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 남자랑 키스하면 생기는 일
※특별편입니다.
(여주 학생때인데 남준이와의 일화 중심으로 전개될 예정입니다. 윤기는... 잠시만 안녕★)
노래는 듣지 않을 것을 추천합니다. 차마 이런 난잡한 내용에 맞는 노래를 찾지 못해... 쓰니가 미친 척하고 넣은 것이니.. 방탄 사랑해요♡
김남준을 만난건 중학생때, 잊지 못할 흑역사와 함께 이 끈질긴 인연은 시작되었다.
내 앞의 하얀 A4용지 두장이 검은색 볼펜으로인해 빼곡하게 채워지고 있었다. 보시다싶이 내용은,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학교에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다시는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친구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않겠습니다. 등의 말이었다.
사건경위는 이렇다. 여느 때와 같이 점심을 먹은 후, 정지은과 나는 학교 주변을 한바퀴 돌았다. 정말 귀찮은 행위였지만 정지은은 소화를 시키고 광합성을 해야한다며 나를 잡아 끌었다. 남자애들은 학년 별로 나눠서 축구를 하거나, 구석에서 야구를 하고 있었고, 여자애들은 우리와 같이 학교 주변을 돌거나 반에 들어가 있었다.
"생리통 때문에 아픈데 꼭 돌아야하냐"
"어"
"야, 그만하고 들어.. 헐, 괜찮아?!"
정말 퍽, 하는 큰 소리와 함께 정지은이 주저 앉았다. 정지은의 등을 맞고 튕겨진 축구공이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괜찮냐고 물을 새도 없이, 정지은은 눈에 가득 눈물이 고여있었다. 어떤 새끼가 공 던진거야, 내가 운동장을 바라보자, 한 남자애가 달려왔다. 파란색 명찰이 반짝였다.
"괜찮냐?"
"괜찮아 보이냐?"
남자애가 정지은을 향해 묻는 말에 내가 퉁명스럽게 대답하자, 얜 뭐냐는 듯이 쳐다본 남자애가 다시 정지은에게 시선을 돌렸다. 아, 미안하다. 그 말을 끝으로 공을 들고 뒤돌아가려는 남자애를 잡았다.
"야, 사과 똑바로 안해?"
"미안하다고 했는데?"
어이가 없어서 보고만 있자, 남자애는 운동장으로 뛰어들어갔다. 저 개새끼가, 무슨 운명의 장난인건지 마침 내 앞으로 야구공이 굴러왔다. 야구공을 잡자, 그 새끼의 뒷통수가 정면으로 보였다. 나는 그대로 야구공을 던졌고, 남자애의 머리가 큰 소리와 함께 숙여졌다.
야구공을 맞은 애는 코피를 흘렸고, 바로 보건실로 갔다. 그 사이 정지은은 괜찮아 진건지 반에 가자며 나를 끌었다. 그래, 반에 들어가자 애들은 정지은의 상태를 걱정했다. 헐, 야 너 괜찮아? 아까보니까 진짜 소리 크던데,
그 상황도 얼마 가지 않아서 반으로 담임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애들은 선생님께 정지은이 다쳤다는 걸 알렸고, 선생님은 일단 알았다며 내 이름을 부르셨다.
"이름아, 정말 너가 남준이 때렸니?"
"네"
"왜 그랬어"
"..."
"이유도 없이 던진거야? 너 진짜,"
"하..."
"성이름, 이학년 삼반 김남준 찾아가서 사과하고, 보고해. 그리고 남아서 반성문 쓰고가."
"예"
한순간 짜증이 물밀듯 밀려왔다. 아니 그 새끼 때문에 평화로운 점심시간도 버리고, 하교도 늦어지고!!! 하지만 사과는 해야했다. 선생님이 하라면 해야지, 이학년 삼반 문을 열자, 이목이 집중되었다. 아, 왜 저렇게 다 쳐다봐. 기분나쁘게, 김남준을 부르자, 어떤 애가 큰 소리로, 남준이 아파서 누워있어, 라고 말했다. 어쩌라고
"야"
"..."
"미안해,"
"뭘"
"너한테 야구공 날린거. 일단 다쳤으니까 사과는 할께. 너도 정지은한테 가서 똑바로 사과해. 걔 안그래도 아픈데 공 맞은거야. 반까지 소리 다 들렸다던데, 가서 사과해. 제대로"
난 말이 끝나는대로 반에서 나왔다. 교무실로가서 선생님께 사과했다고 보고한 뒤, 반으로 들어오자, 정지은은 많이 괜찮아졌는지 친구들과 놀고있었다. 괜찮냐는 내 말에 빙구처럼 웃는걸 보니 정말 괜찮아진 모양이었다.
"근데 너 어디갔다오는데?"
"교무실"
"왜?"
"어? 그런게 있어, 안아프냐?"
"이제 괜찮아"
쉬는시간이 되자, 바로 팔을 베고 누웠다. 자지 말라는 정지은의 말에 손을 휘적이며 눈을 감았다. 정지은은 날 괴롭히는 것을 포기한 것인지 주변이 조용해졌다. 정신이 들기 시작할 때는 남자 목소리가 주변에 웅웅거렸다. 살짝 눈을 뜨자, 보이는 교복 바지에 다시 눈을 감았다. 미안하다는 말과 괜찮다는 말이 몇번 오가고,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 뒤 남자는 사라졌다. 뭐냐, 정지은. 정지은이 책상가득 과자를 놓고 있었다. 쟤가 미안하다면서 주던데?
길었던 반성의 시간이 끝나고 간 학원에서, 나는 익숙한 뒤통수를 맞이할 수 있었다.
"...야구공?"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게 인사하는 그 모습에 나도 자연스럽게 안녕,이라고 인사를 건넸다. 당연하다는 듯이 자신의 옆 의자를 밀어주기에 나 또한 그 자리에 그냥 앉았다. 앉은 뒤에 왜 여기 앉았을까 후회를 했지만, 생각해보면 사과하는 사람치고 너무 말을 막한게 아닐까 싶었는데 김남준은 아무 상관 없다는 듯이 일상적인 얘기를 건넸다. 누가보면 몇 년된 친구인줄 알겠어,
영어 선생님의 말씀이 시작되면서 나도 김남준도 몰입해서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김남준은 정말 막힘없이 대답했고, 그에 비해 나는 쭈구리가 되어 조용히 있었다. 가끔가다 수업을 놓치고 멍하니 있으면 김남준은 샤프로 위치를 알려주곤했다. 잠깐 주신 쉬는시간에 김남준은 내가 놓쳤던 부분을 설명해줬다. 내가 고맙다며 커피나 스무디를 사줬고, 그런 일들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 어느샌가 우리는 친해져있었다.
"성이름, 너 어디 쓸꺼야."
"나? 중학교 애들 많이 안가는데로 쓰려고,"
"여기 쓰자."
"에? 고등학교도 너랑 같은 곳으로 가라고? 무슨, 차라리 나가 죽으라고해"
"..."
"아, 누나가 인심썼다. 사지망에 써줄께!"
절대 김남준이 아련한 눈빛으로 쳐다봐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나와 김남준은 당당하게 학교에서 단! 세명밖에 안간 그 학교에 뚝 떨어졌고, 같은 반이 되었더란다. 고등학교에 들어갈 때 부터 수석이었던 김남준이 이학년이 끝날 무렵 쿨하게 야자를 때려치고 크루에 들어가자, 몇몇 선생님들은 항상 2등만 해오던 내게 전교 일등을 할 기회가 아니냐고 하셨지만, 그 말이 무색하게도 김남준은 끝까지 전교 일등을 했다.
고등학교 시절은 정말 공부만 하느라 재미없이 살았었다. 딱 하루, 김남준과 가출한 날을 빼면 말이다. 이학년 여름방학이었다. 김남준은 그때부터, 힙합을 하고 싶어했던 것 같다. 부모님을 설득했던 것 같고, 나는 부모님과 대학진학을 문제로 크게 싸우던 중이었다. 이학년일 수록 빡세게 해야한다며 딱 이틀 주어진 여름방학 때, 김남준과 나는 간소한 짐을 챙겨 가출을 감행했다.
무작정 간 해운대에서 점심도 먹고, 제법 어둑해지자 불꽃놀이도 했다. 너무 추워서 결국 집에 돌아갈 버스를 끊었지만, 나름의 재밌는 일탈이고 추억이었다. 집으로 가는 어두워진 버스안에서 김남준과 몇 이야기를 했었다. 그냥, 여러가지 이야기들.
그렇게 김남준은 대학진학을 포기했고, 나는 원하던 대학에 합격을 했다.
이제 막 대학에 적응하기 시작했을 때, 김남준과의 점심약속을 위해 친구들을 다 보냈던 적이 있었다. 약속시간 이십분이 넘도록 안오는 김남준에, 화가 많이 나 있었다. 결국 짜증을 내며 집에 가려고 발걸음을 옮기는데, 누가 뒤에서 나를 꽉 잡았다.
"아니, 밥을 같이 못먹으면 얘기를 해주던가, 말도 안하고 안오면 혼자 먹으라는거야 아니면..."
"이름씨?"
"누구세요?"
"아, 저는 정호석이라고 하는데요. 남준이 친구입니다. 하하, 남준이가 차가 너무 막히니까 먼저 장소에 가있으라고 연락이 왔더라고요. 근데 자기 친구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데리고 오라고,"
많이 들어본 이름이다 했더니, 김남준이 언급한적 있는 친구였다. 그럼에도 내 못미덥다는 표정에, 정호석은 김남준과 찍은 여러장의 사진들을 보여주며 가자고 나를 끌었다. 그 점심을 정호석과 같이 먹으면서 친화력이 굉장한 정호석과 빠르게 친해졌고, 정호석 역시 김남준과 음악하던 사람인걸 알게 되었다.
"근데, 왜 사범대로 갔어?"
"부모님이 워낙 엄하셔서, 음악 못할 바에는 그냥 부모님 원하는거 하자, 이런 생각이었지."
"에, 반항 좀 하지. 하고 싶은거 하는게 좋은데"
"뭐, 나도 딱히 싫지는 않더라고."
그렇게 정호석과 김남준도 군대에 가게 됐는데, 스타트를 끊은 정호석이 머리를 짧게 짤랐을 때는 내가 괜히 울컥해서 다 울었다. 김남준은 그런 우리를 열심히 찍었고, 나도 왠지 정호석이 내일 죽으러가는 것 같은 마음이 들어 괜히 사진을 더 찍었다.
"아, 미안미안, 동영상이다."
"김남준 똑바로 못찍냐?"
막상 정호석이 입대를 하자, 아무렇지도 않았고, 그렇게 둘다 제대를 했다. 나는 대학을 졸업한 뒤, 공채시험으로 방송국에 들어갔고, 정호석은 임용을 봐서 고등학교 수학선생님을 하고있었고, 김남준은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해, 대중들에게 이름을 날렸다.
+) 낮누의 시선
술잔이 한잔씩 비워졌다. 내 앞의 성이름이의 눈이 천천히 풀렸다.
"너는 남자친구랑 헤어졌는데도, 별 타격이 없다?"
"당연하지."
"뭐가 당연해, 좋아하는거 아니였어?"
"좋아했지, 근데 별로."
"뭐가 또 별로야"
"그냥, 첫사랑을 못잊었나봄, 역시 남자였던건가."
"첫사랑? 니 첫사랑? 쓰레기? 너 버리고 바람 핀? 미쳤냐?"
"걔 아니야, 빠가야. 있어, 진짜 오래되서 얼굴도 까먹은 듯,"
"누군데"
"진짜 얼굴도 까먹은 것 같다. 되게 멋있고 하얀 사람이었는데,"
"뭐야"
"언제 다시 볼 수 있나,"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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