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내 망상은 폭발한다. 오징어의 손길로 세준을 적어나간다.
내 만족을 위해 오늘도 키보드위에 살포시 오징어손을 얹어놓는다.
브금은, 헤어질 위기인 싫은날.
작가는 오징어의 손길이며
제목은 결혼전, 세훈이 준면이 이별위기ver이올시다.
"약속시간 좀 지켜."
"오늘따라 왜그렇게 예민하게 굴어. 한두번도 아닌데."
"한두번도 아닌데? 그게 할말이야? 내가 너 늦는거 얼마나 더 참아야되?"
그동안 많이 쌓였다. 요즘, 준면과 세훈의 사이는 많이 좋지않았다. 괜히 예민해졌다. 결혼준비때문에. 결혼 약속까지 다 한 마당에 이렇게 싸워도 되나 싶을정도로 싸우고 예민하게 군다. 그리고 준면은 많이 속상했었다. 자신만 너무 들떠있는거 아닌가, 너무 혼자 열심히 준비하는건 아닌가. 세훈은 그냥자신을 따라오는것만같아서 싫었다. 결혼을 나 혼자 하는것도 아니고 오세훈 김준면이 하는건데. 왜 나 혼자 해야하냐고. 속상해했다.
"그냥 집 가자. 너 볼 기분도 아니다."
"형 혼자 예민하게 굴고 가자고 하면 내가 뭐 어쩌란말인데."
"그냥 돌아가면 되."
"존나 어이없네."
"내가 더 어이없어. 약속시간 진짜 안지킬래? 내가 너 봐주는것도 한계가 있어."
"봐주지마. 누가 봐달래?"
"어이가없다, 오세훈. 너 원래 그랬어? 미안해. 한마디면 되잖아."
"미안해. 미안하다고."
"진심도 없이 사과하지마. 또 약속시간 늦을거아니야."
"나보고 뭐 어쩌라는건데."
"나도 모르겠다. 그냥, 가자."
준면이 먼저 돌아섰고, 세훈도 짜증을 내다 돌아섰다. 괜히 예민하게 군건가 싶기도 했지만, 준면은 참을만큼 참았다. 늦는것도 한계가 있었다. 매일매일 일분, 십분, 삼십분, 한시간. 늦었지만 매일 웃는얼굴로 다음은 늦지말라고 했다. 그게 잘못이었던건가. 결혼준비도 제대로 도와주지도 않고. 바쁘다며 친구들과 놀러가고싶다며. 항상 징징거렸던 세훈이었다. 그래. 어린너랑 결혼을 약속한것부터, 애를 가진것부터 잘못이었다. 결국은 모든 잘못을 준면에게로 미루는 준면이었다.
"그래서 싸웠어?"
"몰라. 어쩌면 좋아."
"버릇은 단단히 고쳐야 할거아니야. 결혼준비도 안도와준다며? 그런새끼랑 살고싶긴 하냐?"
"사랑하는거랑, 싸우는거랑은 달라."
"결국 네 남편감싸줄거면서, 후회하고 이렇게 찌질하게 울거면서 왜 싸웠냐? 답답한새끼야."
나도 모르겠다. 결국은, 이렇게 될게 뻔했는데. 왜 난 쓸데없이 화를 냈을까. 그냥, 그때의 감정은 서운함과 쌓여있던 속상함이었나보다. 지금은, 지금은 아니었다. 지금은 그저 후회와 미안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잘못을 한건 세훈이 쪽이었다. 하지만, 난 모든 잘못을 내쪽으로 미루어버렸다. 그렇게 해야 다시 사이가 좋아질테니까.
"네 남편 단단히 버릇고쳐라."
"...."
"내가 나서줄테니까. 넌 눈물이나 닦아. 찌질해 진짜. 네 애가 너처럼 되면 넌 좋냐?"
"너무, 뭐라고 하지는 마."
"버릇고치려면 매가 약이야."
"때릴거야?"
"어, 존나 때려버릴거야."
"...."
"안때릴게. 대신 정신이 번쩍하게 혼내줄게."
.
자고 일어난 준면은 계속 울리는 핸드폰을 잡아들었다. 개운하지도 않은 잠이었다. 오히려 찝찝한 기분에 휩싸였다. 전화를 받으려다 놓쳐 그냥 놔뒀다. 찝찝함이 너무나도 강해 더 자고싶었다. 하지만 전화가 계속 울렸고, 결국은 잠을 포기하고 전화를 받았다. 잠긴목소리로 여보세요. 했다가 자기가 깜짝놀라 목을 가다듬고 여보세요? 를 하는데 아무런 말도없다. 누군지 확인하니 세훈이었다. 아, 맞다. 어제..
-형, 헤어질까.
"...."
-어제, 형 친구가 전화왔었어. 형, 많이 힘들었다며. 결혼 준비일도 들었고, 그냥. 나때문에 되게 힘들었다며.
"...."
-헤어지면, 형이 덜 힘들까?
"네 마음대로해. 난 몰라."
헤어지자는 말이었다. 아, 난 너한테 그렇게 쉬웠구나. 준면이 눈물을 뚝뚝떨어뜨렸다. 내가 그정도로 쉬웠구나. 내가 힘들면 감싸주고 미안하다고 해주지는 못할망정, 넌, 헤어지는게 답이라고 생각했구나. 그만큼, 어렸구나.
-형, 많이 힘들어?
"오세훈. 난 헤어지던, 헤어지지않던 힘들거야. 내가 너랑 결혼을 왜 하는건지 아니? 왜 이렇게 일찍하는건지. 우리 애때문이잖아."
-준면이형.
"헤어지자. 그래, 어린 너와 관계를 하고 날 맡긴게 잘못이었어."
-김준면.
"그딴식으로 부르지마."
-미안해요. 잘못했어요.
"...."
오세훈도, 울고있었다. 전화를 던져버리고싶었다. 내가 왜 힘들어야하는지. 누굴 원망해야하는지 싶었다. 김준면 자신을 원망하기엔, 너무 불쌍한 어린양이었다.
-더 잘할게요. 더, 더...
"세훈아. 보고싶어."
-나도 보고싶어요.
"서운하고, 속상해 죽겠어. 넌 내 마음도 몰라주고 내가 너보다 백배 천배는 힘든데 넌 항상 너만 생각하는게 미웠어."
-내가 다 잘못했어. 헤어지지말자. 내가, 내가...
"보고싶어 죽겠어. 눈물도 안멈추고, 손도 떨린다 세훈아."
전화가 끊어지고, 준면은 핸드폰을 끌어안고 울었다. 자신이 무슨말을 내뱉은지도 다 잊어버렸다. 세훈만을 보고싶어했다.
.
"내가 다 잘못했어요."
진심어린 사과였다. 이젠, 믿을 수 있었다.
"더 잘할게. 형 힘들지 않게 할게."
진심이 가득한 말이었다.
"미안해. 앞으론, 더 잘할게."
내가, 내가 듣고싶은말은, 미안해보다 더 듣고싶은말은.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