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 지금 다르잖아요 "
형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눈썹을 찌그러뜨리더니 애써 푸려고 노력하는게 보인다.
점점 멀어지는 것만 같다.
내품안에서 고이 싸안고 절대 안내보내줬던 그런 내 김성규가, 나의 김성규가
" 못봤어 됐냐? "
뒤돌아가는 성규형의 뒷모습이 낯설었다.
형, 형 왜 자꾸 빠져 나가려고 해
불안감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공기가 찼다.
-
" 여보세요 "
아 , 겨울바람에 나약한 몸은 견디기가 힘들었나보다. 아아- 목이 아예 감기기운으로 완전히 맛이갔다.
너 목소리 왜그래? 그걸 놓칠리없는 두준이가 날카롭게 물었다. 아 이런 귀신...
" 아, 그냥 잠을 좀 못자서 "
- 잠을 왜 못 자, 나 보고싶어서?
응, 저절로 나오는 웃음에 입을 떼는데 그보다 조금 먼저 눈치없는 기침이 콜록콜록 날 덮쳐온다.
아니나 다를까 넌 그게 잠을 좀 못잔거냐? 이불덮고 딱 기다려 날아간다 뚝 끊긴 전화가 이상하게 밉지가 한다.
저놈의 자상함 이불을 코끝까지 덮었다. 몸위에 타이어하나가 덩그러니 올려진 것만 같다.
이마에선 미열이 손대지않아도 공기를 통해 후끈함을 전하고 있었다.
멤버들은 어디갔지, 일어나보니 없는 멤버들에 잠시 어리둥절했다가 식탁위에 나름 노력한게 티가 나는 단정한 밥상이 눈에 띄였다.
그리고 그옆의 노란 포스트잇의 동글동글한 글씨
[라디오스케줄이 있어서 나가요. 이거 꼭 드세요.]
성종이 글씬가, 흐뭇함에 씩 미소를 띄웠다가 급하게 입꼬릴 끌어내렸다.
애들은 나 안좋아해- 억지로 들었던 숟가락을 도로 내려두었다.
어차피 꺼끌한 목뒤로 아무것도 넘기고 싶지가 않다. 냉장고에서 문을 열어 차디찬 물만 들이켰다.
으- 차다 따끔거리는 목에 작게 인상을 썼다.
두준이는 언제 오는거지 평일 아침에 재밌는게 할리가 없지, 투니버스에서 하는 짱구도 지금보니 유치했다.
삐융하고 꺼지는 티비에 성열이 얼굴이 덧씌워졌다. 성열이가 짱구 진짜 좋아하는데... 한숨이 났다.
그때 기다리고 기다렸던 띵동소리가 아니라 비밀번호풀리는 소리가 들린다.
어, 올 사람이 없는데 거남이형인가 하고 고갤 갸우뚱 거리는데 문이 힘차게 열린다. 어?!
" 야! 너 우리 숙소 비밀번호는 어떻게 알았어! "
" 난 모르는게 없어 근데 너 왜 일어나있어 이불속에 기어들어가있어야지 "
" 아 왜 오자마자 잔소리야 "
그래도 실실 웃음이 났다. 그런데 신발을 벗는 두준이의 손에 봉지가 들려있다.
달랑거리는 그 봉지에 눈을 반짝였다.
" 그건 뭐야 먹을거? "
두준이가 내 말에 봉지를 쓱 보더니 이거? 하며 봉지를 슝하고 던져준다.
그리고 내 품에 안착, 생각보단 무게감이 없다. 고갤 갸우뚱거리며 봉지를 파헤치는데
이게 왠 타이레놀, 펜잘, 또 여러 해열제들과 감기약들 귀엽게 자리한 비타민들까지
" 이걸 다 샀어? 왜이렇게 많이 샀어 "
" 많이 먹고 빨리 낫으라고 "
두준이가 기분좋에 머릴 헝크리더니 이마에 손을 얹었다.
시원한 두준이 손이 이마의 열을 조금이나마 식혀주는 기분, 열도 있네 꽤나 심각하게 말하는 두준이의 표정에 푸흡 웃음이 났다.
" 빨리 이불안에 들어가있어, 너 밥은 먹었어? "
" 아니 먹기싫어.. "
" 먹기싫어도안돼 빨리 들어가있어라 혼내기전에 "
알겠어, 순순히 이불속에 들어가 눈만 쏙 빼놓고 부엌에 있는 두준이의 뒷모습을 구경하는데 한창 부엌을 뒤던 두준이가 크게 소리친다.
야 , 니네 죽집하냐? 인스턴트죽이 왜이렇게 많아
" 죽 ? "
멤버들이 죽을 좋아했던가 그런 기억은 없는데 곰곰히 고민해도 전에 내가 우현이보고
나 밥보다 죽이 좋아 하고 히죽웃었다가 꿀밤을 한대 얻어맞은 기억밖에 없다.
요리조리 머리만 굴리는데 두준이의 말이 한번 더 들려온다.
" 종류별로 다 있네, 뭐먹을래 전복죽 야채죽 참치죽.. 호박죽 단팥죽도 있어 "
" 단팥죽! "
단게 좋아 헤헤 달디단 단팥죽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새알도 많았으면 좋겠는데..
하는 시덥잖은 생각을 하는데 따땃한 죽냄새가 코언저리를 가득 자극했다.
아 맛있겠다..
" 빨리줘! "
" 네네 "
진짜 두준이앞에서는 어린애가 되서 큰일이다. 입안에서 걱정섞인 궁시렁을 우물되는데
눈앞에 김이 모락모락나는 단팥죽이 쑥 내밀어진다. 어 벌써 갖고 왔어?
고마움에 눈을 휘어접으며 급하게 숟가락으로 손을 뻗는데 두준이가 숟가락을 쑥 뒤로 뺀다.
" 안돼 "
" 왜! "
대답이 없던 두준이가 숟가락을 죽에 푹 묻더니 적당량을 떠서 후후 조심스럽게 불곤 내입까지 내어준다.
지금 나보고 이거 먹으라고?
" 왜.. 왜 안먹어~ "
" 아니아니 먹을게 먹는다니깐? "
얼굴이 살짝 붉어진 두준이 얼굴을 살풋 웃으며 바라보다 냉큼 숟가락을 물었다.
어이구 잘먹는다
윤할배
죽을래?
죽은 맛있었다. 무엇보다 단 맛이 혀끝에 맴돌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깨끗히 바닥을 비우고 마지막 수저까지 싹삭 긇어준 두준이가 앉아있있던 내 어깰 조심스러 눕히더니 저도 같이 이불속으로 쏙 들어온다.
" 좁아 "
" 하나도 안좁아 "
" 거짓말 "
거짓말 아닌데? 얄밉게 웃는 두준이의 볼을 아프게 주욱 늘였다.
아아아악 아퍼어 내 손목을 잡은 두준이 씩 웃더니 등을 토닥인다.
토닥토닥 살살 토닥이는게 꼭 애기를 다루는 것 같다.
" 뭐야 엄마같애 "
" 아빠겠지 "
" 그거나 그거나! "
" 어허 말안듣지 "
응 안들을거야 - 했다가 토닥이던 손에 결국 한대 얻어맞았다.
에이씽 너네팬들한테 다이를거다 내가 얻어맞은 허리를 인상을 쓰며 문지르다가 두준이 품에 슬쩍 파고 들었다.
실실 웃던 두준이의 표정이 딱 굳는다. 어, 허리도 굳었다.
얘가 왜이래 아랑곳않고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두준이가 더 당황한다. 어쩔줄 모르는 손이 허공에서 마구 방황한다.
" 어..성규야 "
" 왜 "
저..저기 말까지 더듬는 두준이가 웃긴다. 허릴 감은 손에 힘을 더 주니까 표정이 아주 가관이다.
큭큭 속으로 웃는데 두준이가 급하게 몸을 일으켰다.
" 야..약먹자! "
헐레벌떡 일어난 두준이의 귀가 빨개져있었다. 귀엽네 두준이, 씨익 웃으면서 눈을 감았다.
졸음이 몰려온다.
언뜻 꿈결에 이마에 입술 비슷한게 닿았던거같은데
-
라디오를 하는 와중에도 성규형 생각에 다리를 떨었다.
그게 거슬렸는지 동우형이 너 왜그래 하며 핀잔을 해서 다리떨리는 멈췄지만 불안감은 더욱더 증폭대고 극대화 되어서 날 괴롭혔다.
아,젠장 어쩔 수 없이 테이블 밑에서 손이 산만하게 움직였다.
지금쯤 뭐하고 있을까 아직 자고 있을까 벌써 시간이 꽤됐는데 밥은 먹었을까
어제보니까 자면서 이불을 다 걷어차던데 감기라도 걸린건 아닐까
잔뜩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못해 결국 라디오 디제이한테 주의를 들었다. 아, 네 억지로 끌어올린 입꼬리가 부들부들 떨리는 것만 같았다.
다급함에 마트에 장을 보러가지는 멤버들의 말도 거절하고 뛰어서 엘리베이터를 잡았다.
평소엔 아무렇지도 않던 엘리베이터가 유독 느리게 가는 것만 같았다. 빨리, 빨리!
야속한 엘리베이터 숫자만 바라봤다. 문이 띵하는 소리와 함게 열리고 급하게 도어락버튼을 누르다
자꾸만 엇나가는 손에 땀이 났다.
마침내 문이 열리고 눈에 보인 건 윤두준, 씨발
" 왔네 "
" ...... "
" 성규 약먹고 잠들었으니까 깨우지마 "
약먹고 잠들었다고? 씨발 알게뭐야 내가 먹인것도 아닌데
" 오지 말라고 했을텐데 "
김성규와 나만의 공간에
" 말귀를 못알아들으시나봐요 "
끼어들지말라고
꽉 진 손이 하얗게 질려갔다.
" 지켜야할사람 지키지도 못했으면 나한테 그런 말한 자격도 없는 거 아닌가 "
윤두준이 유유히 날 지나쳐 집을 빠져나간다.
발걸음이 멀어져 더 이상 들리지않을때까지 난 그자리 그대로 멍청히 서있기만 했다.
-
어휴 우현이거 쓰는데 내가 다 급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주니머시따!쫘란다쫘란다쫘란다
졸면서 썼더니... 뭔가이상해도그냥넘어가주세옄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