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단편/조각 만화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김남길 강동원 엑소 온앤오프 성찬
오알 전체글ll조회 1372l 2

 

 

 

HIDDEN 02

W. 오알

 


 

[방탄소년단/민윤기] HIDDEN 02 | 인스티즈


 

 

 

 

" 와, 윤기 형이 데려오라고 했다구요? 말도 안 돼. "

 


" 게다가 여자야. 나 지금 완전 쇼킹. "

 


" 집에 여자 절대 들이지 말랬던 사람이 누구였더라.. "

 


" 닥쳐, 시끄러워. "



 

 

점점 크기를 더해가던 낄낄거림이 순식간에 멎어들면서 차 안의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얼음물을 끼얹은 듯 싸해졌다.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 알 수 없는 진한 외로움이 나를 덮쳤다. 주먹을 꽉 쥔 채 앞만 보고 앉아있는데 누군가가 내 어깨를 쿡쿡 찔렀다.

 


 

무의식적으로 뒤돌아보니, 아까 내 팔을 잡아끌어 뒤에 세웠던 남자가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내 쪽으로 몸을 기울이더니 들릴 듯 말 듯한 작은 목소리로 내게 속삭였다.

 


 

" 또 보게 될 것 같았어, 내 직감은 틀린 적이 없거든. "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깊고 큰 눈망울로 날 한참 쳐다보았다. 어떻게 대꾸해야 할지 몰라 나는 대답 대신 살짝 웃어보였다. 그는 더 환한 웃음을 지어보인 다음 다시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는 검정색 마스크를 벗어 한 쪽 손에 들고 가볍게 까딱거렸다. 나는 그에게서 눈길을 돌려 창 밖을 바라보았다. 차는 덜컹거리며 인적 드문 길가로 들어서고 있었다. 낯선 곳에 대한 반사적인 두려움 때문인건지 미래를 알 수 없는 불안함 때문인건지 앞이 부얘지는 느낌에 황급히 눈을 깜박여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다.

 

 

 

 

도착한 집은 구조는 약간 낡았지만 성인남자 여러명이 사는 곳 치고는 꽤 깨끗하고 널찍했다.

 조심스럽게 고개를 움직여 집 안을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어느새 귀에 익은 목소리가 멀찍이에서 들려왔다.

 

 


 

" 미리 말해두는데 사적인 감정으로 저 사람 데려온 거 아냐. 이번 건 처리되면 바로 보낼거니까 그렇게들 알아. "

 

 

 


 

은발의 남자였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게 정말 맞는 말이었다. 저런 딱딱하고 차가운 목소리도 금방 익숙해지니까 말이다. 나는 어색하게 굳은 채 서서 애꿎은 입술만 물었다 놓았다를 반복했다. 

 

그의 시선이 내게 머물러있는 것 같아 고개를 들었을 때, 그는 계단 옆의 방으로 들어가버린 뒤였다.

 

 

 

 

그때 뒤에 서 있던 누군가가 내 어깨를 가볍게 잡고 소파에 그대로 눌러 앉혔다. 그리고는 그대로 소파를 훌쩍 넘어와 내 옆에 털썩 앉았다.

 

" 언제가 되었던 여길 떠날 사람이지만, 그래도 누가 누군지 정도는 알아두는 게 좋잖아요? "

 내 옆에 자연스럽게 착석한 그 남자는 손가락으로 계단 옆의 방을 가리켰다.

 

 

" 방금 방에 들어간, 그 무뚝뚝한 친구 있죠? 그 친구 이름은 민윤기. 그쪽을 데려온 사람이기도 하고 우리 팀에서 제일 영향력 있는 친구기도 하니까 가장 잘 알아두는 게 좋을 거에요. "


 

나는 곁에 꽤나 가까이 앉아버린 그 사람 때문에 놀라서 정신없는 와중에도 이름을 외우려 속으로 이름을 되뇌였다. 민윤기, 이름 참 특이하다.

 

 

" 그 다음에 저기서 총기 손질하고 있는 애는 김남준, 노트북 앞에 앉아있는.. 정호석. "

 


 

호석은 노트북화면을 들여다보면서 턱에 걸쳐놓은 마스크를 만지작거리다가, 이내 신경에 거슬리는 듯 벗어내 식탁 위에 아무렇게나 던져놓았다.

 

 


" 그리고 또.. 저기 식탁에 앉아있는 두 명 있죠? 주황색 머리카락은 박지민, 그 옆은 김태형. "

 한참 웃고 떠들던 태형은 자신의 이름이 들리는 듯 하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 쪽을 쳐다보았다. 내 옆에 앉아있던 남자는 그의 빤한 시선에도 굴하지않고 계속 설명을 이어나갔다.

 

 



" 그리고 우리 팀 막내 전정국, 지금 한 씨 본부에 넘기러 가서 지금은 없어요. 그리고.. 난 김석진. "

 


석진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씩 웃었다. " 이렇게 7명이 한 팀이에요. 우린 밖에서 활동할 땐 검정색 마스크 쓰구 있으니까 그걸로 구분하면 되구요. 뭐 더 궁금한 건 없어요? 애들 포지션까지 가르쳐주면 그 쪽 머리 터질 것 같아서 이름들만 알려줬어요. "

 

 

" 고마워요. "

 

 

" 너무 기죽어 있지 마요, 우리 애들 그쪽이 생각하는 만큼 무서운 애들 아니니까. "

 

 



 

그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재주가 있었다. 한결 가벼워진 기분으로 고개를 두어번 끄덕이는데, 그가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 아 참, 남는 방이 있는지 모르겠네. 따라와요. 여기 있는 동안 소파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자진 않을거죠? "

 

 

 

석진의 말에 나는 바로 소파에 파묻었던 몸을 일으켰다. 그는 웃음을 터뜨리면서 앞장섰다. 그를 따라 계단을 오르자, 오랜시간 밝혀지지 않은 것 같은 어둠이 우리 둘을 맞았다. 석진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벽에 붙어있는 스위치를 눌렀다. 불이 깜박거리며 커지자, 너무 넓어서 약간 허전한 느낌마저 드는 아래층에 비해 나름 따뜻한 분위기를 풍기는 복도가 나타났다. 내가 고개를 이쪽저쪽으로 열심히 두리번거리는 동안, 석진은 복도 끝의 작은 방으로 향했다.

 


 

그는 방문을 열자, 작은 방 안에는 침대와 서랍장만이 자리하고있었다. 소박한 방 안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침대 옆의 커다란 창문이었다. 그 곳에선 노을로 붉어진 하늘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 안 쓴지 꽤 돼서 먼지가 좀 쌓였을거에요. "

 


" 전 괜찮아요. 되게 좋은 걸요. "

 


 

 

 

석진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필요한 것이 있으면 부르라며 방을 나갔다. 나는 얼른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이보다 더없이 예쁠 수 없는 하늘 아래로 차도 잘 지나다니지 않는 한적한 길이 한 눈에 내려다보였다. 그제서야 점차 이 곳에 온 게 실감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오후 6시, 평소 때 같았으면 한참 서류정리를 하고 있었을 시간이었다.



정신 없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대낮부터 벌어진 총격전부터 시작해서 낯선 집에 이렇게 들어앉게 되기까지 고작 하루도 채 걸리지 않았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이렇게 고요한 방 안에 앉아있으면 생각이라도 쉽게 정리될 줄 알았는데 웬걸, 머리는 점점 더 복잡해져 갔다.

 

 

 


 

열어놓은 창문으로 퀘퀘한 먼지 냄새가 빠져나가고, 슬슬 싸늘한 바깥바람에 추위가 느껴졌다. 서둘러 창문을 닫고 침대 위에 올라앉았다. 침대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곧바로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런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잠이 오는 걸 보니 내가 보통 단순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나는 감겨오는 눈을 비비며 픽 웃었다.

 

 

 

그래 잠깐만이야, 아주 조금만 자는거야. 나는 상당히 아늑한 침대 이불보로 기어들어가 피곤한 몸을 뉘었다.

 

 

 

 

 

 

 




 

 

 

 

눈을 떴을 때 주변에는 아주 깜깜한 어둠이 내려앉아있었다.

따뜻한 온기에 조금 더 몸을 뒤척거리다가 아직 졸린 눈을 게슴츠레 뜨고 일어나 앉았다. 이불보를 끌어당기면서 무심코 옆을 보자, 원목서랍장에 기대 서 있는 사람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 사람이 태형이라는 것을 알아채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소스라치게 놀란 나를 본 태형은 당황스러워하며 침대 위에 걸터앉았다.

 

 

" 미안. 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

 

 

" 어, 언제 들어왔어요? "

 

 

" 아까 문 열려있길래. 걱정하지 마, 저녁 먹으러 내려오라고 말해주려다가 너무 잘 자길래 깨울 생각은 못 했던 것 뿐이야. "




태형은 이불보를 꽉 감아쥐고 있는 내 손을 내려다보았다.

 

 

" 손목은 괜찮지? 아까 낮에 너무 세게 잡아끈 것 같아서 계속 신경쓰였는데. "

 

 

" ..네? 아, 당연하죠. 고마웠어요. "

 

 

 

나는 아주 멀쩡하다는 듯 손목을 그의 눈 앞에 흔들어보였다. 그는 걱정했다면서 특유의 네모난 웃음을 지었다. 그의 해맑은 웃음 때문에, 차마 도망치려고 했는데 손목이 잡히는 바람에 그러지 못했다는 쓴 소리는 할 수가 없었다.

 

 

 

 

 

" 아, 근데 너 한 씨 개인비서였다며? "

 

 

" 그건 또 어떻게 알았어요? "

 

 

" 호석이 형이 알려줬지. "

 

 

아까 전에 아래층에서 노트북을 두드리던 호석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들의 정보력은 실로 대단한 것 같았다.

 



 나를 잠자코 보던 태형은 '오늘 많이 놀랐을거야, 그치' 하며 혼잣말처럼 운을 떼었다.

 " 사실 한 씨랑은 거래만 정기적으로 했었는데, 뭔가 낌새가 이상하고부턴 우리 전담으로 바뀌었어. 휴, 맨날 우리한텐 이렇게 골치 아픈 일들만 맡긴다니까. "

 


 

" 그쪽 팀이 좀 알아주나봐요, 사장실 들어갈 때만 해도 위풍당당하던 그 거래자도 쫄아서 도망간 거 보면요. "

 

우스꽝스럽게 어깨를 으쓱거리는 태형의 모습에 나도 장난기 넘치는 목소리로 받아치자, 태형이 신난 듯 웃으면서 대꾸했다. 



" 우리 팀이 워낙에 최정예팀이어야 말이지, 보스의 총애를 한 몸에 받는. "

 

 

 

태형은 장난스럽게 주먹을 들어 자기 가슴팍에 툭툭 두드렸다. 나 또한 웃으면서 그 제스쳐를 따라하자, 그는 소리내어 웃으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 밑에서 기다려, 내려가자. "

 

 

 

 


 

 

 

 

 

밥맛이 없었지만 밑에서 다들 기다린다는 말에 서둘러 내려왔다. 그런데 기다리기는 무슨, 식사가 한창이었다. 다들 시끌벅적하게 떠들며 아무렇지않게 음식을 먹고있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지만 내색하지않고 조용히 빈 의자에 앉았다.




다들 내가 앉는 것이 아무렇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식사를 계속했다. 내가 끼었다는 이유로 어색한 분위기가 아니라서 한결 마음이 편했다.

 음식을 덜어 천천히 씹고있는데, 남준과 한참 이야기하던 석진이 내 쪽을 문득 돌아보면서 물었다.

 

 


" 맛 어때요, 입에 맞아요? 괜찮죠? "

 

 


 

그와 동시에 시선들이 나를 향했다.

나는 갑작스러운 물음과 주목에 하마터면 삼키려던 음식이 목에 걸릴 뻔 했다.

 

 

 

" 네, 네에.. "

 

내가 터져나오는 기침 사이로 간신히 대답하자, 옆에 앉아있던 지민이 뭐가 그렇게 웃긴지 소리죽여 웃으면서 물잔을 식탁 위로 밀어주었다.




나는 상기된 얼굴을 숨기려 얼른 물잔을 들고 꿀꺽꿀꺽 마셨다. 단숨에 물잔은 비워졌고 나는 물잔을 조심히 내려놓으며 주위를 살폈다. 시선들은 어느새 다른 곳으로 향해있었다. 나는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다시 앞접시로 고개를 숙였다.

 

 



 

 

이렇게 사람들과 둘러앉아 식사하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건물 앞의 편의점에서 잔뜩 쟁여놓은 삼각김밥이 아닌 따뜻한 집밥을 먹는 것도 오랜만이고.

식기가 부딪히고 낮은 말소리가 오가는 일상적인 소음도 듣기 좋았다.

 

 

 

 

 

그 뒤로도 이어진 저녁식사동안, 이따금씩 그들은 내게 무심히 말을 걸어주었다. 내나름대로 눈치 보며 식사하느라 보이지않던 작은 배려들도 식사가 끝나갈 때쯤엔 하나하나 보이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나까지 포함해 맞춰져있던 식기 개수에서는 세심함이 돋보였다.

 

앞서 석진이 말했던 대로, 내 생각보다 훨씬 괜찮은 사람들같았다.

 

 

 

 

 

 

식사를 마친 그들은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났다. 개수대에 자기 그릇들을 넣고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호석이 큰 소리로 피곤하다고 중얼거리며 욕실로 들어감과 동시에, 나도 내 몫을 모두 해치우고 지체없이 일어나 개수대에 그릇을 집어넣었다.

 

 

 

 

 

계단을 오르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뒤를 돌아보자 정국이 계단 밑에 서서 나를 올려다보고있었다. 맨날 검정색 마스크를 올려쓰고 눈만 내놓은 모습을 보다가,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마스크도 끼지 않은 모습을 보니 새삼 신기했다.

 

 

 

" 어.. 윤기 형이 잠깐 보재요. "

 

 

나는 눈을 커다랗게 뜨고 되물었다.

 

 

" 누구요? "

 

 

" 윤기 형이요, 윤기 형 방은 저 쪽이에요. "

그가 손가락으로 계단 옆 오른쪽 방을 가리켰다.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알겠다고 대답한 뒤, 바로 계단을 내려갔다. 무슨 이유로 부르는지는 알겠으나, 이렇게 갑작스럽게 부를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기에 당황스러움은 커져갔다.

 

 

 

 

계단 모퉁이를 돌아 구석진 방으로 걸어들어갔다. 무슨 얘기를 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한참을 생각하면서 문을 두드렸다. 문을 두드려도 아무런 대꾸가 들려오지 않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문을 밀어 고개만 빼꼼 내밀었다.

 

 


" 누구 없어요..오? "

 


 

 

여전히 대답이 들려오지 않는 방 안으로 주춤주춤 들어갔다. 들어가서 기다리고 있으면 오겠지, 그나저나 불러놓고 왜 방에 없는 거지? 의문을 품으며 들어선 나는 방 안을 구경하면서 그가 오기를 기다렸다.

 

 

 

느릿하게 걷는 발소리가 들려오고, 이내 그 발소리는 방 앞에서 잦아들었다. 윤기는 먼저 방에 들어와있는 나를 보고 조금 놀란 듯 멈춰서있다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 먼저 와 있었네, 오래 기다린 건 아니지? "

 

" 아뇨? 아니, 아녜요. 별로 안 기다렸어요. "

 


 

나는 되려 놀라 손을 마구 휘저으며 말을 더듬었다. 그런 나를 보던 윤기의 얼굴에 얼핏 무슨 표정이 스쳐지나간 것 같기도 했다. 그가 너무 순식간에 표정을 지워버려서, 알아차리기도 전에 그는 무표정으로 돌아와있었다. 방금 내 모습이 너무 우스웠나 싶어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었다.

 

 


 

 

그가 등 뒤로 손을 뻗어 문을 닫았다. 그리고는 숨 한 번 쉴 틈도 없이 곧바로 질문을 던졌다.

 

 

" 뭐 기억나는 건 있나? " 

 

 

" ..... "

 

 

" 한 씨에 대해서. "

 

 

 

윤기는 다짜고짜 한 씨에 대해 생각나는 게 있느냐고 물었다. 그의 단도직입적인 태도에 잠시 어리둥절해졌다. 하지만 곧 머릿속에 생각들이 빠르게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럼요, 생각이 안 날리가요. 그 음흉한 눈초리부터 시작해서, 항상 뭘 숨기고 있는 듯한 비밀스러운 태도, 사장실에는 커피심부름도 들어오지말라고 단단히 이르던 목소리까지 똑똑히 기억나죠.

 

 

 

비록 생각나는 건 수도 없이 많았지만 그의 광범위한 질문에 쉽사리 대답할 수 없었다. 이걸 뭐 어디서부터 말해야할지.. 어렸을 적 한 씨가 나를 데려왔을 때부터 이야기하면 너무 얘기가 길어지려나.. 만약 그 시점에서부터 시작하면 꼬박 이틀은 말만 하고 있어야 할 텐데..

 

 

 

 

윤기는 말을 아끼는 나를 한참 쳐다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 오늘은 정신없어서 생각 정리도 잘 안 되는 거, 잘 알아. 대답 들을 수 있을거라고 기대도 안 했고. "

 

나는 다시 얼빠진 표정이 되었다. 


 

 

 

" 가서 쉬고 내일 아침 9시에 집 앞으로 나와. 같이 본부에 갈 거니까. "

 

 

" 네, 네? "

 

 

" 대신 내일은 좀 생각해와, 지금까지의 한 씨와의 관계와 대충 어디까지 알고있는지. "

 

 

 

 

 

그의 말에는 항상 단호함이 서려있었다. 대화하는 상대를 꼼짝도 못하게 만드는 무언가. 그게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그 때문에 한 마디도 제대로 못하고 방에서 나온 것만큼은 잘 알겠다.

 

 

나는 다시 닫힌 방문을 멍하니 쳐다보면서 중얼거렸다.

" 내일 아침 9시.. 본부. "

 

 

 

 

 

 

 

 

 

 

 

 

 

밤새 한 숨도 자지 못했다.

약간은 퀭한 눈으로 일어나, 썩 좋지않은 낯빛으로 식탁에서 그들을 맞았다. 커피포트 앞에 서서 물이 끓기를 기다리던 정국이 내 얼굴을 뚫어져라 보았다. 내가 고개를 푹 숙이면서 얼굴을 숨기자, 그가 내 옆에 앉았다.

 

 

 

" 어제 잠 별로 못 잤죠? "

정국이 커피잔을 넘기면서 물었다.

 

 

" 에? 네, 생각이 많아서요. "

 

 

" 음, 그래보이네요. "

 

 

 

뭐야, 지금 내 얼굴 피곤해보인다고 대놓고 말하는 건가? 커피를 받아들면서 황당한 표정으로 그를 보자 옆에서 누가 그를 거들었다.


 

" 어? 나도 그 생각했는데. "

 

" 그죠? "

 

옆에 앉아있던 지민이 정국과 짧게 하이파이브했다.

 

 

 

나는 '허' 하고 한숨을 쉬면서 어깨를 늘어뜨렸다. 가뜩이나 본부까지 가서 조사받을 게 걱정이 되어 죽겠는데, 본지 얼마나 되었다고 옆에서 나를 놀려대는 두 사람 때문에 더욱 더 김이 빠졌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앞에서 키득키득 웃고있는 김태형 때문에 더욱이나.

 

 

 

 

 

 

 

 

집 앞에는 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거실 소파에 앉아서 휴대폰을 들여다보던 윤기가 계단으로 내려오는 나를 발견하고는 찬찬히 몸을 일으켰다.

 


" 가요. "

 


현관문을 나선 우리 둘은 나란히 차에 올라탔다. 검은색 차는 천천히 거리를 미끄러져나갔다.

 

 

 





 




 

어제 댓글 달리는 거 보고 신나서 이렇게 빨리 2편으로 찾아왔습니다!

꺅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징챠진짜 고마워요~!~!

[암호닉]

꾹꾸기 / 열렬히 / 삐삐까 / 현기증 / 호비

다들 좋은 밤 되세요!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현기증!!!!
8년 전
독자2
아ㅠㅠㅠ작가님 이런 역대급 작품을 제가 볼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고 좋네요ㅠㅠㅠㅠㅠ진짜 우선 사랑하고요ㅠㅠㅠㅠㅠㅠ이번 편도 진짜 집중해서 봤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다음 편도 기대하고 있으면서 기다리겠습니다ㅠㅠㅠㅠㅠㅠ진짜 스토리도 대박이고 분위기도 대박이고 감정 나타내는 것도 뭔가 진짜 이입 잘 되고요ㅠㅠㅠㅠㅠ 그냥 제 사랑을 다 가져가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ㅠㅠㅠ
8년 전
독자3
삐삐까에요!! 아 정말 흥분을 가라앉히지못하겠어요 너뮤너무너무너무 재밌어요!!!!! 정말 아 심각해요 다음편이 너무 보고싶어요 몰입도 으아 끙끙..ㅠㅠㅠㅠㅠㅠ
8년 전
비회원247.105
챠이잉입니다ㅠㅠㅠ아니 세상에....너무 재밌어서 빨리 읽어버렸어요 스크롤바가 줄어드는게 슬플뿐입니다ㅠㅠㅠㅜ석진이는 다정보스ㅠㅠㅠ정국이랑 지민이 귀엽구 태형이도...The Loveㅠㅠㅠ얼른 다음이야기 보고싶어여 애들이 무슨 일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윤기가 데려온 이유가 뭘까...정말 사적인 감정이 없나 궁금합니닿ㅎㅎㅎ
8년 전
비회원99.168
호비에요
흐잉....ㅜㅜㅠ이거 너무 재미있잖아요ㅜㅜㅜㅠㅠ아 벌써부터 다음화가 기대되고있는데..ㅜㅜㅠㅠ 이글 분위기 짱이에요ㅜㅜㅜㅜ오늘도 재미있게 읽고가요!!

8년 전
독자4
꾹꾸기에요!!! 와 제가 첫암호닉이에요!! 뿌듯뿌듯!!! 오늘도 재밌게 잘 읽고가용
8년 전
독자5
1화에서 암호닉 신청했어용 굥기야 입니다 흐엉 조직물은 언제나 옳죠..ㅎ 글 재밌게 잘 읽구 가용
7년 전
독자6
아 세상에 작가님.제가 이 글을 이제 보게 되다니 ㅠㅠㅠㅠㅠㅠㅠ 조직물 빠순이에게 정말 감사한 한줄기의 빛이에요 ㅠㅠㅠㅠㅠ 진짜 몰입도 짱 잘되고 다음화 빨리보고싶습니다 ㅠㅠㅠㅠㅠ 암호닉[콧구멍]으로 신청하고 갈게요!!!!!!신알신도하고!!!!! 다음화 기댜할게요 수고하세요!!
7년 전
독자7
조직물!!!!!!!! 내사랑 조직물!!!!!!!@@ 남주는 은발 미뉸기!!!!!! 이거 솔직히 내ㅜ사망플랜이다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8
와ㅠㅠㅠ조직물은 진ㅋ3ㅏ사랑이에여ㅠㅠㅠㅠ
7년 전
독자9
ㅠㅠㅠㅠ헝... 좋아여 진짜..ㅠㅠㅠㅠㅠㅠ..... 너무 빨리 읽어서 마음이 아프다.. 천천히 읽어야지..
7년 전
독자10
하아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좋아여ㅜㅠㅠㅜ 몰입도 찡짱
7년 전
독자11
오오오오윤기머싯따아라ㅏㅏㅏㅋㅋㅋㅋ
7년 전
독자13
융기야!!❤️❤️❤️
7년 전
독자14
분위기가 아주 그냥 저를 발라버리네요 특히 윤기... 그나저나 애들 다 착해서 다행이에요 ㅠㅡㅜ
7년 전
독자15
분위기 대박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16
조직에 들오가서 이제 일을 받게 되는 건가요? 같이 윤기랑 일을 했으면 좋겠네요
7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05.01 21:30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 퓨후05.05 00:01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 퓨후 05.05 00:01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 05.01 21:30
나…17 1억 05.01 02:08
강동원 보보경심 려 02 1 02.27 01:26
강동원 보보경심 려 01 1 02.24 00:43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634 1억 02.12 03:01
[이진욱] 호랑이 부장남은 나의 타격_0917 1억 02.08 23:19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817 1억 01.28 23:06
[배우/이진욱] 연애 바이블 [02 예고]8 워커홀릭 01.23 23:54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713 1억 01.23 00:43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615 1억 01.20 23:23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513 1억 01.19 23:26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517 1억 01.14 23:37
이재욱 [이재욱] 1년 전 너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_0010 1억 01.14 02:52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415 1억 01.12 02:00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420 1억 01.10 22:24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314 1억 01.07 23:00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218 1억 01.04 01:01
윤도운 [데이식스/윤도운] Happy New Year3 01.01 23:59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120 1억 01.01 22:17
준혁 씨 번외 있자나31 1억 12.31 22:07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나의 타격_0319 1억 12.29 23:13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213 1억 12.27 22:46
[이진욱] 호랑이 부장님은 나의 타격_0118 1억 12.27 00:53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_end22 1억 12.25 01:21
이진욱 마지막 투표쓰11 1억 12.24 23:02
[배우/이진욱] 연애 바이블 [01]11 워커홀릭 12.24 01:07
단편/조각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