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환아, 나 오늘 공연한다 " " 공연? 어디서? " " 저기 옆에 여고에서. 질투나지? " " 내가 무슨 여자애도 아니고 질투는 무슨 질투. " 쓰담쓰담. " ...... " " 잘하고 와 한빈이. " " 엉. 니가 응원해줘서 잘할것 같다. 학교 끝나고 보러올 수 있어? " " 나 알바.. " 아.. 맞다 너 알바 있었지, 오늘 하루만 빼면 안 되겠지? 너 보여주려고 열심히 연습한건데.. 한빈이 스스로도 철없는 소리라고 생각했는지 입 밖으로 내진 않았지만 그래도 섭섭한 건 어쩔 수 없음. 아르바이트로 간간히 생계를 유지하는 진환이가 안쓰러워 재정적인 도움을 주려 했었지만, 눈에 띄게 자존심이 상해보였던 진환이 때문에 한빈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묵묵히 지켜보는 것이었음 " 수업 열심히 듣고, 오늘은 끝나자마자 공연 가서 데리러 못 오니까 조심히 집 들어가고! 혹시 무슨 일 있으면 문ㅈ, " " 알아 알아. 어서 가봐. " " 근데 나 오늘 진짜 멋있을텐데, 너 못 오는게 조금.. 아니야. 나 진짜 갈게! " " 응 빠이! " 끝까지 아쉬운 티 팍팍 내고 사라짐.. 짠내나는 한빈이 ㅠ 그 와중에 옆에 있던 준회. 저 새끼 진짜 찌질하다고 시비 걸려다가 진환이가 자기 싫어할까봐 조용히 입다물고 있는중 ㅋㅋㅋㅋ " 야 김진환. " " 응? " " 너네 둘이 사귀냐? " 나랑 한빈이? 예상치도 못했던 질문에 진환이 당황한 표정으로 입모양만 벙긋거림. 그리고 몇 초 후에 정신차리고 격하게 도리도리. " 진짜 아니야? " " 응 그냥 친한거지.. 근데 갑자기 왜? " 넌 알거 없어 임마. 톡 쏘아붙이고 뒤돌아서 준회는 조용히 쾌재를 부름 ㅋㅋㅋㅋㅋ 그리고 다시 물어보는 게, " 나랑 친하냐, 걔랑 친하냐? " ?????????? 예상치도 못했던 질문(2)에 또 벙찐 진환잌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입술만 달싹이자 보다 못한 준회가 또 답답했는지 한 마디 덧붙임. " 5초 내로 대답안하면 가만 안둔다. 5, 4, 3, " " 치, 친한건 한빈이랑 더 친하지.. " " 왜? " ?????????????????????????? " 응..? " " 걔랑 왜 친하냐고. 이유가 있을 거 아냐. 왜 친한데? " " 어 그냥.. 같이 많이 있었으니까.. 어릴 때부터.. " " 너도 지금 나랑 같이 많이 있잖아. " " 어.. 그건.. " " 맨날 옆에 있는데 왜 나랑은 안친하냐? 죽을래? " 아니 이건 대체 무슨 컨셉이지.. 구준회한테 여태까지 받아온 장난 중에 제일 당황스러움. 심지어 정답도 없어서 어느 장단에 맞춰줘야 할지도 모르겠음.. " 한빈이는 어렸을 때부터.. " " 그럼 나랑 더 많이 있으면 나랑 더 친해지겠네? " " 어.. " " (응이라고 대답 안하면 죽일듯한 눈빛) 그치? " " 그, 렇지.. " 진환이의 대답이 떨어지기 무섭게 함박웃음을 짓는 준회. 그러다 너무 헤벌쭉 웃으면 진환이가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재빨리 책상에 엎드림. " 저 근데 준회야 선생님 들어오셨, " " 깨우면 죽는다. " " 응.. " 친해지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몇 초만에 다시 까칠해지는 준회. 진짜 초딩도 아니고 오늘따라 왜 이러는짘ㅋㅋㅋㅋ 진환이 뿌들짝 놀라서 고개 푹 숙이고 다시 열공모드.. 사실 준회는 엎드린 채로 어떻게 하면 진환이와 더 친해질 수 있을까 생각하는 중이었음. 물론 자기가 왜 이러는지는 모름. 좋아하는 감정이라고는 아직 생각도 안 해 봤지만, 진환이에게 다른 동성 친구들와는 다르게 좀더 가까워지고 싶은 그러한 특별함이 존재한다는 건 어렴풋이 느끼고 있는 중. - 자 오늘도 수고했고, 허튼 짓 말고 다들 바로 집으로 들어가라. 담임 선생님의 종례가 끝나고 평소와 어김없이 교실을 나가려던 준회. 나가기 전 주섬주섬 책들을 챙기는 진환이를 몇 초간 바라보던 와중에 주머니에서 작은 진동이 울림 [ 야 오늘 학교끝나고 농구한판ㄱ - 김지원 ] [ ㄲㅈ ] 오늘은 기생오라비도 없으니 김진환이랑 같이 하교하려고 미리 정해놓음. (물론 자기 혼자서만ㅋㅋㅋㅋ) [ 아왜용 부장님♥ - 김지원 ] [ 준회오빠 농구할때 존멋인데♥♥♥ - 김지원 ] [ 오빠♥♥♥♥제발♥♥♥♥♥♥ - 김지원] [ OPPA please ~♥♥♥♥♥♥♥♥♥♥♥♥♥ - 김동혁 ] 미쳤나 진짜. 근데 솔직히 준회 본인이 생각해도 농구할때 자기가 좀 멋있음 ㅋㅋㅋㅋㅋㅋ 맞아 난 좀 멋있어.. 솔직히 혼자 보긴 아까움. 이왕 이렇게 된 거, " 야 김진환!!! " " 응..? " " 너 이따 경기 한판만 보고가. " " 나 알바.. " " 뒤질래? 기다려봐. " 주섬주섬 핸드폰을 꺼내더니 다짜고짜 어디론가 전화를 검. " 어 그래 승윤아. 형인데 형 친구가 오늘 아파서 알바를 못가요. 그니까 니가 때워. " " 저.. " " 어 닥치고 때워. 몇시부터 몇시까지 어딘데? " " 아.. 우리 집 골목 앞에 편의점.. 7시부터 2시까지인데.. " " 7시까지 가라. 좌표 찍어서 보내줄게 " '뚝' " 해결 끝. " " 저 준회야, 아무래도 이건 아닌거 같, " " 닥치고 빨리 따라와. " 졸지에 자유의 몸이 된 진환이.. 물론 진환이의 의사따윈 전혀 중요하지 않음. 그렇게 진환이는 준회에게 두 팔을 붙잡힌 채 어디론가 질질 끌려나감 ㅋㅋㅋㅋ - 올리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네요.. 하지만 전 야행성이라//// 항상 말하지만 댓글 너무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