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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별모양곰돌이

 

 

8.

 

 

호원의 꼴이 볼 만 했다. 볼 한 쪽이 탱탱 부워 있는 꼴이 참...

“이거 신부화장을 해도 안 되겠는데.”
“...”
“바스트 샷도 안 되겠다.”

우현은 호원의 얼굴을 보며 쯧쯧- 하고 혀를 찼다. 어디서 그렇게 맞고 왔냐고 물어도 호원은 입을 꾹 다물었다.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고 그 상대가 김명수라는 것. 그리고 원인은 (아마도) 장동우와 잠을 잔 자신이라는 것이었다. 촬영장은 찾았지만 호원의 기분은 완전 냉기가 흘러 넘쳤다. 같이 연기하는 사람들도 호원에게 인사만 살짝 할 뿐 말을 걸거나 하지는 않았다. 성질이 더럽다는 소문에 더해 부운 볼을 가지고 등장했으니 말이다.

“형.”
“왜?”
“나 라디오 생방 또 언제지?”
“녹음방송 내고... 모레는 생방이야.”
“모레? 그때 장작가 나와?”
“병가 냈다고 하지만 나올 때지 않나?”
“음...”

호원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 때 장동우가 나올까? 라는 생각부터 시작해서 만나면 무슨 말을 하지 까지... 그렇게 매정하게 문을 닫은 동우의 문이 쉽게 열릴 것 같지 않았다. 호원은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았지만 그것이 마음으로 와닿지는 않았다. 그저 누군가에게 맞을 정도로 잘 못했구나... 정도. 그만큼 감수성이 부족한 건가 싶기도 하고 혹은 장동우가 너무 예민하게 구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머리가 복잡해진 호원이 한 숨을 푹- 내쉬었다. 의자에 끈적이라도 달린 모양인지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 호원을 보며 우현은 고개를 갸우뚱 했다. 호원과 동우가 잔 것은 알았지만 이런 반응은 참 생소했다. 그렇다고 이호원이 강제로 한 것은 아니라고 하고... 우현은 그냥 넘기는 게 낳겠다... 했지만 회사에선 또 성규와 명수가 문제였다. 두 사람은 또 왜 그렇게 날이 선건지.

“형, 나 오늘 촬영 언제 끝나?”
“뭐... 제대로 잘 되면 5시 쯤 끝나겠지?”
“흐음...”

동우의 집을 다시 찾을 생각이다. 어떻게든 문을 열고 동우를 봐야겠다. 동우를 보고 사과를 할 건 하고 말 할 건 해야 할 것 같았다. 호원의 입장에서는 동우의 행동이 너무나도 황당했다. 반항하지도 않고 같이 섹스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우의 입장은 이상했다.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상했다. 호원은 또 골머리를 썩히며 관자놀이를 꾹- 눌렀다. 그래, 장동우가 이상한 거야. 김명수도 이상하고. 명수까지 생각이 닿자 이제는 열이 받기 시작한다. 호원의 표정이 빠르게 험상궂어졌다.

“형, 김명수 요즘 드라마 촬영하지?”
“어? 어...”
“명수 스케쥴 어떻게 돼?”
“니가 그걸 알아서 뭐 하게?”
“아, 빨리. 알아봐 줘. 할 말 있어.”

김명수한테 맞을 이유가 전혀 없었다.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우현은 명수의 매니져에게 바로 연락 해 명수의 스케쥴을 알아냈다. 참 우연스럽게도 명수는 야외촬영이였고 그 곳은 여기와 그리 멀지 않았다. 호원은 당장이라도 촬영장에 달려 가 명수에게 한 방을 먹이고 싶었지만 참는다. 이제야 자리에서 일어난 호원은 대본을 챙겨들었다. 동우가 지적해 준 부분들이 쓰여 있는 대본이다. 이 대본을 보는 것도 불편하다. 장동우가 떠오르니까.


**


멍하게 있던 동우는 눈을 깜박였다. 밥 먹어야 할 것 같다. 머리로는 밥을 먹으라고 하지만 움직여지지가 않았다. 몸에 열이 나거나 어지러운 것도 아니었다. 왜 사람은 세 끼를 먹어야 하지? 똥은 한 번 싸는 데. 이런 이상한 생각까지 하는 자신이 우스웠다. 동우는 여전히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나 있었다. 계속 반복이 되는 상황들이 괴로웠다. 호원과 키스를 하는 자신. 왜 밀치지 못 했을까. 바보같이... 그래도 이호원이 좋아서 가만히 있었다. 이호원을 좋아하는 마음에 키스를 하는 호원을 막지 않았다. 게다가 스스로 옷을 벗고 호원의 앞에서 다리를 벌렸다. 여기까지 떠오르자 동우의 눈에는 눈물이 다시 차올랐다. 울기 싫은데 눈물이 났다. 딱히 울음이 터져 엉엉 울지는 않았지만 주륵- 하고 흐르는 눈물이 더 처량했다. 차라리 가슴 속에서 한이 터져나와 엉엉 울면 가슴이라도 시원할 텐데. 이렇게 눈물이 흘리는 자기 자신에게 괴리감이 들었다. 자존심이... 상한다.

타이밍 좋게 명수에게 연락이 왔다.

[밥은 먹었어?]

촉도 좋다. 밥 안 먹은 거 어떻게 알고.

[먹었어ㅋㅋ]

언젠가 인터넷에서 본 적 있다. 상당히 오글거리는 말 이었지. 사람들은 문자를 할 때 ㅋ를 붙이면 내가 행복한 줄 안다고- 뭐 대충 이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그 때는 참 허세 가득한 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당사자가 되니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이거만큼 자신을 숨기는 방법은 없으니.

[거짓말. 웃지 좀 마.]

뜨끔. 무서운 녀석 같으니라고. 안 그래도 명수가 빤히 눈을 마주치면 속마음을 읽히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 데 말이지.

[괜찮아, 멍청아.]
[형, 내가 치킨 사서 갈까?]
[됐어. 집에 반찬이랑 밥 있어.]
[내가 먹고 싶어서 그래.]
[그럼 같이 촬영하는 사람들 하고 먹어.]
[형이랑 먹고 싶어.]

끈질기다. 누군가를 집에 들이기도 싫었다. 그렇다고 딱 부러지게 거절은 하지도 못 하는 동우다. 동우는 머리를 긁적이다 솔직하게 명수에게 문자를 보냈다.

[미안한데... 혼자 있고 싶어서 그래.]

명수가 상처 받은 걸까. 한 동안 답장이 오지 않았다. 이건 또 이거대로 스트레스다. 동우는 한 숨을 푹- 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냉장고 안에는 엄마가 보내준 반찬들이 있었지만 밥통에는 밥이 없었다. 밥을 하기엔 조금 귀찮았다. 딱히 배가 고프지도 않았고. 그냥 그대로 다시 침대 안으로 들어가 몸을 웅크렸다. 짧은 기계음이 들렸다. 명수의 문자였다.

[치킨 형네 집으로 보냈어, 먹어.]

명수가 치킨을 보낸 모양이었다. 배려심 깊다고 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집착을 하는 건지... 일단 동우는 명수에게 고맙다는 답장을 보냈다. 그리고 한참을 기다리다 정말 치킨배달이 왔고 간이 식탁 위에 올려놨다. 그냥 올려놓고 보기만 했다. 기름 냄새가 코끝을 자극 했지만 배가 고프지는 않았다. 정말 미쳤나 싶었다. 이러다 죽는 건가 싶기도 하고. 딱히 우울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는데 왜 배가 고프지는 않는지 모르겠다. 참 신기했다.

또 멀뚱히 누워 있다가 방송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녹음 방송이긴 하지만 미리 대본을 구하고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야만 했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댓글도 일일이 보고 분석을 해야 했고. 호원의 목소리를 듣는 게 불편하긴 했지만 그래도 들어야만 했다. 그리고 생각해 보니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일단 대본부터 쓸 생각에 컴퓨터를 켰다. 인터넷을 키자 보이는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 자동으로 눈이 갔다. 이호원이 인기스타인 모양인 지 실시간 검색어 1위다. 다소 냉소적인 웃음으로 넘긴 동우는 그 다음에 뜨는 또 다른 검색어에 눈이 번뜩 뜨인다. ‘이호원 김명수’. 아니, 이 두 사람이 무슨 일로 같이 엮여서 검색어에 오른단 말인가.

동우는 검색어를 클릭해 보았다. 기사들이 주르륵 떴다. ‘톱스타 이호원, 김명수 촬영장에 찾아...’ 아, 이호원이 무슨 짓을 한 모양이긴 한 모양이다. 동우는 침을 꼴깍 삼키며 기사를 클릭했다. 호원과 명수의 사진이 함께 뜬 기사의 내용은 이랬다. 호원이 야외 촬영 중인 명수를 찾아가 때렸다는 거였다. 다른 기사들의 내용도 거기 까지였다. 더 자세한 내용은 없고 호원이 명수를 때렸다는 것뿐이었다. 자상한 국민오빠가 폭력이라니. 호원의 이미지에도 만만치 안은 타격이 갔을 터였다. 더군다나 이미지에 신경을 엄청 쓰는 이호원이 공개된 장소에서 폭력이라니. 동우는 왠지 그 상황이 자신 때문인 것 같은 예감에 불안해졌다. 명수에게 연락을 할까? 초조해진 동우는 방 안을 돌아다녔다. 당장 라디오 게시판에는 호원의 팬들과 명수의 팬들이 한꺼번에 접속을 하는 바람에 다운이 되어 버렸다. 역시 이 타이밍에는 선배의 연락이 왔다.

-동우야, 이게 무슨 일이냐?
“저도 모르겠어요. 무슨 일인지...”
-혹시 아는 거 없어?
“저도 몰라서 답답해요. 방송은 녹음방송이라 괜찮은데... 당장 내일이...”
-이호원 멀쩡한 게 일주일을 안 가네.

동우는 왠지 자신 때문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 같아 자괴감에 빠졌다.

“죄송해요...”
-뭐가 죄송한데.
“그냥 다 제 탓 같아서요.”
-왜 무슨 일 있었어?
“아니예요. 제가 따로 명수한테 연락 해 볼게요.”
-아니 그건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고. 우리 입장에서 이호원을 어떻게 할지가 문제다.
“네?”
-이번 기회에 하차시켜야지. 스케쥴 상, 건강 상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어차피 이거 돈 받고 하는 거 아니잖아?
“...”

선배의 말에 동우는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 왜 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호원이 출연료를 받고 하는 디제이도 아니었다. 거기까지 깨닫고 난 동우는 또 다시 불안해 졌다. 정말 호원이 이대로 디제이를 하차한다면... 다시는 만나지 못 하는 걸까?

동우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호원 싫어하는 거 아니였나? 그런데 왜 못 볼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이렇게 불안한 거지. 이호원이 걱정되는 건지, 아니면 이호원을 볼 수 없다는 것이 걱정되는 건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도 질문에 질문이 꼬리를 물어 늘어갈 뿐 돌아오는 대답은 그 아무것도 없었다. 대답을 찾으려면 호원을 만나는 수밖에 없었다.


**


“꼴 좋~다.”

성규는 제 앞에 앉아 있는 명수와 호원을 봤다. 둘 다 얼굴 한 쪽이 부어서 온 꼴이 참 우스웠다. 도대체 어디부터 물어야 할지 모르겠다. 아니, 성규의 입장에서는 그 아무것도 묻고 싶지도 않았다. 지금 터져나오는 기사들에도 골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막는 것에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었다. 거기다 이호원을 향한 날이 선 기사들은 이때다 하고 다 터지는 것 같았다. 심지어 이니셜 기사로 호원의 밤생활도 기사로 나왔다. 댓글에는 이호원이 아니냐는 식의 댓글도 달렸고.

“둘이 뭐 때문에 그런 건지는 안 물어, 궁금하지도 않아.”
“대답 할 생각도 없어.”

호원이 명수를 슬쩍 보았지만 명수는 정면만 주시하고 있었다. 명수는 저항하지 않았다. 맞아야 할 것을 맞았다는 태도는 호원을 더 열 받게 했다. 사이좋게 한 대씩 주고받았으니 됐지 않냐는 식의 명수의 말이 더 싫었다.

“이호원, 넌 쓰리 아웃이야.”
“...”
“마음 같아서는 드라마, 라디오 다 하차시키고 싶지만. 계약을 해지할 정도로 너한테 희생하고 싶진 않아.”

호원이 전속 계약한 것만 해도 8개였다. 그것들을 다 해지시키고 호원을 매장 시키기에 성규에게는 너무나 큰 손해가 있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또 돈을 뿌려 기사를 막고 최대한 소문이 나지 않게 막는 방법밖에 없었다. 이호원으로 번 돈을 이호원 때문에 다시 쓰는 이런 악순환에 성규는 매번 골머리를 앓는 중이었다. 기업에서 성규에게 전화 올 때 성규는 제품의 이미지에는 손해가 가지 않도록 잘 조치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어쨌든 호원의 드라마가 나올 때 기사를 잘 내고 CF 몇 개만 더 찍으면 자연스럽게 덮이는 일이었다. 그리고 호원과 명수의 일은 헛소문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사라지면 되는 일이었다.

“이호원.”

성규가 호원을 부르자 호원은 고개를 들었다. 그래도 지은 죄가 있어서 민망하긴 한 모양인지 고분고분 말은 잘 들을 기세다.

“앞으로 입 닥치고 라디오만 해. 드라마도 할 것만 딱 하고. 너의 모든 스케쥴은 앞으로 내가 직접 관리할거야.”
“뭐?”

이 말은 즉. 성규가 호원과 함께 다니겠다는 것을 뜻했다. 성규의 말에 명수의 눈길이 성규에게 갔다. 성규는 명수의 시선을 느꼈지만 외면한다. 호원이 성규에게 달려들 듯 반박했지만 호원의 이마를 꾹- 누르는 성규다.

“닥치고 내가 하라는 데로 해. 내가 몇 번을 봐 준 줄 알아? 너 때문에 난 손해가 얼마인 줄 알아?”
“...”
“지은 죄가 있으면 얌전히 있어.”

호원은 한 숨을 푹- 쉬더니 사무실을 나갔다. 뒤따라 우현이 나갔고 사무실 안에는 명수와 성규만이 남았다.

“너도 가.”
“...”

성규는 명수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자신의 의자에 앉았다. 명수를 보고 싶지 않았다.

“안 물어봐? 내가 이호원을 왜 때렸는지.”
“내가 왜 그래야 하는 데? 공과 사는 구분하라며.”
“이건 공적인 게 아니라 사적인 거야.”
“...”
“형.”
“알아, 장작가때문인 거. 자세한 이야기는 알고 싶지도 않아.”

명수는 가만히 성규를 보고만 있었다. 명수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지자 성규는 숙였던 고개를 들어 명수를 보았다.

“왜, 할 말 있어?”
“이호원 따라다니겠다는 거. 그거 동우형 보려고 그러는 거지.”
“마음대로 생각 해.”
“형 질투 해?”
“안 해.”
“거짓말.”
“내가 질투를 왜 해? 이유가 없어.”
“난... 형이 질투를 해 줬으면 좋겠어.”

차갑게 말한 명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을 나갔다. 명수의 말에 성규는 멍하니 있었다. 질투를 해 줬으면 좋겠다니... 성규의 눈동자는 초점을 잃고 흔들렸다. 명수의 말을 어떻게 받아드려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명수가 한 말의 의미를 모르겠어.


**


“야, 호원아!”

우현이 호원을 불러 세웠다.

“김성규 왜 저래? 왜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야? 지가 뭔데 나를 관리한다는 건데?”
“진정해, 진정. 어?”
“젠장.”

골머리 썩겠다. 술이 마시고 싶었다.

“나 혼자 갈래.”
“어딜? 너 지금 시간 이후로 엉뚱하게 행동하면 진짜 퇴출이야.”
“그래서 어쩌라고? 내 손해야? 김성규 손해지.”
“넌 몰라서 그래. 이 바닥에서 한 번 뜨면 절대로 못 떠나.”
“...”
“자의든, 타의든. 다시 돌아오게 되어 있다고.”

평소에 진지한 꼴은 보이지도 않았던 우현의 말에 호원은 마음을 바로 잡았다. 우현의 말이 맞았다. 이 바닥이 그랬다. 자의든 타의든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런 꼴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호원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갑자기 많은 생각들이 몰려왔다. 촬영도 그렇고 라디오도 그렇고 광고도 그렇고...

“집에 갈래.”
“오늘은 집에 그냥 가서 좀 쉬어. 몇 시간 있다가 다시 촬영해야 돼. 너 때문에 지금 촬영 지연됐어.”
“알았어, 알았어.”

촬영이 지연되었다는 것의 이유가 온전히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안 호원은 그 부담감에 다시 어지러움을 느꼈다. 요즘 들어 자주 현기증이 생긴다. 의자를 최대한 뒤로 눕히고 눈을 감았다. 그나마 차 안에서 자는 게 제일 편했다. 이상하게도 말이다. 집 앞에 도착 한 호원은 주변을 살폈다. 기자가 있거나 팬들이 있을 것 같았는데 아무도 없다.

“기자들 있을 줄 알았는데 없네.”
“성규형이 돈 좀 찔렀나 보지, 뭐.”
“팬들도 없어.”
“이런 경우에는 팬이 떨어졌거나. 김명수 팬하고 한 판 하고 있거나.”

우현이 농담식으로 말 했지만 마냥 농담처럼 들리지도 않았다. 호원은 빠르게 차에서 내렸다.

“있다가 데리러 올게.”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인 호원이 몸을 돌렸다. 현관문 앞에 다다랐을 때 호원은 걸음을 멈췄다. 호원의 눈앞에는... 장동우가 있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하지. 어떤 말을 해야 하지. 할 수 있는 말을 찾지 못한 호원이 가만히 있었다. 오히려 다가오는 건 동우였다. 그렇게 피했으면서 찾아온 이유가 뭘까. 분명히 기사를 봤을 것이다. 명수를 때려서 어떤 보복이라도 하려고 온 걸까.

“하나만 물을게요.”

차분한 동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낮게 깔린 목소리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 오히려 호원의 눈동자가 떨리고 가슴과 목이 아팠다.

“왜 나랑 잔거예요?”

동우는 정말 이걸 묻고 싶었던 걸까. 호원은 대답을 찾지 못했다. 어떤 대답을 해야할지 몰라 방황하고 있었다.

“나 좋아해서 잔거예요?”
“...”
“좋아한다는 감정을 알기나 해요?”

동우의 언성이 조금 높아졌다. 감정을 추스르려는 듯 동우는 심호흡을 했다.

“내가 왜 피한 줄 알아요? 호원씨가 싫어서예요. 그런데 왜 싫은 줄 알아요? 당신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으니까.”
“...”
“그런데 내가 왜 호원씨 만나러 온 줄 알아요? 호원씨가 좋아서예요. 당신이 나를 좋아하지 않아도 내가 당신이 좋아서... 그래서 왔어.”

동우의 고백에 호원이 놀랐다.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동우는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말 하고 있었다.

“좋아해요... 이호원씨를 좋아해. 이 말 꼭 하고 싶었어. 진심을 다해서 사랑해요.”
“아...”
“사랑한다구요! 정말 사랑한다고!!”

있는 힘껏 호원을 향해 외쳤다. 호원이 듣지 않는 것도 아닌 데 그 동안의 서러움을 쏟아내려고 한 듯 동우는 힘껏 소리쳤다. 가슴 속에서 앓기만 했던 말이 나오자 동우는 눈물을 쏟았다. 멍청하게 서서는 옷소매로 눈가를 벅벅 닦았다.

“그래서 후회해... 당신이랑 잔 걸 후회해... 내 마음이 이용당했으니까.”
“...”
“그래서 싫어요. 피하고 싶었어.”

왈칵 쏟아졌던 눈물은 이제 조용히 동우의 볼을 타고 흘러 내렸다. 동우의 말을 잠자코 듣고만 있던 호원은 천천히 동우의 앞으로 걸어갔다. 가슴이 뜨겁게 뛰었다. 설레임의 감정도 아니었다. 그냥 뛰었다. 빠르게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장동우가 필요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호원은 울고 있는 동우의 뺨을 매만지며 동우를 안았다. 와락 안은 호원은 동우의 머리통을 감싸 제 품으로 끌어안았다. 갑자기 느껴지는 호원의 단단한 가슴팍에 동우의 얼굴을 빠르게 붉어졌다.

“미안해요, 꼭 사과하고 싶었어요.”
“...”
“나랑 잔 걸 후회하지 않게 해 줄게. 후회하지 않게... 잘 해줄게.”

호원의 말이 동우의 귀에 그대로 박혔다.

“후회하지 않게 해 줄 수 있어요?”

호원은 동우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손으로 닦아 주며 동우의 코 끝에 입을 맞췄다.

“아껴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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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동행쇼

엘규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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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야동행쇼.....♥ 엘규행쇼..♥
10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0년 전
별모양곰돌이
아 우동님~ 힐링이 되었다니 정말 감동이네요ㅎㅎ 연재가 끝나면 우동님께 드리는 픽도 하나 쓸게요(부끄) 항상 재밌게 읽어 주셔서 고마워요!
10년 전
독자3
으앜ㅋㅋㅋㅋ저 입으로 소리내서 엄마야ㅠㅠㅠ 했어요ㅠㅠㅠㅠㅠ 어쩜 야동이도 엘규들도 너무 달달하고 귀여워서ㅠㅠㅠ 아이구 우리동우 어쩌면좋죠 호원이 바보! ㅠㅠ빨리 동우한테 진중하게 사과하고 고백해ㅠㅠ 너도 동우 좋아하잖아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4
엄머머머머머머머 역시 호워니는 저와 동우를 배신할리없죠.. 흡ㅠㅠ이렇게 커플이탄생하는건가요ㅠㅠ솔로로써 안타깝지만 둘이 행복하다면야 평생행쇼하라고 전해주고싶네요 후아ㅠㅠ엘규들은 투닥거리지만 서로 사랑하는게 솔로눈에도 보이네요 후아ㅠㅠㅠ다들 잘되라ㅠㅠ
10년 전
독자5
엘규 행쇼! ㅠㅠㅠㅠㅠ 야동이메인이지만 엘규진짜 ㅠㅠㅠ
10년 전
독자6
감성이에요 ㅠㅠ 이게뭐야 ㅠㅠ 으헝 엘규는 무슨 죄야 ㅠㅠㅠ 몰라 일단 야동이들은 행쇼니까 다행이다 ㅠㅠ
10년 전
별모양곰돌이
아 감성님ㅠㅠ 엘규는.. 엘규는..... 곧....하하
10년 전
독자8
야동행쇼..이호원 장동우 울리기만 해봐 아주ㅠㅠㅠㅠㅠ그나저나 호원이는 정말 바람 잘 날 없네요..뭔 놈의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아..워ㅠㅠㅠ이제 엘규만 요로코롬 ♡♡해지면 참ㅠㅠㅠ제 옆구리가 더 시려지겠죠..?흡...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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