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봐.”
손에 있던 총은 어디 내팽개쳐 놨는지 대신 조그마한 립스틱이 들려있었고 어찌나 엉망으로 발랐는지 입술 주변은 덕지덕지 새빨개졌다. 감흥 없는 눈빛으로 쳐다봐도 표지훈은 곧 씨익 웃으면서 장난스러운 발걸음으로 다가가 옆에 앉아선 턱을 받친 그의 팔을 툭툭 건드리며 아래에서 올려봤다-마치 슈렉의 그 성질 드러운 야누스 같은 고양이처럼-. 한참을 시선을 마주하고 있으려니 이상하게 욱하는 기분에 꺼져. 하고 곧 표지훈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눌러 밀어냈다.
“아, 왜? 안 예뻐? 어?”
“징그러워.”
“아닌데. 이러면 좋아한댔는데.”
“누가.”
“음, 유권이 형이.”
얼굴을 덮은 손이 멈칫하며 눌리던 힘이 잠시 풀렸다. 손가락 사이로 보이는 눈이 우지호를 여전히 주시하고 있으면, 우지호는 지그시 보며 그걸 믿냐. 하며 다시 꾹 눌러냈다. 아, 아, 아, 버둥거리며 앞으로 몸을 기울여 맞서던 표지훈에 손을 슥 하고 피해내니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등신. 입꼬리를 올리며 낄낄 웃는 우지호에 괜히 자존심이 상해 미간을 좁히며 고개를 들었다. 이미 저로부터 시선이 떨어졌다. 손바닥에 묻은 립스틱 자국을 보며 아, 미친-놈아. 너 때문에 자국 떴잖아.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던 표지훈이 곧 상반신을 일으켜 우지호의 양 뺨을 감싸 그 위로 쪼오오오옥, 입을 맞췄다.
“…….”
“흐흐.”
“뭔데.”
“키스마크?”
“등신. 네 눈엔 이게 키스마크냐.”
“어, 아닌가봐.”
에이, 몰라. 손가락으로 제 입술을 한번 슥슥 문질러보고 어깨를 으쓱였다. 그거 형들 볼 때까지 지우지 마, 형. 검지손가락으로 우지호의 뺨에 찍힌 입술자국을 콕 찍어 말하고는 아- 씻을래. 하고 또 쫄래쫄래 방을 나갔다. 어이 없어서. 표지훈이 나간 뒤에도 한심한 새/끼. 라고 말할 듯한 얼굴로 출입문을 쳐다보다 욕을 씹으며 손등으로 자국을 쓸어내 닦았지만 결국은 번졌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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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날 때마다 심심풀이로 썰을 올릴 겁니다. 원래는 톡 전문...
주로 우지호 총공 기반 우표가 많을 예정... 펌금. 캡쳐도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