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남자 작업실에 제대로 된 홍일점 너봉.txt 인트로
REC. take 1 세븐틴 우지
Q. 우지씨, 최근에 막내피디가 새로 들어왔다고 들었는데
A. 네, 최근에 새로 왔습니다.
Q. 나이대도 비슷하다고 들었어요. 자, 그럼 우지씨에게 막내피디란?
A. 어.. 이거 찍는 거요. 그 친구가 안 보는 거 확실히 맞죠?
Q. 아마 그럴 거에요.
A. 그렇다면.. 자꾸 괴롭히고 싶은 귀여운 친구라고 해두죠.
01-1
"안녕하세요! Say the name SEVENTEEN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Say the name SEVENTEEN!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여러분 사랑해요~"
2015년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상큼발랄 소년미 낭낭한 무대를 선보이며 어린소녀부터 숙녀분들까지 (하물며 남성분들까지도)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아 버린 세븐틴. 수천번 아껴주지 않으면 현기증이 나고 무대를 볼때면 가만히 앉아있는 관객들까지도 덩달아 만세까지 외치게 만드는 이 남자들, 특히 팬들은 물론이요 머글들 사이에서도 단연 화제가 되었던 2집 미니앨범 '만세' 활동은 세븐틴의 인지도를 높여주고 팬들의 덕심을 불타오르게 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지. 두세번만 들으면 따라 흥얼거릴정도의 중독성있는 멜로디와 꾸밈없는 소년미가 돋보이는 후렴, 독특하고 개성있는 안무까지 머글들과 일반대중들은 멤버 우지의 프로듀싱과 세븐틴 멤버겸 안무가 호시만 기억하지만 그 뒤엔 플레디스에서 꽁꽁 숨기고 있는 히든카드의 역할 또한 톡톡히 크다는 점.
2015년, 데뷔 전부터 이어왔던 세븐틴의 인터넷 방송 '안드로메다'에서 멤버 우지가 몇번 들락날락한 모습이 포착된 작업실, 최근엔 도어록까지 설치해 더욱 비밀스러운 공간. 그 속에는 우지가 있건 없건 다른 멤버들이 있건 없건 한 여인네가 우두커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물론 이 사실은 플레디스만 안다는 사실. 오늘도 멤버들이 스케줄이 끝나고 올 때까지 혼자 열심히 작업해놓은 결과물을 보여줄 생각에 들떠 건반을 두드리고 있는 이 여인네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01-2
스케줄이 모두 끝난 밤 11시 50분. 아직까진 평화로운 플레디스 사옥엔 다른 멤버들보다 일찍 차에서 내려 한치의 망설임없이 하얀문의 작업실 앞에 선 자칭 작은 거인, 속칭 막내애기 디노되시겠다. 차에서 꾸벅꾸벅 졸던 피곤함은 어디로 가셨는지 어느 새 입가에 옅은 미소마저 머금은 찬이는 절대로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지훈때문에 아직까지도 작업실 비밀번호를 몰라 지훈이 올 때까지 발만 동동 구르며 작업실 앞에 서있는 중이다. 아, 나도 저번에 민규형이 알려달라고 조를 때 같이 조를껄 하는 작은 후회도 하면서 말이다. 한편 사옥 앞 커다란 벤에선 열두남정네들이 우르르 내리고 있고 특히 요즘 잠에 빠져있다는 지훈은 차에서 제일 늦게 내리며 어두운 밤임에도 불구하고 가로등 불빛마저 눈 부신지 눈을 한껏 찌푸리고 있다. 반면 오늘의 부석순이 어제의 부석순과 다르랴. 피곤함을 피곤하다는 주제의 수다로 승화시키며 여전히 시끄러운 그들덕에 피곤한 멤버들도 그나마 얼굴에 작은 웃음기를 띠고 있다. 세븐틴 왔어요- 동네 소문이라도 낼 것마냥 시끄럽게 사옥문을 열고 아까 전 찬이와 같이 한치의 망설임없이 뚜벅뚜벅 작업실로 발걸음하는 멤버들은 물론, 무척이나 피곤한 지훈마저도 옅은 미소를 띠며 아직도 문 앞에 서서 멤버들을 향해 손짓하는 찬이를 향해 걸어갔다.
"아, 형들 빨리 오세요! 누나 기다린단 말이에요."
"시끄러 임마. 가고 있잖아."
"그러니까 형~ 저한테 비밀번호 알려주세요오~"
"시.끄.럽.다."
어느 새 멤버들보다 앞서 성큼 다가가 비밀번호를 누르는 지훈을 보며 찬이가 번호를 알려달라며 애교를 피웠지만 지훈은 쳐다보지도 않고 시끄럽다며 쐐기를 박았다. 형 치사해요. 하지만 하루이틀도 아니고 매일같이 저러는 찬이의 마음을 누가 해아려주겠는가. 도어락을 푸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작업실의 문이 열리자 너나할것 없이 우르르 작업실로 들어가는 멤버들의 얼굴엔 환하게 웃음꽃이 피었다.
"누나 우리 왔어요! 많이 피곤하죠?"
"야야 김칠봉 너 또 자냐?"
"울희 이쁘니 김칠봉씌 오늘도 우리 많이 기다렸어?"
"얘들아 쉿, 칠봉이 오늘도 잔다."
"아니 얘는 어떻게 된게 몸이 알람시계도 아니고 11시만 넘으면 딱 자는지 저것도 능력이야."
"자식아 피곤해서 그렇지. 하루종일 여기서 작업하잖아."
순서대로 오매불망 플레디스 공식 김칠봉 꼬봉 찬이, 아무짓도 안하고 잠만 자는데도 불구하고 칠봉이를 못잡아 먹어 안달난 민규, 칠봉보다 나이가 어림에도 불구하고 나이불문 전세계가 인정한 부루살이 승관, 세븐틴 젠틀맨으로서 거의 유일하게 김칠봉을 여자로서 아껴주는 지수, 같이 작업할 때말고는 칠봉이를 놀리는 게 삶의 낙인 순영, 팀을 떠나서 본인도 나이가 어린편임에도 불구하고 맏형이라 그런지 칠봉이를 참 많이 귀여워해주는 승철이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열세남자에게 빙 둘러싸인 칠봉이는 세븐틴이 자기 얘길 하는 줄도 모르고 단잠에 푹 빠져있다. 건반을 치고 있던건지 피아노 의자에 앉아 상체는 건반 옆 작은 책상에 뉘여있고 하체는 건반쪽으로 향해있다. 오른손은 자신의 머리를, 왼손은 건반을 누르고 있는 모습에 귀엽다는 듯 정한은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지수는 일찌감치 자고 있는 칠봉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있고 정한은 칠봉이의 엄마마냥 건반을 누르고 있던 자신의 손보다 훨씬 작은 칠봉이의 손을 조물조물 거리고 있다. 손은 왜 이리 작냐 진짜, 라는 들릴듯 말듯 금방이라도 심쿵사할 것만 같은 설레는 말과 함께.
우리의 승행설, 최승철도 이에 질세라 아예 작은 의자를 칠봉이의 옆에 가져와 털썩 앉더니 칠봉이는 내꺼야 스킬을 시전한다. 옆에서 시끄럽게 칠봉이를 극딜하는 석순을 자제 시키면서. 하지만 자제시킨다고 말을 자알~들을 석순이 아니지 않는가. 우리의 석순, 승철에게 매니저 형이 부른다며 내보내더니 승철이 가져다 놓은 의자에 앉아 칠봉이를 툭툭 건드리기 시작한다. 머리카락도 쓰다듬는 게 아닌 툭 건들여보고 칠봉이 입고 있는 가디건을 잡아 당기기도 하고. 영락없는 초등생이 따로없다. 하지만 이미 이런 일에 익숙해진 칠봉이는 쿨쿨 잠만 잔다. 아까부터 부루살이 부승관은 오늘따라 뭘 잘못 먹은건지 자꾸 이쁜이라 부르질 않나. 이 오글거리는 대사를 가만히 듣고 있을 지훈이 아니다.
"이쁜아 일어나. 오늘 하루종일 작업했을거 아냐, 빨리 들려줘."
"너 아까부터 왜 자꾸 이쁜이라고 해? 인터넷 소설이라도 봤냐?"
"뭐에요ㅋㅋㅋㅋㅋ 형은 달빛천사 노래나 부르세요. 외로운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줄거야~"
"너 오늘 노래 들어보니까 더럽게 못부르네. 나가서 연습해 나가."
지훈과 승관이 되도 안한 것들로 투닥투닥 다투는 동안 정한과 지수는 아직도 잠든 칠봉이를 쓰담쓰담 토닥토닥하며 예쁘장한 고운 얼굴과 상반되게 아줌마들처럼 수다를 떨며 호호호 웃고 있다. 마치 제 자식이라도 되는 것마냥. 칠봉누나를 애타게 찾던 찬이는 왠일로 칠봉이의 곁에서 귀찮게 굴지 않고 작업실 건반을 띵땅띵땅 치고 있었다. 이러다 보면 깨겠지 라는 마음으로. 하지만 찬이는 몰랐다. 업어가도, 호랑이를 불러도, 부석순이 합체 신공을 펼쳐 지랄발광을 떨어도 절대 깨지 않는 칠봉이의 꿀잠을.
소녀라인 원우와 민규를 살펴보니 원우는 구석에서 못다 읽은 판타지 소설을 읽느라 정신이 없고 민규는 그 옆에서 오늘 형 춤출때 머리 많이 망가지더라면서 머리를 만져주고 있다. 원우는 그런 민규가 익숙한 듯 신경도 쓰지 않은채 무심한 표정으로 무심하게 가끔 응,응 대꾸만 해줄 뿐. 민규도 그런 원우형의 모습이 익숙한지 제 할일만 열심히 한다. 아, 참고로 민규의 할 일이란 멤버들 헝클어진 머리 매만져주기. 처음엔 되도 않게 만져대서 멤버들도 왜 저러나 싶었지만 점점 실력이 늘어가고 하지말라 해도 고집불통인 탓에 이젠 반포기상태이다. 뭐, 예전보단 나으니까 나름의 위로를 삼으면서.
"원우형. 근데 오늘따라 김칠봉 너무 많이 잔다. 이쯤되면 일어날텐데."
"춤연습하느라 피곤한가봐."
"그런ㄱ... 아니 저기 원우형, 내 말 듣고 있는건 맞지..?"
"...어 어. 근데 민규야 뭐라고?"
"....아니다."
"미안"
따악-
"아아!! 누구야아.."
"헐"
"도망쳐."
"어! 누나 일어났네요!"
아까 전부터 자꾸 곤히 자는 칠봉이의 머리칼과 옷자락을 툭툭 건드리더니 결국 칠봉이의 머리를 세게 팍 쳐버렸다. 깜짝 놀라 안그래도 작지만 긴 얼굴형이 입을 딱 벌리고 있어 더 길어보이는 석민이의 얼굴이 잠에서 깬 칠봉이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다. 짧은 외마디를 외치곤 한껏 짜증이 난건지 아까 차에서 내린 지훈이보다 오천배는 무시무시한 주름을 미간사이에 지으며 석순을 노려보았다. 칠봉이의 목소리에 놀란 지수와 정한은 칠봉이의 표정을 보더니 잘못한 것도 없으면서 어색하게 허허 웃으며 서서히 뒷걸음질 하기 시작했다. 난 모르오.
"미..미안. 칠봉아 진심 고의가 아니다."
"아, 아냐 칠봉아 저 형이 그랬어. 칠봉아 진짜로!"
"와.. 이석민 이젠 나한테 떠넘기기냐? 뻔뻔하다 너."
"형이 밀었잖아요! 형이 더 뻔뻔해!"
"야임마 은근 슬쩍 반말하지마!"
"형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칠봉이를 좀 보세요. 이렇게 가,가녀..린 애한테!"
이석민 너 왜 말 더듬냐. 잠에서 깨 잔뜩 잠긴 무시무시한 저음으로 석민을 향해 말을 내뱉으니 더욱 어색하게 웃는 석민이다. 내가 언제.. 라고 있는 힘껏 목소리를 짜내 대답했지만 덜덜 떨리는 목소리를 숨길 순 없었다. 순영은 언제 도망친건지 보이지 않았고 결국 일어난 칠봉이는 석민을 향해 다가갔다.
"야"
"..어?"
"내가 잘 때 건들지 말랬지!!"
"아!! 김칠봉 미안해!"
"거기서라. 셋 셀동안 서라."
"아 제발. 미안해. 아니 죄송합니다."
"하나"
"칠봉아아"
"두울"
"피디님.."
"셋"
"...."
"넌 죽었어."
아무래도 세븐틴과 칠봉이의 하루는 이제부터가 시작인가 봅니다.
+연재하고는 싶은데 독자님들의 반응도 그렇고 자신이 없네요ㅠㅠ 하지만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아낌없이 마구마구 올리겠습니다!
암호닉, 신알신, 추천 모두 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