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단편/조각 만화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성찬 엑소
흩날린꽃잎 전체글ll조회 1578l 1

 

2 후작님께서 드십니다.”

 

현은 잠시의 대기 시간도 갖지 않은 채 성큼성큼 앞으로 향했다. 그의 방문을 알리던 시녀가 눈살을 찌푸렸다. , 황태자궁에서 일하는 시녀의 수준하고는.

슥 스치듯 지나가며 무례한 여자의 얼굴을 눈여겨 본 그가 이내 가벼운 미소를 머금었다.

 

전하

 

길게 뻗은 손으로 찻잔을 기울이던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가늘게 돋은 핏줄이 비출 정도로 투명한 피부가 햇살에 반짝인다. 붉은 입술이 호를 그리며 올라갔다.

 

이게 누구십니까. 삼촌이 어쩐 일로 제게 발걸음을 다 하시고

 

그린 듯한 웃음을 지은 그가 현을 제 앞으로 안내했다. 시녀를 불러 차를 하나 더 내오라 주문하는 그를 흘낏 본 현이 손을 저었다.

 

됐습니다. 금방 일어날 생각입니다.”

모처럼 오지 않았습니까? 이거 섭섭합니다.”

 

따뜻하게 저를 응시하는 시선에 현이 마주 웃었다. 그는 자리에 앉지 않고 제 앞에 있는 의자를 빤히 바라봤다. 유려하게 뻗은 황금빛 선이 곱게 떨어져 내려가다,

대리석이 깔린 바닥과 맞닿았다. 낭비라니까. 톡톡- 손을 들어 의자를 두드린 현이 잠시 생각에 잠긴 것처럼 서 있다가 서서히 의자를 끌었다.

끼이익- 대리석을 긋는 소리가 조용한 궁내를 갈랐다. 서 있던 시녀들이 하나둘씩 귀를 막았다. 그 모습을 하나, 하나 음미하듯 쳐다본 현이 생긋 웃었다.

이 사태에도 미동도 없이 앉아 있는 그가 보인다. 천천히 고개를 숙이자 그가 부드럽게 웃었다. 잘 깎아진 인형 같군.

현은 황태자의 귀에 입술을 붙였다.

 

그 역겨운 면상 치우라 말했던 건 너인 걸로 기억하는데

 

방을 채우는 소음이 들리지 않은 것처럼 허리를 꼿꼿이 세운 황태자가 웃기는 소리라도 들을 것처럼 몸을 흔들었다. 웃음소리는 짜 맞춰진 각본처럼 울리다 이내 뚝 끊겼다.

과장된 몸짓으로 머리를 짚은 그가 한숨을 쉰다.

 

그랬었습니까? 아아, 요즘 머리가 아픈 탓에,,,”

 

인상을 찌푸리며 말끝을 흐리다 현에게 웃어 보인다.

 

고질병이잖아, 황가의. 누군 아닌 것 같지만.”

 

날카롭게 울리던 소리가 뚝 끊겼다. 현이 눈을 내려 깔았다. . 하얗게 질린 자신의 손이 의자를 부서질 듯이 거머쥐고 있었다. 김힘찬. 씹을 듯 뱉어진 그것에 그가 소리 없이 웃었다.

 

저런, 방금은 심했어. 알아듣는 이 아무도 없다 하지만...”

 

시녀들을 흘낏 본 힘찬이 식은 차를 입에 축였다. 그래서, 본론이 뭡니까? 어느새 그의 말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원래대로 돌아온 상태였다. 우리 조카는 참 이성적이어서 좋아.

현은 그 차분한 얼굴을 찢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입꼬리를 올렸다.

 

실은 마마, 제가 말입니다. 새를 하나 키우는데...”

...말입니까?”

 

바뀐 화제를 대하는 힘찬의 얼굴에 미묘한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제가 워낙 아끼던 새이기도 했지만, 그 새 말입니다. 작고 여렸습니다. 혼자서는 겁에 질려 아무것도 못할 정도로. 그런데 새장을 너무 헐겁게 한 탓인지 그 새가 날아갔지 뭡니까.”

“....어쩌겠습니까. 날아가 버린 것을. 다른 새를 키워보시지요. 고작 새 따위에 정을 주실 정도로 감정적인 분이 아니지 않습니까.”

 

안타깝다는 듯이 지은 미소가 눈까지 미치지 않았다. 하얀 얼굴 위에 씌워진 가면이 미미하게 흔들렸다. 그걸 부수고 싶은 건 순전히 내가 뒤틀려서일까, 조카님?

그의 손이 무언가를 억누르는 모양으로 꺾이는 걸 현은 무표정하게 바라봤다. 내 목이라도 조이고 싶은 건가.

제 목을 매만진 그는 피식 웃었다. 고개를 들어 힘찬의 뒤를 바라본다.

 

그런데 조카님이 기르는 개 또한 사라진 모양입니다.”

 

힘찬의 얼굴이 순식간에 차게 식어 내렸다.

 

말이 심하다, 했습니다.”

마마야말로 고작 개 따위에 정을 주실 정도로 감정적이셨습니까?”

그는 개가 아닙니다. 어떻게 한낱 미물을 이 나라의 재상하고 비교 한단 말입니까?”

 

분노로 창백하게 질린 그의 얼굴에, 현의 얼굴 위로 만족스런 웃음이 피었다. 감추지 않고 여과 없이 그를 드러낸 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압니다. 한 때 내 친우이기도, 했으니까

 

낮게 속삭이는 목소리가 뒤따른다. 지금은 전하의 개이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힘찬이 벌떡 일어서자 뒤에 자리해 있던 기사들의 칼이 순식간에 제 목을 향해 드리워진다.

제법이군. 그 모양을 남일 바라보듯 평가한 현이 한 걸음 앞으로 움직였다. 좁힌 거리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의 남자들이 흠칫 칼을 물린다.

붉은 피가 투둑 바닥으로 떨어졌다. 저런, 방금 한 말은 취소.

 

재밌다는 얼굴로 흐르는 제 피를 보던 현이 대충 손을 문질러 닦았다. 제법 깊게 스친 상처 아래 방울진 피가 새어나온다. 힘찬이 머리를 꾹 눌렀다. 다들 나가 있어.

반발하는 그들을 단호하게 내친 그가 팔짱을 꼈다.

 

하고 싶은 말이 뭔지 말해

 

진작 이랬으면 편했잖아. 빙글거리며 웃은 현이 어깨를 으쓱였다.

 

별 거 아니야. 말했잖아. . 그거 찾으러 갈 예정이거든. 예의상 보고는 해야겠다 싶어서.

황제폐하께선 아프시다며? 어쩔 수 없잖아. 너한테라도 말해야지.”

 

? 고작 그것 때문에 지금 후작이라는 사람이 자리를 비우겠다고? 눈썹을 치켜 올린 힘찬이 짜증스레 말했다.

 

열 받게 하려고 꺼낸 이야기인거 아니까 집어치워.”

아닌데?”

 

현이 아이처럼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난 항상 진심이야. 진실만을 말하고. 불행히도 너에겐 안 통하는 것 같지만. 어둠을 먹은 얼굴에 표정이 사라졌다.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어. 아직까지 조사할 정도로 의심 받고 있는 진 몰랐는데

그것 때문인 거 아니야.”

그렇지만 내 말을 믿지도 않지.”

 

잠시 현을 보던 힘찬이 서늘한 미소를 띠웠다. 맞아. 네 말 안 믿어. 아니, 못 믿지. 조카 장례식에도 한 번 안 온 너잖아. 뭐가 찔렸던 건데?

다그치는 말에는 불신이 짙게 깔려 있었다.

 

그건...아무튼, 아니야. 그 날 은우가....”

감히..네가 어떻게...! 그 이름을 불러? 네가...!”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며 제 멱살을 잡은 손에, 기침을 토한 현이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네가 어떻게 은우를 말해..! 네가!! 그 아이- 네가 좋다고 내게 말했어.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며, 그 날!! 내게 그렇게 말하고 널 찾아갔다고...!”

 

부들부들 떨리는 손이 곧 힘을 잃고 미끄러졌다. 잠긴 목소리가 힘겨운 숨을 토해냈다.

그런데 죽었다잖아, 은우가. 내 동생이...아파서 궁 밖에도 나가본 적 없는 아이가, 네가 좋다며 처음으로 스스로 찾아간 거였는데-

 

넋을 놓은 그가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새하얀 의복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과거로 가라앉은 눈동자가 빛을 잃었다.

 

그렇게 부정했어. 나는 하루에도 수십 번, 수백 번씩 내 동생의 죽음을 부정했어. 장례식?”

 

- 짧은 웃음을 토한 그가 고개를 숙이고 큭큭거렸다.

 

나야말로 정말 안가고 싶었어. 누워 있는 그 애를 보면 미칠 것 같아서...그래서 정말이지, . 황태자고 뭐고 다 때려 치고 싶었어. 그런데 안 돼. 난 그럴 수가 없어.”

 

그럴 수, 없었다고. 통제를 잃은 몸이 발작하듯 마구 흔들렸다. 흰 소매에 둘러진 금색의 띠를 잡아 뜯은 그가 격양된 어조로 외쳤다.

 

이 빌어먹을 자리 때문에...!”

 

눈을 감은 그가 누군가에게 속삭이듯 애원했다. 미안해, 오빠가. 우리 은우...외로울 텐데.

조금만, 조금만 참아 줄래? 작은 목소리로 끊임없이 중얼거리던 그가 이내 정신이 든 것처럼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래. 그래서 마음을 바꾼 거야. 어차피 버리지 못할 거, 이용하자.”

 

싸늘히 눈을 빛낸 힘찬이 천천히 현에게 다가갔다.

 

은우를 그렇게 만든 사람을, 무슨 일이 있어도 죽여야겠다.”

 

현이 기계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게 나라고?”

“..너 그거 알아?”

 

창백하게 질린 손이 현의 가슴을 짓눌렀다. 꺼질 듯한 음성으로 힘찬이 속삭인다.

 

너에게선 피 냄새가 나.

 

콩콩- 가냘프게 뛰던 심장이 달아나듯 빠르게 움직였다.

 

보기만 해도 역겨운. 새빨간 입술이 짓이기듯 비틀린다. 그래서 난 널 믿을 수가 없어.

 

그 순간 응대시간이 종료되었음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찬 손이 자신을 일으키는 걸 느끼며 현이 머리를 짚었다. 토할 것 같아.

치솟는 구역질을 막으며 문을 나서는 그에게 힘찬이 고저 없는 목소리로 이었다.

 

그 새가 부디 피에 먹히는 일이 없기를.

 

그건 걱정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바람에 가까웠다

 

 

===============================================================================================================================================

급하게 하는 바람에...마음에는 안 들지만..어쨌든 세이프!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비아입니다 하루도 안지나서 업뎃이라니 감격이군요!오늘 또 새로운 인물의 등장..힘찬이가 대현이의 조카라니...거기다 황태자..은우라는 인물이 어땠길래저러는걸까요? 다음편기대할게요!
10년 전
흩날린꽃잎
힘찬이가 대현이 조카라니..?뭔가 요상하겠지만 요쪽 황가 인물들이 나름대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관계로 차차 나올 것 같아요! 은우도요. 개인적으로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참 좋아해요. 자꾸 떡밥만 뿌리는 거 같아서 죄송하네요ㅠㅠㅠ빨리 결말 뙇 하고 싶은데ㅠㅠㅠ이제 한 1/5정도 온 것 같으니...아직 좀 갈 길이 멀어요...ㅋㅋㅋㅋ댓글 감사합니다:D
10년 전
독자2
눈물점입니다~집에돌아오니올려져있어서감격...힘찬의등장이군요!갈수록흥미진진하네요!담편은언제나올지모르지만기대하겠습니다!!!
10년 전
흩날린꽃잎
감사합니다. 눈물점님^.^ 다음편도 빠른 시일 내에 올릴게요! 굿밤되세여:D
10년 전
독자3
댛니어깨에요! 이번엔 힘찬이가 나왔네요! 힘찬이가 대현이의 조카라니..새는 영잰가요? 다음편 기대하고 있겠습니다!:D
10년 전
흩날린꽃잎
안녕하세요, 댛니어깨님! 슬슬 중요인물들이 다 나오네요. 대영이 중심이 되겠지만요ㅎ.ㅎ 다음편도 늦지 않게 올게요^.^
10년 전
독자4
흡. 일단 작가님 저 숨 좀 고르고ㅠㅠ 사실 처음부터 달리면서 아니 이건 대영 국력인데 국력애들은 언제 나오는 거야? 했는데 바로 힘찬찡...^^ 근데 조카라그요? 지금 완전 흥분상태. 그리고 막 영재를 갖고 놀다 버리는 상대가 아닌 것처럼 행동해주는 대현이 때문에 또 흥분과 분노와 복잡한 감정에 있어요ㅠㅠ 진짜 너무 좋아요ㅠㅠ 어떻게 해요?ㅠㅠㅠ 작가님 짱짱ㅠㅠ
10년 전
흩날린꽃잎
어휴 수고 하셨습니다(짝짝짝) 답댓글을 다는 저도 힘들었는데, 글 읽으시면서 한 편 한 편 댓글 다시느라 진짜 고생하셨어요ㅠㅠ 밥들 글이 피드백이 별로 없다고들 하지만, 요런 분들 덕에 그나마 간간히(?) 유지가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요즘 자꾸 제 글이 싫어져서 꼴 보기 싫어 죽는 줄 알았는데, 힘 주시는 댓글에 갑자기 제 글이 빛나보이네요ㅋㅋㅋ 국력은 대영에 비해서는 다소 분량이 적을 것 같아서 말머리 쓰면서도 좀 망설였는데, 일단은 중심커플이라서 썼습니다! 대영 위주로 돌아가긴 할 거에요ㅠㅠ 다음번 소설에선 균등하게 나눠보려구요:D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3 1억05.01 21:30
      
      
      
      
B.A.P 오빠에게들은 젤로 이야기? 푼다 (별거아님주의)17 01.06 10:58
B.A.P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6 깔로레 01.05 00:59
B.A.P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 대소 01.04 19:17
B.A.P [힘찬/대현] 너죽고나죽자(병맛드립엽기주의)3 대소 01.04 18:44
B.A.P [B.A.P/빵젤] 신알신 알림이 가려나~익인들 나 기억해?.?23 최주농 01.02 10:59
B.A.P [B.A.P/대영] - 모순.056 깔로레 12.29 04:29
B.A.P [B.A.P/젤현] 제목미정4 Pori 12.25 23:25
B.A.P [B.A.P/젤현] 가시구름 111 반물질 12.25 15:40
B.A.P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1 깔로레 12.16 02:02
B.A.P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8 깔로레 12.13 03:02
B.A.P [B.A.P/국력] 꽃날 015 파프리카 12.08 01:58
B.A.P [B.A.P/국대영] 검은 하늘의 끝 Prologue5 소나무 12.02 23:37
B.A.P [B.A.P/젤현국대] 배틀호모 심리학 058 심리학자 11.16 22:55
B.A.P [B.A.P/대영/국력] 크랜베리 118 흩날린꽃잎 11.11 23:57
B.A.P [B.A.P/젤현국대] 배틀호모 심리학 049 심리학자 11.10 21:29
B.A.P [B.A.P/젤현] 배틀호모 심리학 039 심리학자 11.08 23:21
B.A.P [B.A.P/젤현] 배틀호모 심리학 0211 심리학자 11.07 17:31
B.A.P [B.A.P/젤현] 배틀호모 심리학 0125 심리학자 11.07 17:31
B.A.P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4 깔로레 11.05 22:38
B.A.P [B.A.P/젤현] 음악실에는 요정이 있다. 92 음요 10.26 23:11
B.A.P [B.A.P/대영/국력] 크랜베리 920 흩날린꽃잎 10.19 02:12
B.A.P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5 영댜이 10.13 13:51
B.A.P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4 영댜이 10.12 12:52
B.A.P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9 영댜이 10.11 19:35
B.A.P [B.A.P/영대] 이복형제 6 10 영댜이 10.11 00:21
B.A.P [B.A.P/영대] 이복형제 5 11 영댜이 10.10 23:58
B.A.P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0 영댜이 10.10 16:32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