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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권방져 전체글ll조회 719l 6

 비범유권/범권

 지코재효/지효

 

 

-우지호 ver.

 

 


"빨리여! 빨리여!!"

 

 

 


지호는 오늘 너무 들떠요. 심플하고 깔끔하기만 했던 지호의 방안이 점점 파란색으로 가득 차가는 걸 보면서 올라간 입꼬리가 당최 내려올 생각을 않아요. 더 이상한건, 분명 방안은 파란빛인데 왜 이렇게 자꾸만 핑크빛으로 보이는거에요. 사랑을 한다면 세상이 핑크빛으로 꽉찬 다더니 정말 그런거 같아요. 평소에 그렇게 지호를 못살게만 구는 태운이 형아도 오늘따라 너무 잘생겨보이고 예뻐죽겠어서 지호는 거실로 나오면서 태운이 형아의 볼에 볼뽀뽀를 해줬어요. 태운이 형아는 뭘 잘못먹었냐며 기분나쁜 표정으로 제 볼을 벅벅 닦아냈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행복해요. 우리 형아 너무 잘생겼어요. 지호보다야 못하지만 좀 봐줄만한거 같아요. 평소보다 백배는 잘생겨보여요. 자우림 누나가 그랫듯이 오늘은 정말 예감 좋은 날이에요!
지호는 여러 어린이 가구들을 들어다 나르는 일꾼 아저씨들을 클레오파트라처럼 재촉하며 제 자리에서 방방 뛰었어요. 일꾼 아저씨들이 나르는 책상이며 의자며 각종 인형과 장난감들은 모조리 폴리에요. 심지어 지호는 어제 미리 벽지까지 폴리로 도배를 해놓았어요. 온통 파란 세상이 따로없어요. 머리가 아파올 정도의 작은 폴리세상에서 지호는 당장이라도 방을 나가고 싶었지만 그래도 재효 형이 폴리가 좋다는데 어쩌겠어요. 지호는 폴리보단 뽀로로가 더 좋지만 재효형아는 폴리를 더 좋아하니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에요. 먼저 좋아하면 지는거라더니 어쩔 수가 없네요. 솔직히 말해서 지구를 지키는건 파워레인저지 폴리따위가 아니에요. 친구는 루피나 나루토가 제일 잘 구해요. 각종 이상한 생물은 디지몬과 포켓몬에 널렸어요. 로봇은 트랜스포머가 있는데 뭣하러 저런 허접한 로봇따위를 봐요? 그리고 폴리는 뽀로로만큼 귀엽지도 않아요. 폴리가 왜 좋은지는 모르겠으나 재효형이 좋다면 좋은거겠죠 뭐.

지호는 옆에 있던 귤을 까먹으며 가구를 놓을 자리들을 일꾼 아저씨들에게 일일이 가르켜 주어요. 이건 여기, 저건 저기, 바쁘게 움직이는 지호의 손가락에 따라 일꾼 아저씨들의 움직임도 바빠져요. 지호는 만족한듯 웃음을 지어요. 그리고 옆에서 그런 지호를 멍청하다는 표정으로 내려다보고 있던 태운이 형아가 입을 열어요.

 

 

 

 

"야, 니가 언제부터 저런 고철덩어리를 좋아했다고 그래, 너 이거 하는데 얼마나 들었는지 알아?"

"형아가 몸에 두르고 있는 것들보단 훨씬 싼거 같은데."

 

 

 

 

비아냥거리던 태운히 형아의 표정이 순식간에 싹 굳어요. 지호는 그런 태운이 형아를 향해 피식 비웃어주곤 까고 있던 귤을 입속으로 쏙쏙 집어넣었어요. 제 아무리 형이라도 말빨로는 엄빠도 발라버리는 지호를 이길 수는 없죠. 암 그렇고 말고요. 지호가 누군데요, 미래의 우래퍼 아니에요 우래퍼! 넘어져도 나오는 폼폼폼폼!

지호는 음흉하게 크크 웃으며 맛있게 귤을 먹어요. 태운이 형아는 그런 지호의 정수리를 얄밉게 내려보다가 분에 못이겨 지호의 정수리를 콱 쥐어박았구요. 퍽하는 소리와 함께 정수리가 아려오자 지호가 잔뜩 눈을 째며 태운이 형아를 노려봤지만 태운이 형아는 콧방귀를 뀌면서 뭘 노려보냐고 한 대 더 쥐어박아요. 괜히 야려가지고 한대 더 맞은 지호가 억울한 표정을 지어도 태운이 형아는 꼴좋다며 혀를 길게 빼어 메롱을 하곤 제 방으로 성큼성큼 걸어가요. 저게 과연 친형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행동이에요. 보통 집안에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늦둥이들이 태어나면 형누나들이 엄청 잘해준다던데 저건 분명 엄마가 어디서 주워온 자식임에 틀림이 없어요. 아니면 어떻게 친동생한테 이렇게 대할 수가 있는건지 지호는 정말 모르겠어요. 만약 지호에게 동생이 생긴다면 절대 저렇게 못되게 굴지는 않을거에요.

지호는 태운이 형의 뒷모습에 대고 조용히 가운데 손가락을 올려준 다음 땀을 닦고 계시는 일꾼 아저씨들에게 귤 몇개를 가져다 드려요. 아저씨들이 고맙다며 지호를 향해 웃어주자 지호도 같이 웃어줘요. 그러나 지호의 눈은 이렇게 말해요. 먹고 더 빨리빨리 움직여요. 물론 아저씨들이 이 뜻을 해석할리는 없었지만요.
이제 조금만 있으면 안아주고 싶고 뽀뽀해주고 싶고 가둬버리고 싶은 러블리한 우리 재효 형아가 올 거에요. 사복을 입은 모습은 한번도 본 적이 없던 터라 너무너무 궁금해요. 어떤 깜찍한 옷을 입었을지, 어떤 귀여운 신발을 신었을지 너무 설레서 어제는 잠도 제대로 못이뤘었어요. 지호는 떨려오는 가슴에 자리에서 홀로 방방 뛰어요. 일꾼 아저씨들이 이상한 눈으로 지호를 바라보셨지만 상관없어요. 마음같아선 더 심하게 싸이코같은 짓들도 하고 싶은데 참고 있는 거에요. 아 재효 형아는 언제 올까요? 기다리다가 지치는건 2PM형아들이 아니라 오히려 지호같아요. you know! 넌 넌 내 맘 아니!

 

 

 

 

"도련님, 친구분 오셨는데요."

 

 

 

 

그러던 중 갑자기 밑에서 지호를 부르는 가정주 아주머니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요. 지호는 올것이 왔구나! 라는 생각에 옆에 있는 전신거울에 제 모습을 비추고 머리를 한번 넘긴 다음 입가에 묻은 귤껍질을 떼고 아래층으로 발걸음을 옮겼어요. 재효형아가 온다고 며칠 전에 사두곤 한번도 입질 않았던 명품 옷을 입고 머리도 도련님답게 싹 넘긴 지호의 오늘 컨셉은 한번 보고 두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어지는 훈유딩 스타일이에요. 있어보이려고 손목에는 명품시계까지 찼어요. 그래서 그런지 거울에 비친 지호는 너무 잘생긴 것 같아요. 여기도 저기도 훈내가 진동을 해요. 아직은 작고 앙증맞은 사이즈지만 미래에 있을 우래퍼는 키가 180cm를 넘을 거니까 상관없어요. 어우, 우리 재효 형아도 이런 지호를 보고 반하면 어떡하죠? 자꾸만 심장이 쿵쾅쿵쾅거리는게 지호는 숨을 제대로 쉬기가 힘들어요. 형아 앞에서는 멋진 모습만 보여줘야 하는데. 지호는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걸음을 옮겨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해요. 자꾸만 주변이 핑크빛으로 변하고 꽃이 날리는게 이 세상은 너무 아름다운 거 같아요. 태어나길 정말 잘했어요.
천천히 계단을 내려온 지호는 저 멀리서 보이는 후광에 눈을 번쩍 떠요. 아 미친, 미친! 진짜 미친! 이건 미친거에요! 태운이 형아가 이런 말 쓰지 말라고 했었는데 이건 안 쓸수가 없어요. 저기서 걸어오고 있는 저 작고 사랑스러운 것이 인형 아니죠? 저거 사람 맞죠? 사람이 걸어오고 있는거 맞죠? 누가 알면 빨리 지호에게 대답을 줘요!

지호의 입은 쩍 벌려진 채 닫힐 줄을 몰라요. 노란색 병아리가 그려진 흰 티셔츠에 까만 반바지를 입은 재효 형아의 모습에 쓰러질 것만 같아요. 옆으로 멘 작은 뽀로로가방이 이렇게 사랑스러운 건 처음이에요. 저 주변에 막 나비가 날아다니고 꽃이 노래를 하고 간지폭풍이 휘날리는게 아주 난리가 나네요 난리가 나. 재효 형아는 분명 사람이 아닐거에요. 걸어다니는 인형이거나 날개잃은 천사이거나 둘 중 하나일 거에요. 그럴거에요. 꼭 그래야만 해요. 아니면 선녀옷을 잃어버린 선녀님일지도 몰라요. 지호는 저도 모르게 넘쳐흐르는 기쁨과 주체할 수 없는 행복감에 속으로 통곡을 해요.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어요.

지호는 막 신발을 벗고 수줍게 집안으로 들어오는 재효 형아에게 한걸음에 달려가 꽉 안아줬어요. 향긋한 아기비누 냄새가 풀풀 풍기는게 자꾸만 냄새를 맡고 싶어요. 지호가 코를 킁킁 거리자 재효가 강아지 같다며 깔깔 웃어요. 옆에 있던 가정부 아주머니는 그런 둘을 푸근한 눈빛으로 바라보기만 하시다가 간식이라도 준비할 겸 부엌으로 들어가셨어요. 아마 이 둘 중 한 명이 다른 한 명에게 아이다운 순수함이 아닌 흑심을 품고 있다는 걸 아셨다면 절대 그냥 들어가시진 않으셨을 거에요.

 

 

 

 

"형아, 형아 오늘 너무 예뻐. 진짜 예뻐. 완저니 짱이야 짱."

"지짜? 히히, 엄마가 실컷 놀다가 오라구 해써."

"웅웅, 내 방으로 가자 형아!"

 

 

 

 

지호는 재효를 꽉 끌어 안은 손을 풀고 재효 형아의 손을 꼭 깍지를 껴서 잡았어요. 깍지하나 꼈을 뿐인데 벌써부터 결혼한 신혼부부 스멜이 풍겨오는건 아무래도 착각이겠죠?

재효 형아는 자신의 집보다 몇이나 더 크고 넓은 지호네 집을 두리번 거리다가 저 멀리서 방문앞에 기대 저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사람과 눈이 마주쳤어요. 지호는 못보고, 혹은 못본 척하고 그냥 지나쳐 가려는 것 같지만 재효는 그럴 수가 없어요. 엄마가 남의집에 오면 꼭 예의바르게 인사를 하라고 당부하셨거든요. 재효는 저를 잡아끄는 지호의 손을 살짝 풀어서 놓은 후 방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을 향해 배꼽에 손을 올리고 구십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 했어요. 구십도로 숙여진 허리에 상대방이 당황하는 것도 보이지 않는지 허리를 펼 생각을 하지 못하는 재효 형아의 모습에 앞서 가던 지호도 힐끔 재효가 인사하는 사람을 바라봐요. 그리곤 바로 인상을 팍 찌푸려요. 지호가 인상을 찌푸리자 상대편도 인상을 찌푸려요. 아무것도 모르는 재효만 그저 허리를 펴 다시 지호의 손을 살며시 잡아줄 뿐이에요. 지호는 다시 맞잡은 손에 두근거리기도 잠시, 입을 여는 태운이 형아를 힘껏 노려봐요.

 

 

 

 

"걔 때문에 이 난리를 친거구만?"

 

 

 

 

괜히 시비 터는게 확실해요. 요즘 여자친구랑 사이가 소원해진 것 같던데 그 화를 지호에게 풀고 있는 걸거에요. 이게 아주 동생을 뭘로 아는건지 될 수만 있다면 아까 태운이 형아가 그랬던 것처럼 저 얄미운 머리통을 지호도 한 대 쥐어박고 싶어요. 그러나 아마 지호는 그럴 수 없을거에요...형아랑 무려 16살이나 차이가 나거든요...22살인 형아가 어쩜 저리 철이 없는지 지호는 당장에라도 형아를 군대에 자원입대 시키고 싶어져요. 연예인이라고 군대를 미루다니, 전국민이 애통해 할 일이에요. 군대를 피하다가 역적이 된 유승준처럼 되버려라 하는 마음에 지호는 아까 형아가 지호에게 했던 것처럼 얄밉게 메~롱을 해주곤 잡고 있던 재효 형아의 손을 지호쪽으로 터프하게 잡아끌어요. 그 모습에 태운이 형아가 어린 것들이 허 참! 하고 허참선생님을 찾았지만 알게 뭐에요. 여자친구한테 변변찮은 대우도 못받는 저 형아보단 차라리 지호가 나은거 같아요.
지호는 혹시 태운이 형아가 자신들에게 무슨 짓이라도 할까 재빨리 재효 형아를 윗층으로 데려가요. 계단을 성큼성큼 올라가는 지호의 발걸음에 맞춰 재효 형아도 바쁘게 계단을 올랐어요. 그리고, 지호가 방문을 열자마자 재효 형아의 입에서는 자동적으로 와아 하는 탄성이 튀어나왔어요. 온통 파란 세상, 가구도 침대도 장난감도 인형도 벽지도 모든 물건이 폴리로만 이루어져 있는 놀라운 방이에요! 이건 폴리를 먼 발치에서 바라보기만 해야했던 재효로써는 상상도 할 수없는 제 2의 세계에요!

재효는 저도 모르게 탄성을 내지르며 엄청 커다란 폴리 인형을 향해 한달음에 달려가요. 양 손으로 다 끌어안을 수 없을 만큼의 어마어마한 크기에요. 실제 폴리를 가져다 놓은 것 같아요. 커다란 폴리인형에 매미처럼 달라붙은 재효 형아가 폴리에 대고 볼을 부비적 거리니 표정이 좋지 않았던 지호의 얼굴이 단번에 풀어져요. 재효 형아를 독차지한 폴리에게 질투심도 느껴지고 열등감도 느껴졌지만 그래도 재효 형아가 저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봤으니 장땡이에요. 어차피 저까짓 폴리는 움직일 수도 없고, 재효 형아를 안을 수도 없고, 재효 형아에게 뽀뽀를 해줄 수도 없는데 무슨 상관이에요. 저따위 고물 로봇은 지호에게 상대가 되지 않아요. 아이들의 영원한 친구 구조대 폴리는 순식간에 지호의 입에서 고물 로봇이라고 격하되었지만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은 폴리보단 강동원빈을 좋아할거란 생각에 맘놓고 저는 폴리를 까렵니다. 폴리 빠이염! 난 디지몬 어드벤처 세대라서 말이야.

 

 

 

 

"형아, 내 방 어때?"

"머시써 엄청! 지짜 머시써 폴리 짱 조아."

"구럼 형아 이거 다 주까?"

 

 

 

 

지호의 진심어린 말에 안그래도 큰 재효의 눈이 더 커져요. 이건 마치 본적이 없는 그런 황소눈깔이에요. 눈크기만으로는 샤니빵에 민호형아도 이길 기세에요. 지호는 그런 재효의 눈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다가 옆에 있던 작은 거울에 비친 제 눈과 눈이 마주쳤어요. 흡...내 눈 눈감아.....지호는 속으로 눈물을 흘려요. 오늘따라 지호의 눈이 왜 이리도 구슬프게만 보일까요.

 

 

 

 

"정말? 줄거야?"

"웅웅, 대신 형아 나랑 손가락 걸구 약속해."

 

 

 

 

뭘? 재효 형아의 얼굴은 마치 그렇게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지호는 그런 형아를 빤히 바라보다가 일어서 유치원 가방을 뒤적이더니 왠 종이를 하나 집어 들어요. 재효 형아의 눈이 호기심으로 물들어 가고, 지호는 그런 형아의 모습에 히죽히죽 귀엽게 웃어보이면서 재효 형아의 앞에 주저 앉아요. 지호의 손에 들린 종이가 펄럭펄럭 거려요. 지호는 조용히 재효 형아에게 새끼 손가락을 내밀어요. 재효 형아는 뭣도 모르고 지호가 하자는대로 자신의 새끼 손가락을 지호의 손가락에 걸었고, 지호는 환하게 웃으면서 종이를 펼쳐 바닥에 내려 놓았어요. 재효 형아의 얼굴은 점점 더 호기심으로 가득차요. 미래에 재효가 이게 뭔 줄 알고 있었더라면 절대 무턱대고 새끼 손가락을, 아니 처음부터 이 집에 발을 들이지 않았을 거에요. 미래의 안재효는 땅을 치며 후회하겠지만 지금의 안재효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실실 웃기 바빠요. 모두 재효를 위해 묵념합시다.

 

 

 

 

"형아 나라앙 커서 혼인하자. 내가 지짜 잘해줄께."

"혼인? 혼인이 몬데?"

"웅 그니까 혼인이 뭐냐며언, 형아랑 나랑 평생 살 수 있는 사랑의 족쇄 같은 거야 형아. 그거 하기만 하면 형아는 앞으로 나랑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회사까지 같이 다닐 수 있구, 우리 엄마아빠도 좋아하구 형아네 엄마아빠도 좋아하구, 한국에서 혼인은 힘들겠지만 다른 나라에서 혼인하고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면 되구, 형아가 나랑 혼인하면 여기 있는 것들 다 형아가 가질 수 있구, 앞으로 형아가 갖고 싶어 하는 것들 내가 전부 다 사줄 수 있어. 웅웅? 형아 나랑 혼인하자. 혼인이라는거 되게 좋은거야. 이거 하면 형아도 좋고 나도 좋고 다아 좋은거야. 나랑 평생 함께 살 수 이써. 형아는 내 가족이자나, 내 일생의 소원이야 형아. 난 형아랑 같이 살고 시픈데 형아도 그러치? 그러니까 나랑 혼인하자 형아아."

 

 

 

 

결혼이라는 말은 재효 형아가 알고 있을테니 혼인이라는 말로 교묘하게 바꿔말한 지호의 속셈을 재효는 아마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도 모를 거에요.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지호의 말에 재효는 무슨 말인지 제대로 알아 듣기가 힘들어요. 지호는 자신의 빠른 말에 재효 형아가 잠시 멍해진 틈을 타 그럴거지? 그럴거지? 라며 재효 형아의 의사는 제대로 묻지도 않고 손가락을 꼭꼭 걸어 약속했어요. 그리곤 그것도 모자라서 옆에 있던 인주에 재효 형아의 엄지를 꾹 누르더니 지문이 잘 보이도록 그대로 종이에 꾹 찍어요. 물론 지호 자신의 손가락도 똑같이요. 종이의 맨 위에는 [사랑의 서약] 이라고 적혀있어요. 그 밑에 내용은 뭐 굳이 쓰지 않아도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그거니까 그렇게 생각하시면 될 거 같아요. 우린 이미 팬픽션이라는 늪의 패턴을 다 알고 있잖아요? 빠져 나갈 수가 없어요. 올 때는 자유지만 나갈 때는 아니란다. 너님도 모르게 일상처럼 계속 보게 될거에요. 팬픽을 한번도 안 본 사람은 있지만 한번만 본 사람은 없다잖아요. 여러분은 이 글을 보는 순간 이미 늪에 노예가 되어 있어요. 에브리바디 쎄이 께이! 너 께이 나 께이 위아더 께이!

지호는 미리 뒤에 준비해 놓았던 녹음기를 꺼내들며 녹아버릴 듯한 상큼한 웃음을 짓곤 재효 형아의 옆에 붙어 한껏 애교를 떨어요. 재효 형아는 아직까지도 일이 어떻게 착착착 진행되는 줄 모르고 그런 재효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만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 때야 말로 지호가 틈새시장을 공략할 타이밍이에요. 지호는 대뜸 재효 형아의 다리위에 올라타 앉더니, 형아의 목을 살포시 끌어안아요. 두 사람이 어른이었다면 분명 야하고 오염했을 자세였겠지만, 아직은 어려서 그런지 보는 사람으로선 그저 귀엽기만 하네요. 우지호 저놈 누가 키웠는지 참 잘 컸어요. 훌륭해요. 노인이 되어도 바람직할 남자에요.

지호가 베시시 웃자 재효 형아는 그런 지호를 따라웃어요. 지호는 애교 있게 재효 형아의 입술에 제 입술을 쪽하고 대었다가 떨어지더니, 녹음기를 형아의 목뒤로 가져가 숨겼어요. 이제 일이 진행이 되기만 하면 되요. 지호는 마치 슈렉에 나오는 고양이처럼 재효 형아를 바라보며 입을 열어요. 입을 열기 전 녹음기의 버튼을 눌러놓는 것도 잊지 않았어요.

 

 

 

 

"형아, 나랑 혼인할래? 형아도 나랑 계속 있구싶지? 웅?"

 

 

 

 

고민하는 듯 보이던 재효 형아는 혼인이라는게 뭐 대수라고 사랑하는 동생의 소원이라는데 못해줄게 뭐가 있나 싶어 쿨하게 웃으며 말했어요. 그리고 그 뒤에 지호의 입꼬리가 비열하게 올라가는 것을 캐치하지 못했어요.

 

 

 

 

"웅! 나 너랑 혼인할래! 계속 같이 있자 지호야!"

 

 

 

 

미래의 재효가 안다면 이불에 하이킥을 하고 몇날 며칠을 밤을 새서 지호의 사진에 펀치를 날릴 지도 모르는 역사적인 사건이에요. 이미 잡아둘 건 다 잡아둔 지호는 그런 형아더러 너무 예쁘다며 다시 얼굴 여기저기에 뽀뽀세례를 퍼부어요. 재효 형아도 그새 그 뽀뽀에 익숙해 졌는지 저도 지호의 볼에 뽀뽀를 해줘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의 우지호는 유치원생이 아닌게 분명해요.

 

-

 

늦었네요ㅠㅠㅠㅠㅠㅠ유유ㅠㅠㅠㅠㅠㅠㅠㅠ이제 저는 후딱 못달았던 답글을 달러 갑니다 수고하세요 뿅

아차차 다음은 표일입니닼...........표일까지 끝나고 나면 애들이 컸을 때를 다룬 번외를 쓸 것 같스무니다;ㅅ;

꾸준히 봐주시는 여러분 사랑합니다ㅠㅠㅠㅠㅠ완결 날 때까지 같이 달려요 으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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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ㄱ..귀..귀여워..! 헐.. 지효스릉흔드...♥
11년 전
김유권방져
제가 늦었네요 죄송죄송^_ㅠ...........지효 스릉흔드ㅠㅠㅠㅠㅠ헝 원서철이라 저번주는 쉬었습니당ㅠㅠ..ㅠㅠ....꾸준한 관심 사랑해영ㅇ...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2
ㅋㅋㅋㅋㅋㅋㅋㅋㄱㄱㄱㅋㅋㅋ우지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능력잇는남자ㅋㅋ둘이진짜귀엽다ㅋㅋ역시재효는휘둘려야제맛
11년 전
김유권방져
안재효는 휘둘려야 제맛2222ㅋㅋㅋㅋㅋㅋ제가 많이 늦었죠^_ㅠㅠㅠㅠ지호가 너무 재력가라 비현실 적이지만.....원래 팬픽은 비현실이니까용^_ㅠㅋ 저번주는 원서철이라 쉬었습니당ㅠㅠ....ㅠ...이번주는 꼭 써야겠어요 꾸준한 관심 사랑해요ㅠㅠㅠㅠ
11년 전
독자3
아잌ㅋㅋㅋㅋㅋㅋ저번에4화에서뻘짓한익인이에옼ㅋㅋㅋ우지홐ㅋㅋㅋ능력있는 남자와 순진한남잨ㅋㅋㅋㅋㅋㄱ한마디로 귀엽다..ㅠㅠㅠㅠ
11년 전
김유권방져
헠ㅋㅋㅋㅋㅋㅋ기억하고 있스무니닼ㅋㅋㅋㅋ약간 현실에서의 지효를 투입시키려고 노력했어요ㅠㅠㅋㅋㅋ이르케 꾸준히 관심을 주시다니ㅣ 영광이에ㅔ요ㅠㅠㅠㅠㅠㅠ유유;;; 원서철이라 바빠서 저번주는 쉬었씁니당ㅠㅠㅠㅠㅠ죄송해ㅐ유ㅠㅠㅠ
11년 전
독자4
ㅏㅏ아아ㅏ귀야워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귀야우ㅜㅠㅠㅠ
11년 전
김유권방져
^_ㅠ원서때문에 답글도 늦고 새글도 늦었네여....유유.....ㅠㅠ....귀여워ㅓ만 해주신다면야ㅠㅠㅠㅠㅠㅠ꾸준한 관심 사랑합니도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5
우지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효스릉흔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김유권방져
지효 스릉흔드2222ㅠㅠㅠㅠㅠㅠㅠㅠㅠ근데 사실 지효는 이런 애들버전보다 성인이 참 재밌느네 말이에요...^_ㅠ.......원서철이라 바빠서 늦었습니다..ㅠㅠ....글도 못올리궁.....그래도 꾸준한 관심 감사해용...ㅠㅠ..ㅠㅠ유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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