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친구가 남자로 보이는 썰 05
w. 니니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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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그래~ 아는 오빠가 너 소개 좀 해 달라고 난리야"
"나? 날 어떻게 알고?"
"그야..."
"^^? 솔직하게 말해라"
"...외롭다길래 내가 너 괜찮다고 사진 보여줬거든"
"뭐라고?!"
퇴근하고 집에 가는 길에 친구가 갑자기 만나자고 해서 만났어 몇 시간 동안 신나게 수다 떨었는데 기승전 소개팅이라니...
오늘 갑자기 만나자고 한 이유가 이거였구만?
"아 왜! 뭐가 문제야? 너도 이제 슬슬 연애해야지"
"그래도 어? 나한테 물어보는 게 먼저잖아"
"그래서 지금 얘기하잖아~ 군대도 제대하고 멀쩡하게 대학 다니는 오빠니까 이번 기회에 잘 만나봐"
후... 아니 왜 내 주변 사람들은 나한테 사전에 얘기도 안 하고 마음대로 다 정한 뒤에 통보해 주냐고!!!
"...생각 좀 해 볼게"
"그럴 거 없는데?"
"뭐?"
"사실 오늘 확 부르려다,"
"야!!!"
"아 말 좀 끝까지 들어 이 년아! 내가 네 성격을 몰라? 그러려다 말았다고 말았어"
"......"
"내일이야 내일 1시까지 여기서"
무슨 이런 황당한 경우가 ㅎㅎ...
당사자는 난데 나와 상의도 없이 소개팅 일정이 다 잡혀있잖아? 그냥 애초에 답정너였냐...
"꼭 나와라, 어?"
"...아니,"
"안 나오면 나 진짜 너 안 본다!?"
엄마 나 협박 당하고 있어 (울컥)
이건 아주 친구가 아니라 웬수야 웬수 ㅠㅠㅠㅠㅠㅠㅠ
그래,,, 이미 다 잡아놨다는데 내가 뭐 어쩌겠어 애초에 거부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포자기)
어쩔 수 없이 대충 알겠다고 하고 터벅터벅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을 향해서 가고 있었어
"어? 누나다"
"오, 돼지 왜 여태 밖에 있었냐"
그러다 누가 날 부르는 소리에 누군가 하고 봤더니 학교를 마쳤는지 나와 마찬가지로 집으로 가고 있던 애들이랑 마주친 거야
"아... 약속이 있었어서"
"약속? 무슨 약속"
"그냥 친구 좀 만났어, 공부 열심히 했냐?"
"당연한 거 아님? 오빠가 또 한 똑똑하,"
"오세훈이 야자 째자는 거 제가 뜯어 말렸어요 누나"
"......"
"ㅋ... 그럼 그렇지"
어휴 저거 저거... 아직도 정신 못 차렸어
저래서 대학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래서 얼떨결에 셋이 집에 같이 가는 꼴이 됐어
내가 의도한 건 아니였는데 왼쪽에서부터 세훈이, 종인이, 나 이런 순서로 걸어가고 있었지
"근데 누나 혼자 오고 있었던 거예요?"
"으응 그렇지"
"위험하게... 우리한테 전화라도 하지 그랬어요"
"어우, 아니야 내가 애도 아니고 뭐하러 그래"
"옷은 또 왜 이리 얇게 입었어요? 오늘 날씨 추웠는데"
"어? 에이... 괜찮아 누나 하나도 안 추웠어"
"어떻게, 내 거라도 입을래요?"
자기 교복까지 선뜻 벗으면서 입을 거냐고 묻는데... 진짜 어쩜 저렇게 마음씨가 고울까......
당장이라도 '응 입을래!!!'를 외치고 싶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내가 애 교복을 뺏을 순 없잖아 ^^...
"아냐 그럴 거 없어! 누나 진짜로 괜찮아 진짜"
"그래놓고 감기라도 걸리면 보건실 가는 학생들 다 옮는다? 조심해요"
"알겠네요~ 너나 따뜻하게 입고 다녀"
물론 평소에도 착하고 잘 챙겨주는 종인인데 오늘따라 유독 더 다정하게 느껴지는 거야...
나 걱정해 주는데 그게 또 은근 기분이 좋더라고
기분이 좋아서 인식을 못 했는지 자리가 그렇다보니 종인이랑 나랑 둘이서만 대화를 하고 있었나봐
우리 둘 대화를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세훈이가 갑자기 나랑 종인이 앞에 딱 멈춰 서는 거야
"? 갑자기 뭐야?"
"너네 둘이야 말로 뭐냐"
"...? 뭐가?"
"누가 보면 둘이 연애라도 하는 줄 알겠다?"
"......"
오세훈의 발언과 함께 찾아온 정적
저게 진짜 지금 뭐라는 거야!!!!!!
"...ㅁ, 무, 무슨...!"
"요즘 부쩍 느끼는 건데 둘이 분위기 진짜 수상한 거 알지"
"......"
"조심해, 나 촉 되게 좋아"
"...ㅅ, 수상하긴 뭐가!! 그런 거 아니거든?"
"아니야?"
"동생으로서 누나 챙겨주는 게 왜 수상한 거냐?! 오세훈 넌 보고 배우지는 못할 망정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나 하고 있고...!"
"......"
내가 말하고도 아차 싶더라
그냥 장난으로 웃고 넘길 수 있는 얘긴데 괜히 혼자 너무 오바한 거야 ㅠㅠㅠㅠㅠ
종인이는 내가 한 말에 기분이 나빴던 건지 계속 말이 없더라고...
그래 당연히 기분 나쁘지... 아무리 사실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부정하고 딱 잘라서 말하는데 나 같아도 기분 나빴을 거야 ㅠㅠㅠㅠㅠㅠㅠ
"아니 뭐, 아니면 아닌 거지 왜 그렇게 혼자 열을 내? 그냥 떠본 건데"
"...아 나는 어 그러니까 그게..."
"하여간 저 성질머리, 아주 두 번 엮었다간 사람 하나 죽겠네"
"...시끄러워"
당장 종인이한테 혹시 기분 나빴냐고, 그런 의도는 아니였는데 말이 너무 심했다고 해명하고 싶었는데
솔직히 '종인아 너가 싫다는 뜻은 절대 아니였어!!!' 이러기도 이상하잖아 ㅠㅠ
게다가 미안함에 종인이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칠 것 같은 판국인데 내가 그럴 용기가 어딨겠냐고...
그 후로는 셋이서 단 한 마디도 없었고 정신차리니까 어느새 집에 도착해 있더라
"어우 따뜻해... 역시 집이 최고야 안 그러냐?"
"인정한다 니네 집이 진짜 따뜻하긴 해"
"그런 기념으로 게임 한 판, 콜?"
"왜 말이 그렇게 돼 병신아..."
뭐지? 종인이 기분 괜찮은 건가?
집에 들어오니까 종인이가 여느때와 다름없이 세훈이랑 장난도 치면서 대화하고 있는 거야
기회는 이때다 싶어서 종인이한테 말을 걸었지
"...저기 종인,"
"야 나 먼저 자러간다"
"......"
"뭐야, 게임 안 하고 그냥 자게?"
"어 조금 피곤하네"
"이 자식... 그래놓고 방에서 혼자 자기위로 하고 그러면 안 된다?"
"내가 너냐 새끼야? 먼저 잔다"
망했어 망했다고... 종인이가 지금 날 완벽하게 무시했어...
역시 내가 뱉은 말 때문에 기분이 나빴던 걸까? 나한텐 눈길도 인사도 한 번 없이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거야 ㅠㅠ
"야 돼지, 니가 김종인 대타 뛸래?"
"하아......"
"돼지야 내 말 듣고 있어?"
"아 왜 자꾸 돼지래 이 야동 매니아 새끼야!!!!!!!"
"...놀래라, 너 혹시 그 날이냐? 왜 자꾸 나한테 난리야?"
"......"
"그리고 씨발 나 야동 매니아까지는 아니거든??!"
그래 참자... 참자 세훈이는 잘못이 없잖아 그치...
나 진짜 왜 이러냐 아 미치겠네 정말...!!!
* * * * *
늦게 온 주제에 들고 온 글도 노잼이라니 으윽 면목이 없어요 ㅠ^ㅠ (분량도 짧다 작가야,,,)
오늘은 스토리 전개에 초점을 두고 썼기 때문에 아무래도 종인이 설렘 비중이 거의 없을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더 재밌는 글을 쓰기 위함이니 혹시라도 실망하신 독자님들 계시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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