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진짜? 나 완전 좋아하는데!"
"다음에 같이 가실래요? 오빠가 쏘는걸로."
"에잇, 알겠어. 기분이다. 탄소니까 사주는거야, 내 지갑 잘 안열린다?"
"와- 영광인건가 이거?"
"아, 더럽게 시끄럽네."
화보촬영이 있어 대기실 소파에 앉아 지민과 한참 먹는 애기를 하는도중에, 화장대 앞에 앉아서 폰을 보던 정국이 입을 열었다.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지민과 함께 정국을 쳐다봤고, 정국은 거울로 우릴 보더니 뭘봐, 라며 다시 핸드폰을 바라봤다.
와, 어쩜좋을까 저 싸가지를.
어제 밤 집에 들어가자마자 노트북을 켜 전정국을 쳐 봤다.
나이 27에 젊은나이에 성공한 배우라나 뭐라나.
2살차이 밖에 안나는데 사람을 개무시하니, 더 어이가 없었다.
꽤나 좋은 이미지로 대중에 알려져 있길래 이거 뭐 평소모습을 찍어서 올려야 되나, 라는 생각도 했다.
아, 그리고 이런 기사도 봤다.
김태형과 어렸을 때 부터 친한 사이.
내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오빠한테 이런 친구가 있다는게 밝혀졌었다니,
이오빠도 똥 밟았구나 하며 인터넷을 껐었다.
"에이- 정국이, 우리 둘만 놀러가서 그래? 너도 갈래?"
"뭔 소리야, 그냥 시끄럽다고."
"맞아요 오빠, 우리 둘이 가요 그냥."
"....."
대놓고 자기를 무시하는 말에 고개를 돌려 나를 노려보는 정국이였다.
내가 그럼 쫄을 것 같아? 그렇게 생각 했다면
"....같이 가실래요? 하하..."
딩동댕.
그렇게 몇 십분이 지났을까, 지민은 스케줄 조정때문에 밖에 나갔고, 자기를 깨우면 그 뒷일을 감당하라며 잠든 정국이였다.
속으로만 평생 잠들어라, 평생. 이라며 외치고 있었을때, 누군가가 대기실 문을 똑똑- 하고 두드렸다.
아, 깨면 안되는데..! 라 생각하며 얼른 일어나 문으로 달려갔고, 문을 열려는 순간,
"아...!"
"...헐 어떡해, 괜찮으세요?"
"아, 괜찮아요 근데 조용히,...헐."
"네? 아니 이마 빨개지셨는데..."
노크했던 사람이 문을 열었고, 그덕에 내 이마는 문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들어오려던 사람도 놀라 내 이마에 손을 올렸고,
아프지만 그래도 정국이 깨면 안된다는 생각에 조용히 해 달라고 말하며 고개를 들었다.
근데 이게 뭐람, 이마를 부딪힌 충격 때문에 헛것이 보이는 건지 내 앞엔 김태형이 있었다.
태형은 계속 이마를 보며 이거 혹나는거 아니냐고, 울상이 되서는 나를 바라봤다.
"어..그..저... 혹시..."
"네?"
"혹시 김태형..."
"아, 안녕하세요. 근데 누구신데 정국이 대기실에..?"
"아, 저 새로운 스타일리스트요! 저 오빠 진짜 완전 팬이에요! 아 대ㅂ,"
"야,"
"...어.. 일어나셨네요...?"
"어, 정국아 잤어?"
"내가 깨우지 말라했을텐데? 그리고 넌 왜왔어."
"..아 그게.."
"야, 내가 깨운거야 왜이래. 너 보고 싶어서 왔지!"
나도 오늘 여기서 촬영있거든, 이라며 히- 하고 웃는 태형이였다.
문앞에서 태형이 내 이마를 잡고 있던 상태로 뒤를 돌아 본지라 본의아니게 팔이 둘러져 순간 설레어 고개를 숙였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어이가 없었는지 허- 하고 웃는 정국이였다.
뭔데 자기가 끼어드는지, 다시한번 속으로 정국을 깠다.
"난 안 보고 싶었는데."
"에이, 왜그래- 우리 친구잖아. 안그래?"
"..쟤 앞에선 연기 안할거야. 그렇게 알고 있어."
나를 보고 말하는 정국이였다. 뭐지? 갑자기 뭔 연기? 어리둥절 해 하며 둘을 번갈아가며 바라보는데,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더니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는 태형이였다.
"난 연기 아닌데. 탄소씨가 들으면 나까지 연기하는 줄 알겠다."
"...."
"그럼 담에 또보자, 오늘은 나도 기분 별로 안좋네."
"...가라."
"응. 아, 탄소씨 담에 뵈요, 혹 안나길 바래요!"
아,네. 하고 고개를 숙였고, 미소를 지어 손을 흔들어 주고 나가는 태형이였다.
둘이 뭔 일이 있는걸까, 당장이라도 물어 보고 싶었지만 친하지도 않은 정국에게 뭘 물어보겠는가,
그저 문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손장난만 치고 있었다.
"야."
"네,네?"
"내가 깨우면 뭐라했지?"
"...어..글쎄요..?"
"허- 글쎄요?"
"기억이 잘.."
"뒷일 감당 하라했을텐데."
"...아, 맞아! 하하, 맞다..그랬지.."
죄송해요, 하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아, 이게 뭔꼴일까, 친구하나 잘 못 둬서는.
오늘도 집 가서 할일이 또 생긴 것 같다. 전정국 안티팬클럽 가입하기.
"소원."
"...에?"
"나중에 소원 들어줘."
무슨 유치하게 소원이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 네.. 라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지민이 문을열고 고개를 내밀고 정국아, 촬영하러 나오래! 라고 외쳤다.
드디어 나한테 자유시간이 오는건가, 라는 생각에 웃음이 튀어나와 서둘러 소파에앉아 핸드폰을 꺼냈다.
"탄소야, 안나와? 너도 나와야지."
아무래도 친구를 죽여야겠다.
-
"안녕하세요- 되게 오랜만에 뵙네요?"
저게 정말 내가 아는 전정국이 맞는걸까.
"오- 더 잘생겨졌다?"
"에이 뭘요- 예쁘게 찍어주세요!"
사진작가와 웃으며 얘기를 하는 정국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있었다.
어딜 그렇게 바쁘게 다니는지 한참 후에 내옆에 오는 지민이였고, 내 시선이 향한곳을 보더니 다시 나를 바라봤다.
"정국이 맘에 안들지?"
"네? 아니 뭐..."
"에이, 나한텐 솔직해도 되는데."
"응, 완전 맘에 안들어요."
내말에 푸하하, 웃는 지민이였고, 얼마나 크게 웃었는지 정국까지 우리 쪽을 흘겨봤다. 아무도 모르게.
"봐봐.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달라요?"
"아, 웃기네. 정국이가 낯을 가려. 되게 이상하게 가리지?"
"저게 낯가리는 거라구요?"
"응, 나중에 친해지면 누구보다 다정해진다? 어서 친해졌음 좋겠다 탄소-"
내 어깨를 두번 톡톡- 치더니 어깨동무를 해오는 지민이다.
저 싸가지랑 친해질 날이 오긴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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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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