뛰어왔다. 찬열이 백현에게 너네 마마 아니야? 라고 묻자 백현이 맞다며 고개를 세게 끄덕거리더니 뛰어갔다.
"마마!"
"똥개! 마마가 얌전히 기다리랬지!"
"힝, 마마 보구시펐어!"
"현아, 파파는?"
"파파는 하나두 안 보구시펐어."
뭔데 단호해.. 루한이 울상을 지으며 축 쳐졌다. 민석이 그런 루한을 보더니 웃으며 기운내라고 루한의 등을 토닥였다. 루한이 백현을 안아들으며 뭐하고 있었어? 라고 묻자 백현이 찬열을 가르키며 어흥아저씨랑 사탕먹었어! 라며 말했다. 찬열은 어색하게 웃으며 저 나쁜 사람 아니에요..를 중얼중얼거렸다. 다행히도 찬열을 오해하지 않는지 민석과 루한이 고맙다며 인사를 보냈다.
"우리 똥개, 마마가 고마운 사람한테는 인사하고 오랬지?"
"힝, 내려줘요 파파. 배켜니 다녀올게"
루한이 웃으며 백현을 내려주자 백현이 아장아장 뛰어오더니 헥헥 대며 찬열에게 고개를 숙이라고 손짓하였다. 찬열이 물음표가득한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숙여 백현의 눈높이에 맞춰주었다. 백현이 웃으며 찬열의 볼에 뽀뽀하더니 배꼽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어흥아저씨! 백현이 예쁘게 인사하더니 다시 제 부모에게 뛰어갔다. 찬열이 감동받은 표정으로 사라져가는 백현을 바라보았다.
사담 |
안녕하세요 옆집꼬맹이입니다! 달달한 글에 푹 빠진터라 글들이 많이 유치할 수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문체가 정반대라 그런지 어색해죽겠네요 ㅜㅜ 암호닉은 항상 받습니다! 단편이라 짧음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