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seven days(7일 동안) # Thursday11
아직 문이 닫히지 않는 현관 앞에서 쑨양과 키스를 했다.
그의 목에 팔을 두르고 깊게 입맞추었다. 쑨양 또한 능숙하게 혀를 휘감아 왔다.
넘치는 타액이 턱을 타고 흘렀다.
다급한 나와 달리 여유로운 쑨양은 키스를 하면서도 나의 등과 허리를 감싸고 현관문을 닫으며 거실로 나를 인도했다.
나는 문어 빨판처럼 그의 입술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하아...하아"
숨이 막혀오자 어쩔 수 없이 쑨양의 입술에서 떨어져나왔다.
거친 숨소리가 쑨양과 나 사이를 맴돌았다.
나의 어깨를 감싸며 쑨양이 물어온다. 오늘처럼 공격적인 모습은 처음이라 의아했을테니 궁금한 것은 당연했다.
"평소와 다른데? 무슨일 있어요?"
"아무것도. 이런 내가 싫어요?"
아무일도 없었다고 거짓말하며 좌우로 고개짓하고는 되물었다.
아니라고 대답하는 쑨양에게 말을 듣고 다시 키스하려는 나를 멈춰 세운다.
"뭐가 이렇게 급해요?"
"그냥. 그냥 키스하고 싶어서요."
내 말을 듣자 미소짓는 그는 아름다워 보였다. 나의 말에 그도 키스를 해왔다.
쑨양의 입술 촉감을 선명하게 느끼며 그의 목에 둘렀던 팔을 풀어 외투를 벗겨 냈다.
바닥으로 풀썩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고 마지막 셔츠까지 벗겨냈다.
쑨양은 나를 안고 식탁 위에 나를 앉혔다. 그리고 한쪽에 걸린 에이프런을 알몸의 나에게 입혔다.
심플하지 못한, 여성에게 잘 어울릴법한 화려하고 미색의 에이프런이 벗은 몸을 가려버렸다.
그렇게 만든 쑨양은 꽤나 짖궂은 웃음을 지으며 나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는 말한다.
"한번 이렇게 해보고 싶었어요. 퇴근 후에 알몸에 에이프런을 입은 태환과 섹스하기."
"...야해요. 쑨양은 변태."
"남자의 로망인데...후후. 오늘따라 태환이 적극적이라 해본 건데 싫어요?"
"몰라요."
노골적인 쑨양의 말에 고개를 돌려버렸다.
얼굴이 후끈거려왔다. 직설적이고 에로틱하기 그지 없는 쑨양의 말과 행동에 방금까지 답답했던 마음이 사라졌다.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문자의 그녀는 훠이훠이 저편으로 떨어져 나갔다.
지금의 즐거움만 느끼고 싶었다.
쑨양은 온몸에 키스마크를 새기고 에이프런 아래로 손을 집어 넣어 희롱했다.
그의 손길에 나는 비음을 흘리며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민감한 내몸은 너무도 쉽게 반응했다.
"으읏..."
AV영상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을 재연하고 있었다.
알몸의 에이프런과 식사하는 공간인 식탁 위에서 섹스라니. 무척 변태적이었다.
카섹스와 다른 짜릿함이 몸을 휘감았다.
-
"저녁은요?"
"먹고 왔어요. 태환은 먹었어요?"
"네."
"회사 사람들과 간담회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먹었어요."
어차피 밖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오는 것이 쑨양에게는 좋았다.
나때문에 제대로 먹지 못하는 그를 보는 게 싫었고 그 편이 그에게 좋았으니까.
안타까워도 그건 내가 이겨내야할 감정에 불과했다. 쑨양을 위해서라면 그쯤은 무시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것을 쑨양도 알아서 먹고 왔을 것이다.
예전같으면 중요한 회의가 아니라면 양해를 구하고 집에 곧장 왔을테니까.
아픈 내 몸이 싫다.
아, 그 회사 사람중에 그 여자도 있었을까?
잊혀졌던 그 여자의 존재가 고개를 치켜세우고 올라왔다. 지끈거리는 마음을 진정시켰다.
불안정한 마음을 위해 아무것도 아니라며 위로를 반복했다.
반복학습의 효과는 뛰어났다. 한참을 괜찮다고 자신을 다스리니 묵직한 마음이 나아진다.
아무렇게나 거실 바닥에 벗어둔 옷들을 세탁바구니에 집어넣는 쑨양을 보았다.
그리고 평소와 다름없이 함께 샤워하고 쑨양의 품에 안겨 잠이 들었다.
그의 품은 항상 따뜻했다.
"음..."
배가 살살 아파와 잠이 들었던 나는 잠에서 깨어났다.
창밖을 보니 아직 새카맸다. 어둠이 내려앉은 방안에 유일하게 빛내는 디지털 탁상 시계를 바라보았다.
새벽 2시를 넘기고 있었다.
눈가를 매만지고 나의 어깨를 감싸고 있는 쑨양의 팔을 조심스럽게 풀어냈다.
상체를 일으키고 깊게 잠든 쑨양을 내려다보았다.
어여쁜 연인의 모습의 잠든 모습은 퍽 귀여워 보였다. 나보다 덩치도 크고 멋진데 이런 모습을 볼 때는 귀엽게 느껴졌다.
짙은 눈썹을 살짝 만져다. 간지러웠는지 눈썹이 꿈틀댄다.
더이상 만지면 깨어날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배도 점점 아파와서 일어나 화장실로 갔다.
그런데 그냥 복통이 아니었는지 배설하지 못하고 끙끙대기만 했다. 왠지 으슬한 기분과 식은땀이 나서 이상했다.
"하아, 또 어디가 안좋지?"
내뱉은 숨이 무척 뜨겁다. 감기 걸린 것일까?
몸이 허약해져서 나도 모르는 영향으로 감기가 걸렸을지도 몰랐다.
여름감기는 개도 안걸린다지만 건강하지 못한 나는 걸릴 수도 있었다.
쑨양이 걱정할텐데. 그에게 또 걱정을 끼쳐서 미안해졌다.
시간이 지나자 아픔이 가시고 괜찮아져서 화장실에서 나가려던 찰나 토기가 치밀었다.
"우엑."
미슥미슥거리는 속은 결국 토해버렸다. 얼마 먹지 않았던 소화되다만 음식물과 위액이 올라왔다.
목구멍이 쓰리고 뜨거웠다.
목이 답답해졌고 가래가 낀것마냥 묵직했다.
"우엑...콜록콜록."
구역질과 함께 기침이 터져나왔다. 손을 막고 계속 터지는 기침소리를 막았다.
얼마 후 진정되자 기침이 서서히 멎었다.
"하아...하아..."
입을 막았던 손을 떼어냈다.
"어?"
손바닥에는 붉은 무언가가 묻어 있었다. 그게 무엇인지 인지는 안되었지만 곧 알아차렸다.
"피..?"
선명한 붉은 색이 화장실의 주홍빛 조명에 뚜렷하게 보였다.
손바닥에 묻은 피를 멍하게 쳐다보다가 또 터져나오는 기침에 그 손바닥으로 다시 막았다.
"쿨럭쿨럭."
왈칵 피가 손바닥에 묻었다. 방금 전보다 더 많이 나온 피가 손바닥을 타고 흘러 이내 바닥에 떨어졌다.
붉은 피는 바닥을 더렵혔다.
이제는 피까지 쏟아내는 아픈 몸. 벽에 붙어 있는 거울에 피를 흘리고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손바닥과 턱에 붉은 피가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아주 선명하게 도드라져서 내 시야를 붉게 물들였다.
내 몸은 최후의 시간이 코 앞에 다가왔음을 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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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투척! 주말이니까 연속으로 올립니다.ㅎㅎ
불꽃 마크를 체크해야할까 고민하다가 말았습니다.
너무 노골적인 표현은 안썼다는 핑계로..ㅎㅎ;;
이번 내용은 전편 보다 더 슬픕니다ㅠㅠ
제가 써놨지만 슬프네요..ㅠㅠ 태쁘야ㅠㅠ
독자님들의 안된다는 슬픈외침이 마구 들려오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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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호닉은 목요일 챕터까지 받겠습니다. 금요일챕터부터는 암호닉 안받습니다.
부디 끝까지 함께 해주세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