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영] 이게 왜 니 바지에서 나오는데?

 

 

 

"니가 콘돔을 왜 갖고 있는데." 

 

 

멀티지만 공에 가까운 순영이에요. 동거를 하는 사인데, 빨래통에 있는 네 청바지를 빨려다 부스럭거리는 소리때문에 주머니를 뒤져봤더니 나온 건 콘돔. 네가 미성년자였으면 좋겠지만 안 그래도 좋아요. 보수적인 순영이랑 약간 개방적인 너. 퓨전 받아요. 말 좀 험한 편이고 섹드립도 심한 편. 불맠은 안 갈 가에요. 안맞못잇.

[상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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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솔]

아니, 좀. 이상한 짓 하고 다니는 거 아니에요.

[글쓴이]

그럼 왜 나오냐고. 설명해.

[독자1]

저 진짜 당당하거든요. 꼭 설명해야 해요? 내가 몹쓸 짓을 하고 다녔냐고요.

[글쓴이]

그거야 내가 알 길이 있냐, 그러니까 설명하라는 거 아니야.

[독자3]

아, 승철 형이 사달라고 그래서 몇 개 샀다가 그 형 주고 남은 거예요. 진짜. 아, 왜 또 못 믿어요.

[글쓴이]

승철이형? 아, 씨 그 형 안되겠네. 무슨 미자한테 그런 걸 시켜. 야, 이거 버린다. 그리고 콘돔 마찰 많은 곳에 두면 효과 떨어져. 쓰려면 제대로 알고 써.

[독자4]

누가 쓴대요? 아직은 안 써요, 형. 아, 그래도 버리지 말... 지. 혹시 모르잖아요.

[글쓴이]

필요하면 나한테 말 해. 상대가 누군지 보고 사줄게. (마른세수를 하며) 진짜, 최한솔.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 기분이야.

[독자5]

형 말고 누가 있어요? 그, 상대요. (괜히 평소엔 부리지도 않았던 애교를 부려) 아, 혀엉. 전 진짜 그거 쓴 적 없어요.

[글쓴이]

됐어, 새끼야. (애교를 부리는 너를 뒤로하고 제 방으로 들어와 문을 쾅 소리나게 닫아)

[최승철]

아니, 그냥. 요즘 애들 다 가지고 다녀요. 지갑이나 뭐, 그런데에.

[글쓴이]

요즘 애들은 개뿔, 어디다가 쓰려고 ㅋㅋ 최한솔, 너 벌써부터 그러면 어떡하려고 해.

[독자2]

아, 쓰려고 가지고 다니는게 아니라 그냥 가지고 다닌다니까요. 내가 어디서 그러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 왜 그래요.

[글쓴이]

어디서 그러고 다니는 지 내가 어떻게 알아. 이걸 갖고 다닌다는 거 자체가 의심된다는 거 몰라? (제 손에 든 콘돔을 흔들며)

[전정국]

친구가 다 들고 다닌다고 준 거예요. 내가 설마 샀겠어요?

[글쓴이]

그러고도 남을 새끼야, 넌. 누구한테 쓰려고 들고다녀. 소름돋아, 전정국.

[독자6]

내가 누구한테 쓴다고 그래요. 진짜 받았다니까? 진짜 그런 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요.

[글쓴이]

더러운 새끼. 나가서 딴년이랑 뒹굴다가 온 거 아니야? 아, 존나 소름돋아.

[독자8]

딴 년은 또 무슨 딴 년이야. 그런 거 아니라니까요. 그냥 지갑에 넣고 다니면 돈 들어온다고 그래서 받은 거예요. 그러다 깜빡 한 거고.

[글쓴이]

8에게
그럼 버린다. (가차없이 콘돔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제 방으로 들어가며 여전히 인상을 쓰곤 말 해) 일주일동안 각방.

[독자10]

글쓴이에게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는 인상을 쓰며 얘기하는 네 손을 잡으며) 버렸으면 됐지, 각방은 뭐예요. 진짜 각방 써요?

[글쓴이]

10에게
어, 한 달 가고싶어? 이거 안 놓으면 한달이다. (여전히 인상을 쓰고 너를 바라보며)

[독자12]

글쓴이에게
(네 미간을 펴주며) 인상 좀 펴요. 주름 생기겠다. 그리고 별일도 아닌 걸로 무슨 각방이야.

[전정국]

지갑에 넣으면 돈 들어온다던데요.

[글쓴이]

돈 내가 넣어줄게, 이런 거 좀 갖고 다니지마. 더럽게.

[독자7]

뭐가 더러워요. 뜯지도 않은 새 건데.

[글쓴이]

언젠가 뜯어서 다른 년한테 쓸 거잖아.

[독자9]

안 써요. 이걸 제가 누구한테 써요. 그럴 일 없으니까 신경 쓰지 마요.

[글쓴이]

9에게
신경 안쓰게 생겼냐, 시발. 아 존나 짜증나 전정국새끼.

[독자11]

글쓴이에게
뭐 이런 걸로 화를 내요. 저 못 믿어요?

[글쓴이]

11에게
예, 존나 못믿는데요? 니가 믿을 수 있게 만든 적은 있으세요? (비꼬며)

[독자13]

글쓴이에게
아, 그러세요? 그렇게 못 믿겠으면 그냥 버리시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