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다비치 - 이 사랑 (inst)
"여보세요? 응, 지민아. 응, 알았어."
7시가 되기까지 10분쯤 남았을까. 지민이가 전화를 했고 나오라는 말에 집 앞을 나섰다.
계단을 내려오자 벽에 비스듬히 기대 핸드폰에서 시선을 못 떼고 있는 지민이가 보였고 그에게 다가가 그의 이름을 부르자 그제야 그는 내게 눈길을 돌렸다.
"어, 왔어?"
"응."
"가자."
그의 말투는 정말 무뚝뚝했고 그리 긴 말을 나눈 것도 아니었지만 그가 내 옆에 있다는 게, 그 옆에서 걷고 있다는 게 너무 좋아서 입꼬리가 슥, 올라갔다.
"근데. 어디 가는 거야?"
물어볼까 말까 고민하다 건넨 내 질문에 그는 아무 말없이 핸드폰만 바라봤고 나는 어쩐지 씁쓸한 마음을 감추며 조용히 그의 곁에만 머물렀다.
얼마 걷지 않아 도착한 곳은 학교 앞 작은 가게.
이럴 거면 학교 앞에서 만나자고 하지, 굳이 우리 집 앞까지 와선.
생각은 그렇게 하고 있었지만 사실 속에서는 말도 안 되는 상상에 푹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혹시 내가 보고 싶어서 거기까지 온 걸까, 나와 있고 싶어서 날 데리러 온 걸까.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혼자 김칫국.
설마, 하면서도 설마? 하는 마음에 살짝 웃으며 그를 바라봤고 그는 그제야 핸드폰에서 시선을 떼고 가게 문을 열었다.
"들어와."
마치 주인 만난 강아지처럼 그의 뒤를 쫄래쫄래 따라 들어간 가게 안에는 유독 시끌벅적한 테이블이 있었고 나는 금세 그 무리들이 우리 학교 학생들임을 눈치챘다.
그리고 아마 그때쯤, 왜 내가 여기 왔는지 눈치를 채고 있었던 것 같다.
"어- 지민아, 왔냐?"
"이야- 난 또 안 오는 줄 알았네-"
"여기 앉아, 여기."
학교에서 자주 보던, 지민이와 함께 있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지민이에게 앉을 자리를 내주었고 나는 목줄 묶인 강아지처럼 그 자리에서 더 가지 못 한 채 빈자리만 찾았다.
하지만 이미 테이블은 누군가 더 들어갈 자리가 없어 보일 정도로 사람으로 꽉 차 있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애꿎은 티셔츠 끝자락만 구기며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내 이름을 불렀다.
"어? 이름아!"
반사적으로 돌린 고개가 향한 곳에는 김태은이 있었고 평소에 이런 자리에서 김태은을 본 적이 없었던 터라 눈을 동그랗게 뜨자 김태은은 손짓을 하며 나를 다시 불렀다.
"이름아! 여기 와서 앉아!"
그녀는 옆에 있던 사람을 툭 건드려 자리를 만들고는 의자를 손으로 툭툭 치며 와서 앉으라는 말을 반복했다.
같은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만으로도 그녀 옆에 앉는 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았지만 지금은 쓸데없는 자존심을 내세울 때가 아니라며 입술을 꾹 깨문 채 김태은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뭐야- 왔으면 왔다고 말을 하지!"
"너 원래 이런 데 안 오잖아."
워낙 술을 잘 못 마시는 탓에 이런 술자리에 굳이 끼지 않는 그녀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지금 이 상황은 내게 너무 낯설었고 그녀의 말은 내가 다시 입술을 깨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렇긴 한데, 오늘 지민이 온대서."
"너 지민이 온다고 해도 이런 데는 안 왔잖아."
분명 저번 주 까지만 해도 내게 둘이 잘 해보라며 손사레를 쳤던 그녀였는데.
"그랬지. 근데 뭐... 기왕 이렇게 다 깐 김에 나도 뭐든 좀 해보려고."
저런 여자같이 하얀 애를 왜 좋아하냐고 고개를 내젓던 그녀였는데.
"어차피 지민이도 너 그렇게 신경 안 쓰는 것 같던데. 이 정도면 나도 승산이 좀 있는 게임인 것 같아서."
"아, 어쩌면 좀 많이 있을 수도 있겠다."
그녀는 내게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건네고는 내게 웃으며 잔을 건넸고 떨떠름하게 건네받은 잔에 천천히 쌓이는 투명함에 차마 넘길 생각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내려놓았다.
"뭐야, 첫 잔은 원 샷이지. 안 마실 거야?"
내가 손까지 숨긴 채 가만히 있자 그녀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내 잔에 자신의 잔을 갖다 대며 짠, 소리를 냈다.
그렇게 한 잔이 흐르고, 두 잔이 흐르고, 어느덧 꽤나 많은 유리의 부딪힘이 들렸다고 느꼈을 때 누군가 내 어깨에 손을 턱 얹었다.
놀라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김태은이 내 어깨에 팔을 올린 채 나를 보며 배시시 웃고 있었고 주변에서 취했나 봐, 라는 말이 간간이 들려왔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마시는 척 요란하게 챙그랑, 소리를 수도 없이 내놓고 혀만 살짝 댄 체 바로 컵을 내려놓던 그녀가 마셔봤자 얼마나 마셨겠나.
그녀는 정말 모르는 사람이 보면 취했다고 할 정도로 반쯤 풀린 눈을 하고 나를 향해 웃더니 입을 열었다.
"우리 이름이는- 다- 좋은데- 쌍꺼풀이 쪼-끔. 아주 쪼-끔 아쉬워. 그지?"
얘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나, 싶어 멍하니 그녀를 보고만 있자 그녀는 계속 말을 이었다.
"너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쌍수 했다며. 근데 너-무 티 난다고 속상해했잖아. 넌 이거만 티 안 났어도 진-짜 예쁜 얼굴인데."
그녀의 말에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씩 우리 둘에게 집중하기 시작했고 이내 나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뭐야, 이름 너 쌍수 했었어?"
"아- 이제 보니까 라인이 좀 티 나긴 하네."
"어디서 했어? 이 근방?"
처음 만났을 때 스치듯 한 말을 이렇게 쓸 줄이야.
당혹스러움에 눈만 깜빡거리며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고 있자 그녀는 내 어깨에 있던 팔을 풀고 두 손으로 내 얼굴을 덥석 붙잡았다.
"그래도! 괜찮아- 왜냐면 너는! 수술한 게 티가 나도! 예뻐! 나는 수술을 안 해서 이렇게 생겼지만! 너는 수술해도 예뻐!"
이게 칭찬인지, 돌려 까는 건지 의심스러울 즈음 다시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헐, 태은이 자연 미인이야?"
"대박이다. 완전 타고난 얼굴이네."
그리고 그때 즈음 확실히 느꼈던 것 같다.
얘 지금 나 엿 먹이려고 작정했구나.
김태은의 입은 쉴 줄 모른 채 계속 말을 뱉어냈고 내가 박지민 쪽을 보자 그는 그저 웃으며 김태은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너는 대체 뭐가 그렇게 재밌길래.
"내가 너 처음에 지민이 좋아한다고 했을 때 얼-마나 놀랐는데. 나 전혀 몰랐잖아."
"지금까지 지민이한테 해준 게 얼만데. 아깝진 않아? 아, 이 얘기 당사자 앞에서 하면 실례인가?"
김태은은 애교 있는 눈빛으로 박지민을 보며 웃었고 박지민은 그녀와 마주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
이 상황도 충분히 짜증 나는데 심지어 박지민과 마주 보며 웃고 있다는 사실은 내 마음속에 열을 끓게 하기 충분했다.
그리고 애써 참고 있던 나를 벌떡 일으켜 세운 건, 끝끝내 도를 지나친 그녀의 말 때문이었다.
"네가 밤마다 지민이 꿈 꿀만큼 쟤 좋아하는 건, 아무도 모를 거야."
고개까지 설레설레 흔들며 검지를 입술에 갖다 대고는 쉿, 소리를 내며 웃는 그녀의 모습이 정말 진절머리 날 만큼 소름 끼쳤다.
그리고 당당히 아니라며 말 하지 못하는 내 모습에, 그녀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며 그럴 것 같았다는 사람들의 말에 숨이 턱 끝까지 막혀오는 기분이었다.
마치 이 세상이 좁은 상자로 되어있어 날 옥죄는 것 같았다.
그녀의 말에 정말이냐며 큰 소리로 웃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팍 터졌을 때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왜? 가게?"
"뭐야- 좀 더 있다가 가-"
정국에 뷔온대 사담 |
아... 사진 바꾸고 싶었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서... 브금도... 너무 마음에 들어서... 와. 페스타 2일차. 여러분 잘 자요. 저는 오늘 밤을 알아요 들으면서 편안히 방나잇 할 예정. 여러분도 행복한 페스타나잇 하세요♥ |
암호닉 빠져있으면 꼭 말씀해주세요!
아름다운 그대에게 암호닉 |
♡왕짱맑은맹세♡ 달콤윤기 토끼인형 오렌지 증원 리자몽 ♥옥수수수염차♥ 비림 마운틴 1029 늘품 1234 0103 나의별 헤융 니나노 귤 국쓰 루이비 밍뿌 비비빅 여릉잉 둥둥이 예꾹 큄 요망개 안무팀장218 매직핸드 쀼 침탵 ♡율♡ 분수 빡찌 0320 아이닌 현질할꺼에요 찌몬 콘칩 1013 코코몽 슙큥 칭칭 순생이 복동 슙기력 널 싸라해 간장밥 미니미니 목소리 윤슬 현 달짜 큐큐 침침이< 내사랑쿠야♥ 딸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