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안보셔도...상관은 없지만 으하하핳 짧아요 )
작은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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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생이었던 시절부터 가끔 혹은 자주 가던 카페가 있었다. 워낙 커피를 좋아해서. 그런데 언제부터 인가 자주 보던 사장님 대신에 내 또래로 보이는 여성이 카운터를 지키고 있었다. "어서오세요-" 동생이 있는 나로써는 밤 11시가 다 되도록 혼자서 불을 밝히고 있는 그 분이 걱정스러웠다. 그렇지만 감히 참견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저 주문을 하고 커피를 마셨다. 마침 손님이 없어서 테이블에 살짝 앉아 커피를 내리는 모습을 보았다. 일부러 본 건 아닌데, 사람을 주목시키는 힘이 있달까. 뭔가 나에게는 없는 긍정? 깡? 같은게 있어 보였다. 아직은 커피 내리는 게 많이 서툴었는지 허둥지둥. 오히려 보는 내가 속으로 ''어 어 저러면 안되는데-' 이랬던 것 같다. 그 분에게는 자신이 직접 내린 몇 안되는 커피인 듯 보였다. 매우 소중하게 두 손으로 감싸서 나에게 주었다. '뜨거우니까 식혀서 드세요-' 라는 말과 함께. 밖으로 나와서 날 기다리고 있는 차에 올라탔다. 졸고 있던 종대가 눈을 뜨더니 "어 형! 나 커피 한모금만, 아메리카노?" "자-" "윽 이거 왜 이래, 다 탔네 탔어-" "정말? 난 괜찮았는데" "에이- 형이? 나보다 커피 맛을 더 신경 쓰면서-" 종대의 말에 다시 한번 마셔봤지만, 딱히 탄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나와 종대의 말을 듣고 있던 매니저 형이 본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해주겠다며 가져갔다. "윽...쓰다..써...." "봐봐! 형도 그러잖아아- 민석이형 혀 데였나봐- 어? 근데 벌써 쿠폰 다 찍었네? 여기 많이 왔었어?" 종대의 말에 아메리카노가 그렇게 뜨거웠나 생각하다가 쿠폰을 보았다. 벌써 다 채워져 있네. 본인은 모르겠지만, 항상 쿠폰에 스탬프를 두 개씩 찍어주었다. 처음에는 짝수 강박증 이라도 있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다른 손님이 있을 때는 떨리는 손으로 재빨리 두 개를 찍는 걸 보고 나에게 한정되어 있는 거 구나 싶었다. 내 팬일 수도 있고. 그렇게,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 그 카페에 가게 되었다. 종대는 항상 '거기 별론데-' 했지만 그래도 데리고 가거나 혼자라도 갔던 것 같다. 무심한 척, 관심없는 척. 난 엑소의 시우민 이니까! 라는 생각을 하며 훔쳐보지 않으려 했지만 뭔가, 뭔가 부족 해 보이고 어설퍼 보이는 실력에 계속 보게 되었다. 내가 온 줄도 모르고 구석에서 내 얼굴이 프린트 된 부채에 하트를 그린다 거나 핸드폰으로 보고 있던 화면이 내 공항 사진 이라거나 . 그리고 우연히 본 낙서에는 김민석 내꺼 내 남편 이라는 글이 적혀있다거나. 자신의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 애를 쓰면서도 항상 나한테 걸리는 모습에 내가. 변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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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대번외 |
"민석이 형이 아무래도 이상해..... 커피 진짜 맛없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